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로서의 질병 이후 오퍼스 9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 / 이후 / 2002년 12월
품절


그 동안 온갖 진풍경을 연출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은유의 속박에 방해를 받은 질병은 두 가지, 즉 결핵과 암이다.-16쪽

정확히 말해서, 에이즈 -'후천성 면역 결필증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는 전형 질병의 이름이 아니다. 에이즈는 특정한 의학적 조건, 즉 결과적으로 질병이 될 수 있는 어떤 조건을 나타내는 말이다.-142쪽

암이 시의 주제로 다뤄진 적은 없으며, 만약 그렇게 한다면 당장 난리법석이 일어날 것이다.-35쪽

그렇지만 모든 증거들을 살펴보건대, 결핵에 대한 숭배는 그저 낭만주의 시인이나 오페라 작사가의 발명품이었던 것이 아니라 널리 퍼져 있던 태도였으며, 실제로도 사람들은 결핵으로 죽어가는 (젊은) 사람들을 낭만적인 사람이라고 이해했다.-50쪽

19세기의 질병 가운데 악명을 떨쳤던 또 다른 천벌은 매독이었는데, 매독은 전혀 신비스럽지 않았다.-61쪽

두 말할 나위 없이, 정신적 고통이 면역학적인 반응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그러니까, 특정한 환경에서 질병에 대한 면역성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가정은, 특정한 감정이 특정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믿음은 물론이거니와, 감정 자체가 질병을 일으킨다는 관점과는 하등의 공통점이 없으며 - 따라서, 그런 믿음에 대한 증거가 될 수도 없는 것이다-82쪽

Orgone Energy-100쪽

좀더 나아가서는 질병을 앓는 사람들에게 낙인을 찍어 놓는다. (중략) ... 이 질병을 둘러싼 세인들의 평판이 암 환자의 고통을 가중시킨다는 사실이었다.-136쪽

이런 주장은 특정 미생물의 역활을 발견해 낸 파스퇴르와 코흐로 인해 결국 사라지게 됐다.-172쪽

이 두 성직자, 즉 브라질리아의 주교 팔카우는 에이즈가 "퇴폐적인 도덕의 귀결"이라고 선언했으며, 리우데자네이루의 추기경 에우제니오 살레스는 에이즈를 "신의 심판"이자 "자연의 복수"라는 두 가지 표현을 즐겨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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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 광우병은 "인간의 탐욕에 대한 자연의 복수"라는 은유를 갖고 있지 않을까.-199쪽

소프트웨어 바이러스-210쪽

특히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유행병은 자비와 관용에 반대하는 격렬한 항의를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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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 서평에 못 다한 이야기들
과학 따위가 과연 광우병을 말할 주제가 될까? 감히...

* 글샘의 샘터의 서평 '과학 따위가 과연 광우병을 말할 주제가 될까? 감히...'에서 발췌

* 과학자들이 정말 정신차려야 하는 것은 '과학'이라는 한 섹터에 불과한 학문이 <정치>라는 더러운 검은 손에 의하여 검은 의도를 미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늘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광우병 파동은 충분히 정치적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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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립간 ; 오랫동안 논쟁이 되었던 (바칼로레아에 있을 만한) 주제로  ; 순수한(?) 과학자는 과학적 결과물에 대해 정치적 책임까지 져야 하는가?

 

* '위험하다, 하지만 통제되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은 '통제되고 있다. 하지만 위험하다.'와 동의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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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립간의 의견 ; 위의 말을 동의어로 생각한다면 당신은 순수한(?) 과학자다. 언술의 간극을 크게 본다면 당신은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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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우병 촛불 시위에 적지 않게 안타까움을 느꼈지만 이와 같은 현상을 처음 보고 느낀 것은 아니었습니다. 부안군에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을 설치할 때 똑 같은 소동을 겪었고 다른 예도 많을 것입니다.

* 과학적 논쟁이냐? 정치적 논쟁이냐? ; 이 구분이 필요할까요? 과학이라는 용어는 이미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인문과학이라는 용어가 있는 것을 보면 과학과 정치는 반드시 대립되는 것이 아닙니다.

* ‘딸기’님의 댓글 ; 모든 소비자가 같은 품질이라면 싼 가격을 선호할 것이다, 라는 것이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성'이죠. 그런데 소비자들이 꼭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경제학의 기본 모순이잖아요

‘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 ; p249 다른 여러 병사가 목숨을 걸고 한 명을 구하는 상황이. 그러나 4형제 중 마지막 하나 살아남은 아들을 기다리는 라이언 부인의 모습이 알려진 이상, 한 명을 위해 여러 명이 희생될지 모르는 모순된 상황이라 해도 그를 구하러 떠나야 했다. 그것이 국민들의 바람이었다.

* ‘멜라민 사태에 촛불 집회가 없는 이유는?’ ; 진중권 교수님의 글을 가을산님과 마오아님이 알라딘에 게제함.

1. 중국 정부에서 멜라민 든 식품을 계속 수입하지 않으면, 앞으로 한국에서 핸드폰이나 자동차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2. 이명박이 후진타오와 사진 한 방 찍고, 지금 내려진 멜라민이 든 중국산 식품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해제하기로 결정한다.
3. 앞으로 중국에서 멜라민 먹고 사람이 죽을 경우에도 계속 중국산 식품을 수입할 수 있도록, 검역 및 통관 절차를 대폭 완화한다.
4. 이명박 정부에서는 주요 일간신문에 대문짝만하게 광고를 내어 중국산 식품의 안전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5. 정부 측 전문가들은 방송에 나와 멜라민 든 식품 먹고 죽을 확률은 골프 치다가 벼락 맞아 죽을 확률보다 낮다고 주장한다.
6. 심재철 의원은 중국산 분유라도 멜라민이 들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가루만 살살 빼서 먹으면 절대로 안전하다고 말한다.
7. 전여옥 의원이 뉴라이트 단체와 함께 중국 대사관에서 먹는 커피크림을 구해다가 모닝커피 시음회를 연다.
- 마립간 댓글 ; 진중권 교수님의 의견을 분석하자면 광우병 촛불 집회는 광우병의 과학적(의학적) 의견보다 정치적(?) 의견이었다는 결론이 되나요?
- 가을산님의 댓글 ; 마립간님도 안경 좀 벗고 보세요.
; 다시 생각해 보아도 생각이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 이명박 대통령께서 골프카트를 타고 다음 날 미국 소고기가 수입되던 날 저는 광우병에 대한 두려움보다 분노였습니다. 대한국민으로서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분노. 책의 서평을 쓰고 다른 분(무비쟁이)의 서평을 읽으니 다음과 같은 글이 눈에 띕니다. ; 광우병 파동이 일어난 핵심은 ‘개인의 성과를 위해 국민의 생명을 함부로 담보 했다’는 것에 있다.

 저는 사람들이 모두 절대적 합리적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광우병에 대한 공포가 과장되어 있다는 평가는 우리나라 국민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사람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은 것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이 특히 비과학적이로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학?=합리) 사람의 감정 역시 사람의 생존을 위한 산물이며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심리학도 과학의 한 분야입니다. 자동차와 비행기의 사망률이 같거나 비행기 사망률이 낮더라도 비행기를 타기 싫은 것은 싫은 것이지요.

 또한 일방적으로 공포 감정 때문이라고 몰아 부칠 수없는 것이, 사회적 여건도 있습니다. ; p 200 ‘현장에서 벌어진 엉뚱한 일들’ 법과 규칙을 정해도 지키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도 안타깝습니다. 물론 미래에 대한 예상은 제가 틀렸을 수도 있지요. 그러나 제가 가장 신뢰하는 것은 현재의 조건들을 바탕으로 (생물학적, 사회적) 진화의 막강한 힘이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 광우병 통제를 위하여 (한시적으로?) 식생활이 비소고기 육류 섭취로 바뀐다. 2. 광우병이 통제되지 못해 창궐한다. 3. 광우병은 통제되고 육류 식생활은 대량 사육에 의한 육류섭취가 유지된다. 4. 전쟁이나 SARS 등에 의해 인류의 미래가 결정되고 광우병은 결정적인 역할은 하지 못한다. 5. 1.~4.중의 무엇이든 간에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혀져간다. ; 여러분이 예상하는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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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밝혀진 사실이지만
    from 내가 사귀는 이들, 翰林山房에서 2008-11-14 20:10 
    부제 ; 마치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는 두 세계관은 그저 보다 높은 곳에 위치하는 질서를 서로 다른 방향에서 보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그림자일 뿐이다. (자연의 패턴에서 발췌)  쿠루Kuru와 크로이츠펠트-야코프 병Creutzfeldt-Jakob disease CJD를 처음 본 것은 병리학 책이었습니다. (1989년도 아니면 90년도에) 그 다음으로 이 병에 대해서 이야기 듣게 된 것은 같은 학기 미생물학 시간이었습니다. 신기했습니다. ‘C
  2. 광우병 ; 다른 사람들의 생각
    from 내가 사귀는 이들, 翰林山房에서 2008-11-15 14:26 
    * 글샘의 샘터의 서평 '과학 따위가 과연 광우병을 말할 주제가 될까? 감히...'에서 발췌 * 과학자들이 정말 정신차려야 하는 것은 '과학'이라는 한 섹터에 불과한 학문이 <정치>라는 더러운 검은 손에 의하여 검은 의도를 미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늘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광우병 파동은 충분히 정치적인 것이었다. ------- ** 오랫동안 논쟁이 되었던 (바칼로레아에 있을 만한) 주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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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 서평에 못 다한 이야기들
과학에 대한 변호
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 - 최신 연구로 확인하는 인간광우병의 실체와 운명
유수민 지음 / 지안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부제 ; 마치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는 두 세계관은 그저 보다 높은 곳에 위치하는 질서를 서로 다른 방향에서 보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그림자일 뿐이다. (<자연의 패턴>에서 발췌)

 
쿠루Kuru와 크로이츠펠트-야코프 병Creutzfeldt-Jakob disease CJD를 처음 본 것은 병리학 책이었습니다. (1989년도 아니면 90년도에) 그 다음으로 이 병에 대해서 이야기 듣게 된 것은 같은 학기 미생물학 시간이었습니다. 신기했습니다. ‘Chapter 4 ; 적은 우리 안에 있다’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프리온prion의 존재는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물음을 제기합니다. 당시에 컴퓨터 바이러스가 화제에 올랐는데, 프로그램이 마치 살아있는 생명처럼 자기 복제를 하는 것을 ‘누군가 만들어 낸 것인가 프로그램 오류로 자발적으로 생성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마치 기독교의 창조론과 진화론처럼.

 
CJD(CJD인지 vCJD인지 정확히 기억지 않으나)를 강의하시면도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하셨는데, 이 책을 읽어 보니 그 동안의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최소한 일반인들에게 필요한 정보는 밝혀졌습니다.

 
광우병에 대한 내용의 결론만 이야기한다면 책 뒷장back cover에 ‘무차별적인 전염병은 아니다.’, ‘위험하다. 하지만 통제되고 있다.’, ‘SRM 부위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한국인이 취약하다고만 볼 수 없다.’입니다. 입장에 따라 ‘여전히 감염의 가능성이 있다.’도 결론이 되겠지요.

 
제가 배운 이후 밝혀진 내용을 흥미 있게 읽었습니다.(하루 저녁에 단숨에 읽어버리다니.) 가열을 하면 감염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학생 때 듣지 못했던 이야기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책이 저를 압도하는 것은 진화의 위력입니다. 프리온이 종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읽을 때, 어쩌면 제가 환경에 적응하면서 진화하여 파충류가 된다면 윤리적으로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까? 신경계의 연결이 즉 ‘나’라는 표현에서 옛날에 하던 공상이 떠오릅니다. 내가 똑똑했으면. 키가 크고 잘 생겼으면. 부모님의 지위가 높고 부자였으면. 한 없이 개량된 나의 모습은 어느덧 ‘그가 나인가?’하는 낯설음을 느낍니다. 어쩌면 요술쟁이에 의해 그러한 과정을 변화된 ‘그’가 나와의 기억을 끊은 것은 아닌가?

 
두 번째 신선한 충격은 vCJD의 감수성이 높은 연령이 10~20세사이라는 것과 광우병 반대 촛불 집회에 많은 청소년이 참여했다는 것입니다. 해석에 따라 보다 어린 나이는 광우병에 대한 인식이 없고 참여할 의지가 강하지 않고. 중장년층은 직장으로 인해 참여가 약했다고 사회적 요건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받은 느낌은 ‘가장 감수성이 높은 연령의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직관으로) 두려움을 느꼈나 보다.’였습니다.

 
일반인들을 대상한 교상도서이면서도 상당히 방대한 자료가 정리되었음에도 쉽게 읽을 수 있었다는 점에 높일 살만한 책입니다. (서평 도서의 좋은점)

cf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촛불 시위와 관련 광우병에 대한 페이퍼를 쓸까 생각을 했지만 사람들의 흥분이 가라앉기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에 광우병에 관하여 제가 더 추가할 내용이 없네요.(한마디로 제가 무식하다는 거지요.) 그러나 광우병과 광우병에 대한 생각은 정리할 필요가 있으니 이 책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따로 페이퍼로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

(알라딘 서평단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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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과학에 대한 변호
    from 내가 사귀는 이들, 翰林山房에서 2008-12-03 15:56 
    * 과학에 대한 변호  미국 쇠고기 수입에 허가 조치에 따라 촛불 시위가 한창 있을 당시 저는 촛불 시위를 정치적 항변으로 보았습니다. 저의 의견은 당시에 백안시당했으나 알라딘 서평을 볼 때 현재는 과학적 논쟁보다는 정치적 논쟁으로 인식이 전환되었다고 봅니다. (저의 개인적인 인식에 의하면) 보다 논쟁의 본질에 접근했기 때문에 해결책을 찾는 것도 쉬워졌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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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 의 설문

* 서평 도서의 좋은 점 ; 광우병 촛불 시위를 한 우리 나라에서 좋은 점을 이야기해야 하나? 굳이 이야기 한다면 나쁜 점을 말하고 싶다. ; 촛불 시위 전에 책이 나왔으면...

* 한 핏줄 도서 및 동일 분야 ; 읽지 않고 추천할 수 없지만 이 책에서 [죽음의 향연],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 그리고 숨겨진 치매]등이 소개되어 있음.

* 서평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광우병으로 촛불 시위에 참가한 분들

* 마음에 남는 ‘책 속의 한 구절’ ; p294 과학적 사고는 현실에 대한 합리적 판단과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의 틀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 틀에 담길 내용은 새롭게 발견되는 사실들에 따라 늘 변화하고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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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8-11-14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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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aladdin.co.kr/bluefox/2077151
유사도서를 소개한 로쟈님과 파란여우님의 페이퍼를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