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 아름다운 수학 소설

 대학생 졸업을 앞 둔 시점에서 로빈 쿡의 의학 소설을 읽게 되었습니다. 언제인가 제가 쓰고 싶었던 전문 분야의 소설. ‘그래 의학 소설은 내가 처음 쓸 기회를 놓쳤지만 수학 소설은 내가 처음 쓰리라.’ 하지만 수학과 소설이라는 접목은 말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여기 저기 수학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메모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신문 책 광고에서 최초의 수학소설이라는 홍보 문구와 함께 소개된 <골드바흐의 추측> (개정판 ; <사람들이 미쳤다고 말한 외로운 수학 천재 이야기>)을 알게 되었습니다. 의학소설을 접했을 때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수학소설이란 문구를 보았을 때는 호기심이 더 컸습니다. 광고를 보자마자 구입을 하여 읽었고 읽은 후에 대실망을 하였습니다. 이것은 아니지.

 그 다음에 읽게 된 것은 <앵무새의 정리 1,2>입니다. ‘그래 내가 쓰려고 했던 책이 이런 책이야.’라고 생각했지만 뭔가 부족한 감을 여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알도와 떠도는 사원 상,하> 역시 철학이 첨가되었지만, <앵무새의 정리>에서 느꼈던 한계를 넘지 못했습니다.

 ‘그래 이 정도는 수학 소설이야.’라고 느끼게 된 것은 <용의자 X의 헌신>인데, 앞의 소설이 실망을 준 상황이라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마음에 들면 구입해서 소장하자 이런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빌려 읽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대만족.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 물리학에 적합한 성향과 수학에 적합한 성향은 같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저는 공통점 보다 차이점을 크게 느끼는 사람입니다. Ole!

 하지만 책으로 읽은 것이 아니고 영화로 봤기 때문에 책을 다시 읽는 다면 (너무나 강한 재미를 느꼈기 때문에) 영화의 감동보다 클까하는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지난주에 직장 동료로부터 <박사가 사랑한 수식> 선물 받았습니다. 저의 문학적 선호를 잘 아는 터라 저한테 꼭 맞는 선물이란 것을 알고 있었고, 수학과 관련된 문화 상품에 관하여 검색을 자주 하던 터라 영화 제목으로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느낀 것은 문학적 소양(글 특히 소설을 잘 쓰는 재주)이 있는 사람은 대부분 수학을 싫어합니다. 따라서 수학의 특징을 잘 잡아내기가 힘듭니다. 또한 수학의 특징을 파악할 만한 사람은 문학적인 글이나 대중성이 있는 글을 쓰기가 힘듭니다. (나의 편견인가? - <박사가 사랑은 수식>을 보면 힘들지언정 불가능한 것은 아닌 듯)

 수학에 대해 두려움이 있는 분은 <범죄 수학>보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먼저 읽기를 권합니다.

* 이미 오래 전에 출판된 책이라 제가 마음에 드는 구절의 대부분은 이미 알라딘 밑줄 긋기에 나와 있다.
* ‘진짜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아, 정말 중요한 것은 마음으로 보아야 해.’ vs 서인영의 신데렐라 가사 중에서 - 니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냐/니 눈에 보이는 나 내가 아냐
* 이 책을 선물해 준 직장 동료 ㅈㅇㅇ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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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중독

 정확히 말하면 인터넷 동영상 중독

 저의 집에 TV가 없는 것은 약간의 문화적 허영심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집에 TV가 있다면, TV에 탐닉할 수 있는 자신을 알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저에게 붙여준 별명이 태(테)돌이였습니다. 테레비를 안고 사는 녀석의 의미로.

* 박칼린
 올 여름에 직장의 거래처 직원이 저에게 방문해서 “마립간님 TV에서 방송한 ‘남자의 자격’보셨어요?”라고 물었습니다. 저의 대답은 “저의 집에는 TV가 없어 드라마 못 보는데요.” 그 직원은 "드라마가 아니고 예능 프로그램인데 박칼린이란 사람 대단해요."

 점심시간에 인터넷을 통해 방송을 보았습니다. 한번 방송을 보고 나니 박칼린의 매력에 중독되었습니다. 점심시간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남자의 자격 - 남자 그리고 하모니’를 틀어 놓았습니다. (30번 ~ 50번은 본 것 같습니다.) 다음 방송이 기다려지기도 하고. 이 방송을 통해 여러 명의 스타가 탄생했지만 박칼린의 리더십은 너무 돋보여 메모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혹시 박칼린 리더십에 관하여 알라딘에 페이퍼를 올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많은 기사가 발표되었습니다.)

* 장재인 & 김지수
 박칼린 중독이 치유되기 전에, 이 중독은 다른 중독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알라딘 페이퍼 속에 있는 동영상을 클릭하는 순간, 마치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박진영은 재능이 있는 신인들을 보면 손끝이 짜릿하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미국의 어느 유명한 뮤지컬 배우에게도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1950년대 활동하던 분이고 얼굴이 둥그렇게 생겼고 아역 배우부터 시작한 분, 이름은 모름.)] 천리마는 늘 있으나 백락은 늘 없다고 했지만 ; 재능은 사람을 흥분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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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0-10-06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칼린, 장재인 등에 흥분한 것 보면 제 자신을 스스로 생각하기에 100% 냉소주의자는 아니라고 여김.
cf Kill with me/이상은 vs 이상우

blanca 2010-10-06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돌이,저도 테순이였어요 멜라판타지아 들으면 저도 소름이 돋더라구요.
그 정도의 중독은 괜찮지 안을까요..

마립간 2010-10-06 11:20   좋아요 0 | URL
중독에 관한 가치판단이 완전하지 않지만, 완전히 피하기도 어렵지요. (이제는 치유된 서재폐인 마립간)

마녀고양이 2010-10-06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칼린 음악감독 너무 멋집니다.
장재인 씨와 김지수 씨는 잘 모르겠네요.
찾아보러 가야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마립간님. 첨 뵙습니다. ^^

마립간 2010-10-06 13:41   좋아요 0 | URL
처음으로 인사를 나눕니다. 추천 마법사를 통해서 마녀고양이님 서재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장재인 & 김지수씨 동영상은 웬디양 서재에 가면 (화재글에도 소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blog.aladin.co.kr/wendy99/4168758

stella.K 2010-10-06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 많이 바뀌셨네요.
처음 마립간님 알았을 때 TV는 안 보신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유부남 되셔서 그런 가용?ㅋㅋ
암튼 좋습니다.^^

마립간 2010-10-06 14:56   좋아요 0 | URL
원래 TV를 좋아하기 때문에 빠지지 않으려 안 보는 것도 있고, 늙어서 예전만큼 재미가 없어 또는 신세대에 코드를 맞추지 못해 안 보는 것도 있고, 가장 결정적인 것은 TV가 없어 못 보는 것이 큽니다.

stella.K 2010-10-06 12:00   좋아요 0 | URL
에이, 늙다니요. 진짜 더 늙으실 땐 어쩌실려고...ㅋㅋ

마립간 2010-10-07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넷에서 I'm yours의 가사를 사전적 의미 이외에 slang의 의미를 덧붙여 해석한 것을 읽고 '보인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저의 motto를 떠 올렸는데,
<신데렐라>의 가사에 '니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냐/니눈에 보이는 난 내가 아냐'라는 가사가 있어 묘한 여운을 남기네.
cf 바둑, NBA 농구
 

* 육아일기 100927

 학창시절 진화의 증거로 개체 발생은 계통 발생을 반복한다고 배웠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것은 사람의 인지기능도 계통 발생을 반복하는 것 같습니다. 이기심, 소유욕, 금기에 대한 동경 등

* 신변 잡기
 辭職 ; 사막 속 오아시스 가장자리에 연꽃과 선인장이 함께 살았는데, 가뭄이 지속되면서 오아시스의 물은 점점 줄었습니다. 선인장이 연꽃에게 말합니다. “나는 멀쩡한데, 너는 왜 그렇게 힘들어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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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0-09-27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 평가단에서 낙방을 하다.

blanca 2010-09-28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번이고 다시 읽으니 갑자기 미소가 지어져요. 세 돌 되어가는 제 딸이 생각나서요^^;; 마립간님 자녀분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마립간 2010-09-29 11:35   좋아요 0 | URL
blanca님, 제 아이는 2008년 7월 17일 생, 만 26개월 넘었습니다.^^

東京風俗 2010-10-05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東京風俗を多数掲載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
신현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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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회사의 정신과 가치에 동의할 수 없다면 한시라도 빨리 다른 곳을 찾아봐야 한다. 존중할 만한 최소한의 합리성도 보이지 않는 회사라고 판단될 때, 회사의 지향이 내 철학과 가치관과 정명으로 배치된다고 생각될 때는 누구도 진심으로 충정을 발휘할 수 없다.-44쪽

누구나 자기 직업의 기본 업무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가장 크다는 뜻이다. 바꿔 말하면 그 스트레스가 바로 자기 직업의 핵심이고 자신이 받는 연봉의 실 내용인 셈이다.

어떻게등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어보려는 노력은 높이 살 만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일이라는데 있다.-62, 67쪽

성공적인 경력 관리를 위해서는 가치투자를 기본으로 삼되 기술 투자에도 무관심해선 안 된다.-83쪽

1~2년의 MBA 과정을 통해 개발된 능력보다는 그 까다로운 선발 과정과 빡빡한 교육 과정을 통과한 사람이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기초 능력에 더 관심이 있다는 뜻이다.-97쪽

不可近不可遠 ; 마립간 표현으로 고슴도치의 사랑, 지구에 생명이 있는 이유 (태양과 일정한 거리에 있기 때문에)-156쪽

팀장 이전 단계까지는 직무와 관련된 기술이나 업무의 성과가 직원 평가의 기준이 된다. 하지만 팀장이 되면 전혀 새로운 평가 기준이 등장한다. 리더십과 조직 운영 기법, 팀 전체의 성과를 높이는 전략 등이 그것이다.-2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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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알랭 드 보통 지음, 지주형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6월
구판절판


그러나 직업을 갖는 것은 어려운 일로 판명되었다. 법무사와 함께한 2주간의 경험은 그를 경악시켰고, 외교관이 되겠다는 생각은 그것이 곧 파리를 떠나 사랑하는 어머니로부터 멀어지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배제되었다. "내가 변호사도, 의사도, 사제도 ...... 되지 않을 것라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점점 더 절망적이 되어가던 22세의 프루스트는 물었다.-21쪽

이때쯤에는 실망한 그의 아버지뿐 아니라 모두에게, 마르셀이 결코 직업을 갖지 않을 것이며 가족의 돈에 의지하여 낭비적이고 호사스러운 문학의 탐닉을 계속할 것임이 분명해졌다.-22쪽

우리는 파스칼의 <팡세>에서 만큼이나 비누 광고에서도 귀중한 발견을 할 수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57쪽

심리상태에 대한 추측이 위험하기는 하지만, 프루스트는 사랑의 감정과 성적인 감정을 통합시키는 데 정서적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76쪽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되길 소망해야 할까? 로베르 아니면 마르셀?

그러나 로베르가 형한테 뒤졌던 분야는 사물을 관찰하는 능력이었다.

그는 개인이 지혜를 얻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선생을 통해서 고통스럽지 않게 얻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삶을 통해서 고통스럽게 얻는 것이다.-90, 91, 93쪽

행복은 몸에 좋다. 그러나 정신의 힘을 길러주는 것은 고뇌다.-94쪽

현실 자체와는 다르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현실 자체로 받아들이는 표현형태를 통해 우리가 느끼는 바를 나타내는 습관

이 견해에 따르면, 우리의 현실 개념은 매우 자주 부적절하거나 잘못된 설명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실제의 현실과 차이가 있다.-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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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강이 2010-08-30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자칭 팬클럽 회장이라고 하고 다녔는데..
저는 교수님의 지극히 단편적인 부분만 봐왔던것 같습니다...
자주 들리겠습니다...
팬클럽도 조만간 다시한번 모임을...^^

마립간 2010-08-31 09:13   좋아요 0 | URL
내가 구매한 책을 읽게 된다면 내가 한 대부분의 말이 내말이기도 하지만 인용된 말이기도 하다네.

졸리운나무 2010-08-30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쿵쿵..

서재 구경하러 왔어요. 호홋

저도 알랭드보통 좋아라 하는데... 요건 못 읽어봤어요...
근데 절판된 모양이네요..

또 놀러올게요.. ^^



마립간 2010-08-31 09:17   좋아요 0 | URL
이 책은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이란 이름으로 다시 발간되었네. 보통보다 프루스트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재미가 없을 것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