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결심에 관하여

 

 순오기님께서 댓글을 다셨고 추가 설명이 제 서재를 방문하시는 분께 도움이 될 것 같아 글을 씁니다.

 

 그것을 듣기 전까지 저에게 새해 결심은 1월 1일에 결심하고 잊어버리는 것, 잘 하면 일주일이나 10일 정도 유지하는 것 정도였습니다. 어느 방송 코메디에서 새해 결심을 거창하게 하고 지키지 못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적도 기억이 납니다. 배일집이 새해에는 운동을 하겠다. 배연정은 가계부를 쓰겠다. 담배를 끊겠다. 등

 

 젊은 시절에 1년은 꽤나 긴 시간이고 1월 1일 또는 3월 1일을 기점으로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따라서 새해 결심으로 무엇인가 거창하고 굉장히 의미있는 해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당시에는 공중파 방송에서 성탄절, 새해 특집도 유별났을 때입니다.

 

 그러던 중 제가 대학생 어느 때인가, 연말이었는데 (아마 라디오로 기억되는데, 아니면 TV나 신문일 수도 있음) ‘새해 결심은 거창한 것으로 하지 마라’라는 내용을 듣게(읽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듣는 순간 마치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았습니다. (그 뒤에도 이야기가 지속되지만 이후 이야기는 기억에 남지 않고) 그 ‘새해 결심은 거창한 것으로 하지 마라’라는 내용이 충격에 가까울 정도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며칠 후 새해 결심으로 사소한 것을 하기로 하였고 1년간 지속되었습니다. 한번 결심을 1년간 지속한 경험을 가지니 자존감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주위에 새해 결심을 1년간 지속한 사람을 볼 수 없을 때였는데, 저는 해낸 것입니다.

 

 그 다음 해의 결심으로 일어나자마자 화장실에 가는 것을 새해 결심으로 하였습니다. 제가 다니던 학과는 시험을 잘 못 보면 낙제가 있는 과였기 때문에 시험에 관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컸고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는 병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교과서에 변비의 대부분의 원인이 ‘습관성 변비’라고 나와 있어 ‘배변 습관을 일정하게 하자’라는 새해 결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새해 결심은 직업병으로 얻은 발무좀(쑥스럽네)에 무좀약 매일 1년간 바르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겨울에 장갑을 끼고 다니기도 있습니다.

 

 체중을 감량하고 싶을 때, 체중을 빼겠다고 새해 결심을 하면 대개 지키지 못합니다. 그 대신에 ‘저녁 8시 이후 아무 것도 먹지 않기’나 ‘커피와 같은 emptying calorie가 높은 음식 섭취하지 않기’를 먼저 새해 결심으로 한 후, ‘가볍게 운동하기’를 추가하는 방식이 좋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보다 저녁에 일찍 자기가 훨씬 더 실천하기 쉽습니다. 인체는 하루 주기가 25시간 정도에 맞춰져 있습니다. 신체 리듬상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일찍 잠자리에 들면 일찍 일어나게 마렵입니다. 물론 여기에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정도의 의지는 아니지만 졸렵지 않더라도 잠자리에 드는 의지와 아침에 일찍 눈이 떠졌을 때, 잠자리에 일어나는 의지 정도는 필요합니다.

 

 책을 읽는 습관도 책을 읽어야겠다는 결심보다 ‘술값보다 책값을 더 쓴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시간과 돈이 자연히 책으로 쏠리게 되었습니다.

 

 아주 큰 의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은 3개월 정도 지속하기 쉽고 일단 3개월을 넘기면 생활 습관으로 자리 잡기 때문에 의지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1월에 결심한 것이 잘 지켜지면 4월에 새로운 결심을 할 수 있습니다. (위의 체중감량과 같은 것을 순차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렇게 결심을 했음에도 잘 지켜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이때는 결심의 조건을 대폭! 완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폭 완화했기 때문에 ‘이정도 결심을 해서 무엇하나, 하지 말자’라는 유혹을 견뎌야 합니다. 너무 완화되었다고 생각되면 3개월 정도 지속한 뒤 조금 강화하면 됩니다. 저는 작심삼일을 다음과 같이 해석합니다. 3일 정도는, 실천해 보고 이 결심이 실천이 가능한지 테스트 해보는 기간이다.

 

 이런 해도 있었습니다. 만만한 새해 결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새해 결심은 ‘새해 결심이 없는 것이 결심이다.’ 한 달 정도 지난 1월 말이 되니 올해는 이것을 해 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해의 새해 결심은 1월 말에 결정되었습니다.

 

 순오기님이 제 새해결심의 대부분이 연말까지 지속되는 것이 놀랍다고 하셨는데, 제 의지가 놀라운 것이 아니라 연말까지 지속할 만한 것을 새해결심으로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훨씬 더 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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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1-03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보충 설명 잘 알아들었습니다~ 그래도 연말까지 지속하는 건 대단하고 칭찬받을 만해요.

마립간 2012-01-04 07:48   좋아요 0 | URL
생각의 전환이죠. 새해결심이 연말까지 지속되지 않는 것은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 결심이 잘못된 것이다.

순오기 2012-01-06 06:05   좋아요 0 | URL
하하~ 실천은 의지의 문제가 아닌 잘못된 결심이 문제로군요.^^

마녀고양이 2012-01-04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은데요.
저는 1월 1일이라고 해서, 계획 같은 것을 잘 하지 않아요.
새해 결심은 잘 지켜지지 않더라구요. 사실 결심을 잘 지키지 못 해요.
그때마다 필요해서 하는 스탈이라서,, 전 제가 계획적인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필요에 의해서 계획적인 스타일일 뿐,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거 같아요.. ^^

8시 이후 아무 것도 먹지 말기, 이거를 딸아이와 같이 해야겠어요. 1년간, 1년간. ^^

마립간 2012-01-04 17:14   좋아요 0 | URL
Up-grade! 필요할 때, 결심하고 실천하는 것이 더 업그레이드된 것이죠. 꼭 새해일 필요가 있나요.
 

* 신변잡기 120101

 

* 새해 결심

 대부분은 새해 결심을 하면 연말까지 잘 지켰습니다. (예 ; 일정한 시간에 화장실 가기. 저녁 8시 이후 먹지 않기 등) 대부분 작심을 하면 최소 3개월은 유지합니다. 그런데 5~6년 결심했다가 1주일 만에 포기한 결심이 있습니다. 점심시간에 (친구를 포함하여) 아는 사람과 전화 통화로 잡담하기. - 조건을 조금 완화하여 새해 결심을 ‘1주일에 한번은 아는 사람에게 먼저 전화하기’로 하였고 가족들에게도 공포하였습니다. 알라딘에도 공표를 했으니 조금 더 노력하겠지요. 2011년 12월 이동전화 통화 시간 60분...

 

* 육아일기 120101

 아이의 장점을 살려 줄 것인가, 단점을 보완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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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1-02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남자들도 전화해서 수다 떠나요?
저는 예전에 알았던 남자 후배들이 전화도 하고 그러면 좋겠는데
안 하더군요. 그리고 어쩌다 생각나서 전화하면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데
되게 어색해 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교회를 다니고 보수적이 되고,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더 불편해 하는 것 같아요.
사람이 너무 말이 많아도 그렇지만 언제든지 대화상대가 될 수 있는 그런 편한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아이는 정말 고민되시겠습니다.ㅋ

마립간 2012-01-02 12:36   좋아요 0 | URL
저도 남자들이 전화로 수다 떠는 것을 본 적은 없습니다. 대개 술마시면 수다를 떨지요. 전화를 건다는 책임감을 통해 타인에 대한 무관심증과 대인기피증을 완화시켜 보려구요.

유지연 2012-01-02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게는 언제 전화가 걸려오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ㅎㅎㅎ 제가 먼저 할지도~ ^^ 육아문제의 답을 알게되면 저도 좀 알려주세요. 사실 장점과 단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부모도 많지 않죠. ^_^

마립간 2012-01-02 13:45   좋아요 0 | URL
오늘부터 실천하려 했는데, 핸드폰을 집에 두고 왔네.@.@

마녀고양이 2012-01-02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북스토어에,
자신의 즐찾 사람들과 독서 취향이 얼마나 비슷한가 수치가 있는데요,
마립간님과 단 한분이 저랑 하트 다섯개예요. 그렇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독서 취향이 비슷한가봐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는 사람과 잡담하는 시간도 새해 목표에 들어가시는군요.
여하간 마립간님은 제가 아는 분들 중 가장 독특하고도 멋지세요...

마립간 2012-01-02 15:37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의 독서 취향이 저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은 북스토어가 아니라도 알고 있었습니다. 좋은 책 추천 많이 부탁드립니다. 저는 북스토어의 기능을 잘 모르겠습니다. 수학,공학 인기 북스토어는 여전히 비여 있고, 다른 과학 분야 추천 서재에 들어가도 인문관련 책이 대부분입니다.

순오기 2012-01-02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심하면 최소한 3개월은 가고, 대부분 연말까지 지킨다니 놀랍습니다.@@
점심시간에 전화로 잡담하기라 쓰였지만, 안부 나누기로 읽습니다.^^
저한테도 전화 주시렵니까? 하하~~~~ 기다려봐야지!!ㅋㅋ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면 되지 뭘 고민하십니까?^^

마립간 2012-01-02 16:33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새해 결심이요?^^ 제가 대학교 입학하자마자 들은 이야기인데요. '새해 결심으로 절대 거창한 것을 하지 마라.'입니다. 금연, 금주, 체중감량, 가계부 쓰기, 일기 쓰기, 아침 운동, 독서 몇권 등 이런 것을, 저는 새해 결심으로 절대 안 합니다. 그리고 한번 실패한 결심은 새해 결심으로 안 합니다. 공부 잘 하는 학생의 특징이 유혹을 잘 견디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그들은 유혹이 있을 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저는 사소하고 만만 것을 새해 결심으로 합니다. 결혼 전 까지 20여가지가 생활 습관이 교정되니 그럭 저럭 유익했습니다. (그중 한가지는 책을 읽던 안 읽던 매월 술값보다 책구입비용을 더 쓰자도 있습니다.)

카스피 2012-01-02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2011년 서재의 달인 등극을 축하드려용
2012년 흑룡의 해,좋은일만 계시길 바라며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
그리고 신년 새해 용꿈 꾸시라고 용 한마리 선물로 보냅니다
\▲▲/
( ^^ )
<(..)>
<(▶◀)>
<( = )>
<( = )>

━┛┗━

마립간 2012-01-03 10:16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 감사합니다. 카스피님도 새해에 행복하세요.
 

* 독서일기 111224

 

<달려라 정봉주> 서평 별점 ; ★★☆

 ‘나는 꼼수다’를 뒤늦게 듣기 시작했는데, 그냥 듣기가 불편했다. 무엇인가 비용을 치르고 싶었다. 그래서 앞서 구입한 몇 권의 책과 이 책도 구입했다. 히틀러 싱크로율 100%(p143~p151)에서 어느 정도 흥미를 느꼈고, 나머지는 BBK 이야기(p201~ p259)를 포함하여 이래저래 듣던 이야기다. 이 메모를 하던 중 인터넷에서 황당한 기사를 읽었다. 정봉주 유죄 확정...

 

 

 

 

 

 

 

<다윈의 식탁> 서평 별점 ; ★★★☆

 마치 무협지를 읽는 것 같았다. 세계적인 생물학( 진화론)계의 고수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으다니. 이 책의 내용을 과학동아(2004. 2)에서 잠깐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는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라 읽고 나서 무슨 이야기인지 몰랐다. 지금 읽으니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그런데 세계의 석학도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구만. <우연과 필연>, <눈송이는 어떤 모양일까 >

 

 

 

 

 

 

 

<명탐정의 규칙> 서평 별점 ; ★★★

 산수에서 계산 법칙으로, 계산 법칙에서 공리로, 공리에서 수리 철학으로, 수리 철학에서 철학( 모든 것의 앎)으로 ; Meta적인 것에서 나오는 재미는, 있게 마련이지만 그 재미를 충분히 살리지 못 했다. (스크림Scream은 재미가 있었잖아!) 시도는 높이 산다. Meta적인 시도는 마립간도 항상 생각하는 것이니까. 슬럼독 밀리어네Slumdog Millionaire를 기대했다. 그런데 없었다. 혹시 내가 포착 못한 것은 아닐까? 못말리는 비행사 Hot shots!, 레밍턴 스틸Remington Stee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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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1-12-24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 여러분, 즐거운 성탄과 행복한 새해를 맞기를 기원합니다.

stella.K 2011-12-24 13:10   좋아요 0 | URL
그래요. 마립간님도 행복한 성탄되세요.^^

마립간 2011-12-24 14:00   좋아요 0 | URL
stella09님은 더욱 더 행복하셔야 됩니다.^^
 

* 공부는 왜 하는 것일까?

 

 딸아이가 저에게 ‘공부는 왜 해야 돼요?’라고 묻는다면? 몇 가지 할 이야기가 있겠지만,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인혜의 꿈이 무엇이든 공부가 기본이다!>를 읽는 것으로 정리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 내용이 빈약했습니다. 나름대로 정리해 봅니다.

 

 제가 마*****님 댓글에 공부는 인생에 대한 공부, 실력을 쌓기 위한 공부, 그리고 시험 성적을 위한 공부가 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 인생 공부로 삶 자체를 들고 싶습니다. 조남철씨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바둑 실력이 늘었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탐욕불승과 같은 바둑의 승리의 원리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삶을 통해 몸에 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누구나 삶을 살고 있고 범죄자도 삶을 살고 있다고 지적하신다면 ; 나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이고 위인은 어떻게 살았고 나의 주위 사람들의 인생은 어떻게 돌아보며 고민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물만두님의 삶을 보면서 많은 인생 공부가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인생을 풍요롭게 할 수 있습니다. 직장 일이 지치고 힘들 때, 악기를 연주한다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음악을 예로 든다면, 음악에 소질이 없는 학생이 학창 시절 ‘내신만 끝나면 음악은 절대로 안 하겠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음악 점수가 잘 나오지 않더라도 성인이 되어 여가 시간에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거나, 아니면 음악 감상을 하더라도 학생 시절의 공부는 이후 어떻게 생각하느냐, 행동하느냐에 따라 그 자체로 삶을 풍성하게 합니다. 제가 미혼 시절 이성을 만났을 때, 상대편에서 여가를 어떻게 보내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것저것도 하고 독서를 한다고 하니, 독서로 말미암아 ‘공부를 좋아하시는군요’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그 당시 그것이 공부인가 생각했습니다. 저는 직업과 관련 없는 책을 주로 읽고 이것은 재미를 위한 것인데. ; 저의 책읽기는 (그냥) 공부가 아닙니다. 그러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수단으로써의 공부입니다.

 

 세 번째로 실력을 향상시키고, 직업에서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인 의미에서의 공부는 이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예를 들면 ; 수학교수가 수학에 관한 논문을 읽고 있다. 전자공학 전문가가 반도체 칩에 관한 잡지를 읽고 있다. 이런 경우가 해당됩니다. 언뜻 학생 때의 공부 일부는 직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보지만 거의 모든 것이 관련이 있습니다. 수학자 푸앵카레는 어렸을 적 수학자의 자질을 보였을 때, (수학적 능력을 파악한 어느 분이) 수학 공부보다는 언어공부를 시키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수학 공부는 그 자질로 미뤄 볼 때, 당연히 성취되는 것이지만 수학적 지식을 잘 표현하려면 언어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수학자의 언어 능력은 수학에 관한 보조 실력이자 직업에서의 우위를 나타낼 수 있는 능력이기도 합니다. 칼 세이건과 리처드 파이만은 훌륭한 과학자임이 분명하지만 인지도가 높은 것은 글을 잘 쓰기 때문입니다.

 

 네 번째는 (학생이라면 성적을 올리기 위한) 시험공부입니다. 일반적으로 시험공부에 관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지만 모순되게도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전적으로 몰입하는 것입니다. 공부라고 하면 위의 3가지 특히 세 번째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를 말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실력을 정확히 평가할 마땅한 방법이 없습니다. 그나마 (그 형편에서) 시험을 통해 실력을 평가합니다. 실력과 시험점수와는 함수관계가 아니라 상관관계가 있는 정도입니다. 그것도 시험 종류에 따라 강한 관계, 약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시험성적을 너무 강조하면 세 번째 목적( 실력)을 망각하고 네 번째에 목적( 점수)에 매달리게 됩니다. 목적 전치가 일어나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실력을 쌓는 공부와 점수를 올리는 공부는 따로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TOEIC 듣기 시험에는 어떤 단어가 문제에 명확히 들리면 그 단어가 포함된 답가지는 답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런 요령은 요령대로 습득하고 영어 실력을 높이는 공부는 따로 하여 청취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다는 것은 목적 전치의 유혹을 견뎌야 하고,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 스스로도 판단하고 결정하기도 힘든데, 자녀의 공부를 적용하면 더욱 어렵습니다. 자녀의 실력을 향상시킬 것인가 아니면 자녀의 점수를 올릴 것인가. (실력을 올려 점수가 올라간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그리고 몇 개의 직업은 (예를 들어 의사나 변호사의 경우) 자격 조건으로 학위와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래서 시험공부를 무시할 이유도 없습니다. 선행학습과 예습의 구분도 점수를 올리기 위한 미리공부는 선행학습으로 실력을 올리기 위한 미리공부는 예습으로 정의하는 것이 손쉬울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회사에서 왜 학업 성적을 따지는가에 이야기 하면 ; 이우곤씨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성적이 좋다는 것은 갖추어진 실력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도 나타내지만 대개의 경우 실력보다는 싫은 것(대개의 경우 공부는 싫은 것이 아닌가.)을 참고 견디는 성품 때문이라고 합니다. 만약 싫은 것을 인내하고 성적을 올릴 수 있다면 회사에서 필요한 실력은 입사 후에 키워나가도 되니 말입니다.

 

 <이인혜의 꿈이 무엇이든 공부가 기본이다!>을 읽을 때, 위 네 가지 이외에 다른 이유가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 밑줄긋기

p 208 첫째, 나는 공부를 통해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p 209 둘째, 나는 공부를 통해 나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p 211 셋째, 나는 엄청난 운을 꿈꾸는 대신 꾸준히 노력하는 삶의 가치를 공부를 통해 배웠다.

p 211 넷째, 나는 공부를 통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갈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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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2-22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에 나온 회사에서 학업 성적을 따지는 이유는,
납득이 가면서도 참 한숨 나오는 대목이었습니다. 즉, 회사란
그렇게 하기 싫은 것을 할지 모른다는 가정을 들고 들어가는 거네요. 또한
학교의 학업 성적 역시 같구요. 우리 생애 많은 부분을 학교와 회사에서 보내야함을 고려할 때 이런 시스템이 맞는걸까 한번 생각해봅니다.

공부, 사실 제가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
세상의 많은 존재를 배우는 것, 저는 참 기쁘고 행복하던데, 마립간님도 그러시지요?

마립간 2011-12-22 15:56   좋아요 0 | URL
저는 좋아하는 일이 있고, 그것을 잘하고, 또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을 행복이라고 칭하고요. 하기 싫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어른이라 칭합니다. 저는 제가 생각해도 호기심이 많은데, 스스로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유아적이라는 판단도 합니다.

페크pek0501 2011-12-22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고양이님이 흔적 남기셔서 이곳이 친근하게 느껴지네요.

밑줄긋기의 글은 내게 있어 독서도 해당되는 것 같아요. 특히 나의 성향을 파악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삶의 가치를 배운다는 점이...
공부 열심히 하는 사람은 최소한 성실성은 확보하는 것 같아요. 성실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공부를 하는 게 쉽지 않을 테니까요. 세상엔 공부보다 재밌는 게 얼마나 많은지 생각하면요. 저는 회사에서 그 성실성을 보기 위해 성적을 보는 줄 알았어요. ㅋ

공부는 왜 하는 것일까, 잘 정리된 유익한 글을 잘 보고 갑니다.

마립간 2011-12-23 07:5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pek0501님. 다른 서재에서 뵙기는 했는데, 인사는 처음 나누네요. 자주 방문해 주셔서 의견 남겨 주세요.

마립간 2013-02-04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10130130134739§ion=03
 

* 독서일기 111221

 

 

<나라의 힘은 수학 수준에 비례한다> 서평 별점 ; ★★★★☆

 내가 수학은 시험이 아니라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강변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믿지를 않는다. 이제는 이 책을 들이밀 생각이다. <인간학으로서의 수학>의 인상이 이 책보다 강렬하였고, 이보다 조금 가볍게 쓴 느낌이다. 그래서 별점 반개를 깎았다.

 

 

 

 

 

 

 

 

<공신들의 7가지 습관> 서평 별점 ; ★★★★

 머릿속에만 있던 공부 방법이 깔끔하게 정리 되었다. 이런 책이 있음에도 왜 사교육은 줄지 않는 것일까?

 

 

 

 

 

 

 

 

<이인혜의 꿈이 무엇이든 공부가 기본이다!> 서평 별점 ; ★★

 <공신들의 7가지 습관>이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에 답이었다면,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에 답을 구하기 위해 구입했다. p 208부터 p 212까지만 ‘왜 공부를 해야 되나’에 대한 이야기이고 나머지는 어떻게 공부를 할 것인가 글쓴이가 어떻게 살아 왔는가의 이야기다. 차라리 내가 페이퍼를 쓰자.

* 밑줄긋기

p 208 첫째, 나는 공부를 통해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p 209 둘째, 나는 공부를 통해 나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p 211 셋째, 나는 엄청난 운을 꿈꾸는 대신 꾸준히 노력하는 삶의 가치를 공부를 통해 배웠다.

p 211 넷째, 나는 공부를 통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갈 힘을 얻었다.

 

 

 

 

 

 

 

 

<수학의 신 엄마가 만든다> 서평 별점 ; ★★★★

 꼭 엄마이어야 할 이유가 없다. 엄마와 자녀의 관계가 아니라 멘토와 멘티의 관계다. 그리고 나는 실전 매뉴얼을 얻었다. 책을 1/3정도 읽던 중 글쓴이가 궁금했다. 전반적인 수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쓴 글이기 때문이다. (책 앞 날개에서 글쓴이에 대한 소개 ; 대학에서 통계학을 전공하고 수학 정교사 2급 자격증 -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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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2-22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이번 독서는 수학과 공부 관련만.... 에고고.
저 아직도 수학 관련 서적 한권도 못 읽었어요, 구매는 했는데. ^^

마립간 2011-12-22 15:49   좋아요 0 | URL
시작만 하시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