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日記 141103

 

<유클리드의 창> 서평 별점 ; ★★★☆

 

내가 가끔 수학책 또는 물리학 책을 읽으면서 미소를 짓거나 ‘키득’ 하고 웃는 적이 있다고 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앞부분은 그리스 수학에 대한 것이 주主이고, 뒷부분은 이론 물리학과 관련된 수학이다. 내가 수학 분야에 직업적으로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사실 여부야 알 수 없지만, 현대 수학은 이론 물리학과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려운 것 같다.

 

이 책은 수학의 의미와 현실 생활의 격차를 확인하기 위해 읽게 된 책인데, 우리 사회는 (그리고 전 세계가) 그리스인이 되기보다 로마인이 된 것 같다. 세계를 정복하는 데에만 유용한 것만을 추구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 수단이 약탈과 강간이라고 할지라도.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는 수필집이다. 수필집에 유머가 있는 것은 자연스럽게 보인다. 수필은 감정에 먼저 호소한다. 그런데 이 책은 수학/과학 서적이다. 기본적으로 지식전달이 우선 되는 목적이다. 비록 대상이 일반인이지만. 가끔 기대하지 않았던 곳의 유머는 더 웃기다.

 

* 밑줄 긋기

p26 수학에 낭만과 은유를 도입한 공로는 이집트인들이 아닌 그리스인들에게 돌아가야 한다./추상적인 것을 여러 다양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은 그리스인에게서 유래한 생각이다.

p26 피타고라스는 ... 진동하는 현의 길이와 그 현이 내는 음의 높이 사이의 관계를 발견했다. ... 단순한 관찰이지만 심오하고 혁명적인 행동이기도 한 이 연구는 흔히 역사상 최초로 자연의 법칙을 실험적으로 발견한 사례로 언급된다.

p55 로마인들은 추상적인 수학에 무지했고, 이를 자랑스럽게 여겼다. ... “로마인들은 전사戰士를 최고로 존경했다. 따라서 로마에게서는 약탈과 강간이 가장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 기술이 세계를 정복하는 데에만 유용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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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4-11-03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겐 낯선 책들이라서 이런 페이퍼를 읽는 게 좋습니다.
직업과 관련 없는 어느 한 분야에 관심 갖고 열독하는 건 멋진 일입니다.
예전엔 이것저것 여러 가지로 찾아 읽었는데 요즘은 제가 좋아하는 쪽의 책만 읽게 되는 것 같아요.
편식을 해요.
사고 영역의 확장을 위해서라도 다른 분야에 눈을 돌릴 필요를 느낍니다.

날씨가 꽤 추워졌군요. 건강한 가을 보내세요. ^^

마립간 2014-11-03 11:01   좋아요 0 | URL
저는 소설이, 그리고 문학 분야가 낯선 책들입니다. 알라딘을 통해 어깨 너머로 보고 있죠. (가장 낯선 분야는 인간관계인데, 예전 알라딘 마을에서는 오프라인 모임도 꽤 있었습니다.)

저는 제 직업분야에 상대적인 관심이 적은 것에 관해 죄책감같은 것이 조금 있습니다.^^

pek0501 님도 건강 조심하세요. 날씨도 추워졌고, 제 상황으로 말미암아 마음도 스산합니다.
 

 

* 讀書日記 141031

 

<다윈의 서재> 서평 별점 ; ★★★

 

서평집은 이제 그만 읽어야지 마음먹던 중 인터넷 기사에서 ‘이 책은 서평집 중에서 특별하고 뛰어나다’라는 글을 읽고, ‘정말?’이란 느낌으로 읽었다. 이 책은 서평집은 한계와 이 책만이 가진 특징이 너무 두드러져 보인다. 이 책을 앞부분의 읽는 동안 실제 인터뷰가 있는 것을 각색한 것이 아닌가 하여 머리말과 맺는말 epilogue를 읽었다. 이 책의 특징은 과학자 interviewee의 특징을 너무 잘 살렸다. 하지만 과학지식, 즉 언급된 책의 내용에 관해 재미를 얻기는 부족하다. 단지 내게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책을 읽었지만, 역시 읽지 않은 많은 책이 있음을 알려주는 정도. 글이 주는 매력보다는 알라딘에서 책을 읽었다고 하면 이정도 읽어야 명함을 내밀 도서 목록을 제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 밑줄 긋기

p52 집요한 관찰

p61 한 패러다임에 대한 반례

p75 진화는 진보가 아니다. ; 진보란 무엇인가?

p310 흔히들 역사를 ‘디테일에 대한 사랑 love of detail’/같은 대상을 다루긴 하지만 늘 ‘줌아웃 zoom out’하는 것에 익숙한 학자들이 있습니다. ... 바로 철학자입니다. ... 그리고 맟 주제 마디 main theme를 먼저 찾는 작곡자들처럼 사고를 하지요. 변주될 마디는 역사학자에 미루면서 말이지요.

p311 물론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줌인과 줌아웃을 혼자 다 하는 석학들이 있습니다. 그런 석학들 중 대표적인 한 명을 고르라면, 저는 재러드 다이아몬드를 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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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讀書日記 141030

 

<白夜行> 서평 별점 ; ★★★

 

어느 알라디너 분이 본인이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 최고라는 서평을 읽고 읽게 되었다. 이 책이 내가 최고로 평가했던 <용의자 X의 헌신>를 뛰어 넘을지 궁금했다. 결과는 <용의자 X의 헌신>에 많이 못 미친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특징이 눈에 띤다. 나는 추리 소설을 조각 맞추기 퍼즐 jigsaw puzzle에 비유하는데, 그 느낌이 보다 강했다. 500 piece의 퍼즐은 꼭 500 조각이 들어있다. 만약 510 조각이 있다면 10개의 조각은 필요 없는 것이 되고 조각을 맞추기 전, 조각의 필요성을 따져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렵다. 추리 소설은 조각의 갯수가 꼭 맞는 퍼즐이다. 그러므로 첫 번째 살인 사건이 완벽하게 해설되지 않았다는 것은 뒤에서 설명하겠다는 뜻이다.

 

‘문절망둥이와 대포새우’는 신선한 비유다. 아마 작가가 동물의 생태를 보고 소설의 줄거리를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외 떠오른 것이 MBC 코메디 드라마 ‘테마극장’,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다. 하나의 사건은 하나로 존재하지 않고 서로 연관성을 갖는다. 범인의 특성에 의해 영화 ‘와일드 씽’도 연상된다.

 

범죄의 싹을 제거한다는 점에서는, 그리고 독립된 작은 에피소드가 큰 줄거리를 만든다는 점에서 만화 <공작왕>이 연상되었다. 정의의 측면에서 첫 번째 범죄의 진범이 밝혀졌어야 하지만, 범죄의 싹을 제거한다는 의미로 범죄를 과연 막을 수 있었는지는 의문스럽다.

 

소설은 재미로 읽는 것이다. 이 소설의 약점은 추리 소설의 사건의 해결의 감동 (내가 잘 쓰는 용어로는 catastrophe의 효과) 태엽을 감았다가 풀었을 때의 받은 가속력과 같은 느낌이 약하다. 이런 느낌은 <모방범>에서도 느꼈다. <모방범>은 전체 이야기의 막판에 힘이 모자랐다면, 이 이야기는 각 이야기의 조합에 폭발력을 발휘하다기보다 김이 빠지면서 이야기를 끝낸다. 가장 김이 빠지는 대목은 ‘문절망둥이와 대포새우’에 비유되는 료지의 입장과 동인動因이다. 비유에 적절한 유키호와 유키호의 동인에 비해 균형이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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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4-10-31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작왕 정말 오랫만에 보는 만화네요...^^

마립간 2014-10-31 12:12   좋아요 0 | URL
중간을 읽을 때 알아채지 못했던 암시와 이야기 결말의 반전과 모순. ; 성적 장면보다 주제 및 줄거리가 제게는 정말 인상적이었죠. 성적 장면 때문에 다른 사람 읽으라고 권하기가 좀 뭐하지만요.

가넷 2014-11-02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공작왕 그림체하고는 좀 다른듯 하네요...

마립간 2014-11-03 07:47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제가 읽었던 것은 [공작왕]이었지, [공작왕 곡신기]가 아니었습니다. 알라딘에서 검색되는 것으로 그냥 삽입했습니다. (아마 후편, 다른 만화로 추측합니다.) 작가는 `오키노 마코토`로 같은데, 그림의 느낌도 좀 다르구요.
 

 

* 수학과 그리고 05

- 다락방 님께

 

보통의 수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수학에 관한 책을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받을 때, 저는 사이먼 싱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권합니다. 그러나 다락방 님에게 수학 도서에 관한 조언을 하면, 책으로 <용의자 X의 헌신>,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권합니다. 이 두 권의 책은 소설이지만, 이들(수학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글을 쓸까?라는 궁금증에 비교적 답이 될 수 있는 책입니다. 수학에 관한 직접적인 느낌을 줄 수 있는 책으로 <나머지 반은 어떻게 생각할까>을 추천합니다. 내용이 얕지 않지만, 수식 없이 ‘추론’의 묘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수학의 핵심은 추론입니다. 추론에 더해 일반인들에게는 이해가 필요하고, 수학자에게 창의성이 필요하지만요.

 

왜 내게는 수학을 잘할 수 있는 직관이 없고 그리하여 추론과 이해로 나아가지 못하는가, 하고 말이지요.’에 답변에 앞서 다락방 님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쓰고, 알라딘 마을에서 인기 서재가 되고, 작가가 될 수 있는 것이죠?’

 

제가 수학에 강점이 있다면 글짓기에 약점이 있습니다. 제가 찾아본 바에 의하면 제 약점의 해소, 즉 글짓기를 잘 하는 방법으로 ‘다독多讀/多聞, 다색多索/多商量, 다작多作’을 이야기합니다. 마찬가지로 수학을 잘 하려면, 수학을 자주 접하고, 수학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많이 풀어보는 것입니다.

 

다락방 님이 하신 말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로드맵을 제시하면 (6년 후쯤 딸아이의 로드맵이 되겠지요.), 1) 먼저 초등학교 5~6학년 수학 문제집을 풀어보십시오. (만약 풀지 못한다면 수학의 기초부터 이해가 없는 것이겠지만, 댓글로 미뤄보아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 그 다음에는 중학교 수학 문제집을 푸는 것입니다. 중학교 문제집은 잘 풀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 때 핵심은 초등학교 수학에서 중학교 수학문제로 어떻게 확대 되었는가를 추론하는 것입니다. 3) 중학교 문제를 쉽게 푼 다음에 고등학교 수학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고, 중학생이 특목고를 위해 준비하는 수학 문제집을 푸는 것입니다. 이들 문제는 좀 어려운데, 그 이유가 한 문제에서 다양한 능력을 요구합니다. 문제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이해가 필요하고 제시된 자료를 통해 추론이 필요하고, 여기에서 내려진 결론으로 암기된 공식을 연상해야 하고, 계산에서 틀리지 말아야 하고 제한된 시간 내에 해결해야 하므로 숙달이 필요합니다. 영재고나 과학고를 위한 수학문제는 여기에 창의력까지 요구하는 문제가 있어 더 어렵고, 민사고 정도를 준비하는 문제들이 적당합니다. 이들 문제를 푸는 것을 제안하는 것은 수학 지식의 습득이 아니고 집중력과 지구력의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집중력이 유지된 상태의 지구력입니다. 어떤 문제는 (참고 자료를 찾아가면 푸셔도 됩니다.) 문제를 푸는데 하루가 걸릴 수도 있습니다. 만약 성공하신다면 저와 같은 수학 선호자가 되는 것입니다.

 

조금 더 욕심을 내면, 창의성인데, 이것을 기르는 방법으로 이미 푼 문제에 대해 또 다른 해법을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올 댓 피타고라스>라는 책에는 피타고라스의 정리에 대한 증명 394가지 언급되었는데, 수학 지식만 놓고 본다면 단 한 가지 증명만 있어도 됩니다. 실례로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수학에 대해 아버지에게 질문을 하였는데, 그 아이의 아버지는 그 문제를 고등학교 지식으로 풀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고등학교의 수학지식이 없으니, 대화가 진전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아버지에게는 그 문제에 관해 유연성이 없고 창의성도 없던 것이죠.

 

- 마지막 글

 

자녀의 수학 시험공부를 수학 공부로 전환을 시도하거나 혹시 자신이 수학 공부를 새로 시작한 분에게 조언을 드리면 ; <몰입>이나 <공부하는 힘>에서 언급된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 deliberate practice’에 해당하는 수학을 먼저 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수학 공부가 잘 안 될 때, 비만과 달리기와 관계를 떠올리시기를 바란다. (달리기는 시작이 어렵고 무리하게 운동하면 부상만 입는다.)

 

누구나 재능을 다르게 가지고 태어난다. 자신이 수학에 대해 어려워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수학을 쉽게, 쉽게 해결해 나가면 부러워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은 한 가지를 깊게 생각하는 습관 때문에 주위를 잘 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오죽하면 수학자(하디였나?)가 일반 대중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말을 했다. 수학자들의 눈치 없음과 생활 Q가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 이해해 달라고. 우리나라에서 (실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 사회적 성공을 하려면 수학에 대한 이해보다, 무리짓기/줄서기에 노력하는 것이 맞다. 수학에 조예를 갖게 된다는 것은 갈매기 조다단이 되는 것이다. 여우보다 고슴도치가 되는 것이다.

 

어느 알라디너는 스스로 (내 판단에) 수학적 사고를 함에도 그것이 수학적 사고인지 잘 인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계속해서 지적질을 했었다. 나의 다섯 편의 글을 통해 수학에 대한 오해를 풀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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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4-10-29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학공부 개념있게`는 읽지 못한 책이나 목차나 글쓴이로 미뤄볼 때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다락방 2014-10-29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신 소설책 [용의자 x의 헌신]과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제가 오래전에 무척 재미있게 읽은 책들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초등 5-6년 문제집을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 들긴 하지만, 오와- 지금 현재로서는 두렵기만 하네요. `풀어보자`에 앞서 일단 서점에 가서 살짝 들춰봐야겠네요. 풀 수 있는 것들인가, 없는 것들인가...
마립간님의 로드맵은 분명 훌륭한 방법이 될 것 같긴하지만, 저는..제가..저걸 할 수 있을까요? 흐음.
어쩌면 제 역할은 수학을 잘하는 이들에 대해 마냥 부러워만 하는것으로 끝나야 하는건 아닐까요?

다섯 편에 걸친 글, 잘 읽었습니다 마립간님.

마립간 2014-10-29 08:39   좋아요 0 | URL
제 글을 잘 읽으셨다니, 저도 감사합니다. 다락방 님이 소설을 좋아하시니 아마 두편의 소설을 읽으셨을 것으로 추정했으니, 알수가 없어서요. `어느 수학자의 변명`도 수학자들의 사고 방식이 잘 드러납니다.

용기있는 자가 미인을 얻을 수 있듯이 수학도 용기 있는 자가 얻을 수 있습니다.

나의 애인 수학은 ; 아름답고, 인간적이며, 그렇기 때문에 매력이 있고, 잘 변심하지도 않고, 쓸모 있고, 놀라운 보편성을 갖고 있습니다.
http://blog.aladin.co.kr/maripkahn/339991

2014-10-29 0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0-29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0-29 1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0-29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4-10-30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도 추천이요

마립간 2014-10-30 12:22   좋아요 0 | URL
조선인 님, 반갑습니다.^^ 읽어보지 못한 책인데, 지금 읽는 책 마치면 바로 읽어야겠군요.
 

 

* 수학 그리고 04

- 시詩

 

수학과 시에 관한 책은 수학과 음악에 관한 책보다 많다는 느낌을 주나 이 책들은 내가 생각하는 관련성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우선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수학과 시의 연관성은 과학과 예술의 관계에 비유할 수 있다.

 

원인적인 면에서 보자. 수학/과학과 시/예술은 양쪽 모두 통찰에서 나온다. 이 통찰의 대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대상으로 한다. 혹자는 수학이 점點과 선線 등 보이는 것을 대상으로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점은 공간을 점유하지 않은 위치이고, 선 역시 공간을 점유하지 않는 길이만 존재하는 것이다. 보이는 것에는 이에 꼭 맞는 것이 없다. 관념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플라톤은 현실을 이데아의 모방, 예술을 현실의 모방으로 이데아와 더 멀어진다고 생각했지만, 나의 예술에 대한 판단은 세계와 사람에 대한 통찰을 글, 그림, 선율을 통해 표현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 통찰은 현실보다는 이데아에 더 가깝다.

 

결과적인 면에서 볼 때, 수학/과학과 시/예술을 양쪽 모두 이성과 감정에 영향을 준다. 나와 같은 사람은 수학 공식이나 물리학 공식을 보고 이해의 수준을 높이기도 하지만 감동도 함께 받는다. 어떤 사람은 시를 읽고 감동을 받지만, 그 시의 주제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

 

차이점은 첫 번째 작용점이 다르다. 수학/과학은 좌뇌/이성에 먼저 호소하고, 시/예술은 우뇌/감정에 먼저 호소한다.

 

그럼 수학과 시의 관계가 수학과 소설의 관계와 같나? 나는 좀 차이가 나게 느낀다. 시에는 방법론적으로 은유가 사용된다. 수학은 그 자체가 은유라고 생각한다. 1, 2, 3이라는 숫자나 점, 선 등은 실생활에서 볼 수가 없다. ‘나무’를 본 적이 있나? 소나무, 배나무, 감나무가 아닌 ‘나무’를 보았나? 소나무를 본 적이 있나? 옆집 마당에 심어있는 소나무가 아닌, 앞산에 있는 소나무가 아닌 소나무를 보았나? 우리는 관념에 있는 은유에 대해 익숙해 있기 때문에 그 은유를 잊는다. 그러다가 수학이나 시에서 익숙하지 않은 은유를 만나면 어려워한다. 다른 분들이 시와 소설을 문학으로 한 묶음, 수학을 따로 나눌 때, 나는 은유 강도가 강한 수학과 시를 한 묶음, 소설을 따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 주절주절 글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 수학의 시ㄱ式(정리)도 짧고 문학의 시도 짧다. 짧지만 그 의미를 파악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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