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에 답하다 - 사마천의 인간 탐구
김영수 지음 / 알마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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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죽음 가운데는 아홉 마리 소에서 털 하나를 뽑는 것같이 가벼운 죽음이 있는가 하면 태산보다 훨씬 무거운 죽음도 있다네."
'구우일모九牛一毛'-35쪽

차가운 겨울이 온 되라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르름을 알 수 있다. 歲寒然後知松栢之後彫-91쪽

장부는 본래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고 하지 않던가.-135쪽

자산의 어록을 보면 정치에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는데 '너그러움과 엄격함'이라고 했다.-3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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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 신나는 미네르바 사육제

* 라주미힌님의 페이퍼 ‘진중권 - 신나는 미네르바 사육제’에서 발췌

 
미네르바가 올린 글이 대부분이 허위였다면, 혹은 그의 예측이 대부분 틀렸다면 차라리 괜찮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올린 글 중에서 허위 사실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고, 그의 예측은 상당 부분이 맞아 들어갔다. 그가 한국의 경제를 망가뜨릴 악의를 갖고 글을 썼다면, 차라리 괜찮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전망과 정책에 불안감을 느낀 네티즌들은 미네르바에게서 ‘한국 경제를 살릴 선의’(인터넷 경제 대통령)를 보았다. 바로 그 때문에 그는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바로 그 때문에 체포되고 구속된 것이다. 이 얼마나 황당한 역설인가.

* 나관중 ‘삼국지연의’ 중에서

 원소가 조조를 치려 하자, 전풍은 원소에게 지구전을 펼쳐 조조를 지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지만 원소는 자신의 뜻을 꺾지 않았다. 전풍은 재차 간곡하게 원소에게 진언했는데 이에 원소는 크게 노해 그를 감옥에 가두었다. 전풍이 종군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고 조조는
"원소는 이미 진 것이나 다름 없구나"라며 기뻐했다.
 원소군이 조조와의 싸움에서 크게 패하고 돌아오자, 장군들은 모두 울면서,
"이전에 전풍의 말을 들었으면 이렇게까지 패하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말했고, 어떤 사람은 전풍에게 "주공은 이젠 그대를 중용하실 걸세"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전풍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공께서는 외견은 관용이 있지만, 속으로는 의심이 많은 분이네. 만약 승리했다면 기쁜 마음에 나를 사면하시겠지만, 이렇게 패배했으니 나는 더 이상 살 희망은 버려야 할 것이야" 패하고 돌아온 원소는 그를 죽였다. 이때 원소는 측근들에게 말하길, "내가 패했으니 전풍에게 조소당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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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9-01-13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의 '저자 거리에 효수된 미네르바'에는 또 다른 '삼국지'의 인용이 있습니다. 또한 멈춰진 시계가 2번 시간을 맞춘 것이라면 적절한 비유가 아닐 수도 있겠죠.
 

* 우리 가족의 책 사랑하는 법

- 마립간 ; 읽을 수 있는 양을 넘어선 책 구입에, 읽지 못한 책이 있게 마련. 책장에 꽂아 두고 장식품으로 사용한다.

- 안해 ; 침대 베개 옆에는 책이 있고, 책을 읽다가 잠이 든다. 수면제 대용으로 사용. 필요시 베개로도 활용될 듯.

- 누고 ; 책은 마음의 양식이 아니라 육신의 양식! 젖꼭지 노리개를 빨다가 책을 발견하고는 젖꼭지 노리개를 버리고 책을 빨기 시작한다. 지난 성탄절에는 드디어 종이를 뜯어 먹기 시작, 구강기가 지나 항문기에도 자신의 방법으로 책을 사랑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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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9-01-05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ㅎㅎ 누고? 귀여운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립간 2009-01-05 18:50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 새해에도 좋은 일만 있기를 기대합니다.
 
썩은 사과가 문제인가, 썩은 상자와 그 제조자가 문제인가...

* 책을 읽은 후의 감상문을 독후감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책을 받은 후, 책을 읽기 전의 감상문을 무엇이라고 해야 하나. 어제 <루시퍼 이펙트>라는 책을 받았습니다. 처음 책을 소개 받은 것은 ‘로쟈’님의 서재에서 보았는데, 구입하고 싶은 책이지만 조금 가격이 나가는 지라 할인 폭이 확대되면 구입하려했습니다. 그러던 중 ‘글샘’님의 서평을 읽고 나서 참지 못하고 구입했습니다.

 책의 내용을 미디어에서 소개받은 후 오랜 논쟁의 주제임을 느꼈습니다. 바로 인품(대개 본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이란 것이 ‘선천적인 것이냐 후천적인 것이냐’의 논쟁입니다. (확장된 의미의 보수-진보 논쟁의 하나죠.)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습니다. 둘 다 의미 있게 중요하지요. 이것을 놓고 논쟁하는 것은 ‘원뿔을 갖고, 밑을 보면서 원이 이 입체 도형의 본질이다(원). 옆에서 보면서 삼각형이 본질이다.(뿔)’고 논쟁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 <타임 패러독스> p42 오늘날까지 나를 이끈 것은 천성과 교육의 독특한 조합이었다.

 저의 유년 시절 (1970년대)는 후천적 요인이 중요시 되었습니다. (그 당시 이 학술 분야의 정확한 유행은 모르겠지만 저는 그 때 그렇게 느겼습니다.) 당시에 유행했던 글중 하나가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진다.’였습니다. 비교되는 선천적 요인이 중요시 되던 시대는 1940년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의 시대인지 모르겠습니다. (과학적 사실에 대한 정치의 왜곡, 그리고 악용의 사례죠.) 그러나 1990년 후반부터 선천적 요인을 중요시하는 책들이 발간되었습니다. <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 <도덕의 정치>, <빈 서판>, <인간 본성에 대하여> 등. 이제 후천적인 것에 중점을 두는 분들의 반격이 시작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쁜 의미로서의 반격이 아니라 균형을 위한 반작용을 뜻합니다.

 딱딱한 상자에서 사과가 썩었습니다. 상자에 푹신한 솜과 같은 완충할 수 있는 것을 넣었다면 썩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환경을 아무리 좋게 해도 사과沙果가 배梨가 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거북이를 훈련시켜 토끼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달리기보다는 수영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고 (자신의 자녀 교육을 돌아보시길), 또한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사과를 썩지 않게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곤란한 점은 이 두 가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괴짜 경제학>에서 저자는 자신의 유년 시절을 되돌아보면서 이 두 가지가 혼재되어 있던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흥미롭습니다. 이 책이 과연 저에게 어떤 감동을 주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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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8-12-29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저도 흥미롭군요. 어떤 감동을 받으실지... 아니면, 실망하실는지... ^^
 
[치유하는 글쓰기]의 서평을 보내주세요.
치유하는 글쓰기 - 발설하라, 꿈틀대는 내면을, 가감 없이
박미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 고난이 내게 유익이라

 출근하자 기본적인 것을 점검하고 아침 회의 40분 내외, 이후에 약 20분 내지 30분 정도의 여유가 있고 이 시간에 대개 간단한 영어 공부, 또는 고전 음악 감상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이 여유로운 시간이 요즘은 책 읽는 시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서평단 때문입니다.)

 책을 받기 전에 서평단 카테고리에 <치유하는 글쓰기>라는 책 제목을 확인하였습니다. 문득 떠오른 것은 ‘독서치료’였습니다. 독서치료는 2001년 김현희 (전 한국독서치료학회장) 선생님의 소개 글에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참조 조선일보 2008년 11월 18일자 기사 ‘소심하고 고집 센 우리 아이, 책을 고쳐볼까’ ; 오선영 기자) 자폐아Autism를 위한 놀이치료, 미술치료는 들어 보았는데, 독서 치료라니. 그런데, 이제 글쓰기 치료까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 회의 이후의 여유 시간에 <치유하는 글쓰기>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서문을 읽고 p20에 들어서 ‘여유(아마도 가명인 듯)’님 쓰신 글을 읽기 시작하는 p21을 채 읽기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눈을 닦고 다시 읽다가 다시 눈물을 흘리고 다시 읽고. p24까지 읽지 못하고 업무를 보러 나갔습니다.
 오전 근무 중 어느 한 분이 ‘마립간님, 어제 술 드셨어요?’ 물었습니다. 저는 ‘아뇨, 왜요?’ 그분은, ‘얼굴이 부어있어서요.’
 대학생 시절, 도서관에 공부하다가 눈물을 흘린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조용히 엎드립니다. 남자가 눈물 흘리는 것이 창피거나 놀림 받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고 왜 눈물을 흘리는지 설명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대개의 친구들은 너무 자서 얼굴이 부었다고 했습니다. 한번인가 두 번인가는 같은 학과 동기인, 그리고 민감한 여학생이 눈치를 챈 적이 있습니다. 그녀는 왜 우냐고 묻지는 않았습니다.

 
‘여유’님의 글을 읽은 후 저에게는 그 뒷부분은 꼭 읽지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이미 뒤에서 이야기하고자 한 바를 느꼈으니까요.

 왜 제가 울었을까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지난날 어려운 생활을 하신 부모님이 생각났거나 소통의 어려움을 느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을 것입니다. 저의 부모님 세대는 모두가 어려운 시절을 보냈습니다. 유년시절이 일제 치하거나 한국동란으로 끼니조차 어려웠으니까요. 1980년부터는 아버지가 질병으로 직장을 그만 두신 이후 어머니께서는 아내의 역할, 어머니의 역할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마침 할머니가 치매에 걸리셔서 할머니 간병까지 하셨습니다. 오전에 직장에 육체노동의 근무하시다가 점심시간 잠깐 집에 오셔 김장을 담그시기도 하고, 아니면 할머니가 배변한 것을 치우기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직장으로 일하러 가셨죠. 그래도 집안 분위가 우울하거나 어둡지는 않았습니다. 식사를 거르거나 학교를 못 갈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집에는 희망이라는 것이 있었죠.

 
제가 소통의 상처를 갖게 된 것도 집안 분위기와 무관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동년배 친구들과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대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힘들 때 손을 뻗어 누군가의 손을 잡고 싶을 때, 부모님이 힘드신 것을 알고 손을 내밀지 못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아도 손을 내밀지 않은 것이 잘한 것인지 잘못한 것인지 판단이 잘 서지 않습니다. 손을 내밀었을 때 부모님이 손을 잡아 주지 못했으면 분명히 상처가 더 컸을 테니까요. 그 당시 상황은 그랬습니다.

 해결의 실마리는 책으로 부터 나왔습니다. 독서를 하면서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저만이 아니었고, 소통의 부재로 저보다 어렵게 살고 있는 사람도 있으며, 경제적으로 고통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이 어렵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세대는 그 어느 세대보다 풍요로운 세대였습니다. 단지 저와 공감하는 사람이 수십년전 사람이거나 수백년전 사람, 아니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대학생이 되어 사람과 교류가 확대되면서 어떤 믿음이 생겼습니다. 150명 정도가 모인 집단이 되면 분명히 소통이 되는 사람이 한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몇 년후 군 입대를 하였고 훈육대는 135명의 후보생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훈련 기간 중 한 사람과 소통이 되었습니다. 저의 근거 없는 믿음을 확인시켜 주었지요. 이후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결혼하기 까지는 그 이후로도 10년의 세월이 걸렸지만 ‘세월이 약이다.’ 말처럼 첨차 치유되어 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결혼하기 직전 지금의 안해(아내)와 대화하면서 10년에 걸쳐 모든 짐을 내려놓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것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저는 10년, 아니면 20년 후의 저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그 뿌리 깊이 박힌 그리고 질긴 쓴뿌리와 세월의 마모속에 어느 것이 더 우세할지. 몇 알라디너가 떠오릅니다. 마음 상처를 독서로 쓰다듬던 그리고 지금은 서재가 폐쇄된 AAA AAA^^님, 자신의 상처를 담담히 서재에서 공개했고 지금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계신 BBBB님, 가끔 어머니 생각에 울다가 서재에 글을 남기시는 CC님.

[치유하는 글쓰기]의 설문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개인적으로 딸 '누고'에게는 조금 더 잘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맥락과 분야가 다르지만 <마음과 마음이 이어질 때>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마음에 상처가 있는 분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p32 만약 판도라가 겁에 질려 상자를 닫아버리지 않았다면 그 상자의 마지막 메세지인 희망을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상자에서 쏟아져 나오는 추한 것들을 끈기 있게 지켜보면서 빛과 그림자를 통합해냈을 때 비로소 인간이 느끼게 되는 감정이다.
<성경> 시편 119:71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It was good for me to be afflicted.

(알라딘 서평단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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