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日記 140327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서평 별점 ; ★★★

 이 책은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를 읽고 놓치고 있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 읽었다. 진보적 정책은 자살과 살인을 포함한 폭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데 (논리적 진실), 현실은 그런 정책을 펴는 정치 집단보다 경쟁을 우선시 하여 폭력을 촉발하는 정책 집단의 지지가 높다. (경험적 진실). 왜 격차가 존재할까? 혹시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 원리가 있을까?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이 빠진 퍼즐을 채워줄까 기대했다.

 

이 책의 원제는 ‘Poor Economics: A Radical Rethinking of the Way to Fight Global Poverty (2011년)’로 ‘합리’라는 단어는 제목에 없다. 굳이 합리를 집어넣자면 ‘가난한 사람의 비합리적 행동의 합리적 이유’ 좀 더 쉽게 풀이하자면 ‘가난한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이다.

 

이 책의 결론은 앞표지의 문구 ‘가난한 사람들의 현실, 생각,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빈곤 해결도 없다!’이다.

 

* 밑줄 긋기

p23 다른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싱어의 주장에는 누구나 위험에 처한 사람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가정이 내포되어 있다. 헤엄칠 줄 모르는 사람에게 양복을 더럽히더라도 물에 뛰어들라는 도덕적 당위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p23 ‘모든 문제는 저마다 고유의 해답이 있다.’

p25 여기서 핵심 단어는 ‘대등한’이다. 일반적으로 값을 치르고 모기장을 산 사람과 무상으로 받은 사람은 대등한 집단에 속하지 않는다.

p26 앞선 질문의 해답을 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의학계에서 신약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무작위 대조 실험 방식을 모방하는 것이다.

p33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해답을 내놓지 못하는 이론은 어떤 것이든 실망을 안겨준다. 왜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해답을 내놓지 못하느냐고 묻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책결정권자가 원하는 것은 구체적인 해답이다.

p94 대부분의 질병은 스스로 제한하는 셀프 리미팅self-limiting이 있어 저절로 소멸한다. 그럼에도 환자는 항생제 주사를 맞은 후 병세가 호전되는 느낌을 받으면 항생제가 치료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음에도 병세가 호전된 것이 항생제 주사 덕분이라고 판단한다. 반면 병세 호전이 의사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만약 독감에 걸린 환자가 의사를 찾아갔다가 아무 처방도 받지 못한 체 돌아왔는데, 얼마 후 병세가 호전되지 않았다면 환자는 의사 덕분에 병이 나았다고 추론하지 않는다. 이때 환자는 의사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을 고마워하기보다 이번에는 운이 좋아서 병이 나았지만 다음에는 다른 의사를 찾아가봐야겠다고 생각한다.

p101 심리학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미래를 생각하는 방식과 현재를 생각하는 방식에 상당한 차이(이를 동태적 비일관성time inconsistency이라고 부른다)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p169 ‘양손잡이 경제학자들 two handed economist 경제학자에게 정책 조언을 구하면 ’한편으로는‘이렇다고 하다가 곧 ’다른 한편으로는‘ 저렇다고 하는 것을 빗대어 표현한 말

p175 경제학자들은 가족과 개인은 동일하지 않다는 불편한 진실을 무사한 체 경제학 이론을 정립하는 경우가 많다./p176 누구나 알고 있듯 가족과 개인은 동일하지 않다./p179 가정의 특수성은 가족 구성원의 유능한 협상 능력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정반대다. ... 사회적으로 강제하는 단순한 규칙을 준수함으로써 유지된다.

p180 강제 규범은 서서히 변화하기 때문에 계약이 현실의 변화에 맞춰 바뀌지 않을 경우 비극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p233 무엇을 ‘성과’로 규정하느냐에 따라 대답은 확연히 달라진다.

p271 바로 여기에 흥미로운 역설이 있다. 자제심 부족을 극복할 방법을 알고 있더라도 이를 이용하려면 그만한 계기와 동기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p272 공들여 모은 돈이 줄어든다고 안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p273 돈이 없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유혹재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다.

p317 아무리 훌륭한 취지에서 /p342 좋은 의도는 좋은 정책의 필수조건이지만, 좋은 의도만으로 좋은 정책을 만들 수 없다. 설령 좋은 의도에서 출발했을지라도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나쁜 정책이 나올 수 있다.

p341 여기서 중요한 교훈은 아무리 가능성이 작더라도 시도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p347 여기에는 세 가지 문제가 중첩되어 있다. 그것은 이데올로기, 무지, 타성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Ralph 2014-03-27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책에서, 젊어서 가난하게 살다가 늙어서 부유하게 사는 게 좋으냐.. 아니면 반대로 젊어서 부유하게 살다가, 늙어서는 가난하게 사는게 좋은가에 대하여 말하는 것을 읽었습니다. 그 책의 저자는 후자가 더 좋다는 얘기였습니다. , 즉 젊어서 부유하게 사는 것이 더 여러가지 경험을 할 수있고, 늙어서 부유해봐야.. 특별히 돈쓸일도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일면 맞는 말 같기도 하지만, 자기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니..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려울 듯합니다만, 그래도 젊어서 마음껏 살아야 하는데.. 젊음을 충분히 만끽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햇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립간 2014-03-28 07:31   좋아요 0 | URL
제가 읽은 책 '타임 패러독스'에 시간을 바라보는 몇가지 가치관이 있습니다. 각 가치관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저는 그 중 하나의 가치관으로 살고 있고, 다른 가치관으로 살고 있은 사람의 장점을 부러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인생이라는 것이 단 한번이니, 정답이 없거나 있어도 찾기 힘들겠죠.
 

 

* 讀書日記 140326

 

<효율성, 문명의 편견> 서평 별점 ; ★★★

 너무 두꺼운 책도 구입을 잘 안 하지만 (부담스러워 구입하고 책을 안 읽게 된다.), 너무 앏은 책도 구입을 잘 안 한다. (책값이 아까워서.) 오프라인 서점이었다면 얇아서 구매를 안 했을 듯.

 

비교적 재미있게 읽었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성격 테스트와 비슷한 질문이 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A를 골랐다면 동양식 사고방식, B를 골랐다면 서양식 사고방식. 한국 사람을 포함한 동양인은 대부분 A를 고른다.

 

그런데, 나는 이런 질문을 받고 나면 (예를 들어 8문항이 있을 때,) A인가 B인가를 고민하면서 결정 못하는 문항이 6개 정도, A를 고르는 것이 한 개, B를 고르는 것이 한 개 정도.

 

단편적인 이야기 하나를 하면 ; 시간의 앞은 어디일까? ‘청년의 앞날이 창창하다.’ 이때 시간의 앞은 미래다. ‘그제 사건은 어제 사건보다 앞선다.’ 이때 시간의 앞은 과거다.

 

그러니까 나는 동서양 사고방식을 함께 한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수학을 좋아한다는 것은 서양식 사고방식일 것이다. 나의 이런 점을 잘 살렸더라고 성공했을 텐데, 이쪽에도 저쪽에도 끼지 못하는 회색인으로서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립간 2014-03-26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in.co.kr/712139133/4798748
동양인은 어떤 사건이 있을 때 훨씬 더 많은 양의 인과관계를 생각한다. (동양인은 맥락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 서양인은 핵심을 중시하겠지.

http://vimeo.com/16814585

곰곰생각하는발 2014-03-26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제가 아직 피로사회를 안 사고 있습니다. 읽고는 싶은데 너무 얇아요..ㅎㅎㅎㅎ

마립간 2014-03-26 12:52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정보가 감사합니다. '피로사회'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구매를 결정해야겠네요.
 

 

* 讀書日記 140325

 

<과잉진단> 서평 별점 ; ★★★

  앞부분을 읽으면서 별점 한 개에서 두 개 반 사이를 왔다갔다가 하다가 별 3개를 주었다. 처음에 평점이 나빴던 것은 논리의 비약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고, 최종 평점이 올라간 이유는 총론적인 결론과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되는 구조적 결함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1) 이 책의 가장 큰 오류는 비용-효과 대비로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의 비용(trade-off)을 그냥 과잉 진단으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p171 10년 동안 선별 검사를 받는 2,000명의 여성 중 겨우 한 명이 유방암에 의한 사망을 피할 수 있는 반면, 10명의 건강한 여성이 유방암 과잉 진단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10년에 걸쳐 2000명의 여성 중 한 면의 유방암 사망을 피하기 위해 1999 명의 여성이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경제적 비용을 포함한 수고가 필요하면 10명의 여성이 오진(알파 오류)를 받게 되는 비용을 지불하게 된 것으로 표현해야 맞다. 유방암 검진 대상의 2000명의 여성이 이런 비용에 동의한다면 유방암 검진은 시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위 검진 프로그램이 1년에 한번 촬영인데, 기간을 6개월로 줄여도 동일한 효과를 가져온다면 이 때는 ‘과잉검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6개월 촬영으로 바뀌어 확률적으로 1명에서 0.99명으로 사망률이 줄었다면 이는 과잉진단이 아니라 비용의 상승으로 봐야 한다.

 

2) 두 번째 오류는 전립선 환자의 예로 나타난 환자의 불편감을 포함한 여러 합병증의 비용을 생명과 동일하게 비교하는 것이다. 나의 다른 글 ‘의사 역할’에도 이야기했지만, 한 생명은 하나의 불편감과 동일하지 않다. 하나의 생명과 100명의 불편감의 교환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니면 한 생명과 10000개(한 사람이 만개의 불편감, 또는 만명 각자의 한 개의 불편감)의 불편감은 어떠한가?

 <모든 것의 가격>이란 책에는 생명에도 가격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한 생명과 불편감을 포함한 합병증이 비교될 수 있으나 그것은 대량의 반복적인 상황에서 통계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 의사 역할 http://blog.aladin.co.kr/maripkahn/6951163

 

3) 세 번째 오류는 지나간 과거의 위험성(암으로 인한 사망)과 현재의 불편감(알파 오류로 인한 진단 및 이에 따른 합병증)에 대한 사람의 감정이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화장실에 들어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르다.’가 있다.

 

4) 많은 (황색) 저널리즘에서 조기 경보를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인재로 표현하는 사건들이 많다. 이것은 오류라고 할 수 없지만,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는가를 보여 준다. 개인도 그렇고 사회도 그렇고. 합리적인 비용-효과를 따지기보다 그 위험을 먼저 회피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이것에 관해서 심리학 책에서 너무 많이 언급되어 어느 책에서 읽었는지 기억하지 못하겠다.)

 

골프의 명언 중에 (퍼팅할 때) 지나가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 장롱 면허를 갖은 사람은 교통사고를 당할지언정, 교통사고를 낼 수 없다.

 

건강 검진의 과잉 진단이 싫다면, 건강 검진을 받지 않으면 된다. 유방이라면 2000명 중의 10명의 (알파 오류) 오진에 포함되지 않겠지만, 2000명 중의 한명으로 유방암으로 사망할 수 있다. 태풍의 조기 경보 강화와 고혈압, 당뇨병 기준의 강화 비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태풍 조기 경보 기준을 강화하면 태풍의 피해는 줄일 수 있으나 필요 없는 대피에 의해 생기는 경제적 손실이 있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충분히 계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심혈관계 예방에 아스피린이 사용되는데, 이 약물은 심장병과 중풍을 예방하지만, 위장관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아스피린의 ‘p319 그림 12.1 이상의 스펙트럼과 진단 및 치료의 잠재적 혜택/위험과의 관계’와 같은 비용(합병증)-효과 비교하여 6%라는 cut-off를 제시했다.

 

나는 진심으로 환자를 위한 의료가 되길 바란다. 과학(의학 지식)만으로 환자를 위한 진료가 될 수 없지만, 과학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서도 환자를 위한 의료를 생각하기 힘들다.

 

p317 진단이 가치가 있을 때란 오직 그 혜택이 위험을 초과할 때뿐이다.

p331~332 “문제는 에너지와 정보 사이에 트레이드오프가 있다는 겁니다. ...” 예측 불가능이라 ...

 

의사에 대한 도덕성 강조만으로도 해결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가 지적한 과잉진료 이유만 하더라도 돈은 제약회사, 믿음, 환자, 의료 소송, 불확실성을 회피하려는 인지 등 6가지 중의 하나일 뿐이다.

 

R****님께 남긴 댓글이다. ; ‘의사를 설득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고 일반인들에게는 오해를 일으킬 여지가 보입니다.’ ‘지동설이 진리이지만, 발표된 직후 모든 사람이 받아들인 것은 아닙니다. 과학사학자들은 천동설을 믿는 사람이 지동설로 설득된 것이 아니라, 천동설을 믿는 사람들이 사망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가 되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조기 진단을 믿는 의사와 환자의 세대 교체가 이뤄져야 될지도 모르죠.’

 

당신이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면 책 말미에p333 그냥 의사를 찾아가지 않으면 되지 않겠냐는 식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싶은 유혹도 생기지만 그건 잘못된 결론이다. 서론에서 했던 말을 다시 상기시키고 싶다. 내가 제기하는 문제는 여러분이 아플 때 꼭 의사를 찾아가 진단을 받아야겠는지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글을 인사치례로 생각지 않고 <과잉진단>과 <병원에 가지 말아야할 99가지 이유>의 차이점을 알았어야 한다.

 

* 밑줄 긋기

p59 내 견해는 다음과 같다. 만약 당뇨병 환자의 혈당 수치를 정상에 아주 가깝게 유지시키는 것이 별로 좋지 않은 일이라면, 혈당 수치가 거의 정상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당뇨병 환자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p67 소수가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다수가 과잉 진단되며, 그중 일부는 위험에 빠질 것이다. 누가 어떤 그룹에 속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동안 의학의 전통적인 관습은 소수를 위한 잠재적 이익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가볍게 여기는 것이었다.

p109 도대체 2.5가 어디서 나온 것이냐고 묻지 말길 바란다. 이것 또한 완전히 임의적인 결정이니까. ; ROC 그래플 통해 정확성이 높은 기준점을 찾을 수 있다.

p134 흑색종 진단을 놓치면 엄청난 제제가 뒤따르는 반명, 과잉 진단에 상응하는 규제는 없다.

p171 그렇지만 유방 촬영술이 이런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아주 조금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p196 바로 조기 진단과 그에 따른 치료가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믿음이다.

p199 CAST/ 이 연구는 뭔가 잘못된 것을 열심히 찾는 것이 오히려 실수가 될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가지게 한 최초의 경험이었다. ; 나는 찾는 것이 아니고 치료로 알고 있다.

p203 엄청나게 균형을 잃은 트레이드오프 관계가 있음은 분명하다. 즉 신생아 발작 하나를 막기 위해 130건의 제왕절개수술을 실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나머지 129건은 과잉 진단을 의미한다. ; 과잉 진단을 비용(trade-off)으로 표현해야 맞다.

p214 여러 검사를 자꾸 하는 것은 의사와 산모 모두의 불안 지수를 높일 수 있다.

p253 암 환자의 예후를 믿을 만하게 예측하기 위해서는, 즉 어떤 환자가 치료하지 않고 그냥 놔둬도 괜찮은 비침습적 암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아내기 위해서는 암 진단을 받고도 아무 치료를 안 한 암 환자들만을 아주 많이 모아 관찰할 필요가 있다./연구 목적에 동의해서 오랜 기간 기꺼이 치료를 포기할 수 있는 환자들을 각각의 암 종류별로, 또 각각의 돌연변이 패턴별로 충분히 확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 광우병의 경우에는 반대의 현상이 있었다. 매독의 경우 (Tuskegee Syphilis Study) 자연경과를 본 경우 도덕적으로 비난받았다.

p260 무서운 이야기 ; 불안 사회, 나는 환자를 겁박하는 동료 의사들이 불편하다.

p272 리드타임 편향/p274 과잉 진단 편향

p279 이야기에는 늘 양면이 있다./조기 진단으로 도움 받을 확률이 얼마나 될지를 알아내기에는 지금까지의 내용이 충분하지 못하다.

p297 그들은 더 많은 진단을 장려하는 것이 개인과 사회를 위해 옳은 일이라고 믿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 그와 동시에 조기 진단을 위해 옳은 일이라고 믿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p312 또한 돈을 벌려는 욕망과 진정한 믿음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조기 진단은 항상 좋은 것이라는 선입견을 만들어냈는데, 그런 의료계의 문화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도 이제 파악했을 것이다.

p302 일부 조기 진단 신봉자인 의사들도 있지만 진단을 위한 검사들이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지에 의문을 가진 의사들이 더 많다. 조기 진단에 양면이 있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아는 의사들도 꽤 있다./의사들은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검사받는 것을 좋아할 것이며(뭔가 구체적인 서비스를 받는 것이니까.), 싫어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가정을 쉽사리 해버린다. ;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책에 의하면 이것은 가정이 아니라 사실이다.

p303 비록 의료 사고 소송의 체감 위험도가 실제 위험도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되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체감 위험도다. 미흡진단, 즉 진단에 실패하는 경우엔 법적 처벌이 뒤따르지만 과잉 진단의 경우엔 상응하는 처벌이 없다. 그 둘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안전한 전략인지를 선택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p308 마지막 와일드 카드 ; 불확실성을 못 참음 ; 의사에게도 해당되지만, 환자에게도 해당된다.

p319 그림 12.1 이상의 스펙트럼과 진단 및 치료의 잠재적 혜택/위험과의 관계

p324 대중들에게서 나타나는 자기 강화 사이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의사 역할

- 환자에 대한 의사의 역할

 

1) 생명을 연장한다.

2) (주로) 신체 기능을 보존한다. (정신과의 경우는 정신적 기능을 포함한다.)

손가락 접합술 등이나 대부분의 안과 질환 치료는 생명과 직접 관련이 없으나 신체 기능을 보존하는 치료다.

3) 증상을 호전시킨다.

감기, 배탈 등의 질환은 대개 자연 치유되나 환자의 증상을 경감하기 위해 치료한다.

3-1) 고통/통증을 완화시킨다.

3번의 증상의 하나로 볼 수 있지만, 환자의 주관적으로 차이가 커서 별도로 볼 수도 있다.

 

어느 교육기관에서 일하던 선배의사는 후배의사이자 제자들에게 위의 네 가지를 의사의 주 역할로 그리고 이 핵심적인 의사의 역할은 순서를 바꿀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장 경색(intestinal infarction)이 발생한 환자에서 개복수술을 하여 수술은 너무 훌륭하게 되었는데, 환자는 죽었다. 2)번의 역할을 하면서, 1)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의사 역할의 순서는 바꿀 수 없기에 만약 배탈로 온 환자에게서 증상 없는 심근 경색과 같은 질환이 객관적으로 발견되면 생명과 관련된 심근 경색 질환을 우선적으로 치료할 의무가 의사에게 주어진다.

 

1) 쉽게 생각하면 의사의 역할이 생명을 연장한다는 것에 논란이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과거의 일이다. 과거에는 의학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생명의 연장에 그리 큰 역할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인공호흡기, 인공투석기, (상용화는 안 되었지만 ECMO까지) 각종 의료 기술은 약간의 생명 연장과 더불어 무의미하다고 생각되는 생명 연장 행위가 나타났다. 이로 인해 뇌사 환자의 안락사 논란이 존재한다.

 

극단적인 경우가 ‘보라매 병원 사건’으로 알려진 사건인데, 무의미하다고 생각한 의료 행위를 중단한 의료진에게 살인 방조죄가 적용되었다. 반면 심사 평가원(심평원)에서는 무의미한 생명 연장 행위에 대해 의료 비용 환수 조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실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의사가 판단해야 하는데, 유권해석, 즉 공력권을 행사할 수 있는 판단은 법원과 심평원이 하게 된다.

 

1)과 2)번도 통상적으로 상충하지 않지만, 이런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화> 젊은 축구 선수가 자동차를 운전하던 중 지진이 일어나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자동차에 한 쪽 다리가 끼었다. 앰뷸런스 토착했지만, 자동차를 들어 낼 크레인은 올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체되면 다리 상처 감염과 출혈로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의사는 다리를 절단하는 것을 권고하고, 축구 선수는 다리를 잃고 사느니, 차라리 죽음을 무릅쓰고 버티겠다고 한다.

 

1)과 3-1)번의 경우 예로는 진폐증 환자가 호흡 곤란이 심해 고통의 경감을 위해 산소 공급을 스스로 끊는 경우이다. (자살이면서도 안락사이다.)

 

선배의사는 후배의사에게 의사 역할이 바뀔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의사 사회에서 결정할 수 없고, 전체 사회의 공감과 합의에 의해서만 변경될 수 있고, 그 때까지는 나(선배의사)는 의사 역할에 순서대로 충실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환자에 대한 의사의 역할을 진료로 묶으면, 그 외 행정(과장, 병원장), 교육 (교육 기관의 선임자의 후임자 교육), 연구 (대학이나 연구 기관이 아니더라도 환자 진료 기록을 축적함으로써.)도 있다.

 

이 페이퍼를 쓰게 된 계기는 ‘건강검진’이다. 의사들은 왜 건강검진을 권하게 되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는 의사들의 경제적 이유임을 부정하지 않겠다.) 1)의 역할에 충실하려는 것도 있다. 몇 질환의 경우 증상이 발생했다는 자체가 생명을 잃는 것이거나 그와 비슷한 상황이다. 심장병의 증상(사망을 증상이라고 해야 할까?)의 하나는 사망이다. 암 질환의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은 암 말기일 가능성이 있고, 완치가 불가능하다. 이와 같은 질환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 진단이 중요하다고 의사들은 생각한다.

 

<과잉진단> p196 바로 조기 진단과 그에 따른 치료가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믿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의료에 있어 진화의 압력

 

<예화>

# A의사 ; 저는 감기 즉 상기도 감염은 바이러스 질환이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습니다. 가능하면 약을 적게 사용하거나 환자가 이해를 한다면 약을 아예 처방하지 않기도 합니다.

건강 검진은 권하지 않습니다. 상당수의 건강 검진은 과잉진단을 할 뿐입니다. (책 <과잉진단>에 의하면 어떤 질환에서는 78%가 과잉진단이다.)

 

# B의사 ; 저는 감기 즉 상기도 감염은 바이러스 질환이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나게 되는 것을 알지만,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스테로이드나 항생제를 포함하여 약을 적극적으로 사용합니다. 환자가 병원을 찾아 온 것은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직장 생활등 사회생활을 해야죠. 항생제도 질환의 원인이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없지만,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이나 염증을 방지하기 때문에 증상 호전에는 많이 도움이 됩니다.

건강 검진 권유도 의사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조기에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을 치료하면 심장병, 중풍 및 이로 인한 사망을 줄일 수 있고, 암 질환은 조기에 발견 치료하지 않으면 완치가 되지 않습니다. 증상이 없을 때 진단받아야 초기 암을 진단할 수 있고 건강 검진은 꼭 필요합니다.

 

다음 3가지 질문에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1) A의사와 B의사 중 어느 의사가 옳은가?

2) 우리 주위 의사 중에서 A의사와 B의사 중 어느 스타일의 의사가 많다고 생각하는가?

3) 1번 답변과 관계없이 나는 어떤 의사에게 진료를 받겠는가?

 

나는 개인적으로 A의사와 B의사 모두 훌륭한 의사라고 생각한다. (압축된 글이지만,) 위와 같은 언급은 의학 지식이 충분할 뿐만 아니라,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과 그에 따른 철학적 관점까지 갖춘 의사이다.

사물은 다양한 면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면에 대한 관점에 따라 가치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이 필요할 때가 있다.

 

p******님께서 내가 주신 글이다.

니체가 한 말 - "모든 일은 어떻게든 해석이 가능하다. 좋은 일, 나쁜 일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우리 애들이 다툴 때조차도 누가 더 옳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어요. 이런 면에서 보면 누가 옳고 저런 면에서 보면 누가 옳고 그렇죠.

내가 p******님께 드린 답변이다.

저는 '모든 일이 어떻게든 해석이 가능하다.'에 동의하지만, 선택은 있게 마련입니다.

 

 

 

 

 

 

 

 

------------

 

당신은 예화에서 제시한 내용과 질문에 어떤 선택을 했는가? 1), 2) 질문에 어떤 분은 A의사를, 어떤 분은 B의사를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2) 질문의 답에는 B의사를 선택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의 착각인가?)

B의사 스타일이 많다는 것은 의사 집단이 옳지 않다거나 부도덕한 것과 거리가 멀다. 사회에서 주어지는 (진화론적) 선택적 압력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p94 대부분의 질병은 스스로 제한하는 셀프 리미팅self-limiting이 있어 저절로 소멸한다. 그럼에도 환자는 항생제 주사를 맞은 후 병세가 호전되는 느낌을 받으면 항생제가 치료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음에도 병세가 호전된 것이 항생제 주사 덕분이라고 판단한다. 반면 병세 호전이 의사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만약 독감에 걸린 환자가 의사를 찾아갔다가 아무 처방도 받지 못한 체 돌아왔는데, 얼마 후 병세가 호전되지 않았다면 환자는 의사 덕분에 병이 나았다고 추론하지 않는다. 이때 환자는 의사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을 고마워하기보다 이번에는 운이 좋아서 병이 나았지만 다음에는 다른 의사를 찾아가봐야겠다고 생각한다.

 

위 글은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라는 책에서 발췌한 글인데, ‘인도’에서의 상황으로 추정되지만, 우리나라에도 동일한 기제가 작동한다. 어떤 마을에 A와 B라는 두 의사가 있을 때, 환자는 B의사에게 몰린다. 후배 의사들은 병원의 경영을 보고 B의사를 닮으려 할 것이다. A의사는 경영난으로 폐업을 할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A의사 (스타일)는 (진화론적으로) 퇴출된다.

 

의사가 B형 간염 보균자에 대해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하지 않은 사이에 환자가 간세포암이 발병해 사망했다면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 (2009가합122819)/ 2009년 4월에 간세포암으로 진단받았어도 사망의 결과를 피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간암 조기발견 기회를 놓친 데 대한 정신적 손해만을 인정했다.

 

위 판결은 간암 선별 검사가 별 효용이 없음에도 의사에게 책임을 물은 판결이다. A의사는 도덕적으로 훌륭할지 모르나 위법적인 요인을 안고 가는 것이다. (나는 이 판결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일명 보라매 병원 판결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다. 모든 것이 정도 차이가 아니겠냐. 하지만 그 정도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cut-off)에 관한 과학적인 근거를 본적이 없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립간 2014-03-21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료 민영화는 이와 같은 진화 압력의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개체나 집단은 도태된다. 그것이 진화론이다. 의사가 진화론의 예외인가?

마립간 2014-03-21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식의 재고가 있지 않는다면 갑상선 결절을 적극적으로 검진하지 않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사 책임을 물을 수도 있지 않을까? /판사는 판례를 참고한다.

Ralph 2014-03-21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사가 할 수있는 가장 중요한 결정은 치료나 검사가 치료한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절로 낫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치료나 검사를 할 필요가 없겟지요.(감기나 가벼운 위장장애). 치료해도 어차피 안낫는 상황이면 역시 마찬가지로검사나 치료를 할 필요가 없겠지요. ( 재발성 전이암, 말기 환자의 폐혈증등) 치료해서 나을 수는 있으나 치료에 의한 부작용이 너무 심하여 굳이 치료를 선택하기 어려운 경우, 고령자의 수술등..
의사들이 이러한 경우에 최근 의료호나경에 충분히 적응하여 적극적으로 치료와검사를 선택한 방향으로 진화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마립간 2014-03-22 09:49   좋아요 0 | URL
저는 치료나 검사가 치료한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 의사의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역할이지만 전부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진화의 압력이 있는 환경을 놓아 두고 의사들에게 도덕성을 강조하거나 홍보만으로 상황이 바뀔 것 같지 않습니다.

Ralph 2014-03-22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환경을 바꾸도록 노력할 것인가? 두가지 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중의 하나지요.

마립간 2014-03-24 09:26   좋아요 0 | URL
저는 진실이 선생님께서 주장하시는 바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유전-문화 공진화를 사실로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선생님께서 하신 행동이 환자와 의사의 행동을 바꾸려는 노력인지, 아니면 법제화를 통해 환경을 바꾸려는 노력인지 모르겠으나 노력의 결실을 맺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어쩌면 먼 훗날 결실에 맺어지기 때문에 시작이라는 것에 의미를 둘 수 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한 그 결실의 가능성은 높게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과학이나 과학적 데이터에 의존합니다. 제 생각보다 선생님의 생각은 더 옳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