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雜記 160811

 

영화 주토피아를 보고 영화 감상문을 쓰다가 별족 님이 먼저 올린 감상평과 겹치는 것이 많아 알라딘에 포스팅하지 않았다. 그런데, 별족 님의 글에 없는 내 감상이 있는데, 편견에 관한 것이다. 주토피아를 본 분은 알겠지만, 이 만화 영화는 편견에 관한 이야기이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잘 보이지 않는 새로운 편견을 보기도 한다. 내 의견은 편견과 정형을 구분한다는 것이었다.

 

편견은 일말의 사실을 포함하고 있다. ; 이 문장은 편견, 정형, 상식, 전통은 시공간의 전제와 통계적 확률을 가지고 일말의 사실을 포함하고 있다.’이다. 이러한 암묵적 조건들 때문에 나는 편견과 정형을 구분해서 사용한다.

 

이 글은 3편의 글을 재구성한 것인데, 첫 번째는 사실판단과 가치판단에 관한 이야기이고, 세 번째 이야기는 cyrus 님과 이야기하려 했던 성희롱과 강간에 관한 미끄럼 논리다. 그런데 이 이야기의 구조를 유행에 따라 성차별과 여성혐오로 바꿨다. 두 번째 글은 곰곰생각하는발 님의 글에 대한 의견이다.

 

반론에 있을 것에 대해 미리 이야기하면 가짜논리에서 언급한 미끄러운 내리막논리 오류는 전칭이 아니고 특칭이다.

 

* 映畵鑑賞 주토피아

- 사실판단에서 가치판단으로 미끄러운 내리막?

 

토끼가 말한다. “토끼끼리 서로 귀엽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른 동물이 나에게 귀엽다고 말하는 것은 불쾌해요.”

 

나는 알라딘에서 위 글을 읽고 누군가에게 귀엽다는 말을 한 적이 있나 돌이켜 봤다.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한 번도 안 한 것은 아니리라. 의식적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해서 거짓말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니, 아마도 귀엽다는 말을 했을 것이다.)

 

나는 사실판단, 가치판단, 감정평가와 같은 정형을 사용한다고 이야기했다. (이 정형은 누구에게서 배운 것이 아니며 내가 만들어 낸 말이나 나 혼자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다른 분도 사용한다. 그렇다고 공식적 용어도 아닌 것 같다.)

 

* 독서일기 140328 <맹자> http://blog.aladin.co.kr/maripkahn/6955849

 

잠깐 여담을 하자면 딸아이는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귀엽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송아지만한 시베리안 허스키보고 귀엽다고 하고, 쥐며느리와 같은 벌레를 보고도 귀엽다고 했다.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귀엽다고 말하는 횟수가 줄고 있다.

 

* 토끼는 귀엽다. ; 이 문장을 내 정형으로 분석하면, 사실판단일까, 가치판단일까?

내가 발설을 했다면 사실판단일 것이다. 내가 사실판단을 했는데, 상대가 가치판단으로 받아들이면, ... 내 의견은 사실판단과 가치판단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것은 발설을 말자.

 

- 판단의 주체

내가 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가치판단을 하려 한다. 내게 그런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나? 있다면 그 근거는? 누군가 무엇을 가치판단을 할 수 있는 자격, 여건, 상황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일단 알라딘에서는 남자가 여자를 가치평가 하는 것은 부도덕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한 여성이 남성을 가치평가 하는 것은 정의로운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 이 말이 이상한가? (어느 알라디너의 조언에 따라) 내 의견을 먼저 제시하면 평가의 주체가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우리 집에서는 내 딸이 나와 안해를 가치평가 한다. 가치평가가 옳았느냐는 논의의 대상이지만, 아이에게 위계질서에 의해 가치평가를 하지 말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에게 부모의 평가를 하지 못하게 한다면 대화가 이뤄지지도 않을 것이다.)

 

토끼는 귀엽다.라는 평가는 주체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가 아닐까.

 

국민의 한 사람(남자)으로서 선출직(여성)을 판단하는 것은 가한 것 같지만, 이 상황을 메타 판단하는 기준이 있을까.

 

- 성차별에서 여성혐오로 미끄러운 내리막?

 

가짜논리32. 걱정도 팔자 미끄러운 내리막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p 솔닛은 여성에 대한 이런 폭력, 혐오, 폄훼는 낱낱이 떨어진 사건들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것은 광범위한 사회문화적 맥락이 배태한 현상의 여러 표출 형태이다. 게다가 여성에 대한 폭력과 혐오를 용인하는 태도는 모든 차원에서 작동하며 자칫하면 더 나쁜 방향으로 미끄러지기 쉬운 연속된 경사로에 놓여 있으므로, 강간은 나쁘지만 맨스플레인은 웃고 넘어가도 좋은 일이 아니냐고 태평하게만 말할 순 없다. 여성의 입을 다물게 하고 세상에서 여성의 존재를 지우는 힘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는 양자가 같으므로.

 

증오하는 입p22 혐오발언은 증오의 피라미드5단계, 즉 편견, 편견에 의한 행위, 차별, 폭력, 제노사이드의 일부로 설명되곤 한다.

 

성차별과 여성혐오는 같은 것일까, 아닐까? (1) 여성혐오는 성차별보다 더 나쁜 것일까? (2) 성차별은 여성혐오만큼 나쁜 것일까? 어떤이는 성차별은 여성혐오는 질적으로 같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어떤이는 성차별과 여성혐오는 양적으로 다르다는 것에 무게를 둔다.

 

나는 플라톤-노자주의를 제 1 가치관으로 하고 디오게네스-양주주의를 제 2 가치관으로 하나 다음의 것들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장자주의3의 가치관도 함께 가지고 있다.

 

아리스텔레스-장자주의가 적용되는 분야 ; 1) 진화론, 2) 군사학(병법), 3) 양적 차이가 질적 차이로 이행되기도 한다. 4) 편견(, 정형, 상식, 전통)(시공간의 전제와 통계적 확률을 가지고사실을 포함하고 있다.

 

성경(마태복음 5:28)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음욕을 품고 여자를 보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 ; 기본 가치관이 아리스텔레스-장자주의인 예수님이 플라톤-노자주의입장을 취한 구절이라면, 나는 기본적으로 플라톤-노자주의가치관을 지향하지만, 이 지점에서는 아리스텔레스-장자주의입장에 선다. “예수님, 어떻게 음욕을 품은 사람과 연쇄 강간범과 같습니까?”

 

뱀발 ; 성차별과 여성혐오 ; 당신은 (1) 번 의견을 지지합니까, (2) 번 의견을 지지합니까? (trolleyology를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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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비평 2016-08-11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 논쟁에서 피곤한건 다변성에 대한 배제인 것 같네요. 뭔가 하나로 재단되어야한다는 식으 논리 역시 폭력인데 말이죠

마립간 2016-08-11 10:30   좋아요 0 | URL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를 읽을 때의 저의 관점은 `페미니스트로 호모 소셜을 만든다는 것은 문제가 없나`입니다.

다변성(다면성)을 고려해도 변수의 가중치가 있으므로, 그리고 실제에서 모든 변수를 고려할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페미니스트의 입장으로 이해하는 하나, 그로 인해 대화가 안 된다는 것(이것은 일반화시키지 않겠습니다.)은 꽤 피곤합니다.

만화애니비평 2016-08-11 11:21   좋아요 0 | URL
예전에 네이버블로그에 영화 <서프러제트> 원작 펭크허스트 여사의 자서전인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서평을 적었는데, 어느 여성 블로그거가 오셔서 남긴 덧글과 제 답글에서 엄청난 짜증을 경험했습니다.

공격적인 성향의 덧글에서 서평 본문과 답급에 대한 전후맥락성을 보지 않고, 칼날이 선 공격성 덧글만 달고, 나중에 중복해서 저보고 문맥이 이상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더군요.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란 제 서평을 보고 전지적 신 관점, 중립적 관점이라 하여 이상한 불만을 제기하는데, 타인의 가치관과 사회적 흐름성을 배제한 시선에서 실망한 적이 있었습니다.

모든 분들이 그런 건 아니나, 우선 여성문제에 대한 글이 나오면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상대방과 대화해야 하는데, 일단 공격부터 하자는 식(일부 여성만 그런 겁니다)에서 페미니즘이 어느 순간 그 자체에 도달해야 할 사상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자유주의, 사회주의, 포스트모더니즘, 인류학 영역에서도 페미니즘은 하나의 가치관으로 존중되는 것이지 그 자체가 메인스트림이 아닙니다. 페미니즘을 존중하는 것은 사회적 다변성과 가치관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차원이지 주객전도는 아닌 것 같네요.

마립간 2016-08-11 11:29   좋아요 0 | URL
제가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페미니즘을 종교화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제 느낌과 비슷한 경험을 하신 것 같습니다.

제 의견에, 어느 분이 제게 도움말을 주셨는데, ; 무엇가가 종교화되었다면 당사자에게는 핵심적이면서, 존중받고 싶은 것에 욕망이 너무 컸기 때문에, 침해라고 느꼈을 때의 반발도 크지 않을까.

그래서 이성마저 마비되는 것이 아닐까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1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판단 : 저것은 사과다`는 그 한 가지 상황에 대한 판단일 확률이 높은 반면
가치 판단은 한 가지 상황에 대한 판단이기보다는 그동안 쌓였던 것이 대한 총합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과 18범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심을 사람들에게 받는 경우는 가치 판단이죠. ˝ 저놈이죠. 뭐... ˝

즉, 남자가 여자에게 귀엽다`라고 말했을 때 그 행위에 불쾌하다는 가치 판단을 내렸다면 그것은 그 여자가 그 한 가지 팩트만을 가지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쌓였던 그 남자의 애티튜드를 종합해서 내린 판단이 아닐까 싶습니다.
평소 여자가 성적으로 개방적이면 무조건 쌍년이라고 말하는 말버릇을 지켜보던 사람으로서 그 남자가 자기에게 ˝ 귀여운데... ˝ 라고 말한다면 당연히 불쾌하지 않을까연 ? 뭐... 그런 생각으 드내요.. ㅎㅎ.

마립간 2016-08-11 10:34   좋아요 0 | URL
`한 가지 상황에 대한 판단이기보다는 그동안 쌓였던 것이 대한 총합`이라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와 이로 인한 편견의 가능성을 염두해 두어야겠죠.

그동안 쌓였던 그 남자의 애티튜드를 종합해서, 여자가 성적으로 개방적이면 무조건 쌍년이라고 말하는 말버릇을 지켜보던 사람으로서 그 남자가 ; 맥락과 생략된 암묵적 조건을 고려하면 곰곰발 님의 말씀이 맞지만,

해당되지 않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편견이죠. 이 관점은 페미니스트가 주장하는 중요한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016-08-23 1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 書齋雜記 160810

- 서프러지스트 suffragist와 서프러제트 suffragette

 

아직 읽고 있는 책과 배송을 기다리고 있는 책들에 대한 이야기라 서재잡기로 돌린다.

 

읽고 있는 책은 맬컴 X vs. 마틴 루터 킹나쁜 페미니스트이고, 배송을 기다라고 있는 책은 (아무개 님의 소개로 알게 된)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yamoo 님의 소개로 알게 된) 강자의 조건(고오노 모리히로 ) 2권이다.

 

이 네 권 모두,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닐 테고) 설명으로 읽으려 한 것들이다.

 

내가 페미니즘에 관한 댓글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문제 제기로 받아들였던 댓글이 우리나라에서는 페미니즘이라는 숲이 이뤄지기도 전에 좋은 나무와 그렇지 않은 나무를 솎아내는 것이 아닌가라는 취지의 글이었다. (제 서재에 남아있는 댓글이 아니라서 어느 분이 어느 글에 남긴 댓글인지는 검색이 안 됨.)

 

이 문장은 낯설지가 않다. 공산주의 이론에서는 자본주의가 성숙된 후 그 모순으로 공산주의가 이뤄진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어떤이들은 산업화가 충분히 이뤄진 후에 민주화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했고, 다른 변주로는 성장이 충분히 이뤄진 후에 분배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남한에서 북한 인권을 논하는 것은 남한의 기울어진 운동장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덩치가 적은 야당( 정의당이나 녹색당)에 대한 지지(또는 투표)는 제1 야당의 집권을 방해하여 보수 집권을 연장할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가치판단을 유보한다. 단지 나의 선택은 선호관계에 따라 이상주의적인 이론에 바탕을 둔 행동을 선택하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주의적인 모든 차별이 없었더라면 아마 우리 인간의 문명은 더 빨리 진행했을 지도 모른다는 명제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 읽고 있는 나쁜 페미니스트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한다. 이상주의적 이론에 바탕을 둔 명제는 좋은 페미니스트. 그리고 나쁜 페미니스트는 현실적이다.

 

나쁜 페미니스트p 나는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기보다는, 나쁜 페미니스트를 택하겠습니다. - 록산 게이

 

어느 알라디너A메갈리안에 대해 글을 올렸을 때, 글의 내용 즉 미러링을 통해 여성혐오가 약화될 가능성에 대해 나는 남녀 상대에 대해 서로의 비난의 근거로 삼아 악순환이 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나는 나와 알라디너A가 서로의 의견을 반대했다가 보다 다각적인 면을 관찰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누구의 의견이 (미래의) 사실로 나타나게 될 지는 논쟁할 필요가 없다. 시간이 답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의 입장에서도 The imperfect can be perfect!라는 명제가 성립할 지도 모르겠다.

 

* 어렵지 않아요. http://blog.aladin.co.kr/maripkahn/781472

논제 3) 선한 (착한) 전쟁은 가능한가, 있었는가?

 

위 문제를 조금 비틀어 본다. ; 선한(착한) 폭력은 가능한가, 있었는가?

 

비극의 탄생그리스 비극은 아폴론적 몽환의 이데아계와 디오니소스적 도취의 충동계(衝動界)의 긴장된 일체관계(一體關係)에 있어서 생을 표현하려고 한 것으로써, 지적 합리성에 의거하여 형태를 갖추어 보려고 하는 천박한 인생 파악보다 훨씬 심원한 예지의 결정인 것이다. - 위키백과

 

* 독서기록 151207 이론 이후

http://blog.aladin.co.kr/maripkahn/8019934

나는 이런 말을 할 수 있겠다. There is ‘perfect’ in the sent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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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08-10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슴도치와 여우 ...

cyrus 2016-08-10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이 언급하신 댓글이 제 블로그에 있습니다.

http://blog.aladin.co.kr/haesung/8528147

마립간 2016-08-10 12:26   좋아요 0 | URL
cyrus 님, 감사합니다.
 

 

* 讀書記錄 160809

 

누운 배

 

1980년 초반으로 기억하는데, TV 방송(어쩌면 뉴스 특집 시리즈)에서 독특한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 소개되었다. 다른 직업은 모두 잊어버렸는데, 조선소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던 중년의 여성만 기억에 남아있다. 그 당시는 나는 조선소 용접공이 육체적으로 힘이 드니 여성이 잘 하려 하는 직업은 아니나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19876월 시민 항쟁이 있은 후, 노동계에서는 임금 인상 협상을 포함한 노동쟁의가 빈번하게 있었다. 대개 대기업 임금 협상이 봄에 있었고, 이를 계기로 노동쟁의가 발생하기 때문에 언론에서는 춘투 春鬪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그런데 업종마다 노동쟁의의 느낌이 달랐다. 예를 들어 기업 A는 치약과 비누를 만드는 회사, 기업 BTV, 세탁기를 만드는 회사, 기업 C는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 기업 D는 큰 배를 만든 회사라고 했을 때. 노동쟁의의 극열함은 기업 A에서 기업 D로 가면서 더 심해졌다.

 

대학생이었던 나와 내 친구, 그리고 교수님까지 그 이유를 자연스럽게 직관에 의해 이해했는데, 기업 A에서 기업 D로 가면서 노동환경이 비인간적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러니까 조선소에서는 밀어 붙여라는 구호와 노동자를 기계 부품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판단했다.

 

우리 모두는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페미니스트를 선언한 여성이 조선 造船 회사의 회장이며, 페미니스트를 선언한 여성이 이 회사 사장이며, 페미니스트를 선언한 여성이 상무이자 팀장이고 페미니스트를 선언한 여성이 용접공이다. 이런 회사를 상상할 수 있는가. (당연히 상상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하므로.) 그런데 이런 회사가 지금의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하고 현존하는 조선 회사와 경쟁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 시점에서 나의 상상력의 한계를 느낀다. 나는 상상이 안 된다.

 

1980년 초반에 TV에서 봤던 조선소의 여성 용접공이 얼마나 특별한지를 나는 대학 입학 후에 알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 기억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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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8-09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소는 일터가 말 그래도 땡볕입니다. 더군다나 철판 위에서 일을 하니 조선소 용접공은 살갗이 수십 번 벗겨진다고 합니다. 극한 직업인 경우죠. 아마도 말씀하신 여성 용접공은 김진숙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알기론 여성 용접공 1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진중공업 사태의 핵심은 썩은 밥이었씁니다.석은 반찬이었나 그랫을 겁니다. 김진숙의 소금꽃나무 한번 읽어보시면 자세한 내용이 나옵니다..

마립간 2016-08-09 10:54   좋아요 0 | URL
오, 이런! 뉴스에서 스쳐지나가면서 봤던 그 분의 실명을 알게 될 줄이야. (가능성이기는 하지만.) 제가 기억하는 80년대 초반은 83년이나 84년이고 초임자가 아니었으므로 `김진숙`이 맞을 것 같습니다.

≪소금꽃나무≫는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cyrus 2016-08-09 17:59   좋아요 0 | URL
<현대조선잔혹사>도 추천합니다.

마립간 2016-08-10 07:38   좋아요 0 | URL
cyrus 님, 책 추천 감사합니다.
 

 

* 讀書記錄 160808

 

무인도에 갈 때 당신이 가져가야 할 것 서평 별점 ; ★★ 도서관 대출

 

나는 어렸을 때, 목장과 함께 무인도를 꿈꿨다. 중학교 때, 선생님께서 누구인들 목장을 꿈꾸지 않겠냐는 말씀에 목장을 꿈꾸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다.

 

예전 직장에서 일본에 출장 갔을 때, 요트를 탄 적이 있었다. 그 요트 가격이 150억원 정도라고 했다. 당시에 로또 1등이 150억원 정도였으니, 로또 당첨금으로 이 배 하나 사면 끝이다. 별로 크지도 않는 배. 슈퍼리치들에게 가장 큰 돈이 들어가는 취미가 (목장을 가지고 있으면서 하는) 승마, 두 번째가 요트라고 한다.

 

왜 부자들은 요트를 구입하려는가 하는 심리에 관해 글을 읽었는데, 요트는 물리적 상황이 닫힌계와 같아 제한 공간의 수장이 마치 왕과 같은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무엇보다도 수직적인 위계질서의 권력 맛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그 배에서는 선장이 임시직이었다는 것이 배의 이미지가 예전과 같지 않은가 보다.)

 

위 글을 읽었을 때, 내가 무인도를 동경했던 이유가 거추장스러운 통제를 벋어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무인도라는 단어에서 갖고 있던 설렘을 안고 무인도에 갈 때 당신이 가져가야 할 것를 읽었다.

 

배우 하지원과 김태희를 비교한 글을 읽었다. 하지원이 우는 연기는 시청자로 하여금 우는 감정을 전달 받는다. 그런데 김태희가 우는 연기를 할 때는 시청자가 운다는 정보를 전달 받지만 감정은 전달 받지 못한다라고 했다.

 

내게 이 책은 김태희 연기같은 느낌을 주었다. 무인도, 국내와 해외를 아우르는 장소, 멋진 사진, 를 패러디한 글.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이 책을 심심하게 읽었을까. 무인도의 경험을 책으로 펴낸 것이 아니라, 책을 쓰기 위해 무인도의 경험이 필요했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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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6-08-08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을 주지 못한 것이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마립간 2016-08-08 13:32   좋아요 0 | URL
transient-guest 님, 안녕하세요.

댓글로 주신 의견에 공감합니다. 그랬던 것이었군요.

마녀고양이 2016-08-09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의 리뷰를 읽고 그냥 책의 상세 내용을 눌렀어요.
목차를 보는데, ˝가왕도˝가 있군요, 남편 고향인데 지금 무인도화 되고 있지요.

가슴이 뭉클해져서, 남편 보여주려고 주문하네요.
김태희의 연기처럼 진정성이 부족한 책일지라도,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마립간 2016-08-10 07:38   좋아요 0 | URL
다른 분의 책에 대한 평점은 높습니다. 제가 뭔가를 잡아내고 받아들이는 능력이 부족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고향이 서울이라서 그런지, 도시화된 곳이 아닌 고향을 갖고 있는 분들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 讀書記錄 160808

 

누운 배

 

초등학교 방학 때, 학교에서 나눠주던 학습 도움 도서가 있었다. (여름 방학인지 겨울 방학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이 책 읽을 거리에 우리 민족 역사에서 건국자로 가장 긍정적인 사람이 왕건이라는 것이다. 꽤 오랫동안 이 글로 말미암아 왕건을 다른 건국자 예를 들면 고주몽이나 이성계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 그런데 이런 생각은 나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 사람 상당수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란다. 아마 KBS 드라마 태조 왕건’ (1999)의 영향도 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역사를 접하면서 왕건에게서 여성 편력을 포함한 탐탁지 않은 점이 눈에 띠었다. 인터넷 강의를 보면 (강사의 개인적 의견이겠지만,) 건국자로 과대평가된 자가 왕건이고 과소평가된 자가 이성계라고 한다. 나는 이분의 의견에 동감한다.

 

영화 <베테랑>의 명대사 다음과 같은 대사가 있다. 이 사람아 장사꾼이 보이는 것을 팔고 사업가는 보이지 않는 것에 투자를 해 . 난 지금 금쪽같은 내 시간을 여기에 투자하고 있는 거야.”

 

나는 옳고 그름을 떠나서 불변이나 또는 장기적 안목의 가치관을 선호한다. 그런데 이런 가치관이 단기적 안목의 가치관보다 항상 우월한 결과를 낳지 않는다. 이론적으로 평소에 예습 복습을 잘한 학생이 시험 성적이 좋아야 하지만, 평소에 전혀 공부를 하지 않다가 벼락치기 공부, 초치기 공부를 해서 성적만 좋은 학생도 있다. 왕건이 궁예나 견훤과의 권력 투쟁에서 이기고 고려를 세웠다는 것 자체가 사업가와 같은 장기적 안목이 아닌 장사꾼과 같은 임기응변이 현실적으로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는 보통의 많은 사람이, 특히 우리나라 대개 사람이 단기적 안목, 임기응변의 가치관(, 즉 아리스토텔레스-장자주의 가치관)을 가지고 산다고 말했다. 구한말에는 친-세도정치로, 일제 식민지 시대에는 친일로, 군부독재 시대에는 친-독재정권으로, 민주화 시대에는 친-민주세력으로, 재벌공화국 시대에는 친-재벌세력으로. 아마 단기적 안목이 (적자)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알라디너가 내 글에 다음과 같은 댓글을 남기셨다.

지난 페이퍼에 문화는 남성이 만들었다고 한 페미니스트 글 올리셨던데.. 부분적으로 맞아요. 협업의 성공이죠. 카밀 파글리아의 말도 어느 정도는 수긍해요. 남자들이 이룬 게 맞긴 하죠. 대신 본인들이 여성을 제외하고 그 가진 권력으로 만든 문명이라... 엄청 늦게 문명이 발전된 거잖아요. 만약 남녀 차별이, 신분차별이, 인종 차별이, 학벌 차별같은 모든 차별이 없었더라면 아마 우리 인간의 문명은 더 빨리 진행되지 않았을까요? 남자들 때문에 문명이 만들어졌을 지 몰라도 지금과 같은 문명이 만들어지는데 기득권 권력을 가진 남성 권력때문에 늦어진 거죠. 저는 얼마나 많은 재능있는 사람들이 차별속에서 수 천년동안 사라졌을까하고 생각하곤 해요. 그게 신분 낮은 남자든 여자든 간에 말이에요.

 

나는 위 댓글에 동의할 수 없었다. 남녀 차별이, 신분 차별이, 인종 차별이, 학벌 차별과 같은 차별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인간의 문명은 더 빨리 진행된 면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것, 전칭을 의미하지 않는다.) 차별이라고 할 수 없지만 비행기 항공 산업이 발전된 결정적인 계기는 제2차 세계 대전이라는 전쟁 때문이다. (전쟁이 없었다면 5배 정도 더딘 100년이 이상이 걸렸을 것이다.)

 

나는 사람들이 우리 인간의 문명이 더디게 진행되더라도 모든 차별을 철폐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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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족 2016-08-08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이 누운 배를 읽고 싶어해서, 책이 어떤지 궁금해서 들어와 봤습니다만???

마립간 2016-08-08 10:39   좋아요 0 | URL
제가 소설과 친하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고 해석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보통, 그저 그랬습니다.

기억의집 2016-08-08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사람들이 같은 생각과 사고를 가지고 살진 않으니깐요. 저는 제가 쓴 댓글처럼 평등하면 평등할 수록 문명은 더 발전되었을거라 생각해요..물론 힘쓰는 일은 남자가 더 잘하겠지만요.

그리고 공학의 발전은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가능하다고 봅니다. 단지 전쟁이 공학 발전의 목적이 되긴 했지만, 전쟁의 물리학이나 전자공학이란 책을 읽으면 저자가 전쟁때 단기간 무기가 발전했을 수 있던 이유가 기초과학이 튼튼했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구요. 레이더 같은 경우는 육개월만에 거의 완성된 밑바닥에는 기초과학을 들더라구요.

마립간 2016-08-08 10:43   좋아요 0 | URL
제가 기억의집 님을 설득하거나 설복할 수는 없겠지요. 각자의 지식과 경험이 다르니. 기억의집 님의 의견을 존중하나 제가 동의하지 못하는 의견의 차이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억의집 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테고요.

위 글에도 언급했지만 전칭아닙니다. 르완다의 내전이 무슨 과학의 발전을 가져왔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기억의집이 언급하신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기초과학 분야도 명예와 돈을 놓고 전쟁과 같은 상황이 많이 연출됩니다. 표절, 아래 연구자의 착취, 정치적 행동, 흑색선전, 선동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