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 검진 대상 질환의 요건

 

1) 흔한 질병

흔한 질병이 검진의 대상이 된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 외국 출장 중 위암 말기로 진단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외국에는 위암이 드문 질환이기 때문에 건강 검진 항목에서 빠져 있기 때문이다.

 

2) 치명적 질병

질병을 흔하더라도 그 질환이 치명적이지 않아 생명과 무관하거나 신체 기능에 후유증이 없다면 굳이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할 이유가 없다. 환자가 불편할 때 진료 받고 검사하고 치료 받으면 된다. 따라서 검진이 필요한 질환은 심장병(사망), 중풍, 또는 암 질환에 관해 건강검진을 하게 된다. (심장병과 중풍은 위험 인자에 대한 검진으로 이뤄진다.)

 

3) 검사 접근성

검사 쉬워야 한다. 쉽다는 말에는 검사의 정확성과 검사 과정이 편해야 된다는 뜻 외에 가격이 싸다는 뜻도 포함된다. 그리고 검사 장비나 검사 기관이 많아 원하는 사람이 쉽게 검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4) 치료 효과

검진을 통해 조기 진단되어도 치료 방법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 더 좋은 것은 치료 이전에 예방이다. 예방이든 치료든 질환의 진행을 막을 수 있어야 검진의 조건이 된다. 헌팅톤 무도병(Huntington chorea)의 경우 조기 진단이 가능하지만, 치료 방법이 없기 때문에 검진을 시행하지 않는다.

 

1)번과 2)번에 관해서는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해당 질환이 적절한지 알 수 있다. 꼭 사망이 아니더라도 신체 기능의 손상으로 인간적 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검진 대상 질환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요즘 치매를 검진 항목에 포함하려는 경향이 그런 이유다.

3)번의 경우, 국가 간 경제력이 다르고, 우리나라에 한정하더라도 부유한 가정과 그렇지 않은 가정과의 경제력 차이는 커서 객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값이나 중앙값을 통해 가격이 싸다 비싸다 정도는 평할 수 있을 것이다.

4) 치료 효과 평가가 가장 어렵다. 객관화도 쉽지 않다. 환자가 호전된 것이 치료로 인한 것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다. 또한 효과를 본 환자가 지속적으로 의료기관에 보고하지 않기 때문에 효과 평균값 산출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암의 경우는 생존률을 따진다.) 또 무엇을 치료 효과로 볼 것인가도 문제다. (기대 수명, 삶의 질?) 그리고 여러 가지 bias, 예를 들면 time leading bias와 같은 bias 통제도 어렵고, 제 3 변수(예를 들면 생활 환경의 개선, 진단 방법의 개선 등) 통제도 어렵다.

 

건강검진은 위 네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춰야 그 의미가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사회이고 의료는 산업화되었고, 행위별 수가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의료행위를 많이 할수록 이익이 남는 구조다. (의료계도 이익을 추구하는 사회다.) 따라서 의료인 유발 수요(PID)도 (그것도 많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위 네 가지 중 한 가지 정도는 무시된다. **1의 경우 치료 효과가 불명확하나 (사실 축적된 자료에서는 효과가 없다. 있어도 미미하다.) 선별검사screening가 실시되고 있다. **2 경우는 치명적이지 않다(기 보다 치명적인 경우가 매우 드물다). **3의 경우는 비용이 문제가 된다. 이 비용에는 방사선 피폭도 포함된다.

 

오랜만에 의료에 대한 글을 올리는데, 알라디너 R**** 님과 댓글을 주고 받으면서 알게 된 아래 책을 읽으려 한다. 과연 이 책에서 나에게 새로운 시각을 줄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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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쥐 2014-03-20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전문가로서의 유용한 정보를 주셨네요.
저는 그저 심심풀이 삼아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수준이라 다른 분의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거나 관심 분야에 댓글을 다는 경우도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천성이 게으른 탓이겠지요. 자주 들를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마립간 2014-03-21 07:37   좋아요 0 | URL
꼼쥐님,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를 위한 책과 관련된 기록을 하는 공간에 가까워 서재의 글들이 무미건조합니다.^^
 

 

* 讀書日記 140318

 

<립잇업 Rip it up> 서평 별점 ; ★★★

  나는 생각이 많으나 행동이 늦고( 또는 거의 없고), 사고 행동에 유연성이 없고 (게다가 신체 유연성도 없다.) 감정 통제를 과하게 한다. 예전에 신문에서 이 책을 소개를 받았고 이제야 읽었다.

 

우파적 사고는 선천적 성향, 개인에 주안을 두고 좌파적 사고는 후천적 영향, 환경에 주안을 둔다. 나는 반복해서 이야기했지만 실제 드러나는 결과는 선천적 성향 및 개인과 후천적 영향 환경의 조합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p28 상식적 인과관계 ; 행복하다 → 웃는다, 무섭다 → 도망친다.

가정 원칙이 말하는 인과관계 ; 웃는다 → 행복하다, 도망친다 → 무섭다.

 

나의 인과 관계는 이렇다. (행복(한 감정)과 웃음(의 행동)으로 예를 들면,)

 

개인의 내재적 성향 x 환경적 요인 → (.... → 행복의 감정 → 웃는 행동 → 행복의 감정 → 웃는 행동 ...) → 개인의 감정 및 행동

 

괄호 안의 첫 시작과 마지막이 중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 상호작용의 횟수도 중요하지 않다. 서로 양성 되먹임으로 감정을 촉발한다. 하지만 상호작용이기 때문에 개인의 상태가 감정을 발화發火될 만한 상태가 아니라면 촉발 인자 역시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부모님의 상喪을 당했는데, 배를 두드리며 웃는 다고 행복한 감정이 유발할 것 같지 않고, 우울증 환자 역시 이런 방법으로 정동 장애affective disorder가 유지될 것 같지 않다.

 

p39 전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p41 나는 윌리엄 제임스의 이론을 가지고서 나라 전체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려본다.

 

나는 전 국민이 행복해 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약간 덜 불행하게, 약간의 행복을 증진하는 방법 (즉 조금 기여하는 정도)은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책도 인문서와 실용서를 섞어 놓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이 책도 그렇다. 요즘 유행인가?

 

* 밑줄 긋기

p216 유연성을 측정할 수 있는 질문 ; “참이나 거짓으로 대답해야 하는 객관식 질문을 선호하는 편입니까?”

p216 유연성 점수가 낮은 사람들일수록 변화에 힘들어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즐기지 못하며, 더 많이 불안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p268 그리스 군대가 터키 사람들을 잔혹하게 짓밟는 장면을 목격했으며, 강한 정체성으로 똘똘 문친 공동체들이 제한된 자원을 놓고 경쟁을 벌일 때 잔인한 공격성이 드러나게 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p272 애런슨은 이후 '직소 방법 Jigsaw Method'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새로운 형태의 교육 방법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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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4-03-19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꼼*님과 댓글 대화 중에 ; 불안 사회의 불안은 객관적 사실일까,주관적 느낌일까?

마립간 2014-03-19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in.co.kr/717962125/6945188

발끝으로 서 있는 자는 오래 서 있지 못한다.
 

 

* 讀書日記 140317

 

<에피소드 한국사 조선편 ; e-book> 서평 별점 ; ★★★

  어찌 보면 다 아는 내용이지만, 짧은 글속에 소소한 재미가 있는 책.

  태종이 양녕대군을 후계자로 삼지 않은 것은 지나치게 왕권 강화를 우려했던 것이라는 해석이 신선했다.

 

고려 말 포은 정몽주처럼 부패하고 무너져 가는 왕조를 붙들어야 했나, 아니면 삼봉 정도전처럼 새로운 나라를 세워야 했나.

 

태종 이방원 주장처럼 왕권 중심 정치 제도가 더 나앗을까, 삼봉 정도전처럼 신권 정치 제도가 더 나앗을까.

 

현실 정치를 떠올리는 글

p171 과감한 개혁은 기득권층의 반발을 불렀고, 숙종은 야당이 된 서인들의 거센 반발에 시달렸다. 무엇보다 남인들의 개혁은 양반이 양반의 기득권을 수술하는 자기모순적 개혁이므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p275 아무리 지배자가 개혁을 주장하고 개혁적 인사를 등용해도, 기본적인 인재 등용 제도가 무너져 대다수의 실무 관료를 잘못 뽑게 되면 어떤 개혁도 이룰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조선이라는 나라의 붕괴 과정은, 교육과 인재 등용 시스템이 나라의 기본으로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 준다.

 

* 밑줄 긋기

p32 태종은 양녕을 위험하게 생각했던 같다. 지나친 왕권 강화는 자칫 유교적 왕도정치를 벗어나 구시대적 절대왕권으로 나타날 위험이 있다. 태종은 정도전을 제거하고 왕위에 올랐지만, 사간원을 설치하는 등 왕권 견제 장치도 아울러 만들었다. 그가 꿈꾸는 왕권은 어디까지나 유교 정치 틀 내에서의 왕권 강화였다.

p156 소현세자는 17세기 조선과는 어울릴 수 없는 사람이었다. 당시 조선은 친청親淸도, 천주교도 받아들일 수 없는 나라였다.

p265 먼저 정조는 강력한 개혁 정치를 펼치고자 왕권과 지방 수령의 권한을 강화했는데, 이것이 19세기수령들의 부정부패 심화로 귀결되었다. 또, 왕권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등용한 일부 신하들이 권력을 독점하면서 세도정치로 발전했다.

p266 ‘나쁜 것’과 ‘낡은 것’은 분명 다른 개념이다. 그리고 역사는 최소한 격동기에는 ‘나쁜 것’보다 ‘낡은 것’을 더 싫어한다. 새로워야 할 때 새롭지 못한 죄, 변해야 할 때 변하지 않은 죄. 그것이 바로 세도정치가들의 죄다.

p278 변화는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기본적으로 불확실하며 혼란을 수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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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4-03-17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5471

하지만 가까이 다가온 듯.
 

 

* 讀書日記 140313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 서평 별점 ; ★★★☆

 

우파 보수 정권은 경쟁을 부추기고 양극화를 가져오며, 그 결과로 일부는 실업을 하게 되고 자존감의 상실로 자살이나 살인을 하게 된다. 반대로 좌파 진보 정권은 반대의 현상을 보인다.

 

사실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굳이 책을 구입해서 읽은 이유는 내 주장의 근거로 이 책을 언급하기 위해서이다. (읽고 나니 책값은 충분히 한 책이다.)

 

목사님께서 이런 설교를 하신 적이 있었다. 십계명의 제 1계명, 나 이외에 다른 신을 믿지 말라. 이 계명을 지킨다는 것은 개신교 이외 종교적 행위뿐만 아니라 돈을 하나님보다 우선하는 것도 십계명의 1계명을 어기는 것이다. ‘8계명 도둑질하지 말라’의 경우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뿐만 아니라 성가대에서 저작권이 있은 악보를 복사하거나 목사가 남의 설교를 자신의 것처럼 하는 것도 8계명을 어기는 것이다. ‘6계명 살인하지 말라’의 설교의 예화는 생각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기독교도가 경쟁과 양극화를 촉발하여 자살과 살인을 유발하는 보수 정권을 지지하는 것은 (보다 구체적으로 보수 정권에 투표를 한다면) 6계명을 어기는 것이다.

 

사실 언뜻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보수 정권의 정책, 문화가 자살과 살인 더 유발한다면, 왜 진화의 압력에 의해 점차 보수 정권은 약화되고 진보 정권은 강화 및 보편화가 되어야 하는데 그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느냐 하는 것이다. (논리적 진실과 경험적 진실의 괴리다.) 이 책에 보수 정권의 약자-약자 간의 갈등 조장, 또는 선거 전술을 이야기하지만 충분히 납득되지 않는다. 글쓴이는 정권과 자살, 살인과 같은 폭력의 인과관계를 정신의학 측면에서 관찰하였다고 한다. 즉 다른 측면에서 관찰한다면 보수 정권이 살아남는 것이 설명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 놓은 것이다.

 

차라리 우파 사고의 정신 기제인 ‘수치심’이 인간 유전자에서 너무 강렬하게 발현되는 상황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그렇다고 좌파 사고의 정신 기제인 죄책감의 강화도 과연 옳은지 모르겠다. 당사자로는 너무 괴롭다.) 아직 읽지 않은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라는 책에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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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4-03-13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꽤나 재미가 있는 책이죠.

마립간 2014-03-14 07:30   좋아요 0 | URL
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생각보다 구성이 탄탄했습니다. 그리고 정치분야에서 활동하는 진보 정치인, 운동가, 지식인들이 중요한 핵심 하나를 놓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讀書日記 140307

 

<바퀴벌레> 서평 별점 ; ★★★

 

이 책에서 바퀴벌레에 대한 혐오감은 거미나 뱀과 달리 선험적이 아니라고 한다. 믿기지 않는다. (책에서 그렇다고 하니, 믿기지 않지만 반증을 얻을 때까지 인정하기로 하자.) 바퀴벌레는 선험적 혐오를 떠올릴만큼 혐오스럽기도 하지만, 최소한 내게는 매력도 있다. 꽤 오랫동안 바퀴벌레에 대한 글을 읽고 싶었다. 이제 읽었는데 실망했다. 책에 대한 실망이라기보다 바퀴벌레에 대한 실망이다. 훨씬 더 환상적인 것을 기대했는지 모르겠다.

 

영화 ‘에이리언’에서, 외계 생물을 물리치기 위해 컴퓨터로 외계 생물을 분석하는 데, 결과가 약점이 없는 완벽한 생물로 나온다. 나는 이 분석 결과에 가장 합당한 실제 생물로 바퀴벌레를 떠올렸다. 아마 이 인상은 예전에 보았던 바퀴벌레에 관한 TV 방송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원종배씨 진행의 KBS 제3의 눈으로 기억) 원자 폭탄 폭발 후 폐허가 되어도 마지막까지 생존한 생물을 고르라면 나는 ‘바퀴벌레’를 고르겠다. 한마디로 바퀴벌레의 매력은 생명력이다.

 

생명력에 비할 것은 못되지만, 또 하나의 매력은 달리기다. 바퀴벌레의 절대 속도는 빠르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벌레의 크기를 고려한 상대 속도는 매우 빠르다. 바퀴벌레만큼 달리기가 빠르다고 생각되는 곤충을 떠올릴 수 있는가?

 

이 책에 바퀴벌레가 사람 몰래 우주선에 숨어 우주여행, 또는 우주 유영까지 했을지 모른다는 가정의 글이 있는데, 이런 이야기가 증명된 사실로서 풍부하게 있기를 기대했었다.

 

조선시대에는 바퀴벌레를 부자벌레로 불렀다고 한다. 바퀴벌레가 숨을 가구도 좀 있어야 하고 군불도 때워야 얼어 죽지 않고, 밥풀 부스러기가 있어야 먹고 살지 않았을까. 7년 동안 혼자 생활한 집에서 다른 집으로 이사를 한 적이 있다. 이사 며칠 전에 7년 동안 볼 수 없었던 바퀴벌레 한 마리를 보았다. 나는 그 바퀴벌레가 대견해 보였다. 너, 어떻게 나와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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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3-07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바퀴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 딱히 바퀴에 대한 책은 별로 없더라고요...

마립간 2014-03-07 09:30   좋아요 0 | URL
저나 곰곰발님이나 바퀴벌레에 관심을 갖는 것이 대중적이지는 않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