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日記 140325
<과잉진단> 서평 별점 ; ★★★
앞부분을 읽으면서 별점 한 개에서 두 개 반 사이를 왔다갔다가 하다가 별 3개를 주었다. 처음에 평점이 나빴던 것은 논리의 비약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고, 최종 평점이 올라간 이유는 총론적인 결론과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되는 구조적 결함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1) 이 책의 가장 큰 오류는 비용-효과 대비로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의 비용(trade-off)을 그냥 과잉 진단으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p171 10년 동안 선별 검사를 받는 2,000명의 여성 중 겨우 한 명이 유방암에 의한 사망을 피할 수 있는 반면, 10명의 건강한 여성이 유방암 과잉 진단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10년에 걸쳐 2000명의 여성 중 한 면의 유방암 사망을 피하기 위해 1999 명의 여성이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경제적 비용을 포함한 수고가 필요하면 10명의 여성이 오진(알파 오류)를 받게 되는 비용을 지불하게 된 것으로 표현해야 맞다. 유방암 검진 대상의 2000명의 여성이 이런 비용에 동의한다면 유방암 검진은 시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위 검진 프로그램이 1년에 한번 촬영인데, 기간을 6개월로 줄여도 동일한 효과를 가져온다면 이 때는 ‘과잉검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6개월 촬영으로 바뀌어 확률적으로 1명에서 0.99명으로 사망률이 줄었다면 이는 과잉진단이 아니라 비용의 상승으로 봐야 한다.
2) 두 번째 오류는 전립선 환자의 예로 나타난 환자의 불편감을 포함한 여러 합병증의 비용을 생명과 동일하게 비교하는 것이다. 나의 다른 글 ‘의사 역할’에도 이야기했지만, 한 생명은 하나의 불편감과 동일하지 않다. 하나의 생명과 100명의 불편감의 교환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니면 한 생명과 10000개(한 사람이 만개의 불편감, 또는 만명 각자의 한 개의 불편감)의 불편감은 어떠한가?
<모든 것의 가격>이란 책에는 생명에도 가격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한 생명과 불편감을 포함한 합병증이 비교될 수 있으나 그것은 대량의 반복적인 상황에서 통계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 의사 역할 http://blog.aladin.co.kr/maripkahn/6951163
3) 세 번째 오류는 지나간 과거의 위험성(암으로 인한 사망)과 현재의 불편감(알파 오류로 인한 진단 및 이에 따른 합병증)에 대한 사람의 감정이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화장실에 들어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르다.’가 있다.
4) 많은 (황색) 저널리즘에서 조기 경보를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인재로 표현하는 사건들이 많다. 이것은 오류라고 할 수 없지만,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는가를 보여 준다. 개인도 그렇고 사회도 그렇고. 합리적인 비용-효과를 따지기보다 그 위험을 먼저 회피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이것에 관해서 심리학 책에서 너무 많이 언급되어 어느 책에서 읽었는지 기억하지 못하겠다.)
골프의 명언 중에 (퍼팅할 때) 지나가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 장롱 면허를 갖은 사람은 교통사고를 당할지언정, 교통사고를 낼 수 없다.
건강 검진의 과잉 진단이 싫다면, 건강 검진을 받지 않으면 된다. 유방이라면 2000명 중의 10명의 (알파 오류) 오진에 포함되지 않겠지만, 2000명 중의 한명으로 유방암으로 사망할 수 있다. 태풍의 조기 경보 강화와 고혈압, 당뇨병 기준의 강화 비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태풍 조기 경보 기준을 강화하면 태풍의 피해는 줄일 수 있으나 필요 없는 대피에 의해 생기는 경제적 손실이 있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충분히 계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심혈관계 예방에 아스피린이 사용되는데, 이 약물은 심장병과 중풍을 예방하지만, 위장관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아스피린의 ‘p319 그림 12.1 이상의 스펙트럼과 진단 및 치료의 잠재적 혜택/위험과의 관계’와 같은 비용(합병증)-효과 비교하여 6%라는 cut-off를 제시했다.
나는 진심으로 환자를 위한 의료가 되길 바란다. 과학(의학 지식)만으로 환자를 위한 진료가 될 수 없지만, 과학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서도 환자를 위한 의료를 생각하기 힘들다.
p317 진단이 가치가 있을 때란 오직 그 혜택이 위험을 초과할 때뿐이다.
p331~332 “문제는 에너지와 정보 사이에 트레이드오프가 있다는 겁니다. ...” 예측 불가능이라 ...
의사에 대한 도덕성 강조만으로도 해결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가 지적한 과잉진료 이유만 하더라도 돈은 제약회사, 믿음, 환자, 의료 소송, 불확실성을 회피하려는 인지 등 6가지 중의 하나일 뿐이다.
R****님께 남긴 댓글이다. ; ‘의사를 설득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고 일반인들에게는 오해를 일으킬 여지가 보입니다.’ ‘지동설이 진리이지만, 발표된 직후 모든 사람이 받아들인 것은 아닙니다. 과학사학자들은 천동설을 믿는 사람이 지동설로 설득된 것이 아니라, 천동설을 믿는 사람들이 사망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가 되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조기 진단을 믿는 의사와 환자의 세대 교체가 이뤄져야 될지도 모르죠.’
당신이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면 책 말미에 ‘p333 그냥 의사를 찾아가지 않으면 되지 않겠냐는 식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싶은 유혹도 생기지만 그건 잘못된 결론이다. 서론에서 했던 말을 다시 상기시키고 싶다. 내가 제기하는 문제는 여러분이 아플 때 꼭 의사를 찾아가 진단을 받아야겠는지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글을 인사치례로 생각지 않고 <과잉진단>과 <병원에 가지 말아야할 99가지 이유>의 차이점을 알았어야 한다.
* 밑줄 긋기
p59 내 견해는 다음과 같다. 만약 당뇨병 환자의 혈당 수치를 정상에 아주 가깝게 유지시키는 것이 별로 좋지 않은 일이라면, 혈당 수치가 거의 정상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당뇨병 환자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p67 소수가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다수가 과잉 진단되며, 그중 일부는 위험에 빠질 것이다. 누가 어떤 그룹에 속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동안 의학의 전통적인 관습은 소수를 위한 잠재적 이익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가볍게 여기는 것이었다.
p109 도대체 2.5가 어디서 나온 것이냐고 묻지 말길 바란다. 이것 또한 완전히 임의적인 결정이니까. ; ROC 그래플 통해 정확성이 높은 기준점을 찾을 수 있다.
p134 흑색종 진단을 놓치면 엄청난 제제가 뒤따르는 반명, 과잉 진단에 상응하는 규제는 없다.
p171 그렇지만 유방 촬영술이 이런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아주 조금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p196 바로 조기 진단과 그에 따른 치료가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믿음이다.
p199 CAST/ 이 연구는 뭔가 잘못된 것을 열심히 찾는 것이 오히려 실수가 될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가지게 한 최초의 경험이었다. ; 나는 찾는 것이 아니고 치료로 알고 있다.
p203 엄청나게 균형을 잃은 트레이드오프 관계가 있음은 분명하다. 즉 신생아 발작 하나를 막기 위해 130건의 제왕절개수술을 실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나머지 129건은 과잉 진단을 의미한다. ; 과잉 진단을 비용(trade-off)으로 표현해야 맞다.
p214 여러 검사를 자꾸 하는 것은 의사와 산모 모두의 불안 지수를 높일 수 있다.
p253 암 환자의 예후를 믿을 만하게 예측하기 위해서는, 즉 어떤 환자가 치료하지 않고 그냥 놔둬도 괜찮은 비침습적 암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아내기 위해서는 암 진단을 받고도 아무 치료를 안 한 암 환자들만을 아주 많이 모아 관찰할 필요가 있다./연구 목적에 동의해서 오랜 기간 기꺼이 치료를 포기할 수 있는 환자들을 각각의 암 종류별로, 또 각각의 돌연변이 패턴별로 충분히 확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 광우병의 경우에는 반대의 현상이 있었다. 매독의 경우 (Tuskegee Syphilis Study) 자연경과를 본 경우 도덕적으로 비난받았다.
p260 무서운 이야기 ; 불안 사회, 나는 환자를 겁박하는 동료 의사들이 불편하다.
p272 리드타임 편향/p274 과잉 진단 편향
p279 이야기에는 늘 양면이 있다./조기 진단으로 도움 받을 확률이 얼마나 될지를 알아내기에는 지금까지의 내용이 충분하지 못하다.
p297 그들은 더 많은 진단을 장려하는 것이 개인과 사회를 위해 옳은 일이라고 믿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 그와 동시에 조기 진단을 위해 옳은 일이라고 믿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p312 또한 돈을 벌려는 욕망과 진정한 믿음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조기 진단은 항상 좋은 것이라는 선입견을 만들어냈는데, 그런 의료계의 문화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도 이제 파악했을 것이다.
p302 일부 조기 진단 신봉자인 의사들도 있지만 진단을 위한 검사들이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지에 의문을 가진 의사들이 더 많다. 조기 진단에 양면이 있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아는 의사들도 꽤 있다./의사들은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검사받는 것을 좋아할 것이며(뭔가 구체적인 서비스를 받는 것이니까.), 싫어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가정을 쉽사리 해버린다. ;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책에 의하면 이것은 가정이 아니라 사실이다.
p303 비록 의료 사고 소송의 체감 위험도가 실제 위험도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되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체감 위험도다. 미흡진단, 즉 진단에 실패하는 경우엔 법적 처벌이 뒤따르지만 과잉 진단의 경우엔 상응하는 처벌이 없다. 그 둘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안전한 전략인지를 선택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p308 마지막 와일드 카드 ; 불확실성을 못 참음 ; 의사에게도 해당되지만, 환자에게도 해당된다.
p319 그림 12.1 이상의 스펙트럼과 진단 및 치료의 잠재적 혜택/위험과의 관계
p324 대중들에게서 나타나는 자기 강화 사이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