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育兒育我 150420

- 아이 초등학교 입학

 

딸아이가 3월 초등학교 입학을 했다. 입학 후 설마내 경우가 되겠는가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금은 문제 상황이 좀 가라앉은 상태다. 아이가 학교를 며칠 다니더니, 학교를 가기 싫다고 한다. 등굣길에 안 가겠다고 떼를 쓰는 것은 아니고, 엄마에게 어쩌다가, 친구들에게는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에게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방송에서 유치원은 잘 다니지만, 이외로 초등학교는 가기 싫어하는 아이가 있다고 이야기는 들었지만, 내 경우가 될 줄을 생각지 못했다.

 

아이에게 학교 가시 싫은 이유를 물으니,

 

1) 첫 번째로 선생님이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이다. 선생님의 학생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것이다. 선생님이 (high tone으로) ‘알았니라는 말씀하시는데, 이 말 좀 안 하셨으면 한다고 한다. ; 나의 판단은 현재 아이의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살가운 면이 적을지 모르겠으나 내 경험에 비춰보면 보통의 선생님일 뿐이다. 단지 아이가 그렇게 느끼는 것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2) 두 번째는 친구문제이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는 이사를 갔다. 남이 있는 친구조차도 입학 후 교우관계가 재편되고 있는데, 딸아이에게는 새로 사귈 만한 친구가 없다는 것이다. 작년부터 아이가 옆 동네로 이사 가자는 말을 농담 반, 진담 반 해왔지만, 이사라는 것이 (모두 아시겠지만,) 간단하지 않다. ; 딸아이에게 내 경험만 들려주었다. 나는 친구 사귀는 능력이 미숙했을 뿐만 아니라, 주위의 친구가 될 만한 아이들을 수준 낮게 평가하여 굳이 사귀려 하지도 않았다. 어쩌다 어울리게 되더라도 소위 코드라는 것이 맞지 않아 사귐이 즐겁지 않았었다. 그 결과 초등학교, 중학교 친구가 없다. 내가 못한 것을 딸아이에게 잘 하라고 강요할 수 없으나, 나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3) 세 번째 문제는 교과내용이다. 어린이집 1년과 유치원 3년 동안, 한글, 산수 등 기본적이 학습이 이미 끝났는데, 그것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아이는 새롭고, 더 깊은 사고를 요구하는 것을 배울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해 재미를 못 느끼고 있다. 지인의 말에 의하면 그와 같은 현상은 초등학교 1년 말부터 해소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내 입장에서 보면, 학교에 대한 그리고 학교 학습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고착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스럽다. 유치원 교육은 공교육과 같은 사교육으로 계륵과 같다. 유치원 교과 과정을 인정하고 초등학교 교육을 시작하는 것은 사교육인 유치원을 전 국민에게 공교육처럼 강제하는 것이 된다. 인정하지 않는다면 내 딸아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 그리고 실제 아이 반에서 유치원을 다니지 않은 학생은 없다.

 

나는 아이에게 네가 정 학교를 다니기 싫으면 학교를 자퇴하고 집에서 공부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아이의 입장에서 초등학교가 재미없지만, 그렇다고 집에만 있는 것이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기에는 스스로도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그 후 얼마의 시간이 흘렀고 지금 학교 다니기 싫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아직 학교에 집중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또 다른 지인은 지금의 상황이 앞으로 올 아이의 사춘기와 비교되지 않는다고 했다. (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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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4-20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싫다 가 아니라, 이렇게 이유를 조목조목 들어 자기 생각을 설명하는 똑똑한 따님을 두셨으니, 부모님 역시 적절한 이유를 잘 제시하며 답변을 해주셔야 하겠네요.
저는 심지어 그 옛날에, 1학년 입학했다가 적응을 잘 못하여 그만 두고 다음 해에 다시 입학한 경력(!)을 가지고 있답니다.

마립간 2015-04-20 11:47   좋아요 0 | URL
대화를 통해 아이의 감정적인 동요는 가라앉을 수 있겠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있는 것이 아니고, 그저 설명한 이유를 납득하길 바랄 뿐이죠.^^

붉은돼지 2015-04-20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 딸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했는데요...아직까지는 별 불만 없이 잘 다니고 있는 것 같아요.
유치원 다닐 때 한 때 다니기 싫다고 울고 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유를 물어봐도 이야기도 안하고 답답해 죽을뻔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유라도 알면 좋을 텐테..그냥 며칠 그러다가 잠잠해져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마립간 2015-04-20 11:49   좋아요 0 | URL
제 딸아이는 유치원을 처음부터 너무 즐겁게 다녔죠. 반면 초등학교는 적응의 어려움이 있네요.

어쩌면 사춘기의 중학교를 포함하여 한번은 거쳐야할 홍역같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춘기의 예방 접종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극곰 2015-04-20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에는 아이들도 달라진 환경이(물리적인 제약 등)유치원과는 차원이 다르니 나름 스트레스 받더라고요. 다니기 싫다는 말도 하고요. 우리 딸도 입학했는데 한 달 정도는 유치원 친구 보고 싶다고, 그 학교 가면 좋겠다고 이사가자는 말도 했어요. 마립간님 따님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지 않을까 싶긴 한데. 일학년 교과라는 것도 아직은 수업보다는 학교 규칙이나 다른 것들에 대한 학습이 훨씬 많은 것 같더라구요. 놀이터에서 반 친구들과 놀거나 하는 시간들을 좀 주면 어떨까요? 반친구들에ㅡ대한 긍정적인 멘트나 관심을 부모가 표현해주는 것은 어떨지.아이들이 학교가 즐거운 이유는 대부분 친구 때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딸과 같은 학년이라 주절주절이 길었어요 :)

마립간 2015-04-20 11:54   좋아요 0 | URL
1)번 선생님에 관한 이유와 3)번 학업에 관한 이유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2)번 친구는 약간 신경이 쓰입니다. 제가 친구를 잘 사귀지 못했던 터라.

놀이터에서 노는 것이 한 가지 해결책인데, 저희 집은 맞벌이에 친할머니가 낮에 육아를 담당하는데, 친할머니는 놀이터에서 친구와 보내는 시간을 낭비라고 생각하십니다. 육아 때문에 애쓰시는데, 감놔라, 배놔라 할 수 도 없고.^^ 저와 안해, 할머니는 각자의 교육가치관에 따라 아이에게 대하기로 했기 때문에 지금와서 조정하기도 힘듭니다.

BRINY 2015-04-20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 마음이 이해는 갑니다만, 이런 문제가 `이해와 공감`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게 더 문제네요.
말씀하신 대로 시간이 어느 정도 해결해주겠지만, 보호자분께서 고민이 많으시겠습니다.

마립간 2015-04-21 08:01   좋아요 0 | URL
인생의 일정 부분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맞닥뜨린 상황이지만, 이번 일을 잘 넘긴다면 사춘기의 방황이나 사회에 발을 내디디는 상황에서 현명하게 대처하겠죠.
 

 

* 映畵鑑賞 150417

 

<> 평점 ; ★★★★☆

 

별 생각 없이 본 영화, 어쩌면 제목에 이끌렸을지도 모르겠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박하사탕>을 너무 재미있게 본 터라. 오히려 그만한 영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내가 총 5 편을 봤다. 내 나름대로 순위를 매기면, 1<박하사탕>, 공동 2<초록물고기>, <>, 4<밀양>, 5<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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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讀書記錄 150416

 

<소설처럼 아름다운 수학이야기>

 

* 각론 몇 가지만 보탠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보니, 책 제목조차 인상 깊다. 책의 판매부수를 생각한다면 아름다운이라는 수식어보다 재미있는이라는 수식어를 썼어야 했다. 실제 이 책은 재미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독후감에 재미있다는 평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름다운이라는 수식어는 글쓴이 수학에 대한 감상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 내가 좋아하는 육상 경기는 400 m 달리기다. 100 m를 달리는 순발력을 40초 이상 유지하는 지구력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사고 능력에서 순발력은 집중력에 비유되고 지구력은 끈기에 비유될 수 있다. 이 책에 언급된 케플러와 뉴턴, 집중력에 끈기를 갖춘 사람이었다.

 

p141 케플러는 엄청난 집중력을 자랑하는 학자다. 한 문제를 잡으면 풀릴 때까지 풀고 풀고 또 풀었다.

p172 뉴턴은 놀라운 집중력의 소유자였다. 그는 몰입의 순간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었다. ... 그는 연구 도중에 계란을 삶으려다가 자기 시계를 삶았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 p30 수학 잘하게 생겼다고 말한다면 ... 고리타분하고 꼬장꼬장하고 독선적이고 지나치게 논리적인 그런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인가? 아니면 두꺼운 뿔테 안경에 말더듬이지만 계산만은 천재적으로 하는 그런 사람?

 

위 글은 비난도 가 보기에는 일정부분 일리가 있는 편견이라기보다 정형에 가깝다. 그런 사실을 비난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일반적이 현상이지만 어느 정도 사실이다. 그에 대한 해석으로 아랫글과 같이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p59 위대한 사상가나 예술가들 중엔 독신이 많은데, ... 자기 세계를 가지고 뭔가에 몰두하려면 결혼은 거추장스러웠을 것이다. ... 소크라테스의 불행한 결혼 생활도 몰입하는 철학자와 보통 생활인과의 불협화음 때문에 발생한 것이었다./p60 내가 솔론이라도 , 저놈은 친구도 아니군하고 정나미가 뚝 떨어졌겠다.

p45 역사 속의 천재적인 수학자들은 오히려 보통 사람보다 아둔한 경우가 많았지만,

 

* 학자이자 선생으로서 입장을 가정하면 딜레마를 느낄 수 있다. 유능한 소수小數의 제자냐, 아니면 조금 못 미치는 제자라도 다수의 제자를 기를 것이냐. 나보다 나은 제자를 위한 삶이냐, (영화 위플래쉬 Whiplash처럼) 나의 보다 완성된 결과를 위해 제자를 소모할 것이냐. 사전事前전 정답은 없어 보이고 사후事後 판단만 있는 것 같다. 단지 씨앗은 땅속에서 자신이 소멸시켜야 새로운 열매를 맺는 행위를 한 스승을 존경할 뿐이다.

 

p191 뉴턴이 명예롭지만 까다로운 노인네로 제자도 없이 제자도 없이 죽어 간 것에 비하면, 라이프니츠는 그 죽음이 쓸쓸했지만 학자로서는 성공한 사람이다. 그의 제자들이 수학의 일가를 이루며 자신의 연구를 이어갔으니 말이다.

p178 라이프니츠 그의 말로末路는 뉴턴과는 정반대였다. 뉴턴은 노인이 되어 영국 여왕으로부터 작위를 받고, 편안한 삶을 살았으며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해 웨스터민스터 사원에 묻혔다. ... 라이프니츠는 독일에 홀로 만아 베르누이 같은 뛰어난 제자 몇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쓸쓸한 최후를 맞이했다.

 

* p92 시험에 안 나오는 것은 공부하지 않는 것이 대한민국 수학 교육의 관습이다 .

p94 “기하학엔 왕도가 없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고 한다. 공부하는 데 요령만 터득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경고의 일침이었다.

 

학원 강사 남** 선생님의 인터넷 강의 동영상에 이런 내용이 있다. ‘시험에 안 나오는 것을 공부하지 마라.’라고 학생에게 경고한다. 공부에는 요령이 없지만, 성적에는 요령이 있다. 성적 역시 포기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판단이 쉽지 않다. 이상적인 상황은 공부를 했는데, 성적이 잘 나오는 상황 또는 공부도 하고, 시험공부도 하고.

 

* p196 “어쩔 수가 없었어. 그게 바로 내 본성이야” It's my nature!

 

누군가 수학을 어려워하거나 싫어한다면 이렇게 위로해 주고 싶다. ‘자책 하지 마, 수학을 싫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야!’

 

* p193 뭐든 한 가지를 얻으려면 한 가지를 잃어야 한다.

 

나는 한 번 더 인생을 살게 된다면, 나의 인생을 바꾸고 싶지 않다. 대인 관계의 능력과 수학에 대한 탐닉을 바꾸고 싶지 않다. 오히려 내 인생의 충실도를 높이고 싶다. 다른 인생이라고 하여 별 것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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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4-16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도 있었네요.
수학은 너무 어려워 관심이 없지만 소설처럼이란 수식어를 달아 놓으니
관심은 가네요.^^

마립간 2015-04-16 13:35   좋아요 0 | URL
수학에 대한 직접적인 내용은 2장에 있고, 그것도 역사적 사건과 연관되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수학에 감상, 에세이에 가깝습니다. 읽어보세요.

마녀고양이 2015-04-16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다시 태어나도 수학을 하신다는 말씀, 너무 멋져요~~~♡♡

마립간 2015-04-17 07:5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제게, 알라딘을 통해 가장 큰 유익은 얼굴 한 번 못본 누군가가 저를 긍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는 것입니다.

2015-04-17 0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17 0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17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17 1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5-04-17 12:21   좋아요 0 | URL
예전에 동물에 왕국에서 본 장면이 있습니다. 사자 무리인데, 주위 환경에 비해 무리가 조금 컸지요. 거기의 암사자들은 자매나 이복자매입니다. 평화롭던 지내던 어느 순간, 아무 일도 없었는데, 갑자기 암사자들이 한 마리의 암사자를 쫓아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무리에서 쫓겨나는 암사자가 너무 불쌍했습니다. 왜 그 사자가 쫓겨나게 되었을까 고민했죠.

해설자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무리를 감당하기 힘든 환경, 특히 먹이가 적기 때문에, 무리의 크기를 줄여 유지하려는 무리의 무의식적이고, 우발적인 행동이며 그 암사자가 선택된 이유는 없다고요.

2015-04-17 2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18 0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 讀書記錄 150415

 

<소설처럼 아름다운 수학이야기> 서평 별점 ; ★★★★, 도서관 대출

 

처음 앞부분을 읽으면서 키득키득 웃으면서 읽었다. (글쓴이 그녀의 이야기이지만,) 바로 내 이야기다. ‘나와 같은 사람은 평균에서 좀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아주 드문 경우는 아니다라고 틈틈이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이후 고독감을 많이 덜어 냈다.

 

알라디너로부터 내 서재가 궁금하다는 댓글을 받았지만, ‘내 책꽂이라는 글을 알라딘에 올리게 된 것은 이 책 때문이다. 제대로 하는 것은 없지만 주체 못하는 나의 호기심을 공개한 것이다. (서재 소개에 있는 이야기이지만.)

 

* 내 책꽂이 http://blog.aladin.co.kr/maripkahn/7464996

 

p17 내 취미는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오타구나 마니아와 다르게 한 가지에 만족하지 못하는 잡학족 내재는 백과사전파라고나 할까. 잘하는 건 별로 없지만, 좋아하는 것은 매우 많다.

p10 책벌레, 영화광, 음악 마니아, 악기 연주자, 달리기 마니아, 습관적 공상가, 수집광, 미술 애호가, 타고난 수줍움과 어눌함 때문에 말보다는 생각하는 게 편한 당신, 이미 아마추어 수학자의 자질을 갖춘 셈입니다.

 

서재의 소개에도 있지만 수많은 호기심 중에 가장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수학이다.

  

p20 나의 아날로그적 취미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수학이다.

 

아마 무인도에 가게 된다면 <수학사>를 가지고 갈까, <원론>을 가지고 갈까 고민할 테지만, 내게 가장 큰 감동을 준 것은 <수학사>. <수학사>에 대한 나의 독후감은 이렇다.

수학은 아름답고, 인간적이며, 그렇기 때문에 매력이 있고, 잘 변심하지도 않고, 쓸모 있고, 놀라운 보편성을 갖고 있습니다.

* <수학 예찬> http://blog.aladin.co.kr/maripkahn/339991

 

p21 수학은 쉽게 습관이 될 수 있다. 쉽게 즐길 수 있고, 취미가 될 수 있고, 생활의 일부가 될 수 있고, 평생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딸아이가 수학에 싫증을 느낄 때쯤, 읽게 하면 좋을 듯.

 

* 밑줄 긋기

p9 수학 속에 분명 아름다운 정신이 숨어 있습니다. 수학은 따분하거나 골치 아픈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수학이 그림이며 음악이며 문학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p10 책벌레, 영화광, 음악 마니아, 악기 연주자, 달리기 마니아, 습관적 공상가, 수집광, 미술 애호가, 타고난 수줍움과 어눌함 때문에 말보다는 생각하는 게 편한 당신, 이미 아마추어 수학자의 자질을 갖춘 셈입니다.

p21 수학은 학교를 떠남과 동시에 벗어나야 할 감옥처럼 여겨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p30 흔히들 수학 잘하게 생겼다고 말한다면 무례한 비난쯤으로 들릴 것이다. ... 고리타분하고 꼬장꼬장하고 독선적이고 지나치게 논리적인 그런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인가? 아니면 두꺼운 뿔테 안경에 말더듬이지만 계산만은 천재적으로 하는 그런 사람?

p35 흔히들 수학 공부를 하면서 이따위 것을 배워 어디에 써먹겠다는 거야라며 불평을 많이 한다.

p37 이렇게 자연 속의 수학을 살펴보는 것이 자칫 수학이 과학을 위한 도구일 따름이라는 편견을 낳을까 봐 두렵다. ... 그 발생은 과학적 현상과 관련되어 있을뿐더러 철학과 논리학의 측면에서 다뤄진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되겠다. 그런 점에서 수학은 수를 다루지만 오히려 인문학적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p45 역사 속의 천재적인 수학자들은 오히려 보통 사람보다 아둔한 경우가 많아지만, 엄청난 직관력으로 범인 凡人이 생각지 못하는 수학의 세계를 발전시켰다.

p59 위대한 사상가나 예술가들 중엔 독신이 많은데, ... 자기 세계를 가지고 뭔가에 몰두하려면 결혼은 거추장스러웠을 것이다. ... 소크라테스의 불행한 결혼 생활도 몰입하는 철학자와 보통 생활인과의 불협화음 때문에 발생한 것이었다./p60 내가 솔론이라도 , 저놈은 친구도 아니군하고 정나미가 뚝 떨어졌겠다.

p92 시험에 안 나오는 것은 공부하지 않는 것이 대한민국 수학 교육의 관습이다./p95 대학의 슬로건들처럼 오로지 진리를 탐구하려는 학생들은 참 드물다.

p94 “기하학엔 왕도가 없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고 한다. 공부하는 데 요령만 터득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경고의 일침이었다.

p141 케플러는 엄청난 집중력을 자랑하는 학자다. 한 문제를 잡으면 풀릴 때까지 풀고 풀고 또 풀었다.

p163 논리를 따지는 B는 결코 논리적이지 못하다.

p172 뉴턴은 놀라운 집중력의 소유자였다. 그는 몰입의 순간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었다. ... 그는 연구 도중에 계란을 삶으려다가 자기 시계를 삶았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p172 학자들의 경우, 다만 학문에 몰입하다 보니 세상사에 관심이 없어져 독신이 되는 경우가 많다./p173 학문에 대한 몰두는 세속적인 모든 것을 잊게 할 만큼 만족감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p174 뉴턴은 자신의 과학적 연구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 수학이라는 도구를 이용했다. 그러나 라이프니츠는 뉴턴과는 생각이 달랐다. 라이프니츠는 수학자로서 수학을 철학적으로 접근하고자 노력했다. ; 내가 (한때?) 뉴턴보다 라이프니츠를 더 좋아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p178 라이프니츠 그의 말로末路는 뉴턴과는 정반대였다. 뉴턴은 노인이 되어 영국 여왕으로부터 작위를 받고, 편안한 삶을 살았으며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해 웨스터민스터 사원에 묻혔다. ... 라이프니츠는 독일에 홀로 만아 베르누이 같은 뛰어난 제자 몇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쓸쓸한 최후를 맞이했다.

p187 오일러는 축복받은 천재였다. ... 너무나 완벽해서 신이 그 공평함을 실천하기 위해 그를 장님으로 만든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p191 뉴턴이 명예롭지만 까다로운 노인네로 제자도 없이 제자도 없이 죽어 간 것에 비하면, 라이프니츠는 그 죽음이 쓸쓸했지만 학자로서는 성공한 사람이다. 그의 제자들이 수학의 일가를 이루며 자신의 연구를 이어갔으니 말이다.

p193 “네게 인간의 다리를 만들어 줄 테니, 네 어여쁜 목소리를 내게 달라라고 하는 바닷속의 마녀처럼, “너에게 세상의 모든 것을 알게 해 줄 테니, 너의 영혼을 달라라고 말하는 메피스토펠레스처럼 ... 모든 유혹엔 조건이 필요하다. ... 뭐든 한 가지를 얻으려면 한 가지를 잃어야 한다.

p196 “어쩔 수가 없었어. 그게 바로 내 본성이야” It's my nature!

p215 <수학사>

p239 아날로그 향수 ; 대학 입학 때까지 볼펜 깍지를 낀 몽당연필을 사용했는데, 몽당연필의 시작은 국가주의의 시책에 의해서, 그리고 나에게는 향수로 남았다.

p251 문제 풀이의 중요성 ; 요즘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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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4-15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지금도 색연필 깍지 켜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거 모아두고 있습니다. 몽당 색연필 말이죠. 이게 은근 쾌락적입니다. 김훈이 몽당연필을 모으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ㅋㅋㅋㅋㅋ

마립간 2015-04-15 12:21   좋아요 0 | URL
대학교 2학년 때까지 몽당연필을 사용했고, 그 이후로는 몽당연필까지 연필을 사용하게되질 않네요. 실제 사용 빈도는 볼펜이 가장 높고, 그 보다 더 높은 사용빈도는 컴퓨터의 워드프로세서.ㅋㅋ

지금 다시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후 다시 연필 사용 빈도를 늘이고 있습니다만, 수학문제 풀 때와 독서 메모 때, 주로 만년필을 사용합니다.

cyrus 2015-04-15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턴은 말년에 정신병 증세가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똑똑한 사람들은 범인을 훌쩍 뛰어넘은 재능이 있으면서도 한번쯤은 불행한 상황을 겪는 것 같습니다. 수학자 중에 가장 불행하게 살다간 사람이 갈루아와 아벨이죠.

마립간 2015-04-16 07:46   좋아요 0 | URL
뉴턴의 제일 관심사였던 연금술로 인한 수은 중독 증상으로 여겨지죠. 천재는 행복하기보다 불행한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알라디더들도 약간 천재스러운 행복감과 남이 보지 못하는 통찰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의 불행감을 조금씩은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구기球技 종목에 대한 나의 생각

 

곰곰생각하는발 님의 쓴 안타보다 가치 있는 삼진(아웃)도 있다라는 글을 읽고 내가 가지고 있는 구기球技 종목에 대한 생각을 짧게 정리한다.

 

* 안타보다 가치 있는 삼진(아웃) '도 있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7465634

  

* 축구 ; 많은 사람이 축구를 좋아한다. 누군가는 과학적이라고 하나 나는 축구가 과학적인지는 잘 모르겠다. 점수가 적게 나는 종목은 그날의 승패에 우연이 개입된다는 점에서 그리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른 누군가는 축구의 규칙이 아주 간단한, 원시적인 primitive한 운동이며 그래서 대중적이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정확히 말하면 좋아했던, 현재는 상대적으로 구기 종목 중 가장) 좋아하는 운동이나 그 이유는 체력과 조직력이다.

 

* 야구 ; 개별 사건은 우연이 작용한다. 그래서 비합리적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경기에서 통계가 적용된다. 그래서 합리적일 수 있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런 이중성을 즐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팀의 승부에서도 그러하고 투수나 타자의 입장에서도 그러하다. 자세한 이야기는 링크되어 있는 위 안타보다 가치 있는 삼진(아웃) '도 있다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야구는 독특한 면도 많다. 구기 종목이면서 공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람에 의해 득점이 되는 등...

 

* 배구 ; 다른 어떤 운동보다도 수직적 운동이다. 배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하늘을 나는 쾌감과 속도가 주는 쾌감을 좋아할 것으로 생각한다. 배구 선수들의 하는 Sargent jump는 순발력에 의존하는 운동이고, 순발력은 나이가 들면서 가장 먼저 쇠퇴하게 된다. 그래서 다른 구기 종목보다 가장 젊은 나이에 은퇴하게 된다.

 

* 농구 ; 수직적 운동과 수평적 운동이 섞여있는 운동이다. 점수가 많은 나기 때문에 의외의 승패가 나는 경우가 드물다.

 

* 미식축구 ; 내가 좋아하는 축구 soccer를 좋아하는 이유, 즉 체력과 조직력 때문에 미식축구 American football에 대한 호감이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는 희귀성이 있다. 미식축구의 전술에 대해 궁금하여 예전에 알라딘에서 검색해 봤는데, 당시에는 책이미지도 없는 품절된 책 한 권만 검색되었다. 지금은 5권이 검색되는데, 모두 품절이고 새로 검색된 4권도 규칙에 관한 책인 것 같다.

 

* 이 글을 쓰면서 떠오른 생각인데, 축구는 바둑과 같고, 미식축구는 장기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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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4-14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구가 통계를 근거로 경기 운영 전략을 구성하지만, 간혹 통계를 무너뜨리는 우연이 경기 승패를 가르기도 합니다. 프로 경험이 전무한 무명 신인 선수가 의외로 좋은 성적을 거둘 때가 있지요. 그래서 야구가 재미있어요. 물론 축구, 농구도 좋아합니다.

마립간 2015-04-15 07:48   좋아요 0 | URL
저도 기본적으로 스포츠 관람을 좋아하는 편에 속합니다. 저는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축구를 좋아합니다. 물론 야구도 재미있죠.^^

곰곰생각하는발 2015-04-15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구는 바둑 같고 미식축구는 장기 게임 같다. 아, 무릎 탁, 치게 되네요..

마립간 2015-04-15 12:22   좋아요 0 | URL
그렇죠.^^ 유사한 면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