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즐 맞추기

 
<의천 도룡기>와 <사조 영웅전>을 읽으면서 개인적인 추억 때문에 읽는 내내 긴장감을 느꼈습니다.

 
대학교 학우 중에는 집안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은 집을 아예 사서 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 친구들은 입학 때 집을 사서, 졸업하면서 집을 팔았는데, 집의 가격 차이가 대학교 등록금 및 자취비용이나 하숙 비용을 이상 올라 대학을 공짜로 다녔다고 부러워? 하기도 했죠.) 집을 갖고 있는 사람들 중 저와 동기이나 군 졸업 후 입학을 하여 저보다 나이가 많은 형이 있었습니다. 대학교 2학년 방학 때인데, 실험실 일도 도울 겸, 학생회 일도 할 겸해서 방학 때 지방에 있는 대학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 동안 그 형 집에 몇 번 놀러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무협 영화를 비디오로 보고 있었는데, 지나가면서 본 몇 장면이 인상에 남았습니다.

1) 어떤 청년 두 사람이 한 여자를 놓고 배우자가 되기 위해 경쟁을 하였는데, 장인 어른이 제시한 시험을 보는 장면입니다. 두 번째 시험은 북을 치면서 피리 소리를 듣는 것인데, 주인공 청년이 음악 감각이 전혀 없어 고통이 없는데, 경쟁자는 약간의 무공이 있어 북을 치다가 머리를 아파하며 쓰러지는 장면입니다. (마립간의 반응 ; 어이없다!!)
2) 두 번째 장면은 어느 섬에서 청년이 바위 밑에 깔리는 장면
3) 노란 머리를 한 할아버지가 석판을 격파하는 장면
4) 그 사람에게 한 아이가 할아버지라 부르는 장면
5) 검을 옷을 입고 머리카락이 긴, 귀신같은 여자한테 어떤 남자가 남녀애정에 관해 상담하는 장면
6) 앞의 첫 번째 장면의 남자 주인공이 연kite를 타고 성벽 위에서 날고 있는 장면
7) 소년, 소녀 몇 명이 티격태격하다가 헤어지는 장면 (그런데, 옆에서 보던 누군가가 저 여자 아이 나중에 아미파의 창시자된다는 설명)
8) 장삼봉이 이야기하는 장면

 
등이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장면은 순서가 없이 기억되고 무협비디오의 이름도 모르고, 주인공 이름도 정확히 몰랐습니다.

 
<의천 도룡기>를 읽으면서 금모사왕이 노란 머리를 하고 석판을 깨는 인물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를 ‘할아버지’라고 외쳤던 사람은 장무기입니다. 이 장무기가 섬(도화도)에서 장인될 사람에게 데스트 받는 주인공인줄 알았습니다. 여자 주인공은 조민으로 생각했습니다. <의천 도룡기> 2/3을 읽을 때까지 ‘장무기와 조민이 언제 도화도로 가나?’하고 읽었습니다. <사조 영웅전>을 읽기 시작하면서 곽정과 장무기를 혼동한 것을 알았습니다.

 
2)번 장면은 구양극이 바위에 깔려 다리를 다치는 장면이고 5)번 장면의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은 매초풍입니다. 6)번 장면은 책에 나오지 않는데, <신조협려>에서 곽정이 몽고군과 싸운 장면 어디일 것입니다.

 
머릿속에서 뒤죽박죽으로 섞여 있던 장면이 정리되면서 전체적으로 줄거리도 모르고 보았던 장면이 ‘아하!’하면서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8번 장면은 아마 장취산이 무당산으로 돌아왔을 때의 장면일 것으로 추정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황일화와 옹미령판 <사조영웅전> 1983년 판 (3부작 60회)이 제가 본 무협비디오입니다. 이 60회에 <신조협려>와 <의천 도룡기>까지 포함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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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1-03-23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사조영웅전이나 신조협려, 의촌도룡기에는 기존에 읽었던 무협지에서 과도하게 묘사되는 효과음(스팟...콰콰콰콰..즈즈즈즈..이런 류)이 많이 배제되어서 나름 신선했습니다.

마립간 2011-03-23 12:00   좋아요 0 | URL
제 아이가 요즘 만화책 '믹스 마스터'를 구입했는데, 그 만화에 쿠궁, 솨아 같은 의성어, 의태어가 있어 옛날 생각을 했습니다.
 
의천도룡기 1~8 세트 - 전8권
김용 지음, 임홍빈 옮김 / 김영사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 인상적인 인물들

 
<의천 도룡기>의 서평은 두 사람에 대한 인물 평가로 하려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장무기와 그의 아버지 장취산이겠지만 인상 깊은 인물은 장삼봉과 하태충입니다.

 
먼저 하태충은 곤륜파의 장문인입니다. 곤륜파는 정파라고 불리는 무술 집단 또는 학파인데, 정파라고 불릴 만큼 지명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정파의 장문인의 인간됨이 올바르지 못합니다. 비겁한 술수를 여러 번 사용합니다. 이런 느낌을 처음 받은 것은 <소호강호>를 읽을 때, ‘악불군’입니다. 겉으로는 군자검이라고 칭송을 받지만 속내는 그리 깨끗하지 못합니다. ‘무협소설 속에 정파를 폄하하는 이야기도 있다니!’하고 작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번에 소설을 읽기 전에 9대 문파, 또는 9대 문파 1방이라고 하는 정파를 알고 있었습니다. 손에 꼽아보니, 소림, 무당, 아미, 곤륜, 점창, 화산, 청성, 개방은 알겠는데, 나머지 1개 (또는 2개)는 몰라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일정하지가 않았습니다. (나머지에 공동파, 모산파, 전진교, 종남파, 해남파 등이 있습니다) 무협소설을 역사적 사실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우습지만 아마 제 생각으로는 9가 갖는 수비적數秘적, 심미적인 이유로 9가 채택된 것으로 여깁니다.

 
그런 이유로 사파와 비교되는 정파는 이후에 형성된 선전이거나 카르텔, 아니면 문화(무협지) 활동을 통해 미화되었을 것입니다. 저는 중세시대의 기사騎士도 (정치) 깡패와 군인의 중간 정도, 미국 서부 개척 시대의 카우보이도 깡패와 노무자 중간 정도로 여깁니다.
 
곤륜의 장문인의 인품이 그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면서도 예전과 같은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두 번째 인상적인 인물은 장삼봉입니다. 이 사람은 고려인(한국인)이라는 이야기를 포함하여 한국 사람에게는 많이 알려진 인물입니다. 저는 장삼봉에 관한 무협지를 읽지 못했기 때문에 무협소설에 어떻게 묘사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의천 도룡기>를 통해 묘사된 인품은 정말 반할 만합니다. 정파, 사파라는 용어는 사용되지 않지만 학계學界에서는 학계(대표적으로 대학의 교직) 내에서만 있던 사람 (정통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다른 곳에 취직을 했던 사람, 교육기관이 아닌 곳에 있는 사람, 1~2년 정도 쉬었던 사람)과 알게 모르게 거리감을 둡니다.

 
장삼봉이 장취산의 아내 은소소를 보고 선입견이 없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장삼봉은 장무기를 위해 소림사를 찾아가기도 하는데, 이 역시 한 문파의 창시자로서 아집과 명예욕에 잡혀 있다면 그렇게 행동하기 힘듭니다. 대개의 그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의 경우는 멸절사태와 같은 성격을 갖고 그와 같이 행동 합니다.

 
소설 속의 인물이 아닌 경우를 이야기하면 뇌를 연구하여 노벨상을 받은 스페리(Roger Wolcott Sperry) 교수님을 들 수 있습니다.

<제 7의 감각> p 72 무엇보다도 스페리는 훌륭한 과학자였다. 그는 자기가 말한 것을 믿었다. 그러나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점 또한 알았다.

 
노벨상이 어떤 상입니까? 그런 노벨상을 탄 학자 분이 본인이 연구한 업적에 의심을 갖는다는 것은 굉장한 포용력이 있지 않고 어려운 것입니다. 대부분의 학계의 분위기는 자신의 선생님의 연구 업적의 오류를 지적하는 것이 버릇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님이 하셨던 이야기나 황우석 박사의 이야기가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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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 - Inceptio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 의식 층위의 원순열

 
영화가 개봉되기 전부터 화제가 되었으나 저는 조금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주제의 영화 <13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 <13층> ;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872435068

 사실 영화가 주제나 줄거리만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영화를 주제, 줄거리, 배우의 연기, 영상미, 이렇게 네가지 부분을 평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영화를 주제와 줄거리에 관심을 두고 보았기 때문에 평가가 이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해 의식의 층위적 구조가 있다는 것인데, 영화 <13층>의 경우 현실( 엄격히 말하면 현실로 여기지는 의식의 위치)을 0으로 놓았을 때, +1, -1의 의식 층위가 있다면 <인셉션>의 경우는 현실을 0으로 했을 때, +1, +2, +3의 층위를 갖습니다. 주제에 관한 통찰만 비교할 경우 <인셉션>의 경우가 (0과 )자연수라면 <13층>은 정수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먼저 만들어진 영화 <13층>이 보다 확장된 개념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의식의 층위가 자연수이든, 정수이든 간에 무한함을 갖고 있는데, 혹시 의식의 층위라는 것은 원순열과 같이 유한한 것은 아닐까? 옛날 사람들은 땅이(나 우주가) 무한하다고 생각했지만 현대에 밝혀진 것은 [땅이] 유한한 것과 같이.

 - 인셉션은 기대만큼의 영화는 아니었음. 이 글을 읽고 영화 <13층>의 스포일러가 되었다면 당신은 혹시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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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3-18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들러봅니다~
13층이란 영화도 있었군요. 역시 영화도 애인(수학)을 등장시켜 분석하시는군요.^^
인셉션은 흥미롭게 봤지만, 내가 제대로 이해한 건지 헷갈리는 영화였어요. 그래서 더욱 후편이 나오기를 기대하고요.^^

마립간 2011-03-18 13:15   좋아요 0 | URL
애인(수학)은 재주도 많거든요.

2011-03-19 1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군협지 - 전10권 세트
와룡생 지음, 이선순 옮김 / 생각의나무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 첫 사랑이 이루어졌다면 더 행복할까?

 
초등학교 5학년 전 후때의 일입니다. 당시 공중파 방송은 동양방송 TBC, 한국방송 KBS, 문화방송 MBC 3사였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채널이 더 있었는데, AFKN입니다. 흑백 화면이었고 채널은 로터리 방식이었습니다.

 
방과 후에 한국 방송은 시작되지 않았고 초등학교 고학년이라 영어에 슬슬 관심 같기 시작한 터라 AFKN을 틀었습니다. 그런데 만화영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소년이 변신을 하는데, 새 모양의 복장을 하였습니다. 리더격인 남자가 타고 다니는 비행기는 햇빛 속에서 전투기로 변합니다. 영어를 모르니 대사를 모르고 대사를 모르니 줄거리를 모르고. 화면만을 보고 막연한 기대감에 대단한 줄거리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화면도 멋있었습니다.

 
제가 중학교 입학 후 이 만화영화는 독수리 5형제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 방송에서 방영을 하였습니다. 중학생이 된 후에 본 이 만화영화는 그저 그랬습니다. 이 만화영화를 대학교 졸업할 때 쯤 다시 보게 되었는데, 입가에 미소가 살짝 번졌습니다. (속된 말로) 유치찬란하였죠. 옆에 있던 친구는 “우리가 어렸을 때는 저런 것을 보고 좋아했단 말이야?”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줄거리도 줄거리지만 화면도 왜 그렇게 조악하던지.

 
만화 영화가 모두 이런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플란다스의 개’는 초등학교 저학년때, 중학교 3년에, 그리고 대학교 졸업할 때 쯤, (물론 중학교 때나 대학교 때는 몇 편 못 봤지만) 모두 3번을 봤지만 한결같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가끔 ‘알프스의 하이디’나 ‘신밧드의 모험’ 만화를 본다면 ‘플란다스의 개’와 같을까 아니면 ‘독수리 5형제’와 같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읽은 <군협지>는 통속적인 무협지와 느낌이 달랐습니다. 우선 2단 세로쓰기로 되어 있었고, 삽화도 멋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술에 대한 묘사가 세밀한데, 대개 간단하게 ‘무슨 무술로 10합을 겨뤘다.’라고 서술되지 않고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글이 있습니다.

 
거승은 상대방이 맹렬히 공격해 오는 위세를 보고는 감히 얕잡아 볼 수 없겠다고 느꼈던지, 급하게 몸을 옆으로 홱 돌리고 오른손을 번개같이 들어 서원평이 가로 후려 때리는 왼손을 막고 곧이어 그 손으로 휘진청담식(揮塵靑談式)으로 바람을 베듯이 맹렬히 오른쪽 팔을 휘둘렀다.
 
서원평은 급습해 오는 상대방의 손길을 피하기 위해 세 걸음 뒤로 물러섰다가 순식간에 손을 위로 휘두르며 덤볐는데, 오른손으로는 낭타초암법(浪打礁岩法)으로 두 가지를 병용해서 한 가지 술법으로 반격했다.

 
이와 같은 묘사는 현장감을 주면서 글 자체가 치밀함을 보여 줍니다. 고등어 잡는 그물을 보다 멸치 잡는 그물을 본 느낌이랄까. <의천도룡기>가 수십년 동안 진행된 이야기라면 <군협지>는 일년 정도 기간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작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줄거리가 엉성하다는 느낌입니다. 오히려 제가 이전에 읽은 부분이 소림사 장경각에서 탈출한 직후까지 읽었기 때문에 막연한 줄거리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작품에 대한 아쉬움과 오랫동안 읽고 싶었던 무협 소설을 읽었다는 즐거움이 교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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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1-03-17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협소설을 좋아하시나 봅니다.^^
저도 무협소설을 좋아하는데 시리즈로 나오니까 기다리는데 지치네요.

마립간 2011-03-18 12:21   좋아요 0 | URL
저, 사실 문학과 별로 안 친하고 문학중에서 소설과 더욱 안 친한 사람입니다. 이제 문학 분야에 발을 들여 놓으면서 무협지도 읽기 시작했습니다.
 
미치도록 갖고 싶은 것들

* Kinetic pendulum

 
제가 이름도 모르고 찾았던 장남감 진자, 삼체진자로 불렀던 것의 정확한 이름은 swinging sticks kinetic desk sculpture이라고 합니다. 이것이 영화 Iron Man 2에서도 나왔다고 하네요. 국내에서 구입할 수 없다고 하는데...

- Youtube 동영상 ; http://www.youtube.com/watch?v=DhFHAEQ5x4c&feature=rel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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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3-17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찾으셨어요? 아이언맨에서도 나왔군요?
이제라도 찾으셔서 다행이지만... 국내에는 구입할 수 없다 하시니.
영화에 나왔다면, 어디선가 수입할 때도 있지 않을까요?

동영상 보는데, 도 닦는 기분이 드네요... 편안해집니다.
저도 사고 싶어요!

마립간 2011-03-17 12:02   좋아요 0 | URL
이 진자를 수입하거나, 아니면 국내에서 누군가가 언젠가 만들겠죠.^^ 이전에 제가 국내에서 봤던 것이니까요. 이 진자의 특징은 random입니다. 아직 3체를 풀수 있는 방정식은 없으니까요.

마립간 2011-03-18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일에서 429,00 EUR, 어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