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와 함께 170206

 

- 며칠 전, 개학을 앞 둔 딸아이는 나와 함께 귀가하면서 나에게 세상의 모든 남자들이 아빠와 같이 착했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 아마 시간이 지난 후 아이가 기억하지 못할 것이므로 기록을 위해 남겨놓는다. (아버지를 좋아하는 딸이 우리 집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한비야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와 좋은 기억만 있어 좋다고 말했다. 나는 한비야가 아버지를 생각하는 것처럼 내 딸도 나를 그렇게 생각해주었으면 했었다.

 

- (위 에피소드가 있기 며칠 전) 딸아이가 ‘20살이 되자마자 결혼하는 것은 어떻냐고 물었다. 나는 나로서는 감사할 일이지라고 답했다. ‘대학 등록금까지 시댁에 부담하면 더욱 더.’ 안해가 네 아빠와 같은 남자가 있으면 바로 시집 보내지라고 말했다. 안해가 기억하지 못할 일은 없겠지만, 딸아이를 위해 기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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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06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 졸업 축하드립니다. ^^

마립간 2017-02-07 04:36   좋아요 0 | URL
cyrus 님의 축하 인사 미리 받아두도록 하겠습니다.

딸 아이가 졸업을 하려면 4년이 더 지나야 합니다.^^

yureka01 2017-02-06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도 따님에게 점수 많이 딴 아빠셨겠습니다^^..

마립간 2017-02-07 04:38   좋아요 1 | URL
딸아이에게 점수를 많이 딴 아빠에 대한 희망이 있지만, 객관적 검증이 어려운 항목이라서 내심 기대만 하고 있습니다.

위 글을 딸아이가 사춘기에 들어설 때를 생각하면서 스스로 위안을 갖기 위한 글입니다.
 
할배의 탄생 - 어르신과 꼰대 사이, 가난한 남성성의 시원을 찾아서 이매진의 시선 2
최현숙 지음 / 이매진 / 2016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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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도서가 넘처나는 시기에 ‘할배‘에 대한 주제만으로 별 한개를 더 받을 만 하지만, 책이 가지고 있는 (구술집, 대담집의) 한계를 넘지 못하는 책. (일정 부분은 나도 경험하기도 한) 할배들의 삶에 공감한다고 해서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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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映畵鑑賞 170203

 

<메카닉: 리크루트 Mechanic: Resurrection> (2016) 평점 ;

 

여자는 보호받아야 할 존재, 남자는 씩씩하게 여자를 보호하는 존재.

이것이 영화 주제인가?

 

무엇보다도 재미없음. 비슷한 주제인 <테이큰 Taken>보다 훨씬 재미없어 ... 영화 본 시간과 필름이 아깝다. <테이큰>의 경우는 부모의 자녀 보호 의무와 남성의 여성 지배라는 가치 충돌의 의미라도 있었는데, 이것은 그런 것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

 

인터넷 평가에는 간혹 높은 별점이 보이기도 하는데, 높은 별점은 준 사람이 남성이라면, ‘남자는 (강해야 하며) 씩씩하게 여자를 보호하는 존재라는 가부장적 의미를 강하게 받아들인 사람일 테고, 여성이라면 둘로 나뉠 수 있는데, 완력, 폭력, 지배라는 것을 남성들이 독점한 것에서 여성이 나눠가지겠다는 (메갈리안과 같은) 계열과 강하고 씩씩한 남자로부터 보호받고 싶다는 다소곳한 여성으로서의 심리가 가능하겠다.

 

궁금증] 여성이 이런 영화나 (주로 이런 종류의 영화에 출연한) 제이슨 스태덤 Jason Statham을 좋아한다면, 나의 위 두 가지 해석 이외에 다른 해석이 가능할까?

 

뱀발) resurrectionrecruit로 바뀐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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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인생 2017-02-03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액션 영화더군요.. 자기를 죽이려는 여자를 보호한다는 미명아래 이루어지는 보복? 스토리가 너무 빈약해 액션까지 가치가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마립간 2017-02-03 14:25   좋아요 0 | URL
낭만인생 님, 안녕하세요.

빈약한 스토리에 그냥 액션 영화라도 <존 윅 John Wick> (2014)는 재미도 있었고 돌이켜 보면 나름의 가치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부딪힐 때마다 ‘예술성, 예술의 아우라가 뭔가?‘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saint236 2017-02-03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이슨 스태덤의 영화가 대체로 그렇더군요. 그래서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배우입니다. 보기는 했으나 영...

마립간 2017-02-03 14:33   좋아요 0 | URL
saint236 님, 안녕하셨어요. 오랜 만에 인사를 나누네요.

이 영화 얼마나 재미없게 봤는지, 제이슨 스태덤이 싫어지더라구요. 그 동안 인터넷의 클립만 봐서 호감이 있었나 봅니다.
 

 

* 身邊雜記 170202

- 남녀 간의 인사

 

지난 달 안해와 함께 마트에 갔다. 안해가 나에게 저 남자를 보라고 한다. (사람치) 나는 누구?’라고 반문하면서 두리번거리다가 사람을 놓쳤다. 몇 번 만에 그 남자의 뒤통수만 봤는데, 안해는 그 사람이 딸아이의 친구 MH의 아빠라고 한다. 안해는 “MH 아빠가 평소에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서, 장도 혼자 본다고 하더니 정말이네.”라고 말했다.

 

나는 안면이 있으면 지나칠 때 인사를 하질 그래요라고 했더니, 안해는 ‘MH 엄마도 없는데, 인사하기 좀 그래요라고 답했다. 나는 안해에게 여자는 남자에게 먼저 인사를 잘 하지도 않지만, 남자가 먼저 인사해도 불편해 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나는 결혼 전에 남녀를 잘 구분하지 않았다. (이 이야기( 실화)를 알라딘에 올렸는지 기억나지 않는데,) 내가 대학생 때의 이야기다. 나와 어머니와 여동생이 잠실역 (또는 백화점) 근처를 지나가다 벤치에 앉았다. 여동생은 내게 물었다. “오빠, 조금 전 지나간 여자 봤어?” 나는 답했다. “조금 전에 지나간 사람은 봤는데, 여자는 못 봤어.” 어머니와 여동생은 조금 지나친 여성(의 옷)에 몇 마디를 주고받았는데, 나는 기억나는 것이 없어 대화에 끼지 못했다.

 

결혼 후에 (남녀를 구별하는) 안해의 영향으로 나는 남녀를 구별하게 되었다.

 

인사를 하지 않아서 미안한 것보다 인사를 하지 않아 (잠재적 범죄자로 대접받는 위험에 대해) 안전한 것이 낫습니다.’

 

나는 안해에게 나는 대인 기피적 성향이 있어 사람들에게 인사를 잘 하지 않았는데, 작년, 재작년에 페미니즘에 대한 도서를 읽은 후 여성들에게 더 인사를 하지 않게 되었어요.”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과 소통을 포기했다고 해서 크게 불이익을 받았다는 느낌은 없다. 단지 불통이 페미니즘과 어떤 관계인지는 궁금하다.

 

알라딘 서재에서도 확신이 선 여성 알라디너 서재에만 댓글을 남긴다.

 

뱀발) 위 에피소드와 관련된 도서 제목을 잊어버렸다. 그냥 호기심 나는 책 양성평등에 반대한다을 링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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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7-02-03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결혼한 뒤에 어떻게 하다 보니 남자 선배들과 연락이 끊기게 된 걸 알았어요.
유부녀가 되고 보니 남자 집에 전화하기가 조심스럽더라고요. 그의 아내되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걱정이고
내 남편이 어떻게 생각할까도 신경쓰였겠지요.

우리 딸을 보니 요즘 세대는 우리와 다른 듯합니다. 훨씬 자유로워서 좋아 보여요. 아마 결혼하고도 동문회 같은 모임에
자유롭게 드나들 것 같습니다. 그런 것 이해 못해 주는 남편은 쪼잔하다는 말을 들을 것 같고요...ㅋ
이것 역시 시대의 변화겠지요?

마립간 2017-02-04 06:39   좋아요 0 | URL
저는 남녀를 구분하기지 않고 제가 연락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남자 친구들은 제게 연락을 주고 여자 친구들은 제게 연락을 주지 않기 때문에 (그러면서 바뀐 연락처도 모르고) 자연스럽게 멀어져 갔죠.

결혼 후에는 워낙 멀어진 상태라 연락할 일도 없어, 나와 배우자의 입장이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보기에 pek0501 님의 따님과 다음 세대는 학창 시절 (제 시대와는) 다른 남녀 친구 관계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 身邊雜記 170201

- 드라마 도깨비

 

우리 집에는 TV가 없다. (이전 글에서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TV를 전혀 보지 않는 것은 아니다. 특히 아이는 할머니 댁에서 TV를 시청한다. (이것도 이전 글에서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나와 아이가 함께 TV를 보는 시간은 많지 않다. 그러나 함께 TV를 볼 때면, 나는 아이와 대화를 하면서 TV를 본다. 만약 대화가 없다면, 나는 아이가 보는 프로그램을 지루해 하고, 내가 보려는 것은 아이가 지루해한다.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바보상자라고 알려진 TV를 볼 때, 대화를 하면 일방적인 정보 수용에서 정보 분석이라는 두뇌 사용 때문에 TV 폐해가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는 손쉬운 방법 중에 하나가 TV 드라마를 함께 보는 것이라는 봤다. (어쩌면 알라딘 서재에서 봤을 수도 있다.)

 

얼마 전 안해와 딸고 나와, 이렇게 셋이서 드라마 도깨비를 봤다. (몇 회분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드라마를 보면서 평소에 하던 대로 중얼거리면서 드라마를 봤다.

 

저게 말이 돼?”

저 장면은 어느 영화에서 본 듯한 장면인데, 패러디인가?”

저 사건은 설명이 안 되는데, 복선인가?”

저 장면은 앞의 복선을 풀이하는 것이군.”

 

그러던 중 안해가 짜증을 내면서 말했다. “그만 좀 중얼거려요. 드라마에 집중을 하지 못하잖아요.”

 

나는 안해를 말을 듣고 뭔가 모순적인 상황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1) 남편이 아내와 함께 TV 드라마를 같이 보는 것은 아내를 사랑하는 방법 중의 하나다.

2) 대화를 하면서 TV 드라마를 보는 것은 전뇌 前腦를 사용하므로 건전하다.

3) 대화를 하면서 TV 드라마를 보는 것은 드라마에 몰입을 방해하다.

 

나는 케이블 TV가 신인 여주인공을 발굴했나?”라는 나의 질문에 안해는 주인공, 신인 아닌데, 김고은인데.” “유인나가 뭐하는 여자야? 탈렌트야, 가수야?” “탈렌트인데.”

 

위 대화 이후 나는 남편이 아내와 함께 TV 드라마를 같이 보지 않는 것이 아내를 사랑하는 방법 중의 하나다.”라는 가설을 제안한다.

 

뱀발) (전술 前述한 바 있지만) 나는 유아기의 호기심에 고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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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족 2017-02-01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화를 하면서, 드라마를 볼 수는 없습니다. 대화는 몰입을 방해하고, 거리감을 만들기 때문에, 결국 허구로 쌓아올린 성들이 무너져 버리거든요. 저는 남편과 드라마를 보다가, 그런 상태가 되는 바람에 더 이상은 남편에게 보기를 권하지도 않게 되었고, 더하여 드라마들-특히 김은숙 표 로맨스-에 뚱해지게 되었답니다.

마립간 2017-02-01 14:50   좋아요 0 | URL
별족 님의 가정도 우리 집과 같은 결론을 내리셨군요.^^ 제 성향이 가장 큰 변수겠지만, 저는 대화가 드라마의 몰입과 상관이 없습니다.

설 명절 연휴 막 지났는데, 새해 좋은 복 많이 지으시기 바랍니다.

앨리스 2017-02-01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싶은 책

cyrus 2017-02-01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집만 그런 게 아니었군요. 울 아버지도 어머니와 같이 드라마를 보긴 한데, 아버지가 1주 2교대로 근무하기 때문에 일주일 분량의 드라마를 못 봅니다. 그래서 어머니와 드라마를 보게 되면 꼭 줄거리나 등장인물이 누군지 물어봅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귀찮게 한다고 생각해서 짜증내요. ㅎㅎㅎ

마립간 2017-02-02 04:25   좋아요 0 | URL
이것도 특칭과 전칭의 수식어가 필요한 상황이죠.

대개의 가정에서 남녀가 드라마를 놓고 일어나는 상황이지만, 모든 가정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그렇습니다.

보슬비 2017-02-02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는 제가 중얼거리면서 보는데, 신랑이 드라마에서 리얼을 찾지 말래요. 그럴거면 다큐보라고...ㅋㅋ

마립간 2017-02-02 04:29   좋아요 0 | URL
(남녀 간의 차이를 인정한다면,) 남성은 다큐멘터리를 좋아하고 여성은 드라마를 좋아하지만, 이것 역시 대개가 그렇다는 것이죠.

저는 ‘태양의 후예‘도 환타지 성격이 짙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