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身邊雜記 131106

 

지난 달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1박으로 교외로 나들이를 갔다. 육아, 교육을 포함한 신변잡기로부터 공통의 관심사인 수학, 물리에 관한 여러 방면의 주제에 대해 잡담을 나누었다.

 

그 모임에 있던 한 친구 velociraptor가 나에게 비과학적이라고 이야기했다. 나느 친구의 말을 선뜻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 당시에 이야기를 나눈 것도 그렇고, 이후에 곰곰이 생각해 봐도 ‘과학’이라는 용어에 다른 의미를 두고 있었다.

 

철학자들은 늘 서로 다른 관념을 가지고 싸운다. ; 가연님의 글 중에서 발췌

http://blog.aladin.co.kr/760670127/6629638

 

나는 거의 모든 학문을 철학으로 본다. 사람이 궁금증, 호기심을 갖는 것 자체가 철학이며, 나름의 가설을 제안한 것이 철학이다. 이런 문제에 시간이 가면서 자료가 축적되면, 그 자료를 바탕으로 좀 더 타당한 가설이 되면 (자료가 충분하면 가설은 이론이 된다.) 과학이 된다. 나의 의견, 약간의 통상적이지 않은 용어 사용은 실제 생활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인문 과학’, ‘사회 과학’과 같은 용어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나와 달리 친구는 자연 과학에 한정지어 과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자연 과학’ 이외 것에 과학의 차용은 과학적이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 독서일기 130830 <신이 절대로 답할 수 없는 몇 가지> 간단 서평

http://blog.aladin.co.kr/maripkahn/6556492

* 독서일기 130625 <모럴 아포리아> 간단 서평

http://blog.aladin.co.kr/maripkahn/6432591

 

하지만 나는 ‘도덕’도 이제는 과학에게 그 분야를 넘겨줘야 할 때가 온 것인가 생각했다. (물론 내 주장이기보다 내가 책을 읽고 그렇게 느꼈다. 엄밀하게 말하면 위 책의 저자가 주장하고 나는 그에 동의했다.) 같은 이유로 다른 분야 예를 들면 종교도 과학적 형식을 취하고 있다. 문제가 제기가 있고, 그에 대한 가설을 default로 세우고 자료를 축적하여 가설을 기각하거나 이론으로 받아들인다.

 

* 연구 및 증명

http://blog.aladin.co.kr/maripkahn/6650239

 

** 의문 1 ; 비과학의 분야, 예를 들어 종교적 의문까지도 과학으로 생각하는 나는 과학적인가 비과학적인가?

 

친구는 내가 모태 신앙으로 기독교적 배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친구의 정의에 의한) 비과학적인 것을 극복하기 힘들 것으로 보았다. 나 역시 친구가 지적한 부분을 극복해야할 것인지 대해 의문이지만 변화할 것 같지 않다. 단지 그 이유가 어렸을 때의 각인 때문이고 아니고 내가 아웃사이더이기 때문이다. 아웃사이더는 기본적으로 종교적이다.

 

* 독서일기 131023 <아웃사이더> 밑줄긋기 http://blog.aladin.co.kr/maripkahn/6653506

p28 ‘나는 너무 깊게. 그러면서도 너무 많이 본다.’

p178 고흐의 마지막 말 “불행은 결코 끊이지 않을 것이다”는 말에 대해 이 긍정의 태도를 균형짓는 일, 이것이야말로 아웃사이더의 문제다. 이는 이미 철학 문제가 아니라, 종교 문제기 때문이다.

p188 종교의 근본 이념은 자유다./아웃사이더의 문제란 결국 자유의 문제다.

p241 그뿐만 아니라 똘스또이는 정통적인 교회를 지지할 수는 없었으나 종교적인 결론에 도달했다는 점 - 이것 역시 아웃사이더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에서 니체 및 키에르케고르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p245 “주여, 당신이 만약 계신다면, 내가 무엇이며 무엇 때문에 사는지를 밝혀주소서.”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13-11-06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학’이라는 용어에 다른 의미를 두고 있었다."
- 서로 다른 뜻으로 말하는 건 흔한 일인 것 같아요.
당신을 사랑해, 라는 말도 사랑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잖아요.
사랑을 그리움과 뜨거운 열정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고
사랑을 어머니의 사랑처럼 희생과 헌신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고요...
그래서 의사 소통이 되지 않을 때도 있는 것 같아요.

말이란 오해를 낳는 법, 이란 말이 생각나네요. <어린 왕자>에서 읽었던 듯...ㅋ

마립간 2013-11-07 07:44   좋아요 0 | URL
통상적인 언어에는 의미가 차이가 미미하거나, 차이가 있어도 그 결과가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는데. (저의 상대편이 많이 양보했겠죠.^^)

제가 좋아하는 사고를 엄밀하게 표현하려면 용어의 정의부터, 개념의 정의부터 논쟁이 되는 것 같습니다.
 

 

* 讀書日記 131031

 

<아니메를 이끄는 7일의 사무라이> 서평 별점 ; ★★★

 꽤 오랫동안 읽으려 했던 책을 이제야 읽었다.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이름만 들어도 설렌다. ‘보물섬’, ‘공각기동대’도 그렇고.

 이 책에 언급된 작가 중 「요수도시」등 카와지리 요시아키 작품과 ‘「신세대 애반게리온」등 인노 히데아키의 작품은 보질 못했다.

 

이 책을 다 읽고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내가 TV를 통해 봤던 만화 영화 중 일본 만화와 일본 만화가 아닌 것을 찾아보자.

 너무 어려서 봐서 봤다는 사실 이외에 기억이 없는 만화, (이 만화는 우리 집에 TV가 없어서 이웃집에 가서 본 것도 영향이 있겠지만,) ; ‘요괴인간 벰, 베라, 베로’, ‘타이거 마스크’

 초등학교 입학 후 한창 TV에 빠져서 살 때 ; ‘우주의 왕자 빠삐’, ‘유성 가면 피터’, ‘바다의 왕자 마린보이’, ‘우주 삼총사(ゼロテスタ Zero Tester)’, ‘서부소년 차돌이’, ‘원시소년 돌치’, ‘달려라 번개호’

 조금 더 나이 들어서 봤던 ; ‘태풍 소년’, ‘정의의 캐산’

 

아톰, 캔디 및 마징가 Z와 그 계열의 만화는 당연히 일본 만화이고, AFKN에서 처음 접해 미국 만화인줄 알았던 ‘독수리 5형제’까지.

 

언뜻 떠오르는 만화 영화중 디즈니랜드 만화 영화를 뺀 나머지는 TV 만화 영화는 ... 모두? 일본 만화 영화였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립간 2013-10-31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 만화 영화 ; Mighty mouse, 딱따구리
 

 

* 讀書日記 131028

 

<야구의 심리학> 서평 별점 ; ★★★★

 나는 체육 시간이 싫었다. 왜냐하면 잘 못하니까. (사실 이것은 두 번째 이유다. 첫 번째 이유는 (두 번째로 말미암아) 친구들이 잘 끼워주지 않아서이다. 마태의 법칙이 작용했다. 잘 하는 종목이 하나 있었다. 오래 달리기, 60명 중 반에서 2~3등) 체육에 관해서는 전교 꼴지를 다투었다. (전교 꼴지로 증명된 사건도 없었고, 전교 꼴지가 아니라고 증명된 사건도 없었지만.) 그 많은 체육 종목 중 특히 눈에 띠게 못하는 것은 구기球技 종목이다. 구기 종목 중에서도 더 못하는 경기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야구다.

 

기본적으로 공을 던진다는 것도, 공을 받는다는 것도, 방망이로 공을 쳐 날린다는 것도 이해를 하지 못했다. 나는 이해하지 못한 것은 행동으로 할 수 없다. 나는 다른 아이들이 이해도 하지 않고 행동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대학 졸업 후 경험하게 된 테니스, 탁구, 골프, 스키는 운동 신경이 없는 나로서 여전히 못하는 편에 속하지만 청소년기의 야구처럼 엉망이지 않다. 조금 더 수월하게 그 종목을 접했던 이유는 내가 못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못하는 구기 중에서 왜 더 야구를 못했는지 이해하게 되었고, 여러 가지 궁금했던 점을 잘 설명해 주었다. (만약 이 책을 청소년기에 읽었다면 야구를 다른 구기 정도는 했을지 모르겠다.)

 

* 연속안타에 대한 의견 ; 장기적으로, 대량 데이터를 분석하면 확률이란 것 이외에 통계적 의미가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없을 수 있다. 그런데, 분석의 규모를 조절하면 정서가 positive feedback system으로 작용할 수 있지 않나? ; 내 선입견일까? 분석 규모를 조절한다는 것이 통계적 조작일까?

* 이 글을 쓰다가 생각난 것인데, 대학 졸업 후 배운 스포츠가 보다 쉽게 나와 어울릴 수 있었던 것이 혹시 돈 때문일까?

* 원제가 ‘The Psychology of Baseball’이다. 심리학보다는 인지과학 더 적당하지 않을까.

 

* 밑줄 긋기

p151 따라서 ‘폭투를 하지 말자’는 생각은 오히려 폭투에 대한 스키마를 활성화시켜서 이후 제구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과도한 생각은 던지기 동작의 유연한 제어를 방해할 수 있다.

p174 성격적 차이가 메츠의 두 유망주의 미래를 가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p177 강인한 성향의 심리 프로파일

p179 “성취가 높아질수록, 운동선수는 정서적으로 성숙되거나 제어력을 가질 가능성이 커진다. 운동은 여타의 활동과 유사하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좀 더 강인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p181 동기는 태도특성으로 흔히 야망이라고 부르는, 성공에 대한 선수들의 욕구를 칭하는 것이다.

p181 그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특성은 ‘유지보수 기술’이라고 불렀고, 반대로 사긴이 흘러도 변화되지 않을 특성은 ‘중대 기술’이라고 불렀다.

p181 또 다른 태도특성 중에 리더십이 있다./p182 신뢰는 팀에서의 자신감이라고 할 수 있는데

p182 공격성, 책임감, 감정통제, 정신적 강인함, 자신감은 모두 정서특성이다.

p182 투지와 성실성은 태도요소와 정서요소를 둘 다 가지고 있다.

p215 수없이 많은 요인이 선수들의 정신작용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슬럼프와 연속안타를 불러온다.

p216 집중력과 주의초점의 유지는 의지의 작용이다. 하지만 인간의 의지적 활동은 한계가 있으며, 정신작용의 부하가 커지면 결국 인간은 한계점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p233 연구결과를 보면, 초킹은 일상적인 수준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자기 초점이 가해질 때 나타난다고 한다. 선수들은 다양한 심리적 압박으로 인해, 자신의 경기태도와 수행의 기술적인 측면에 과도한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 고도로 훈련된, 자동화된 기술에 새삼 주의를 기울인다면 수행에는 오히려 치명적이다.

p234 주의집중이 슬럼프와 연속안타를 설명한다고 할 때의 ‘주의집중’은 상황의 외부적 요인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주의집중’은 스윙할 때의 엉덩이 움직임 같은 선수 내적인 요인에 대한 것이다.

p237 실수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실수확률을 높일 수 있다. 이런 생각은 잘못된 동작을 활성화시킨다.

p240 자기 충족적 예언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곰생각하는발 2013-10-29 0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이 책 읽으셨군요.
저도 무척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마립간 2013-10-29 08:42   좋아요 0 | URL
책의 내용이 꽤 관심을 끌었습니다.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수수께끼도 풀어주었고. 아직도 저의 호기심을 풀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 讀書日記 131025

 

<무미예찬> 서평 별점 ; ★★★☆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무미라는 도교적 문화를 느낄 것으로 생각했는데, 느낌보다는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내가 선호하는 자연(스스로 그러하다.)은 원형에 가까운 것인가, 아니면 창발에 가까운 것인가?

 

p119 “재현 너머 재현”이요, “풍경 너머 풍경”이다. ; 재현 너머 재현은 원형으로 회귀인가, 아니면 새로운 창발인가?

 

대칭의 깨짐으로 우주가 태어났다. (대칭이 유지된 때가 좋았나, 아니면 대칭이 깨진 이후가 좋았나? 여기서 ‘좋았나’라는 용어는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의미이다.)

 

근원/본本이 지협/말末이보다 우월하나? 아니면 근원보다 이후 창발된 지협/말末아 우월하나? (이때 우월은 수직적 가치관이 적용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고 적용된다고 판단될 때 보다 가치가 있다고 판돤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일반인/주류?의 가치관은 (도덕과 같은 가치관을 포함한) 정신은 생물(의 본능)보다 우월하고, 생물(생명)은 무생물보다 우월하다. 그러나 물리학의 4개자 힘의 기술보다는 통일장 힘(즉 근원적인 힘)이 이론이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인지적 부조화는 개신교에서는 근원(창조)과 정신(靈, spirit)을 동일시함으로 존재하지 않겠고 플라톤의 이데아적 가치관이다.

 

도교적 관점은 원형일 것이다.

p48 자발적이고 사심 없는 본성의 발로에 해당하지 않는 모든 것이 도가의 시각에서도 이렇듯 비판되고 있다. ; 사심 없는 본심이라는 것이 후향 확증 편향인 것 아닌가?

 

나는 동양에서 도가적인 삶(양주-디오게네스 적인 삶)보다 도가적인 문화를 선호한다. 서양에서 고르자면 스토아stoa적 삶을 선호한다. 그 이유를 설명하자면 내가 갖고 있는 가치관에 ‘발끝으로 서 있는 자 오래 서 있지 못한다.’ 라는 것이 있다. 튀면서 오래 가기는 (불가능하기보다) 확률적으로 힘들다. 인생을 울퉁불통한 굵기로 굴곡있는 삶을 살기보다 (굵다면 짧게, 가늘다면 길게) 일정한 굵기로 가고 싶다. 자연(nature)와 관련하여 나는 고갈이 싫다. 그래서 녹색당 성향의 가치관을 갖는다.

 

p39 유가의 선비들이 보기에, 자연이 순환을 계속하고 그 풍요로움을 고갈시키지 않고 전파하는 것이나 군자의 덕이 꾸준히 행사되어 만물에 부단히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하늘도 군자도 자신의 도정道程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 않기 때문이다.

p43 이런 절제는 고갈되지 않음의 조건이다. ‘단순함’과 ‘평범함’은 진정성의 보장이다.

 

하지만 현대 물리학 관점에서 보자면 태양의 고갈이 있을 테고, 빅뱅 이후의 무한팽창이나 빅크런치 어느 것인든 간에 우주의 고갈이 예상된다.

 

* 밑줄 긋기

p17 자로의 침묵은 질문이 빗나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거나 혹은 스승의 덕을 이루는 것을 ‘말로써’ 표현하기를 꺼렸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p20 사변적 관점 (즉 헤겔적 관점)에서는 ‘맛없음’으로 판단되었던 것이 그렇다면 가장 맛있는 것으로 드러나지 않겠는가? ; 맛있음 ; There is taste. vs That is delicious.

p31 모든 맛은 구미를 당기는 동시에 기만적이다. 그것은 지나는 이의 걸음을 “멈춰 세우고” 그를 “유혹”하지만 채워주지는 못한다.

p32 속히 큰 공공을 이루고자 해서는 안 되며 항상 사물의 기초적 단계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 굴절적응은?

p35 텅 비고 고요하며 무심하고 무감각하며 무위한 것, 무미하고 초연한 것이 현실의 기초를 이루며 도는 삶에 기조가 된다. 그러므로 그 기호나 흥미의 결여를 박탈의 징후로 보아서는 안 되며, 하물며 그것을(절대자에 대한) 부정적인 신학의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될 것이다.

p39 이런 변화의 효능이 어디서 오는가 하는 것이 애초에 제기되는 질문이다.

p44 절제할 때 가장 큰 호소력이 나오는 것이다.

p45 만일 담백함이 도의 맛, 유일하게 가능한 맛이라면, 그것은 체념이나 환멸에 의해서가 아니라, 담백함이야말로 근본의 맛, 사물의 가장 진정한 ‘뿌리’의 맛이기 때문이다.

p53 어느 한 가지 방향의 긴장은 모든 내적 자원을 집결시켜 돌출하게 하는 반면, 담백함은 이 모든 자원이 편안하게 서로 어울리며 융화되게 한다.

p54 군자는 개인적 자질 가운데 어떤 것도 특별히 부각되지 않고 어떤 특정한 성향도 미리 계발되지 않으며 따라서 항상 모든 가능성에 대해 열려 있으므로, 시의에 따라 극히 유연하게 공적 생활에 참여하거나 물러나거나 할 수 있다. 이는 ‘기회주의’로 매도될 수도 있겠지만-사실 일종의 기회주의이기는 하다-그런 태도의 밑바탕을 이루는 윤리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p55 이러한 상호 보완은 인성 안의 다섯 가지 근본 기량 즉 오상五相-오미五味나 오행五行과도 궤를 같이 하는-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기량 안에서도(강직함과 유연함, 온화함과 견고함 등의 사이에서) 일어난다.

p56 자질은 적당히 절제될 때 오히려 좀 더 ‘섬세’하고 ‘정밀’하게 발휘되며 구속되지 않는다.

p56 다섯 가지 자질이 충만하게 존재할 때, 인상은 담백함으로 감싸인다. ... “그러면 두드러진 맛이 없게 된다.”

p61 미묘한 균형이 이상으로 제시되었다.

p62 낭랑하지 못하고 탁한 소리를 낸다. ; 음악에서의 낭랑함이라?

p66 이처럼 ‘감각적’인 것과 ‘이지적’인 것이 상반된 두 가지 현실이며 그중 하나가 다른 하나의 모방이라는 생각

p67 감각에 의해 지각될 만큼 충분히 ‘조야한’ 음악과 너무나 미묘해서 감지될 수 없으므로 ‘정신’이라는 좀 더 예민한 기관으로만 도달할 수 있는 음악 사이에 근본적인 연속성이 존재한다.

p97 ‘충담沖澹’이라니 그것은 단일한, 고립되고 자족적인 용어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두 용어의 균형이다.

p98 만일 ‘조화’가 지나치게 추구된다면, 그것은 완벽한 무관심에 이를 것이며, 무미한 나머지 사람들은 싫증이 날 것이다. ; 극단적인 조화는 (수직적 가치관이 적용될 때) 최상이 아닌가?

p106 예스런 담백함에는 진정한 맛이 들어 있다. ; 무엇이 진정한 것인가?

p112 즉 문학적 맛이란 의식이 어떻게 감각의 전개를 체험하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 우호적인 조건들은 무엇인가를, 가장 즉각적인 따라서 전체적인 방식으로 밝혀주는 것이다.

p115 진짜 맛이 음식과의 감각적이고 거친 접촉 너머에서 비로소 드러나듯이, 시적 향수 또한 시의 언어적 질료 너머에서 중국인들의 표현을 빌자면 ‘언어의 너머에서’만 누릴 수 있다. ; 진짜? 나는 느낄 수 없다. 해석할 수 있다. 스피노자가 이야기했던 정서

p132 서력 기원 초기에 인도에서 나타난 중관中觀사상은 공空과 관련하여 중심의 가치를 평가한다.

p135 중심의 맛은 그러므로 어떤 특수한 맛에도 갇히지 않을 줄 알되 그렇다고 그것을 배제하지도 않을 때, 한 가지 맛에 집착하여 다른 맛을 무시하지 않으며 이 맛도 저 맛도 즐길 수 있을 때, 그런 맛들을 자유롭게 넘어서 그 배타성을 무너뜨릴 때에 비로소 얻어진다.

p136 ‘중심’과 ‘가장자리’가 무엇을 나타내는지 이제 좀 더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다. ; 중심은 ‘원형’이고 가장자리는 ‘창발’

p138 일체의 제약으로부터 우리를 해방하여 이완을 맛보게 한다. ; 해방은 자유

p151 수련기 ; “선인들을 모방할 때 처음에는 ‘비슷하지 않을까봐’ 두려워한다. 그러다가 ‘너무 비슷할까봐’ 두려워하게 된다. 만일 비슷하지 않다면 그것은 내가 그들의 기술에 통달하지 못한 때문이요, 너무 비슷하다면 그것이 더 이상 내 자신의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결론은 기술과 독창성이 똑같이 ‘망각’되고 그 배타성이 극복될 때야 비로소 ‘담백하고 자연스러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p157 자연스러운 초월

p164 중국의 담담은 모든 맛의 기본인 맑은 물의 맛이 나타내듯이, 단순한 완곡법이나 가장된 (또는 복잡해진) 담담함이 아니라, 그 자체 안에 그 너머를 포함하고 있는 전향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讀書日記 131024

 

<관계의 비밀> 서평 별점 ; ★★★☆

 대학생 시절에 여자 사귀는 것에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여자를 잘 사귀려면? 보다 정확한 질문은 내가 저 여자와 사귀고 싶다.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대화의 상대는 여자에게 잘 해 주라고 말했다. 밥도 사주고, 선물도 사주고,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영화를 보는 등...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를 듣는 중, 이 주제는 내가 원했던 주제가 아님을 알았다. 돈과 시간을 투자하면 여자를 사귈 수 있다. 내가 궁금했던 것은 왜 돈과 시간을 투자에서 여자를 사귀야 하는가이다. 또 여자를 사귀기로 결정했을 때, 자원과 노력이 소모되는 사귐의 상대를 어떻게 결정할 것이냐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사소한 것으로 빌미로 다발적으로 시행하고 확률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효율적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사람 사귀는 것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사귐에 대해 동기부여가 잘 안 된다. 목적의식을 갖고 사람에게 접근하여 사귀는 것이 옳은 것이지도 모르겠다. 결국에는 실용지능에 의해 판단할 일이겠지만, 모순되는 내용도 보인다.

 

p65 상대방을 객관적이고도 공감 어린 자세로 지원하는 것, 이것은 결코 모순이 아니다!

p92 갈등 상황을 깊은 신뢰와 결속을 다지는 기회로 이용할 줄 아는 섬세한 감각을 키워야 한다./갈등 상황은 일상적인 삶의 일부이다.

p107 인간관계는 논리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이루어지는 복잡한 과정이다. 그리고 대개 무의식의 차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신뢰를 쌓는 일은 인내심과 섬세한 감각 그리고 노력을 요구한다.

p219 냉철한 핀란드 사람에게는 열정에 넘치는 스페인 사람과는 다른 동기부여를 해주어야 한다.

p265 이를 위해 요원은 실제 아는 것보다 더 많이 안는 것처럼 꾸미거나, 그런 것은 정말 몰랐다고 적절히 연기할 줄 알아야 한다. 이는 고도로 섬세한 감각을 요구하는 게임이다./연습이 성공의 어머니다. vs p303 지어낸 이야기는 모두 실망을 안길 위험을 안고 있다. 거기에는 진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내가 사람을 사귈 때, 정부 조직의 지원을 받지는 못 하겠진만, 사귐을 조망할 수 있는 있겠다.

 

* 밑줄 긋기

p29 끈기는 창의력만큼이나 소중한 것이다.

p32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야말로 탁월한 실력을 갖춘 요원이 자랑하는 무기이다.

p34 어떤 상황에서든 침착함을 잃지 말자.

p72 “미리 굳힌 의견을 깬다는 것은 원자를 쪼개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p75 어떤 범행이 일어났다. 사건은 분명 하나이며 사건과 전혀 무관한 두 명의 목격자가 있다. 두 사람은 같은 지점에서 똑같은 사건을 목격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증언은 중요한 대목에서 전혀 다르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이 본 것을 100퍼센트 확실하다고 장담한다. 두 사람 가운데 어느 한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각자 자신의 세계관이 용반하지 않는 거짓말을 하지도 않는다. 다만, 저마다 착각하고 있을 따름이다./p81 우리의 현실이 반드시 다른 사람의 현실인 것은 아니다.

p82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고 인정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이 되어서 그의 관점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경우에 따라서는 자기 것으로 받아들인다.

p93 흔히 우리는 관계에서 일어나는 잡음에 너무 늦게 반응한다. 방금 사랑에 빠진 섬세하고도 예민한 관계에서 그 같은 망설임이나 주저함은 절대 치유할 수 없는 균열을 낳는다.

p96 뒤돌아보지 말자. 요원이 과거로 눈길을 돌리는 것은 오로지 위기와 갈등을 성공적으로 해결하는 데 어떤 자원을 썼는지 그 기억을 되돌릴 때일 뿐이다.

p102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일에서 돈은 절대로 쓰지 말아야 할 수단이다. 더구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돈은 독일 뿐이다.

p104 우리는 다른 사람의 곤궁함을 두 가지 차원에서 풀어줄 수 있어야 한다. 우선, 그가 당장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것이 그 하나이며, 다른 한편 그의 근본 욕구를 채워주어야 한다. 당연히 두 가지 모두 충족시키는 게 최상이다.

p105 편안함과 사랑과 인정, 이게 바로 인간이 원하는 것이다.

p132~133 상대가 눈길을 주기를 기다리지 말라. 상대의 앞이나 뒤에서 다가가지 말고 항상 옆에서 접근하라. 미소를 지으라. 그때그때 상황에 알맞은 화제를 구사하라. 너무 많은 물음은 금물이다. 대화 주제를 적절히 바꾸어라.

p133 반복은 지혜의 어머니다.

p141 어떤 사람에게 받은 첫인상을 믿지 말라.

p142 그럴싸하게 보인다고 해서 그게 곧 진리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

p144 항상 세상일을 적절히 바라보는 눈길을 훈련하자.

p145 가벼운 촌평일지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상대의 거부감을 감수해야 한다. ... 물론 당신은 사전에 상대를 정확하게 평가한 것인지 자문해야 한다. 보다 자세히 관찰해보면 가벼운 잡담에 쉽게 마음을 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굳게 걸어 잠그는 경우도 없지 않다./p146 당신의 이야기는 상대방의 관심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이라야만 한다.

p148 이번에는 의도적으로 반말을 썼다. 반말은 친밀함을 높여준다.

p163 중압감은 당신을 마비시킬 수 있다./놀라운 일이지만 목표를 이루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 많다고 마음을 다져먹는 순간부터 당신의 성공 가능성은 눈부시게 올라간다./당신은 하나의 문이 닫히자마자 곧 다른 문이 열린다는 것을 알 정도로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

p176 그게 내 첫 선택이었지만, 내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다. 명심하라. 감정적으로 누구에도 의존하지 않는 든든한 자신감처럼 매력적인 것은 없다.

p185 많은 긍정적인 징후가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결코 100퍼센트 확신할 수 없다. 또 지금 그런 것이 문제가 되는 순간도 아니다. 인생에서 확실한 것이 뭐가 있던가?

p191 “불분명하고 애매하며 놀랍고도 어려운 상황을 올바로 해석하는 능력과, 해석을 실천으로 옮기는 능력은 별개의 것이다. ...”

p217 상대방을 벽에 몰아세운다는 느낌을 주는 격한 비판과 불만으로 당신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

p222 믿음이라고 하는 것은 관계 당사자 양쪽에서 똑같이 자라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한쪽이, 또 때로는 다른 쪽이 문을 열어주는 게 신뢰가 커가는 방식이다.

p226 경찰은 이른바 ‘적법성 원칙’이라는 것을 지켜야 한다. 정보부는 적법성 원칙 대신 ‘편의성 원칙’이라는 것을 적용받는다.

p235 요원은 먼저 베풀 줄 알아야 한다. 또 베푼 만큼 받아야겠다고 고집하지 않는다.

p236 상대를 잘 알 수 있는 모든 기회를 활용하라. 직업상 필요한 정도에만 머무르는 소통으로는 부족하다.

p237 생산적인 협력관계는 상호성을 전제로 한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말자.

p246 다른 한편으로 티코프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 이상은 알려고 들지 않는 영리함을 보여 주었다. 아무튼 뛰어난 자기 보호본능의 소유자이다.

p248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처한 상황을 끊임없이 새롭게 평가한다.

p251 상대의 다름을 존중해주어야 한다./이럴 때 요원은 재치 있게 다른 긍정적인 화제로 넘어갈 줄 알아야 한다./요원은 어떤 상황도 통제할 줄 알아야 한다.

p252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면 얼마든지 의문을 제기하라. 다만 신중하자.

p271 자기 능력 관리

p279 이처럼 열린 질문은 대답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유롭게 생각할 여지를 남겨주며 상대를 깊이 알 수 있게 도와준다./p280 닫힌 질문은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추천할 만하다.

p285 높은 신분을 연출하기 위해 이른바 ‘신분 상징’이라는 것을 끌어다대기도 한다./모든 소통은 사실 신분 상승을 위한 싸움이다.

p286 상대로 하여금 존경심을 가지고 우러러 보게 만들지, 아니면 친구처럼 호감을 얻어내는 게 더 중요한지 말이다.

p291 그럼에도 우리 요원은 전체 상황을 잘 꿰고 있어야만 한다. 이럴 때 흔들려서는 절대 안 된다.

p292 특히 싸움은 그들 사이의 결속을 더욱 드높혔다. 그의 범죄환경은 파우만에게 가족과 같은 것이다. ... 가족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이 사람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p295 선입견을 가지고 미리 심판하거나 범죄자의 인격 전체를 깔보는 일은 절대 피해야만 한다. 요원은 냉정하고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p299 반응하는 대신 행동해야 한다! 그런 다음 자문하자. 어떤 것이 최선일까?

p306 각 나라는 저마다 교유한 문화 표준을 갖게 마련이다.

p312 신뢰라는 것이 습관을 통해 빨리 자라날 수 있음을 안다./신뢰 형성의 과정은 함께 치르는 의식을 통해 앞당길 수 있다.

p313 당신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동적으로 집중하는 성격의 측면은 어떤 것인가?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 강점? 아니면 당신을 가로막는 약점?/의식적으로 강점에 주목하는 것이 최선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13-10-26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141 어떤 사람에게 받은 첫인상을 믿지 말라.
- 그래서 망한 적이 있어요.

p142 그럴싸하게 보인다고 해서 그게 곧 진리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
- 맞아요. 여기에 속으면 안 되는 거죠.

p144 항상 세상일을 적절히 바라보는 눈길을 훈련하자.
- 이게 참 어려워요.

마립간 2013-10-28 08:18   좋아요 0 | URL
사람 사귀는 것에 특별히 더 힘들어 하는 저에게, 책의 구절 구절이 이해는 해도 행동하려는 생각만으로 고개를 가로 젓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