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덫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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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보다 약하다

 

<쥐덫> 서평 별점 ;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함께, <쥐덫>,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으로 뛰어난 3 작품으로 소개되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다음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3년 ~4년 전에 있었던 일인데 ; 어머니께서 저에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은행에 예금한 돈이 잘못되었다고 하시는데, 너무 당황하셔서 말씀을 잘 잇지 못하셨습니다. 일단 집에서 기다리시라 말씀드리고 집으로 가니, 어머니께서는 벌써 은행으로 출발하셨습니다. 다급히 어머니를 쫓아가서 사고를 막긴 했지만, 결과는 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복기를 해 보니, 어머니께서는 일주일 또는 10일 전부터 4~5회에 걸쳐 어떤 전화를 받으셨습니다. 때로는 우체국, 그리고 다른 곳. 한번 통화가 있을 때마다 개인 정보가 하나씩 빠져 나갔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자칭) 여러 곳에서 오는 전화에서 사기의 가능성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셨습니다.

 

 이 책의 그 부분을 읽을 때, 위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반전의 충격은 약했습니다. (없었나?). 제가 느낀 반전은 이 소설이 장편소설이 아니고, 단편이네.

 

 궁금한 것 몇 가지

 세 마리의 생쥐는 입양된 세 아이를 뜻하나, 아니면 희생자가 될 세 명을 뜻하나? 아니면 중의적으로 사용되었나?

 보일 부인은 우연히 여관에 묵게 되었나, 아니면 범인의 의도에 의한 것인가?

 왜 몰리의 언니가 아니고 몰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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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7-17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쥐덫이 크리스티 여사의 작품중 뛰어난 3작품중의 하나는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쥐덫은 중편으로 이 소설이 유명해진것은 영국에서 몇십년간 하루도 빠지지않고 꾸준히 연극무대에 올라간 사실 떄문이죠^^

마립간 2012-07-17 14:42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 동지를 만나 기쁩니다. 연극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제한된 공간과 개성 넘치는 인물 등, 연극적 요소가 많다고 느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추리 소설의 재미인 사건의 꼬임과 해결이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지 않았습니다. 카스피님의 댓글을 읽으니 다른 아가사의 작품을 읽을 동기 부여가 되네요.
 

 

* 書架日記 120713

 

<제가 살고 싶은 집은> 서평 별점 ; ★★★☆

 

 오랫동안 집에 대한 욕심을 가져왔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 엽서를 얻게 되었는데, 집의 그림이 있는 것들입니다. 몇 개은 미국에서 만든 것 같고, 몇 개는 일본에서 만든 것인데, 아마 1950~60년 대 쯤에 나온 것 같습니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집이 그려진) 엽서는 꽤 오랫동안 보관했었는데, 집의 크기가 가장 작은 것이었습니다. 청소년기에 심리테스트를 하는데, 작은 집을 좋아하면 부자가 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생각해 봤지만 역시 작은 집이 좋았습니다.

 

 대학교 때는 심심할 때, 집의 평면도를 그리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 당시에는 제가 만든 집의 상상도에는 그림을 그릴 때 마다 부속 건물이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앞마당의 정원, 작은 연못, 서재, 다락은 기본이었고. 이후 추가 된 것이 술을 마실 수 있는 바bar, 중정中庭, 후원後園, 데크deck, 체력 단련실 (거창한 것 말고 바벨이나 런닝 머신을 놓을 수 있는 공간), 유리실 (비가 올 때나 눈이 올 때, 그 안에서 책을 보거나 밤에 별을 볼 수 있게.), 시청각실 (가족 중의 한 명이 노래가 피아노 연주 같은 것을 하고 나머지 가족이 관람객이 되는 곳) 등.

 

 부엌을 별채로 뺐다가 본채 붙였다가. 손님을 맞는 사랑채와 가족들이 안채를 나눴다가 합쳤다가. 거실을 복층을 높게 올리고 전면에 통유리로 했다가 다시 낮추었다가.

 

p 165 제가 본 부엌 구성은 세가지입니다.

p 200~202 건축가가 그린 장현집터와 집의 구상

 

 상상하는 것은 돈이 들지 않지만 집이 커지는 것은 제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기본 건축 재료도 목조, 골조, 황토, 한옥 등 (철재와 콘크리트는 생각지 않았음.) 한옥을 꽤 오랫동안 흠모해 왔는데, 한옥은 집주인이 계속해서 손질하고 수리해야 된다는 이야기에 안해만 고생시키는 것 같아 보류. 한옥을 포기한 후 (경제적 상황을 제외한) 현실적 대안이고 가장 마음에 두고 있는 (부산의 망미 아파트와 같은) 테라 하우스도 통풍이 안 된다는 말에 약간은 찜찜.

 

 지난 주말 양평에 있는 친구 집을 방문했는데, 동기들 중 처음으로 집을 지은 친구네입니다. 직장도 양평이라서 가능한 것 같습니다. 어째든 제 가치관으로는 성공한 인생입니다. 단층에 다락방을 서재처럼 꾸몄고, 부엌과 거실을 넓게, 나머지를 앞뜰과 뒤뜰, 그리고 텃밭으로 만들었습니다. 집이 화려하거나 크지 않은데 둘러싼 자연환경 때문에 제 마음에 쏙 들더군요.

 

 3가지 가능성을 꿈꿉니다. ......

 

 집은 곧 삶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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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書架日記 120712

 

* 전자책과 종이책

 

 몇 달 전 제가 전철로 이동하다 보면 승객의 1/3 정도는 전자 기기를 갖고 무엇인가를 하고 있고, 1/3 정도는 무가지를 보고 있고, 나머지 1/3 정도는 책을 보거나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절반 이상이 전자 기기를 갖고 무엇을 합니다. 남녀노소가 따로 없습니다. 저는 그 모습이 탐탁지 않았습니다. (왜 그렇게 그 모습이 꼴 보기가 싫은지.) 내가 너무 일찍 기성세대나 보수적인 생활로 고착되는 것이 아닌가 반성하면서, 전자책으로 <노인과 바다>를 읽었습니다. 겨우 다 읽었네. 전자책에 적응이 안 되네요.

 

 사실 종이책은 나무와 숲을 훼손한다는 생각 때문에 내가 적응만 한다면 전자책으로 바꾸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전자책을 읽는다는 것이 환경을 위해 좋은 것인가 하는 회의를 갖고 있지만.) 종이책을 보관하는 것도 만만치 않고. 전자책 단말기를 구입해 놓고 사용하지 않을까봐 먼저 Desktop computer의 전자책 viewer로 책을 읽었는데 글자가 눈을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혹시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바꾸신 분의 경험담을 듣고 싶습니다. 전자책을 읽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종이책으로 남아야 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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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2-07-12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자책에 대한 고민 때문에 미적거리다가 알라딘에서 전자책을 이벤트로 받게 되었습니다. 몇 페이지 읽기를 도전하다가 이상하게 눈에 잘 안들어오네요. 그래서 박경철의 자기 혁명을 처박아 두고 읽지 않고 있습니다. 조만간 다시 도전해 보죠. 예전에 저에게 전자책을 권했는데 아직까지 저는 종이책이 좋습니다.

마립간 2012-07-12 15:50   좋아요 0 | URL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알라디너의 반응도 보고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saint236님께서 전자책에 대한 긍정적인 면이 있으면 다시 알려 주세요.

마녀고양이 2012-07-12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래도 종이책이 좋습니다! 아하하.
머릿속에 종이 책을 들고 뒹굴거리고 구깃거리는 패턴이 각인되어버렸는지,
환경 파괴 어쩌구 해도 종이책이 좋은걸요... ㅠㅠ.

근데 전자책 만드는 비용은 환경 파괴랑 상관없는가요? 반도체가 그렇게 청정한 것인지... 갸우뚱~

마립간 2012-07-12 15:53   좋아요 0 | URL
전 세계가 IT로 먹고 살고 있으니 반도체 업계의 환경 파괴 보고서는 한참 뒤에나 나오겠죠. 실리콘 벨리의 반도체로 인한 환경오염도 심하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출판된 것을 본 것은 없습니다. (개인적 의견으로 종이책과 전자책의 환경 파괴의 기여도는 비슷할 것으로 추정합니다.)

책과 나무와 도서관과의 관계는 입장 정리가 잘 안 되는 항목입니다.

비로그인 2012-07-12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T산업이 발전하면서부터 나왔던 얘기인데요.

초창기에 신산업이 발전하고 전자문서로 결제를 하면 서류가 줄어들어 그만큼 나무소비가 줄어들어 환경파괴가 안된다고 선전했었죠.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전자문서로 결제를 하고 시스템이 발전을 해도 그 이전보다 종이소비량이 더 늘었다고 하더군요. 결국 아무리 전자매체가 발전해도 종이가 사라질 일은 없다는 얘기죠. 전자책을 읽으면 환경파괴를 막을 수 있다라는 문구는 결국 상술이 아닌가 싶습니다.

책은 책장을 넘기면서 사각거리는 소리와 감촉을 느끼면서 읽는게 가장 좋으니 저도 아날로그적인 인간인가 봅니다.

마립간 2012-07-13 08:1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단잔님

전자 시스템의 보급에도 불구하고 증가하는 종이 소비량에 대해 저는 조금 다른 의견이 있습니다만 의견에 불구하니 중요한 것은 아니구요. 환경 파괴에 역시 의견만 갖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 나은 선택인지는 고민이지만 저 역시 종이책에 대한 집착이 있어 아날로그적인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억의집 2012-07-12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 저도 첨엔 어지간히 눈에 안 들어오더니 지금은 완독율이 점점 높아져요. 첨엔 뭔 모르고 장편을 구입했는데, 단편을 구입해서 읽은 게 더 완독율을 높이는 거더라구요. 저는 이제 같은 책이 종이와 전자로 출간되면 전자책을 구입해서 읽게 됩니다. 일단 물리적인 자리를 차지 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지 읽을 수가 있으며(물론 와이파이가 되어야하지만요), 밤에 불빛이 필요하지도 않으며, 애아빠 스맛폰으로 읽을 땐 손안에 꽉 쥐고 읽으니깐 나름 괜찮더라구요.

익숙해지면 더 편해지실 거라고 생각 됩니다. 환경파괴에 대해선 저도 무슨 말을 드릴 수 없네요. 워낙 여기저기 오락가락해서~

마립간 2012-07-13 08:13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전자책으로 전환을 하셨다니 한편 부럽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과 상관없이 제 자신이 전자책으로 바뀔 것이라면 전환을 시도해야 할 것 같은데, 아직 확신이 없어요. 저는 스마트폰 단말기로 음성, 문자통화만 하고 있습니다. 나름 이유를 대면서 이 상황을 유지하려 합니다. 혹시 스마트폰 말고 전자책 단말기를 사용하시나요?

기억의집 2012-07-13 11:08   좋아요 0 | URL
전 아이패드 이용하고 있어요. 아이패드도 첨엔 괜찮았는데, 애아빠 스맛폰으로 몇번 읽은 후에는 지금 스맛폰을 장만할까 생각중이에요. 그립감이라고 하죠. 전자책 읽는데 손안에 글이 읽으니깐 느낌이 참 좋더라구요. 화면은 작아도 손에 쥐고 지하철이든 어디서든지 아무 책이나 골라 읽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전자책은 아이디만 동일하면 아이패드든 아이폰이든 기기 상관 없이 다운 되더라구요. 전자책 단말기는 아이패드나 아이폰이 있어서 구입하지 않았어요. 참, 그리고 저는 예전에 피씨로 본다고 몇 권 샀는데, 피씨는 안 읽혀지더라구요. 근데 스맛폰은 점차 완독율이 높아가고 있구요. 부끄럼지만 전자책도 사 놓고 읽지 않는 책이 많이 꽂혀있습니다. 사는 버릇은 여전한 것 같아요^^

기억의집 2012-07-13 11:13   좋아요 0 | URL
그리고 좀 더 경험을 이야기 하라하면, 저는 교보이북이 읽기 수월했어요. 알라딘은 읽은데 좀 불편해요. 밑에 목차나 책갈피같은 항목이 클릭하면 사라져야 하는데 안 없어지고, 그거 없애려고 터치하면 읽던 페이지에서 젤 앞으로 넘어가요. 매번 그러니깐 어떨 땐 짜증나더라구요. 일단 많이 분들이 구입해야지 이북에 투자할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불편한 게 널렸거든요. 제가 영어도 못하면서~ 아마존 킨들은 시험삼아 구입해서 봤는데, 화면 크기도 그렇고 책 같은 느낌이 들어서 킨들은 전자책 읽을 맛이 나더라구요. 킨들도 그림책만은 전자책으로 내지 않더라구요.

마립간 2012-07-13 15:1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는 전자기기에 제가 종속되는 것 같고, 아이가 사춘기를 지나서 자기 통제력이 생길 때까지 이용하지 않으려 합니다.
e-book을 구매하지 않고 알라딘 무료 e-book만 사용했는데,e-book이 인터넷 서점마다 차이가 있는 것은 몰랐네요.
 
콰이어트 Quiet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수전 케인 지음, 김우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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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성적인 사람을 격려하며

 

<콰이어트 Quiet> 서평 별점 ; ★★★★

 

 내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구입을 했는데, 생각만큼 크게 위로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미 내성적인 나 자신에 대해 적응을 한 것 같습니다.

 

 제가 유년을 보냈던 시절의 사회적 분위기는 무엇이든지 밀어붙이는 것이었습니다. ‘하면 된다’라는 문구가 급훈이나 가훈으로 흔하던 시절입니다. 특히 남자는 사회적 네트워크가 그 사람의 능력으로 평가되는 시절입니다. (그 당시에는 연줄이나 빽back이라고 부정적으로 표현되었지만.) 저는 사교적인 것은 외향적인 것과 상관관계를 갖고, 사교적인 사람은 사회적 능력이 있는 것이고, 이 사회적 능력은 경제력과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위와 같은 판단으로 외향적이라는 것은 저에게 필요한 것이고 성취해야 할 대상으로, 외향적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보다 엄격하게 말하면 사교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몸부림과 같은 노력을 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고등학교 1학년 때, 대학교 1학년 때, 3차례 있었습니다. 모두 실패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 한 것입니다.

 

 그것을 포기했을 때가 기억납니다. 마음이 편하더군요. 이후 5~6년이 지났을 때부터는 자신감이 조금! 생겼습니다. 내향적인 성격의 장점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입니다. 제가 수학을 좋아하는 것도 내성적인 성향이 어느 정도 기여했고, 수학을 좋아한 것이 학업에 많은 도움이 되고, 오늘의 제가 있게 했습니다.

 

 저는 이 책이 출판된 의미를 되새기고 싶은데, 외향, 사교, 발전 지향적인 사회 패러다임이 균형점을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제 아이가 내성적이었다면 제가 좋은 멘토가 되려 했는데, 아이는 아직 (여자 아이임에도) 남성 호르몬이 넘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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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7-12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완전 공감합니다.
사교적인 인간이 되려고 참 많이 노력했는데, 지금은 습관화가 된거 같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내향적인 인간인지라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것을 즐기는 자체가 너무 좋습니다.
얼마 전에 사람과 함께 있지 않거나 할 일이 없으면 안절부절하는 사람을 한 명 보았거든요. ^^

혼자있는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능력에서 저는 내향적인 제가 좋습니다. 하지만
따님은 너무 예뻐요, 용감한 따님!

마립간 2012-07-12 15:55   좋아요 0 | URL
저도 혼자 책과 있는 것이 좋습니다. 그나마 나이가 들면서 내향적인 성향이 무뎌진 것입니다. 제가 가장 외향적이고 사교적인 면을 나타내는 곳이 알라딘입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문학 베스트 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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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리 소설과 심리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서평 별점 ; ★★

 (추리소설로서 ★★ 심리소설로서 ★★★★)

 

 초등학교 시절에는 숙제로서의 독후감이 있었습니다. 문학적 소질이 없는 저에게 글짓기는 고문과도 같았습니다. 독후감을 예를 들면 간략한 줄거리와 느낀 소감을 쓰면 되는데, 줄거리 요약 2~3줄, 주제 포함 나의 느낌이 2~3 줄. 글의 분량이 반 페이지도 넘기 힘들었습니다. 친구가 이렇게 도와줍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어?”

“그래.”

“그럼 그것을 적어.”

“그것이 이미 적은 (2~3줄의) 글이잖아.”

 

 스포일러가 되지 않기 위해 줄거리를 노출하지 않고 추리 소설의 감상문을 쓰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서한샘 선생님이 시詩를 강의하시면서

 “우리가 과일을 먹을 때, 과일의 영양분을 일일이 계산하고 과일을 먹지 않는다. 맛이 있어 먹는다. 맛있는 음식을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다. 시도 마찬가지다.”

 

 추리 소설을 포함한 소설도 마찬가지 설명이 적용됩니다. 소설을 읽고 재미있으면 되지요. 하지만 저는 추리 소설에 대해 몇 가지 요건을 더 요구합니다. 제한 조건이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야 합니다. 판타지 소설이나 SF의 소설은 이 요건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지만 이런 종류의 글 역시 초반에 제시한 조건은 글 마지막까지 일관성을 가져야합니다.

 

 두 번째 요건은 목적( 추리 소설의 경우 범인)을 가리키는 다양한 자료들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제가 좋은 추리 소설이라는 평가하는 것은 이 다양한 자료들이 그 부분을 읽을 당시에는 결말의 근거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영화 ‘식스 센스’의 경우 지속적으로 결말에 암시하는 자료들이 반복적으로 제시됩니다. 반면 ‘스팅’의 경우 마지막 반전이 멋있고 신선한 충격을 주지만 반전의 실마리를 미리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읽으면서 떠오른 영화가 또 있는데, ‘극락도 살인 사건’과 ‘아이덴티티’입니다.

 먼저 ‘극락도 살인 사건’의 경우 ‘퍼즐 자체가 맞지 않아 (생기는) 찝찝한 기분이 들지는 않는다라는 긍정적인 평도 있지만 ‘그러한 퍼즐들로 가득한 ’극락도 살인 사건‘은 애초부터 잘 짜여진 스릴러이기를 포기한다. 오히려 끝으로 가는 과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그물에 걸려들게 하는 함정의 구조로 되어 있다. 관객들이 실마리를 찾아 하나둘씩 범인을 찾아가는 탐정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보는 순간부터 잘 짜여진 거미줄에 걸려든 파리 신세가 되어버리는 것이다.’라는 평가처럼 우연을 극복하고 필연이 되기 위한 자료/근거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덴티티’의 경우는 그 내용상 ‘우연’이 개입된다고 해서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은 그림 찾기는 매우 많다.)

 

 결론적으로 추리소설은 ‘레고 블록 만들기’가 아니고 ‘직소 퍼즐 맞추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10건의 희생자 중에서 한 건은 나머지 9건과 다르게 표현합니다. 이것이 결말을 암시할 수 있지만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느낌은 초반부 1/3에서 긴장감, 2/3까지 읽으면서 눈에 띄지 않는 실마리와 이에 발생하는 의구심 아니면 내가 조금도 눈치를 채지 못한 복선에 기대감, 다 읽고 난 후에 어이없음, 왜 편지가 에필로그에 있어야 하나? 직소 퍼즐 맞추기보다 레고 블록 만들기에 가까운 추리 소설에 대한 실망감. 추리 소설이 아니라 서스펜스 소설이었다면 별4개 정도.

 

 (극락도 살인 사건 영화평은 구글 검색으로 찾은 것 - 무단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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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2-07-05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극락도 살인 사건'과 '아이덴티티' 영화 평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책이 언급되고 있네요.

마녀고양이 2012-07-09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1939년 출간된 고전이고,
다른 이후 책의 트릭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거 같아요.
현재 관점으로 본다면 미숙하고 어이없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저 역시 명작이다라고 손꼽거든요.
아이덴티티 역시 뒤통수를 맞게 만들지만,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아류랄까 패러디랄까,
아무래도 같은 패턴을 따온 것인지라... 책 자체도 중요하지만 후대 영향도 고전이 되는 필수인 듯 합니다~ ^^

마립간 2012-07-10 07:57   좋아요 0 | URL
추리소설의 형식 파괴 및 새로운 형식의 선구적인 역할을 한 책이군요. 제가 그 점을 알지 못했네요. 저는 추리 소설이 퍼즐 맞추기라는 것에 대해 집착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진 2012-07-11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ㅎㅎ 시험기간이었으니 너그러이 용서해주셔요.
[아이덴티티]는 봤는데, 저는 이 책이 생각나지 않았네요. 그 영화에 너무 심취해 있어서 그랬던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생각해보니 범인에 대한 실마리가 없군요!
뭐랄까, 애거서 크리스티의 거의 모든 책은 추리 소설이지만 이 책만은 서스펜스에 가깝지 않나 싶어요.
서스펜스 소설이었다면 별 네 개를 주시겠다고 하셨지만, 저는 열 개를 던져주고 싶네요.
장르소설이지만 그저 이 작품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작품들에 영향, 아니 모든 추리소설들에 영향을 준 것에 큰 점수를 주고 싶어요, 저는. 유럽 사람들을 이해하려면 성경을 읽어야 한다잖아요. 이 책은 추리와 서스펜스 쪽의 바이블이라고 쳐도 무방할 듯 싶네요(저만.......)

마립간 2012-07-12 08:10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시험이란 것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새로운 형식이라는 창의성에 점수를 후하게 주는 편인데, 이 책이 그런 의미를 갖고 있는 줄 몰랐습니다. 범인의 실마리는 10건의 인디언의 피해자 중 1건은 악인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전부... 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