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 그리고 06

- 수학 그리고 소설

 

내가 소설과 친하지 않은 이유로 상대적으로 시와 친하다. 그리고 수학은 시에 비유된다고 생각하는 한편 소설과 무관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와 소설의 우열을 가늠하려 한다면 어느 한쪽이 우열이 있다고 생각에는 반대를 한다. 비록 내가 소설과 친하지 않더라도 소설의 위대함은 직관에 의해 느끼고 있다. 시에 깊은 맛이 있다면, 소설은 넓은 맛이 있다. (실제 나의 100대 책에는 소설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작년 가을에 수학 그리고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후 수학에서 소설에 은유될 만한 성질이 없을까 생각해왔다. 그런데 <수학악마>의 문제 풀이는 시와 같고, <수학귀신>의 이야기는 소설과 같다고 느꼈다. 그리고 <수학적 발견의 논리>를 보면서 수학의 소설적 측면을 발견하였다.

 

수학의 증명은 소설에 비유될 수 있을 것 같다. 수학의 공식은 시, 증명은 소설小說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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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讀書記錄 150323

 

<수학악마> 서평 별점 ; ★★★, 도서관 대출

<수학귀신> 서평 별점 ; ★★★, 도서관 대출

 

yamoo 님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이다. 책 제목에서 아동 도서라는 느낌을 받았다. 구매 전에 도서관에서 책 내용을 한번 훑어보고 싶었다. 대출 후 조금 당황했다. 이 두 책은 도서관에서도 어린이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초등학교 학생들이 이 책을 이해할지 의문스러웠다. 친구에게 <수학악마>의 문제 난이도를 물으니, 서울 모지역에서 사교육을 받는 초등학생 3학년들이 푸는 문제란다.

 

그러니까 내 수학 실력은 초등학생 정도였군. 이 두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다른 많은 것에도 해당되는 것이겠지만,) 수학이란 것에 대한 이해가 역치를 넘느냐 마느냐에 따라 all or none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수학 (어떤 내용)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이렇게 동화童話스럽게 표현하지 않더라도 이해가 될 것이고, 이해가 안 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읽게 하면 무슨 말인지 모르고, 문제 풀이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계단을 멀리서 보면 비탈길처럼 보인다. 반면 비탈길을 확대해 보면, 자갈과 모래가 계단처럼 보일 것이다. 연속과 불연속은 관측 크기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상적인 의미에서 (human scale에서 본다면), 수학의 이해는 불연속적인 도약이다. 즉 조합의 경우의 수가 절반만 이해해서 문제를 절반을 풀 수 있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물론 문제 풀이에는 언어 능력을 통한 문제의 이해, 계산의 정확성, 시간 내 풀이를 위한 숙달도 필요하다.) 알면 아는 것이고, 모르면 모르는 것이다.

 

초등학생이 이 두 책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했다면, 고등학교까지 대부분의 수학이 아는 내용일 테고, 만약 고등학생이 자신이 공부하는 수학을 어려워한다면, 초등학생 용 수학책인 이 책들도 어려워할 것이다.

 

* 밑줄 긋기

<수학귀신> p14 너네 선생님을 헐뜯고 싶지 않지만, 그런 계산은 사실 수학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어. 훌륭한 수학자들 중에는 계산을 전혀 못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것, 너 아니? 그 수학자들은 계산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 계산은 계산기로 하면 되잖아. 너는 계산기가 없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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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讀書記錄 150320

 

<지독재독 遲讀再讀>

<나는 바람처럼 자유롭다>

 

반복되는 이야기라서 간단하게 이야기하고 시작한다. 책은 이성 중심인 플라톤-노자주의 성격을 띠고, 여행은 비이성중심의 디오게네스-양주주의 성격을 갖는다. 플라톤-노자주의는 이성, 좌뇌, 명시적 지식, 우파와 계를 갖고, 디오게네스-양주주의는 본능(감정), 중뇌(우뇌), 암묵적 지식과 관계가 있다.

 

책은 유용하다. 그러나 문자화하면서 정보의 손실이 있다. 간접 경험이 직접 경험이 될 수 없다. A가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후 너무 좋았다. 제주도를 가보지 못한 친구 B에게 제주도 사진을 보여준다. A와 B는 사진을 보고 둘은 감탄을 한다. 그러나 A와 B가 느끼는 바는 다르다. A는 제주도 사진에서 당시의 바람의 촉감, 흙냄새, 바다냄새, 나무냄새 등을 기억하는 반면, B는 시각적 감흥만을 느끼고 있다. Youtube에는 ‘착시 현상’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많은데, 이 역시 3차원 정보가 2차원으로 축소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책도 마찬가지다. 그런 한계를 극복하려 ‘직접 경험’이 강조되기도 한다.

 

대상뿐만 아니라 접근 방법에서도 플라톤적 접근과 디오게네스 접근 방법을 구분할 수 있다. 플라톤-노자주의자는 목표의식을 갖는다. 사전 지식을 검토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면서 비용대비효과를 극대화하려 한다. 반면 디오게네스-양주주의자는 우연에 맡기면서 낯섦을 즐긴다. 어차피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한다. 또한 예상하지 못한 일에서 유익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세상의 모든 것을 직접 경험으로 할 수 없다. 시간, 돈, 등 비용을 무한정 사용할 수 없다.

 

최인호 씨는 플라톤-노자주의인 ‘책’을 플라톤-노자주의 방법으로 접근하기를 권한다. 반면 디오게네스-양주주의인 ‘여행’을 디오게네스-양주주의 방법으로 접근하라고 권한다. 그러나 나는 ‘책’을 디오게네스-양주주의 방법으로, ‘여행’을 플라톤-양주주의 방법으로 하고 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즐거움’ 이외에 다른 목표 의식 없다. 우연치 않게 신간평가단에서 또는 친구로부터 선물 받은 책을 읽으며 낯섦을 느끼고 그 낯섦에서 유익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여행의 경우, 목적을 생각한다. 업무, 휴양, 자연 경관 구경, 다른 문화의 직접 경험, 등. 나는 여행지를, 박물관을 방문하기 전에 미리 책을 통해 지식을 먼저 획득한다. 내게는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이다.’ ‘보는 만큼 알 정도의 창조적 지적 능력’이 있지 않다.

 

<지독재독> p116 독서는 그 자체가 여행이다.

 

위 문장은 너무나도 다른, 책과 여행의 교점이다. 최인호 씨의 접근 방법은 최인호 씨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지. 나는 반대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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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궐 2015-03-20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저도 시간과 돈을 직접 경험에 무한정 쓸 수 없기 때문에 플라톤-양주주의 방법으로 여행하는 게 대체로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긴 한데, 어쩔 때는 우리 앞에 예고 없이 찾아오는 직접 경험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그럴 때는 뭔가 알지 못해도 있는 그대로 부딪치면서 경험할 수밖에는 없지 않나, 뭐 그런 주제넘는 생각도 해봅니다.^^;;

마립간 2015-03-21 10:3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돌궐 님. 댓글 감사힙니다.

인생은 수 많은 선택과 선택의 결과로 생각합니다. 그 선택은 스스로 결정하기도 하고, 결정되어지기도 하고 말입니다.
 

 

* 映畵鑑賞 150316

 

<The Imitation Game 이미테이션 게임>

 

융통성과 사교성이 없고 고지식하며 고독한 그러나 천재가 아니라면 그의 삶은 어떠했을까? 명대사만 살짝.

 

* 명대사

- 전 겨우 par를 기록했을 뿐이라는 거죠.

- 사람들이 도대체 왜 폭력을 좋아하는지 알아요? 그건 바로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죠. 인간들은 폭력에서 쾌감을 느끼거든요. 하지만 그 쾌감을 제거하고 나면, 남은 폭력의 행위들은 공허할 따름이죠.

- 아니야. 네가 다른 사람들이랑 달라서 때리는 거야.

-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아무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을 해내거든. (x 3) “Sometimes it is the people no one imagines anything of who do the things that no one can imagine.”

- 당신은 대부분의 사람에 속하지 않지요.

- 자넨 그들 중 누구보다도 많은 비밀을 품고 있네.

- 이 녀석을 내게서 빼앗아갈 거예요. ... 난 혼자되기 싫어요.

-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그런 일을 해 낼 수 없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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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讀書記錄 150313

 

이번에도 밑줄 긋기 먼저. 같은 글쓴이 최인호의 오른쪽 날개 사용법, 왼쪽 날개 사용법

 

<지독재독 遲讀再讀> 서평 별점 ; ★★★, 도서관 대출

 

오른쪽 날개

 

* 밑줄 긋기

p37 ... 사유가 멈추는 순간 나의 존재도 멈추게 된다./아마도 현대인들은 ‘사유’보다 ‘감각적’인 실체들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p43 배우되 생각하지 않으면 미망에 빠지는 짓이요,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로운 일이다.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 나에게는 위로가 되는 글이지만, 이 글에는 행行함이 빠졌다.

p86 “모든 죄악의 기본은 조바심과 게으름이다.” <변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의 말이다.

p95 그들의 행위들이 공공의 선善이라는 위선적 목적을 위해 진행되기 때문에 타인들이 결코 그런 것들로 구속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지 못하는 데서 불행은 시작되는 것이다.

p95 ‘사고의 습관’ ; 사유 구속? 중국 무술에서는 초식을 배운다. 태권도에서는 품새를 배운다. 기하학 원론에서는 4개의 공리와 1개의 공준, 5개의 상식으로 출발한다. 기본적인 사유 구속 없이도 어떤 것이 진행한 예는 없다.

p111 연암의 <열하일기>는 단순한 여행서가 아니라 당대의 중심적 가치를 뒤집고, 잃어버렸던 삶의 생동감을 되찾으려 했던 도전의 기록이었다.

p113 첫 번째는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찾아 빠르게 움직인 기동력이다./p114 두 번째 동인은 개방성이다.

p116 독서는 그 자체가 여행이다.

p122 왜냐하면 감성은 이성의 전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제도전의 힘을 불어넣어 이성을 조절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p128 쇼펜하우어의 독서론은 결코 독서를 부정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독자를 보호하고 현대 작가들의 글쓰기를 비판하는 의미가 더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

p133 ‘고전 읽기’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 ‘수학 공부’도 자신과의 싸움이다.

p143 철학자의 이성적인 논리와 과학자의 감각적 경험을 통해서는 결코 신화를 읽을 수 없다. ... 따라서 철학자가 아닌 시인의 가슴으로, 과학자의 예리한 관찰력이 아닌 어린아이의 맑은 눈망울로 신화에 다가설 때 신화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 철학자의 머리는 어린아이의 눈망울을 포함하고 과학자의 관찰력은 시인의 가슴을 포함한다고 주장한다. (내가 아는) 누군가의 주장처럼 과학을 자연과학에 한정한다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말이다.

p170 지식은 고독해야 한다. 고독은 부조리한 세상을 버렸을 때 비로소 찾아오는 지식인만의 운명적 특권이다.

p194 피카소는 ‘예술은 사람들이 진실을 깨닫게 만드는 거짓말’이라고 했다.

p195 상상력과 창조력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힘이 아니다. 마음의 눈을 가지고 대상을 ‘관찰’하고 그것들에게서 느끼는 것을 통합하여 우리가 눈으로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창조했다는 것은 다름 아닌 기존의 대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본 결과물일 뿐이지, 없던 것을 새롭게 탄생한 것은 결코 아니다. 결국 물리학자 아르망 트루소 Armand Trousseau의 말처럼 “최악의 과학자는 예술가 아닌 과학자이며,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이다.”

p232 학學이 보편적인 것임에 비하여 사思는 특수한 것입니다. 따라서 ‘학이불사칙망 學而不思則罔의 의미는 현실적 조건이 사상 捨象된 보편주의적 이론은 현실에 어둡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사이불학칙태思而不學則殆‘는 특수한 경험적 지식을 보편화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뜻이 됩니다.

p235 개념이라는 그릇은 작은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그릇으로 바닷물을 뜨면 그것은 이미 바다가 아닌 게 된다.

 

<나는 바람처럼 자유롭다> 서평 별점 ; ★★★☆, 도서관 대출

 

왼쪽 날개

 

* 밑줄 긋기

p15 일상과 다른 것, 그것이 무엇이든 낯섦만 가지고 있다면 그것과의 짜릿한 만남을 즐기고 헤어짐의 아쉬움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여행이다. ; 나는 실제로 여행을 할 때보다 오히려 책에서 낯섦의 짜릿함을 느낄 때가 많다. 그러니까 나는 책으로 여행을 하는 것이다.

p21 무의식적 떠남의 갈망이 현실적 결과에 대한 두려움을 외면해버린 것이다. 이건 현실과의 싸움에서 이긴 것이 아니다. 분명 외면한 것이다.

p28 뼈저리게 낯선 것들을 충격적으로 만날 수 없다면 그것은 여행이 아니다. 많은 시간을 들여 내가 갈 곳을 책과 인터넷을 통해 꼼꼼하게 준비한다면 그것은 여행을 죽이는 것이다. 왜냐하면 낯선 곳이 낯섦으로 다가오기보다는 친숙하고 일상적인 것으로 나를 맞이하기 때문이다.

p33 친구는 여행지에서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p35 카메라 역시 여행의 가장 큰 훼방꾼 중 하나다. 카메라는 우리들의 시각적 기억을 대신해 주는 유용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카메라는 시각 외에 다른 감각들을 마비시킨다.

p47 더구나 인간은 형상이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게조차 공포를 느낀다. 바로 죽음이다. 죽음은 분명 우리의 관념일 뿐 공포를 유발시킬만한 형체가 존재하지 않는데 말이다.

p157 낯선 그들과의 만남은 나를 그물에 걸린 생선처럼 파닥거리게 했다. ; 그물에 걸린 생선은 살기 위해 파닥거리고, 대부분 죽게 된다.

p258 축제는 광기의 쾌락이 그 중심을 이룬다. 다시 말해 광기가 없는 축제는 축제가 아니다.

p260 성 바울은 “광기는 정신착란이 아니라 순수함의 상태, 측 아이들의 상태”라고 말했다.

p278 인간의 삶의 끝에서는 신의 삶이 시작되고, 신의 끝에서는 인간의 모습이 발견된다. 인간들은 그들의 사고와 경험의 끝을 넘어서는 그곳에 혹은 그런 것들로 신을 만들려고 했다.

p302 하지만 나는 세상을 떠도는 ‘여행자’야 말로 진정한 이방인, 부조리한 인간이 아닌가 싶다.

p303 우리도 시지프처럼 이성의 정상에서 걸어 내려와야만 한다./p304 휴식이 필요하다.

p307 나의 고단했던 방황과 일탈들이 가벼운 일탈들이 편히 쉴 곳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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