일전에 양꼬치를 먹으며 사무실 입사 후 지갑 열고 사무실 사람들에게 껌 한 통 산 적이 없는 막내를 덤탱이의 늪에 빠트렸던 적이 있었다. 시간이 흘러 흘러 약속한 화요일이 왔다. 물론 월요일부터 슬쩍슬쩍 쨉을 날리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월요일 상황.

내일.?? 알지 / 예? /(썩소를 날리며) 우리 샤브샤브 먹기로 했잖여? / 아...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어익후! 이제 기억했지? 내일 기대하겠어..! /(낯빛이 창백해지며) 아..예..

그리하여 화요일 퇴근하자마자 진격 앞으로 외치며 우르르 몰려갔던 그때 그 집. 하지만 매일 양꼬치만 먹으러 갔지 샤브샤브는 처음이었다. 다행히 일찍 도착하여 한산한 가게. 물론 건너편에 있는 양꼬치 집은 이미 바글바글. 신발을 벗고 자리를 잡으니 일하는 언니가 반갑게 인사한다. 원앙샤부를 주문하니 알겠다며 셋팅 준비 해주신다. 이 집은 자리가 두 종류로 나뉜다. 양꼬치를 먹는 자리와 샤브를 먹는 자리로. 다시 말해 활성탄을 집어넣을 수 있는 탁자와 그렇지 않은 탁자로 나눤다. 는 이야기다 당연히 우린 샤브를 먹기 위해 왔으니 양꼬치는 포기했다. 조금 뜸을 들이자 음식 접시들이 탁자 위에 배열되기 시작한다.

먼저. 야채가 그득한 접시가 들어온다. 야채도 일반 샤브와는 약간 다른 구성이다. 푸성귀는 여태 봤던 것들과 비슷한 종류를 가지고 있으나, 얼린 두부, 건채두부, 고수와 목이버섯, 청경채가 보인다. 더불어 고기가 딸려 온다. 빛깔좋은 붉은 고기. 소고긴가? 일행은 합창을 하니 마침 옆에 지나가며 서빙 하는 언니가 양고긴데? 한다. 아 그렇지 양고기 샤브였지.  



생각보다 야채가 제법 푸짐하게 나왔다. 처음 보는 재료도 눈에 띄어 호기심이 발동한다.  



언제쯤 고기를 보면 손이 떨리는 증상이 멎게될까.....(사진 흔들린 변명거리)

잠시 후 샤브 냄비가 밖으로 부터 어느 총각의 손에 조심스럽게 들려온다. 생긴 걸 보니 가끔 보는 중국의 일상을 보여주는 다큐에서 봐왔던 그릇이다. 국물 끓는 시간을 못 참고 공복에 참이슬 한 잔을 들이킨다. (아싸라비아!) 중얼중얼 수다를 떨다 보니 국물이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들리고 가뜩이나 소주 한잔 하여 짜르르한 속을 달래고자 걸신들린 듯 야채와 채소 고기를 국물에 풍덩풍덩 담구기 시작했다.  



냄비 밑에 아마도 활성탄을 집어 넣은 듯 다 먹을 때까지 여전히 국물은 뜨거웠다는..

냄비는 마치 우리나라 신선로같이 생겼고 가운데 칸막이가 있고 한쪽에 붉은 국물 한쪽엔 허연 국물이 담겨있다. 색깔로 보면 당근 매운 맛/순한 맛으로 보인다. 매운 맛이 얼마나 매울까 해서 살짝 국물을 떠먹어 보니 그다지 맵지 않았다.....가 아니라 몇 초 후 머리에서 땀 한 방울 쪽 떨어지는 뒤끝 있는 매운맛이다.  



이것저것 투하하고 찍어 본 사진. 향신료가 제법 들어갔는지 독특한 향신료 냄새가 나긴 했지만 못 먹을 정돈 아니다. 매운 국물은 매운 맛대로 순한 국물은 순한 맛대로 나름 고유의 맛을 간직하고 있더라는..(얼린 두부가 은근 맛있더라는 겉은 꾸덕꾸덕 속은 말랑말랑)

이렇게 지지고 볶고 데치며 신나게 먹다보니 소주 3병을 홀라당 발라당 비워버렸다. 뭔가 아쉬워 요리 하나를 시켜봤다. 송화에다 두부, 고수를 버무린 송화두부를 시켜본다. 젓가락으로 먹기 어려울 정도로 부들부들한 음식이지만 기름기 없고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소주 5병 돌파한다. 뭔가 또 심심하다. 밥을 좀 먹자는 일행 중 한 명의 주문에 마파두부와 볶음밥을 시킨다. 마파두부는 매콤하고 볶음밥은 일반 볶음밥보단 맛이 좋다.   



비주얼은 참 거시기 하지만 제법 맛있다. 군데 군데 보이는 거무튀튀한 놈은 오리알 삭힌 것(피탄). 술이 어느정도 들어갔기에 먹다가 아차 하며 찍었기에 한 쪽이 비어보인다. 



역시나 먹다가 아차 하며 부리나케 찍은 마파두부&볶음밥. 마파두부는 제법 매콤하고 볶음밥은 평균 이상은 된다. 둘이 섞어 먹으면 제법 맛있다.

같이 시킨 이유는 볶음밥에 마파두부 얹어 비벼 먹기 위하여. 기름진 볶음밥에 매콤한 마파두부와의 조화는 제법 어울린다고나 할까. 이렇게 요리 몇 가지와 샤브샤브까지 먹으며 4명이서 소주 6병을 마셔버렸다. 자리를 일어나며 계산을 위해 나가는데 막내가 서둘러 계산한다. (애시 당초 엄포만 놓고 계산은 내가 하리라 생각했는데, 술 먹으며 이런저런 질문에 대한 답변을 성심껏 해줘서 그럴지도..) 알게 모르게 술 먹으며 했었던 뼈 있는 몇 마디가 걸렸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기분 좋게 마시고 2차로 건너편에 있는 콩나물 해장국 집에서 인목대비가 빚었다는 모주 한 양동이에 쌀 파전으로 오늘 먹고 마시기를 마무리 했다. 



에필로그
요즘 들어 직장 생활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곤 한다. 사회에서 내 위치가 참 어중간한 위치다. 딱 중간에 끼어 오너의 하소연도 들어줘야 하고 직원들 불만도 들어줘야 하는 잘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욕을 바가지로 퍼 먹는 그런 자리다.

어찌보면 회색주의자를 추구하는 나에게 이보다 더 좋은 위치도 없을 것 같아 보이지만 내가 하는 몇 마디가 내가 그렇게 질색 팔색 하는 잔소리처럼 어린 직원들에게 들리진 말아야 할텐데 란 염려만큼은 계속 생각하게 된다. 혹시 오늘 막내 직원도 내 잔소리가 지겨워 차라리 내고 만다! 란 심리가 작용하진 않았을까. 라고 생각하면 내가 아니지. 쏘는 건 쏘는 거고  갈굴 땐 갈구고 챙길 땐 확실하게 챙겨주자. 가 내가 지금껏 이 지저분하며 난장판 복마전인 월급쟁이 생활을 지탱해 준 기둥이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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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9-12-24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덩치는 다쓰베이더이실듯...
한밤에 이런거나 올리시고 넘해욧..

Mephistopheles 2009-12-24 14:23   좋아요 0 | URL
목소리도 제법 비슷하게 낼 수 있습니다.
"암유어파더 슈파슈파"
이런 페이퍼는 올리는 시간이 매우매우매우 중요하답니다..메롱

Jade 2009-12-24 0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살찌는 소리가 여기까지..ㅋㅋ

Mephistopheles 2009-12-24 14:24   좋아요 0 | URL
그래서 집까지 열심히 뛰어갔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소문이 있다죠..호호

다락방 2009-12-24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마파두부 보고 있으려니 당장 사무실에서 뛰쳐 나가고 싶어요. 아 침나와요. 시원한 소주 한잔 마시고 저 마파 두부 먹으면 완전 녹아버릴 듯. 아 배고파요 ㅠㅠ (아침 먹고 왔는데도 이러심)

Mephistopheles 2009-12-24 14:25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저 마파두부 시키고 생각보다 매콤한 맛에 입을 헹구고자 소주를 한 병 더 시켰다는 소문이.(뜨거워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두부에 매콤한 두반장 소스가 어우러지는 맛이란~~ 캬)

무해한모리군 2009-12-24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집에 샤브샤브도 파는구나...

전 선임들이 뭘 사주시면 늘 마음이 쓰이던데..
회식하고 택시비 받으면 꼭 오뎅이나 붕어빵이라도 쏘는 편인데,
단단히 버릇을 고쳐주셨군요 ㅎㅎㅎ

Mephistopheles 2009-12-24 14:26   좋아요 0 | URL
그 집은 양꼬치만 팔고요. 길을 사이에 두고 상호는 같이 XX양꼬치와 XX샤부샤부가 같이 있죠. 아시겠지만 양꼬치집은 의자가 있고 샤부샤부집은 신발벗고 앉아 먹는 구조...^^ 물론 메뉴는 서로 공유하고 시키면 다 갖다주긴 하지만요.. 에 그리고 버릇을 고쳐줬다고는 생각안하고요..그냥 저냥 한번 X밟았다란 생각이 들게끔만 행동했습니다..ㅋㅋ

turnleft 2009-12-24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르르릉....

Mephistopheles 2009-12-24 14:27   좋아요 0 | URL
메롱! 메롱!=3=3=3=3=3=3

메르헨 2009-12-24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송화두부 보고 있으려니 당장 사무실에서 뛰쳐 나가고 싶어요.
하하하하하...다락방님 멘트 따라하기...^^
이집...궁금한걸요...^^

Mephistopheles 2009-12-24 14:28   좋아요 0 | URL
송화두부도 제법 맛있어요 뜨겁진 않고 조금 차갑게 나오는 음식인데 입에 넣으면 부들부들하며 약간 짭쪼름하고...고수가 들어가 향이 강할까 했는데 그건 아니고요..ㅋㅋ 이 집의 정체는 휘모리님이 알려주신다는..(한번 같이 가시도록 하세요..^^)

레와 2009-12-24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메리 크리스마스~*예요!^^

Mephistopheles 2009-12-24 14:28   좋아요 0 | URL
음..레와님이 저번 먼댓글의 역습과 제차 이어진 역습이후로 반응을 자제하시는 듯한 모습입니다..ㅋㅋ 레와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2009-12-24 1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24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09-12-25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화궈를 드셨네요.ㅎㅎ 저도 이거 먹고 싶긴한데 좀 하는데는 비싸서 잘 먹기 힘들더군요.서울대 입구역 부근에 아주 저렴하게 화궈와 중국요리를 하는 집이 있더군요.양 꼬치도 같이 한다는데 한번 망년회겸 들러봐야 겠네요^^

Mephistopheles 2009-12-25 01:26   좋아요 0 | URL
여기가 거깁니다 카스피님....ㅋㅋ

마녀고양이 2009-12-26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사 중간 위치.. 사람 하기에 따라서, 매우 한가할 수도 매우 죽어나게 바쁠 수도 있는 위치지요.. ㅎㅎ 메피님은 매우매우 바쁘실 듯 해염~ 해피뉴이어~

Mephistopheles 2009-12-26 16:40   좋아요 0 | URL
2009년도는 죽었다 살았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2010년도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4주

크리스마스 시즌과 연말 극장가는 아무래도 다른 시즌보다 볼거리가 넘쳐난다. 돈 많이 들인 블록버스터 급 대형 영화들도 제작비 회수와 대박을 위해 시즌을 맞춰 개봉일자를 잡고 극장확보에 열을 올린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아바타를 필두로 재미로 어느정도 보장받은 영화들이 관람자의 마음에 융단폭격을 내리 꽂고 있다.

그래도 시간상 여차 저차 하는 이유로 몇 가지의 영화만을 선택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골치 아프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고민의 시간도 늘어나는 건 인지상정. 일단 영화의 기본적인 스펙(감독, 배우)만을 보고 선별해 보자. 



1.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오오..대단하다. 한군데 모으기 힘든 배우들을 잔뜩 모아 놨다.
메릴 스트립에 조지 클루니. 거기다가 빌 머레이, 오웬 윌슨에 윌렘 데포까지...
물론 영화의 특성상 목소리만이지만, 찰리의 초콜릿 공장의 작가의 또 다른 작품으로 원작이 존재하고 감독 역시 웨스 앤더슨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격언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도 앞서지만 일단 영화평은 굉장히 좋게 나오고 있다. 쟁쟁한 영화들이 많이 있지만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다는 가장 큰 장점 또한 무시할 순 없다. 

 



2.셜록 홈즈

이 영화 역시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에 버금가는 막강 캐스팅을 자랑한다.
감독이 가이 리치고 주연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 주드 로, 거기다 아리따운 레이첼 맥아담스까지.. 재미있는 건. 소설 속 홈즈가 아편쟁이라는 사실에 근거하면 약으로 꽤나 고생했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캐스팅이 제법 어울린다. 더불어 소설에선 기록자이며 홈즈의 보조역활로만 만족했던 웟슨의 역할이 예고편만으로 보건데 보다 확장된 모습을 보이는 듯하다. 매력은 유지하되 영화 속 역대 홈즈 중 제일 꾀죄죄한 분위기를 풍기는 홈즈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3.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이 영화 역시 감독과 캐스팅으로 따진다면 앞 선 영화의 무게감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더불어 감독이 테리 길리엄이다. 다른 장르는 모르겠지만 판타지 분야에선 이 양반 영화 분위기의 레벨이 꽤 고강한 편이다.(먼 옛날 쌍팔년도 영화 브라질-'여인의 음모'를 보면 장난 아니다.) 더불어 악재에 악재를 만난 영화였다고 한다. 제작자는 암으로 운명을 달리했고, 감독은 교통사고로 척추가 부러지는 사고까지 겹쳤다고 한다. 히스 레저는 알만한 사람 다 알 듯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이런 저런 사연이 많은 과정을 거치며 한 인물을 순차적으로 연기하는 히스 레저, 조니 뎁, 주드 로, 콜린 파웰의 모습을 비교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줄 것 같다. 



시간과 여유만 된다면 아마 다른 시즌보다 더 풍성한 영화를 만나 볼 수 있는 연말이 될 것 같다. 단 앞서 말했듯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더라. '만 주의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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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9-12-22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셜록 홈즈] 뒤에 있는 자가 홈즈인가요, 앞에 있는 자가 홈즈인가요?
분위기나 막대기를 들고 모자를 쓴 것이 뒤에 있는 자가 홈즈필인데,
통상 영화 포스터의 앞에는 주인공이 먼저 나오잖아요. (뭔 놈의 공식이 그런지)
전부터 이 포스터를 보면서 헷갈렸답니다. -_-

[상상극장] 전에 예고편을 살짝 봤는데, 괜찮을지도?가 50%였습니다만,
웬지 메피님의 부연설명을 보니까 70%로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주에 나와 함께 영화를 볼 사람들은 [아바타]를 상영하는 곳으로 나를
데려갈 거 같더군요. 헹~

Mephistopheles 2009-12-23 09:45   좋아요 0 | URL
앞에 서 있는 사람이 홈즈입니다. 뒤에 서 있는 사람이 왓슨이고요.

플레져 2009-12-23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셜록 홈즈의 왓슨이 제가 상상했던 캐릭터라 조금 달라서 흠칫.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시니컬한 썩소를 짓고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ㅎ

Mephistopheles 2009-12-24 00:25   좋아요 0 | URL
예 지금까지 왓슨하고는 전혀 다른 모습 같아 보입니다. 예고편을 보니 그냥 2인자의 위치라기 보다 홈즈를 뒤에서 조종하는 배후의 인물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보이더군요..ㅋㅋ

카스피 2009-12-23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왓슨이 좀 어리버리한데 주드로가 왓슨역을 맞으니 섹시하기까지 하네요^^

Mephistopheles 2009-12-24 00:25   좋아요 0 | URL
감독이 왓슨의 배역을 주드 로에게 줬다는 건 아마도 기존의 왓슨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복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12-24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2, 3번 꼭 보겠어요..
가물친지 기무치지 가물한데 강동원이 나오는 그것도 보고 싶고 ㅎㅎㅎ

Mephistopheles 2009-12-25 01:27   좋아요 0 | URL
전.우.치여요 휘모리님...ㅋㅋ 동원이만 보지말고 우리 수정이도 이쁘게 봐주시기 바랍니다.
 

2007년 12월부터 시작해 2009년 8월까지 뜨문뜨문 잊을 만 하면 튀어나와 오감을 자극했던 애니메이션 '공의 경계‘가 제 7장 '살인고찰(후편)'로 막을 내렸다. 결론은 여주인공 료우기 시키와 고쿠토의 완전에 가까운 사랑으로 기나긴 여정의 종지부를 찍었다.  



뜨문뜨문 나왔지만 한 편 한 편 임펙트는 꽤 강했던 기억이 난다. 하드고어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코드-살인, 사지절단, 식인, 흑마술, 마도사-를 총망라하면서도 애니 자체는 대단히 아름답게(?) 만들어진 묘한 이질감을 선사한다. 두 개의 상반된 이중인격을 가진 시키를 중심으로 유년시절에 있었던 커다란 사건으로의 플래쉬 백과 그의 평생의 친구이자 연인인 고쿠토의 시선에서 풀어주는 이야기는 7장을 거치며 시간을 왜곡시킨다. 1부터 7이라는 순차적인 아라비아 숫자의 순서를 따르지 않으며 뒤죽박죽 사건과 시간의 경계를 교차배열하면서 아마 이 애니메이션의 독특한 매력을 촉진시켜주는 촉매제의 역할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어낸다.

작화 자체의 완성도도 제법 높고 성우들의 목소리 또한 근사하게 맞아 떨어지는 애니는 간만에 만난 것 같다. 더불어 음악까지 제대로 어울린다. 원 소스 멀티 유스의 파워에 밀려 작품보단 완구와 팬시상품의 판매가 우선시되는 요즘 애니메이션의 주류에 멋지게 한 방 먹인 것 같은 느낌이다.

이제 원작을 만나봐야 할지도... 

    

  

뱀꼬리 : 1편 부감풍경의 부분 장면. (애들은 가랏! 훠이훠이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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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리풀말미잘 2009-12-23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감풍경은 봤는데 대체 뭔 말인지 알아먹을수가 없더라고요.

Mephistopheles 2009-12-23 08:24   좋아요 0 | URL
1-2-3-4-5-6-7 은 사건의 순서대로 이야기를 풀어주는 구조가 아니고요. 2-4-3-1-5-6-7로 보셔야 아마 시간의 흐름대로 볼 수 있을 껍니다. 그런데 애니 제대로 볼려면 아라비아숫자대로 보면 더 재미있어요. 처음 이해가 안되었던 부분이 7화를 다 보고 아~ 하면서 이해가 되죠. 톱니바퀴나 퍼즐 맞추듯...^^

카스피 2009-12-23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의 경계라 이건 어떤 종류의 책인가요? 헌책방에선가 하권만 있어서 사질 않았는데요^^

Mephistopheles 2009-12-24 00:24   좋아요 0 | URL
이 책이 이런저런 장르가 뒤섞였다고 보면 될꺼에요.(애니와 같은 내용이라는 가정 하에) 하드고어에 퇴마내용도 있고, 스릴러에 사랑이야기도 있고..이것저것 섞여 있죠. 그리고 1998년 웹소설이 시작이었다고 하네요.
 

영화 한 편 보고 영화에 등장한 여배우에게 제대로 꽂혀보기도 참 오래간만이다.
근데 조근조근 생각해보니 이 배우와 처음 만난 건 TV 빙과류 CF에서 였다.  

 

일부러 연출했을지도 모를 저 어설픈 몸놀림과 발음. 무지하게 웃었던 기억이 나던 CF


안개로 시작해 안개로 끝을 맺는 영화 '파주'에서 배우 '서우'는 반짝반짝 빛을 발한다. 포스터를 보고 하악하악거리며 영화를 선택했을지도 모를 일부 부류들은 '왜 서우는 안 벗는 것이냐!' 항변하며 영화가 개판이라 폄하하기도 하지만 내가 봤을 때 이 영화에서 서우는 완벽하게 전라의 연기를 선보인다.   



참..난감하다 이럴 땐. 여배우의 섹슈얼을 포스터에 차용할 정도로 이 영화는 저급하지도 수준이하도 아닌데 말이다. 오히려 잘 만든 정말 좋은 영화였다.(내 기준이다 물론.)


물론 일부 대중들이 원하는 옷가지를 벗어재끼는 육체적 노출을 말하는 건 아니다. 허물을 벗고 고치가 나비가 되듯 그녀는 접근하기 어려운 주제이며 삼류 에로물 소재로 쓰이기 딱 좋은 형부를 사랑하는 처재의 역할을 몸서리치게 연기한다.   



대사조차 제대로 전달 못하는 예쁘기만 한 배우가 지천으로 널려있는 요즘 예쁜 얼굴뿐만이 아닌 풍부한 표정과 감정 선을 노출시키며 영화에 몰입하게 만들어주는 재능. 이건 배워서 되는 건 아니라고 보고 싶다. 천부적 재능이 받쳐주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게 나의 판단이자 기준이다.

아마도 서우라는 배우가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는 계속해서 눈 여겨 봐야 할 것 같다.

뱀꼬리 : 물론 남자주인공으로 나온 목소리만큼은 동급 최강인 이선균의 엉덩이는 아낌없이 노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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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trash 2009-12-21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우 좋아요 ㅜ_ㅜ 저 돼지바 선전할 때부터 알아봤다는...

Mephistopheles 2009-12-22 00:32   좋아요 0 | URL
전 이 영화 보고 영화를 만든 감독도 감독이지만 서우라는 주연배우에 흠뻑 빠져들었어요. 그리 많은 대사가 있는 배역이 아니지만 말이 아닌 행동과 표정으로 모든 감정을 표현하는데...소름까지 돋더군요..

레와 2009-12-21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찬옥 감독님도 배우'서우'의 연기를 보시고, 깜짝 놀라셨데요! ㅋ


보고싶은 영화였는데, 울림이 두려워 못봤어요. ㅡ.ㅜ

Mephistopheles 2009-12-22 00:34   좋아요 0 | URL
영화 울림은 꽤 커요. 주제가 불륜이나 타부로 표현하기 쉽상인 형부와 처제의 사랑인데. 그런 위험한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접근하면서 영화는 감정적으로 울림을 크게 만들어줘요. 주연 배우인 서우와 이선균 뿐만 아니라 조연배우들의 연기도 제법 잘 녹아들었고요.

2009-12-21 1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22 0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9-12-21 2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굉장히 귀엽네요.

Mephistopheles 2009-12-22 00:35   좋아요 1 | URL
이미지나 TV에서나 CF속에서 큐트한 이미지였다면 영화에선 전혀 상반된 모습을 보여줘요. 굉장한 여배우에요..

조선인 2009-12-22 0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보고 싶어지네요. 그나저나 동급 최강~ 끝내주는 표현이십니다. *^^*

Mephistopheles 2009-12-22 11:43   좋아요 1 | URL
영화 자체의 완성도보다는 배우들의 연기가 좋습니다. 이선균 목소리는 참 좋죠...^^

비로그인 2009-12-23 2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주, 봤습니다.
잔영이 남는 영화였어요.
서우는 물론 각인되는 배우였고요.
근데 전 이선균이 좀 더 찌질(?)한 역이었으면 하고 바랬다는.
이 사람 연기 제일 좋아한 게 <연인들>이란 시트콤에서 철딱서니 하나 없는
동생 역할 할 때였어요.
이 사람 저음으로 목소리 깔면 이상하게 손발이 오그라는데.(배우에겐 미안하지만)
그래도 이 영환 좋았어요.
결론은 서우짱!(뭐래냐 -_-;;)

Mephistopheles 2009-12-24 00:20   좋아요 1 | URL
이선균도 연기를 잘했지만 서우가 워낙 빛났고..이선균의 역활 그러니까 극중 김중식(감독이 김중식 시인 작품을 좋아한다더군요^^)의 위치상 너무 찌질하면 안된다고 보여졌어요. 순간의 충동이었지만 그 일로 그는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살잖아요. 적당한 선에서 약간은 우유부단한 모습. 아마도 캐릭터의 위치가 그 위치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래도 역시 결론은 서우짱..!! ㅋㅋ

BRINY 2009-12-27 2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우가 빙과류 선전에도 나왔나요? 전 탐나는도다에서 발견했어요.

Mephistopheles 2009-12-27 23:13   좋아요 1 | URL
아마 저 선전에서 빵 터지지 않았다면 지금의 서우는 조금 더 늦게 보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도 듭니다..^^
 


우리의 존경스런 간디 지도자가 주창한 비폭력운동은 처음부터 대중의 호응을 이끌었던 건 아니었다. 말발굽과 총으로 우리를 위협하는 대영제국에 맞서기 위해 힘을 기르기도 어려운 시점에 저항도 없이 무력도 없이 고스란히 위험에 노출되는 운동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느냐 도 미지수였다.

실제로 위험한 고비도 많이 찾아 왔다. 지도자 간디를 흠모해 모인 수많은 대중 중에는 간디의 비폭력 운동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인물들도 제법 많았다. 모여든 군중들 틈에 섞여 영국군을 향해 돌을 던지거나 폭언을 일삼아 군중을 흥분시키는 무리들도 제법 있었다. 그때마다 우리의 영민한 지도자 간디는 특유의 온화한 미소로 모여든 군중에게 커다란 목소리로 외치곤 했다. 


"냅두유. 지 꼴린 데로 살라고 그래유~" 


그 후 이런 불만분자들은 사라지고 지도자 간디의 비폭력운동이 인도 독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뚫훓라마니 이부다비 회고록 P93~94-


요즘 읽은 책 중 인도의 독립 과정을 귀족이 아닌 평민 수드라 계층의 시선으로 기술된 ‘냅두유 지 꼴린 대로 살라고 하셨다.’ 라는 제목의 회고록이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다. 인도독립이 벌써 역사의 뒤안길로 지나간 과거완료적인 이야지기만 현대를 살아가며 지 꼴린 대로 사는 걸 인정 못하는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을 보며 이 책이 큰 교훈으로 다가온다.  

또한 아무리 거룩한 실천의지를 가진 운동이라도 불순물이 섞이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추락하는 건 지금이나 그때나 다를 바가 없나보다. 아마도 이런 불순물을 솎아내는 간디의 지도력은 그가 죽은 지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회자되고 되새겨지는 이유는 분명 우리가 현대를 살아가는 하나의 지혜로 받아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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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9-12-20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냅두유. 지 꼴린 데로 살라고 그래유~...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09-12-21 09:28   좋아요 0 | URL
그렇죠 바로 그겁니다. 지 꼴린대로 살라고 하면 되는 걸 뭔 그리 말들이 많은지..

전호인 2009-12-21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가장 자유롭게 사는 삶! 꼴린데로 사는규.

Mephistopheles 2009-12-21 11:35   좋아요 0 | URL
사실 그게 참 힘들어요. 개인을 구속하는 건 사회가 발전하면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니까요..^^

L.SHIN 2009-12-21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판된 책이라니 슬푸구만유~ ㅡ.,ㅡ

Mephistopheles 2009-12-21 11:40   좋아요 0 | URL
왠지 엘신님은 저 책을 검색했을 것 같은 강한 의혹이 마구 들어유.ㅋㅋ

L.SHIN 2009-12-21 12:10   좋아요 0 | URL
땡! 틀렸구만유~ (왠지 통쾌한 것이 화장실 갔다 온 기분이구만유~훗)
사실은, 메피님한테 어떻게 하면 저 책의 일부라도 복사본을 받을까~
하는 앙큼한 생각을 했구만유~ 어떻게.. 우주 송신기라도 드릴깜요..?

Mephistopheles 2009-12-21 12:29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 내 이럴 줄 알았어..존재하지 않는 책을 어떻게 복사해서 보내드려유~~=3=3=3=3(카테고리 잘 살펴보세유~)

L.SHIN 2009-12-21 13:28   좋아요 0 | URL
아아아아아아악악악악악~~~~~~~~~~!!!!!!!!!!!!!!!!!!!!!!!!

크아악!!!!!!!!!!!!

Mephistopheles 2009-12-21 14:0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화장실에 갔는데 시원하게 일 보고 휴지가 없는 초 당황스런 상황인게지유..(외계인 골려먹기 쳅터 원~~)=3=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