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身邊雜記 150930

 

-질병과 사망에서 장유유서 長幼有序

 

유교에서 말하는 장유유서는 내가 이야기하려는 순서와 분명히 다른 의미이다.

 

<백미러속의 우주>를 읽으면서 이 세상은 일정부분 이전에 확률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질병과 사망은 나이와 상관관계를 갖지만, 젊은 나이에도 일정한 발생확률을 가지고 있다. 이런 확률의 결과가 장유유서라는 사람들의 바람을 거스르게 된다.

 

감정의 소모는 몇 배 더 힘들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 讀書記錄 150918

 

<독한 것들> 서평 별점 ; ★★★, 구매

 

알라딘 광고에서 <독한 것들>을 봤을 때, 주제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느낌은 처음이 아니었다. 처음 영화 007 문레이커 (Moonraker, 1979)를 봤을 때이다. 만화같은 줄거리를 가진 이 영화에 독초가 등장하는데, 악당은 멸종된 것으로 추정된 독초에서 독을 추출하여 본인 휘하에 있는 사람을 제외한 인류를 멸망시키려 한다. (결과는 당연히? 007이 악당으로부터 인류를 구하는 것이다.)

 

이런 느낌을 가지고 대학 입학 후 <Toxicology>라는 책을 뒤적거린 적이 있다. 이 모습을 본 선생님께서 마립간이 독성학에 관심이 있나 보네라고 하셨지만, 사실은 독성학에 대한 관심보다 자연독이 어느 정도의 독성까지 가능한가를 찾고 있었다. 책이 영어로 된 전문 서적이라서 얼마 읽지도 못하고 포기했지만, 인상 깊었던 것은 책의 내용의 대부분이 인공독에서 관한 것이다.

 

최근에는 아이가 <Why? 독이 있는 동식물>을 읽으면서 책이 재미있다고 하여,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었다.

 

p15 독이 무엇인지 누구나 알고 있다. ...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도 마찬가지로 그 개념을 정의하는 것이 생각처럼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249 생명 진화의 특성들은 단순히 인간의 잣대로 재어 흑과 백, 혹은 선과 악으로 분리하기 어렵다. 또한 이런 논리는 생물의 온전한 특성을 이해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독에 맥락을 확인했다. p15 독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과 독에 대한 p249 흑과 백, 혹은 선과 악으로 분리하기 어렵다라는 대답을 얻었다.

 

* 밑줄 긋기

p5 대부분의 사람들은 뱀, 두꺼비, 거미, 해파리와 같은 독독을 가지고 있는 생물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니 혐오하기까지 합니다. ; 좋아하지 않는 것, 싫어하는 것, 혐오하는 것은 정도 의 차이일까, 아니면 인지認知에 있어 질적인 차이가 있을까?

p6 독을 가지기 위해서는 큰 대가가 따릅니다./독이 궁극의 무기가 될 수는 없습니다.

p7 독은 잔인하지만 아름다운 진화의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독의 생태계는 엄혹한 자연 속에서 평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p8 어설픈 인간의 개입은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p15 독이 무엇인지 누구나 알고 있다. ...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도 마찬가지로 그 개념을 정의하는 것이 생각처럼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17 “모든 물질은 독이며 독이 아닌 물질은 없다. 다만 올바른 용량만이 독과 약을 구별한다.”

p19 독의 영향력, 즉 독성을 측정하는 가장 일반적인 지표는 LD50 (50% lethal dose, 반수치사량)이다.

p20 이런 지표들은 독의 대략적인 독성을 알게 해주기 때문에 여러모로 유용하기는 하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다. 대부분 쥐를 이용하기 때문에 인간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기 어렵고, 쥐 사이에서도 성이나 나이, 쥐의 종류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탓이다. 더불어 서로 다른 생물들은 같은 독이라도 서로 다르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p24 윗선의 압력과 제약사의 로비에도 굴하지 않고 승인을 거부해 많은 아이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공로로 그 담당자는 이후 훈장을 받기도 했다.

p30 ... 독은 항상 상대적이라는 사실이다. 주변 환경과 맥락에 따라 독은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 여기에 필연과 우연이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독으로 작용한 경우의 우연에 생존을 위한 자연선택이라는 필연이 작동한다. 그리고 또 다른 우연으로 독으로 작용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p31 톡신 toxin, 베놈 venom, 포이즌 poison ; 동물독, 생물독, 독성물질

p33 독을 진화하기 위해 독이 있는 생물들은 많은 것을 감내해야만 한다. 독에는 수많은 화합물들과 단백질들이 들어가는데, 이를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를 희생해야 한다./즉 독과 관련된 기관들은 생존에 있어 굉장히 비싼 기회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p36 독의 진화가 빠르다는 사실은 그만큼 생태계에서 독이 널리 쓰이고 있으며, 진화의 최전선에 있는 물질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p38 이런 맥락에서 서로 다른 종의 생물들이 서로 관계를 맺어가는 공진화 coevolution는 중요한 주제다.

p40 캡사이신에 영향을 받지 않는 조류, 그리고 캡사이신을 통해 자신을 방어하는 식물이 서로 충분한 영향을 얻는 동시에 씨앗을 가장 멀리 퍼뜨릴 수 있는 조합으로 진화해 온 것은 훌륭한 공진화의 사례다. ; 식물과 미생물만 존재하는 동물은 존재하는 생태계가 가능할까?

p40 다른 생물에 맞춰서 진화해 왔다면 왜 뱀이나 복어의 독은 그렇게 강력해졌을까?

p42 독한 생물들은 그 진화의 과정에서 독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몸이 되었지만, 인간의 눈에는 그저 독해서 악한 생물로 비춰질 뿐이다. ; 나의 치악산의 전설의 독후감을 떠올리는 문장이다.

p48 독을 정확히 바라보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인간의 관점을 집어넣기 때문이다. ... 단순히 인간에게 해가 되는지 아닌지로 구분하는 것은 독을 지나치게 단순화시키는 함정이 숨어 있다. ; 인간의 관점이라는 맥락을 제외했다는 비판이나 인간의 감정의 제외한 주지주의라는 비판이 가능하다. 그러나 과학이란 것의 관점은 이 책의 글과 같다.

p60 침샘에서 독을 분비하는 뒤쥐에 물리면 통증과 기타 중독 증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사람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었다. 이 때문에 뒤지는 타락, 악령, 불운, 질병의 상징으로 쓰였다.

p69 우리는 사랑을 위해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하기도 하고, 사랑의 힘으로 놀라운 일을 이뤄내기도 한다./최근 연구에 따르면 수컷 느시들은 사랑을 위해 기꺼이 독을 마신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p72 한 가지 더 재미있는 사실은 가뢰에서 나오는 독인 칸티리딘을 과거 사람들이 최음제로 사용하기도 했다는 점이다./물론 실제로 성기능을 향상시킨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다른 의미의 최음제이기는 하지만, 인간이나 느시나 같은 독을 짝짓기와 연관시켰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p73 생물독에는 크게 세 가지 용도가 있다. 첫째는 먹이나 자원을 얻기 위해서, 즉 공격을 위해서다. 둘째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 셋째는 다른 개체와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서다.

p74 공동의 목표가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환경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진화한 생물들의 독이 같은 작용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를 수렴진화 convergent evolution라 부른다.

p77 보석말벌은 바퀴벌레보다 몸집이 작아 ... 대신 독을 이용해 바퀴벌레를 순한 양으로 만들어 버린다. ... 보석말벌에게 끌려 다니는 극적인 행동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p78 진화의 큰 수수께끼 중 하나는 보호독이 왜 이렇게 필요 이상으로 지독해졌는가 하는 점이다. /일단은 우연의 산물로 보는 관점이 하나 있다. ... 그럼에도 많은 생물들이 더 강력한 독, 더 많은 독을 만들고 가질 수 있도록 진화한 것은 경쟁의 결과물이다.

p81 의태현상은 독을 가진 생물 주변에서 자주 발견된다.

p82 의태에는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베이츠의태 Batesian mimicry, 뮐러의태 Mullerian mimicry

p84 그런데 인간의 시각의 진화는 독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정확히는 뱀의 독 때문이다.

p92 독화살개구리의 경계색이 어떻게 진화했는가에 대해서는 지금 두 가지 진화 가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한쪽은 밝은 색이 발달했기 때문에 독을 생산할 수 있도록 낮에 독의 원료가 되는 먹이를 사냥할 수 있고, 동시에 독을 생산하는 높은 활동량을 유지하기 위한 충분한 먹이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추측이다./p94 둘 모두를 동시에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독을 많이 만드는 개체는 색이 약해지고, 화려한 외양을 가지고 있는 개체는 독이 줄어든다는 해석이다.

p94 독화살개구리의 독특한 점은 ... 부성애와 모성애가 지극한 생물인 동시에, 성별에 따른 가사분담이 확실한 동물이기 때문이다./p97 이를 위해 어미는 올챙이들에게 수정되지 않은 알을 몇 개 낳아주어, 이를 먹고 자라날 수 있게 돕는다.

p99 황금독화살개구리 한 마리에서 추출하는 독으로 쥐 10,000마리나, 성인 남성 10~20, 혹은 코끼리 두 마리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 ...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독한 생물일 것이라 말했다.

p116 두꺼비는 이런 취약점에 대응하기 위해 엄청난 성장속도를 가지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런 성장속도를 유지하고 엄청난 번식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탕수수두꺼비는 그야말로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

p130 물론 바다뱀이 대체로 온순한 편이고, 꼭 필요한 순간이 아니라면 독을 잘 쓰지 않지만, 그렇다고 독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바다뱀의 독은 높은 독성을 지니고 있다.

p130 바다뱀의 번식 방식도 독특하다. 물속에서 한 살이를 모두 보내다보니 알을 낳아서는 살려둘 방법이 없다. 그래서 어미의 뱃속에서 부화해 상당히 성장한 채로 태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p168 불법적으로 칸타리딘을 품고 있는 가뢰과, 특히 남가뢰를 유통하는 것은 법적으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p189 역설적이게도 (혹은 당연하게도) 독에 대한 연구는 약과 함께 발전해 왔다.

p199 물론 이런 동물들의 행동은 너무 의인화되지 않도록 주의 깊게 설명해야 한다.

p220 하지만 기술이 발달해 고도로 산업화된 공정에서 독성물질을 재료로 유용한 물질을 만들어 내거나, 그 부산물로 강한 독성을 지닌 물질들이 폐기물로 생산되기도 한다.

p249 생명 진화의 특성들은 단순히 인간의 잣대로 재어 흑과 백, 혹은 선과 악으로 분리하기 어렵다. 또한 이런 논리는 생물의 온전한 특성을 이해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취향의 변화

 

1.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보기 ; 큰 격차를 가진 우월적 선호에서 거의 동등한 선호로

 

1) ‘멜러니 Melanie Hamilton & 애슐리 Ashley Wilkes’ 커플에서 스칼렛 Scarlett O'Hara & 레트 Rhett Butler’ 커플로

2) 개에서 고양이로

3) 고구려 高句麗에서 신라 新羅

4) 샤르트르 Jean-Paul Sartre에서 까뮈 Albert Camus

5) 파란색 cobalt blue hue에서 갈색 peach black으로

6) 객관성에서 창의성으로

7) 아테네 Athena에서 아르테미스 Artemis

 

2.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보기 ; 작은 격차를 가진 우월적 선호에서 동등한 선호로

 

1) 이백 李白에서 두보 杜甫

2) 도스토옙스키 Dostoevsky(Фёдор Миха́йлович Достое́вски)에서 톨스토이 Tolstoy (Лев Николаевич Толстой)

3) 존 레논 John Lennon에서 폴 메카트니 Paul McCartney 로

 

cf 변화가 미미한 것

 

1) 와 인

2) 이성과 감정

3) 사물에 대한 관심과 사람에 대한 관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 讀書記錄 150916

 

<백가쟁명>

- 이단異端 ; 맹자와 묵자

 

* <백가쟁명>를 읽고 있는 중 재미있는 생각거리를 얻었다. 내가 중국 철학을 보는 입장은 다음과 같다.

 

어느 동네에 가장 큰 집을 가진 가족이 있다. 이 가족의 이름은 유가儒家. 집 대문을 열면 가운데 가장 큰 방을 차지하고 있는 분이 계신데, 그 분이 공자 孔子. 공자의 오른쪽 방은 순자 荀子라는 분이 차지하고 있고, 왼쪽 방은 맹자 孟子가 계시다. 유가라는 집 오른쪽에는 법가 法家라는 집이 있고, 유가의 왼쪽에는 묵가 墨家가 있다. 묵가에는 묵자가 살고 계시다. 유가의 언덕 위에 도가 道家라는 집이 있는데, 이 도가 사람들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유가보다 자기네들이 더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는 도긴개긴이다.

 

그런데, 유가라는 집에 너무 커서 공자와 맹자의 방의 거리보다 길 건너 맹자와 묵자와 거리가 더 가깝다. 창문을 통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 잠깐 (실화를 변형한?) 다른 이야기 하나 더 소개한다.

 

A라는 마을이 있는데, 오른쪽은 높은 언덕이 있고, 왼쪽은 넓은 강이 있다. 언덕이 비교적 높지만 강을 건너기보다 언덕을 오른 것이 쉬워 A 마을 오른쪽에 있는 B 마을로 가게를 가고, 영화관을 가는 등 생활 권역으로 삼고 있었다. 이에 맞춰 광역 행정구역도 AB는 묶여 있었다. 그런데, A 마을과 강 건너 C 마을 사이에 다리가 놓여졌다. 이제 A 마을 사람들은 다리를 건너 C 마을로 생활권역을 바꿨다. A 마을은 B 마을과 한 묶음으로 보는 것이 합당할까, A 마을과 C 마을 한 묶음으로 보는 것이 합당할까?

 

* 맹자는 스스로 유가라고 생각했고, 공자를 성인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묵가를 비판했다. 그러나 실천적 제안들은 맹자와 묵자와 비슷하다. 이 책에 맹자와 공자가 같은 유가로 분류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나의 의문은 이것이다. ‘어떤 질문 또는 어떤 분류가 다른 것보다 우선적으로 적용되는가이다. 다시 말하면 무엇이 본질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 뱀발 ; 나는 아리스토텔레스-장자주의라는 정형 stereotype을 사용하는데, 장자보다 훨씬 어감에 맞는 말은 유가나 공자다. 그러나 나는 나의 선호에 의해 장자를 사용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립간 2015-09-16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은 들고 다니니 편하게, 2권 정도로 분권 좀 하면 안 되나. 분권이 필요 없는 책은 쓸데 없이 분권하면서.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6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이 책은 무겁지는 않습니다. ㅋㅋㅋㅋ 가볍던데요.

마립간 2015-09-16 13:50   좋아요 0 | URL
제가 나이가 들었기 때문일까요?^^ 좀 더 무거웠다면 집에 두고 읽었을텐데, 재미있고 들고 다닐만 해서 ... 들고 다닌 책 중에는 무거웠습니다. 뭐 <율리시스>에 비하면, 새발의 피죠.
 

 

* 讀書記錄 150915

 

<동양란 감상과 재배법> 서평 별점 ; ★★★, 구매

 

사군자 매梅 란蘭 국菊 죽竹은 유교적 문화가 만들어낸 이미지로 인해 도덕성이 높은 군자나 절개가 있는 선비를 뜻하며 이것은 통상적으로 남성을 떠올린다. 반면 식물이 가지는 이미지는 여성을 떠올린다. 이 네 가지 중에서 특히 난은 사군자에서 분리해서 머리에 떠올릴 때, 남성을 상상하기 쉽지 않다.

 

어떤 모임에 참석했을 때, 한 어르신이 난을 가져 오셨다. 이 난이 키우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이 난의 모양새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한참을 말씀하셨다.

 

난초는 키우는 것도 어렵지만, 아름답게 키우는데 더더욱 노력이 필요하다. 척박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꽃을 피울 때는 색깔이 분명하지만 사람의 손에 의해 키워질 때는 본연의 색을 잃어버리기가 쉽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난초로부터 내유외강의 섬세함과 고결함의 심상을 갖는다.

 

얼마 전에 동호회의 분재 및 난蘭 전시회를 관람하게 되었는데, 아름다운 자태에 자연히 발걸음이 멈췄다. 특히 해오라비 난초는 선계 仙界를 연상하게 했다. (한 번 이미지 검색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마치 숲을 나는 학과 같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사진보다 실물이 낫고, 어떤 경우는 실물보다 사진이 나은 경우가 있다. 내가 사진을 찍은 경우는 전자다. 그래서 내가 핸드폰 사진기로 대충 찍은 난초 사진보다 좀 더 멋있는 난초 화보집이 있었으면 했다. 게다가 그 난초를 키우기까지의 이야기가 곁들여 진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구입할 때는 난초에 관한 사진수필집이었으면 하고 (그러나 책 제목에서 내가 기대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하고) 구입했으나 이 책은 난초 도감이다. 내가 원했던 것과는 맞지 않지만, 비슷비슷한 난초를 구분하고 난초의 희소성을 포함한 간단한 난초의 성향도 알려 줘, 언젠가 아는 체를 하면서 나의 문화적 허영심을 채워 줄지도 모를 일이다.

 

“이 귀한 **난, 정말 아름답게 키우셨네요.”

 

* 난초 蘭草/이병기

 

본디 그 마음은 깨끗함을 즐겨하여

정淨한 모래틈에 뿌리를 서려 두고

미진 微塵도 가까이 않고 우로 雨露받아 사느니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