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아이 - 에드워드 고리 시리즈 에드워드 고리 시리즈 10
플로렌스 패리 하이드 지음, 강은교 옮김, 에드워드 고리 그림 / 두레아이들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예전에 알게 되었는데 이야기로 들은 것인지, 책에서 읽은 것인지, 아니면 TV 광고에서 보았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매우 인상 깊은 것이 있었습니다.


 성탄절 거리인데, 백화점 및 가게들은 불빛이 번쩍이는 등 화려하게 장식과 산더미처럼 쌓아 놓은 상품들. 사람들을 즐거워하며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한 어머니가 아이와 함께 걷고 있는데, 아이의 얼굴은 시무룩하고 어머니는 아이가 시무룩하게 있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 “ 왜 이렇게 좋은 날에 너는 시무룩하게 있는 거냐?”

 아이 ; “......”


 어머니가 길을 걷다가 넘어져 일어서면서 아이의 눈높이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보이는 것이라고는 어른들의 다리, 가게를 쳐다보아도 화려한 장식이나 상품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것을 보기에는 아이의 키가 작았습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모두가 어린 시절을 겪고 어른이 되었건만 어렸을 때의 감성, 상상력은 다 어디에.


 또한 이 책에서 어른에게 아쉬운 것은 아이들에 대한 관심인데, 줄어들었건 얼굴이 연두색으로 변했건 간에 한동안 어른들은 그 변화를 알지 못합니다. 아니면 알고도 무시하거나.


 예전에 ‘우리 국민 모두가 모범생이라면 우리나라는 망한다.’라는 글귀를 본적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 한 참 고민했는데, 그에 대한 답은 ‘과거의 모범생은 현재 기준으로 모범생이 아닐 수 있다.’ 즉 현재의 모범생은 미래의 모범생이 아닐 수 도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른이 보여 지고 있는데 아이들의 상상력이야 말로 가장 가치있는 미래의 자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네 가지 없는 것(四無)에 거부감이 있습니다. 무지無知, 무례無禮, 무감동無感動, 무관심無關心. 꼭 아이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윤활유와 같은 배려와 관심이 없다면 무슨 재미로 살까.


(알라딘 서평단에 뽑혀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와인 앤 더 시티 - 4년차 애호가의 발칙한 와인 생활기
이진백 지음, 오현숙 그림 / 마로니에북스 / 200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부제 - 문화적 허영심이 가득한 마립간의 발칙한 와인 생활기


 제가 와인을 처음 마셨을 때가 언제일까 돌이켜 보면...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J 회사에서 나온 소주병같은 병에 담긴 와인을 마셨던 기억이 떠오른 것을 보면 아주 짧지도 않은 듯.

 그러나 와인을 마시게 된 동기는 분명하게 기억합니다. 문화적 허영심......

 다음과 같은 취미에 빠지면 패가망신한다고 합니다. ; 와인, 커피, 차茶, 그리고 오디오


 (<도도한 알코울 와인의 역사>를 읽어 보면 그렇게 와인 뿌리가 그렇게 고급스럽지도 않습니다.)


 요즘도 마트에 갈 때마다 와인 매장을 둘러보며 이름도 모르는 와인 한 병을 사가지고 오며 그럭저럭 혼자 분위기 내며 마실 때면 와인이 돈 값어치를 한다 생각합니다. 물론 최저가 중에서 고릅니다. 비싼 와인은 그 맛을 모르는 저에게 값어치를 못한다고 생각하니까. (그 복잡한 이름 기억도 못합니다.)


 틈틈이 차도 마십니다. 최근에 마시는 차는 용정차龍井茶와 국화차.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여행도 좋아하지도 않는 제가 휴가 때 항상 하는 것이 있습니다. 베란다에 의자 놓고 앉아 클래식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이 때 와인 한 병이 게눈 감추듯 사라집니다. 동양 고전 음악이라면 차를 마시기도 합니다. 아침에는 녹차, 밤에는 홍차.


 이렇듯 문화적 허영심에서 출발하였기에 저의 입맛은 이 책에서 설명하듯이 단맛, 신맛을 거쳐 쓴맛에 도착했는데, 앞으로 밸런스로 입맛이 진행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콜라 회사의 대표적인 두 회사의 고객들은 한 회사를 정해 놓고 마시면서 나의 입맛에는 ‘A 회사 콜라가 맞다, B 회사의 콜라가 맞다.’고 주장하지만 눈을 가리고 마시게 하면 콜라의 맛을 구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맛을 즐기는 것이 아니고 브랜드 즉 이미지를 즐기는 것이지요.


 예전에 제가 열 종류 이상의 와인을 한 자리서 마셔본 적이 있는데, 맛이 다르다는 것을 알겠는데, 무엇이 좋은지 몰랐습니다. 옆에 계신 분이 ‘앞에 마신 와인 보다 뒤에 마신 와인이 다섯 배는 비싼 것이야.’라고 하시면 저는 ‘아 그래요.’라고 대꾸할 뿐이었습니다.


 와인의 이와 같은 문화적 위치 때문인지 와인에 관한 책들도 많이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지적 욕구(즉 와인이 어쩌구 저쩌구라는 설명)를 해결하는 책과 개인의 경험담을 소개하는 내용, 이 두 가지 적절하게 섞여있는 책. (알라딘에서 와인으로 검색해 보세요.) 이 책의 경우는 경험담이 주主가 되는 책입니다.


 한번은 와인에 관한 책을 사서 읽으려 했는데, 이유가 지적유희 때문입니다. 조금 쉬운 말로 하면 잘난 체를 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책을 읽고 와인에 대해 아는 체를 해도 누군가 ‘마립간 당신, 그 와인 마셔봤어?’라고 하면 제가 무엇이라 대답하겠습니까? 그렇다고 그 비싼 와인을 마시기는 가격도 부담스럽고 맛도 모르고.


 미술에 관한 책 <아는 만큼 보인다.>에 대해 이는 지적 오만이라고 비평을 한 것을 보았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아니고 보는 만큼 알게 된다. 둘 다 틀린 이야기이고 둘 다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와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이 마시다 보면 많이 알게 되고 궁금한 것을 찾아보게 되고, 찾아보다 보면 마시게 되고.


 밑줄긋기 p 52 시음 후 곧바로 그 느낌을 말로 표현하려고 하지 않았다. 느낌을 언어로 바꾸려는 노력이 오히려 시음을 망쳤기 때문이다. 와인을 마신 후에 물러나 않아 얼마간 전체적인 느낌을 되살리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 즉 ‘와인의 전반적인 느낌을 감상한다’에 올인한 것이다.


 저자는 빠른 시간 내에 와인 홀릭이 되었지만 그 과정은 다른 보통 사람의 여정을 거쳤습니다. 단지 시간, 돈, 노력을 집중적으로 투자했을 뿐.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와인을 마셔보자 외치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도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길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상이 와인이라면.


(알라딘 서평단에 뽑혀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별 4개, 이는 와인을 포함한 술을 마시거나 푹 빠져있는 취미를 갖고 계신 분에 해당합니다.)


cf ; 이럴 때 난 와인이 싫다. p171 와인의 알콜 함유량은 맥주의 1.3배 - 와인의 도수는 폭탄주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마트 와인은 와인이 아니다? p 144 ‘국민 알코올’ - ? 뭐라고 말해야 될 것 같기는 한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arine 2007-01-22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마립간님, 펩시와 코크는 분명히 차이가 있던데요? 제가 워낙 콜라를 좋아해서 그럴까요? ^^

마립간 2007-01-22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마린님, 물론 구분하는 분들도 계시죠. 대개의 경우를 말씀드린 것입니다. 이제 와인에 한번 도전해 보시지요.^^
 
천양희의 시의 숲을 거닐다 - 시에서 배우는 삶과 사랑
천양희 지음 / 샘터사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평균 도서 구입비를 지출하는 저에게 책에 관한 열등감이 있습니다. 바로 문맹文盲 ; 여기서 문맹은 글을 모르는 것이 아니고 문학에 대해 모르는 것을 이르는 말로 제가 지금 만들어 낸 용어입니다.


 문학의 무게에 대해 처음 느꼈던 것은 고등학교 때입니다. 심훈의 <상록수>와 이광수의 <흙>을 읽고 나서의 느낌이 <상록수>보다는 <흙>이 문학적 깊이가 있어보는데, 왜 문학이 깊이가 있었는지 뭐라고 설명할 수는 없었습니다. (천박한 문학 독서의 수준을 보여 주는 것 같아 쑥스럽습니다.)


 고등학교 때  대학 입시 준비로 책도 읽지 못하는 상태에서 흥미도 느끼지 못하는 문학 도서를 읽었을 이유가 없었고, 대학 입학 후 처음 읽은 소설이 강석영씨의 소설 <숲속의 방>이었는데, (지금 줄거리도 생각나지 않고) 재미없었다는 기억만이 있습니다.


 이렇게 문학에 취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효석, 괴테가 천재로 불리는 이유를 알고 싶어서 그리고 글을 쓴다는 것을 포기하고는 사회생활이 불가능하기에 안절부절... 이런 감정만 갖고 있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이 책은 시기심을 발동시켰습니다. 시도 아름답지만 시에 대한 감상, 시인에 대한 감상도 이렇게 문학적(?)으로 쓸 수 있을까? 심연深淵같은 문학의 깊이가 있다기보다 시골 동네에 있는 크지도 작지 않는 연못의 깊이를 갖은 이야기들. 글쓴이가 시 또는 시인에 대해 깊은 감동을 받았을 런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 글들에서 감동이 아기자기하게 생생하게 살아 있음을 보았습니다.


 ‘저저의 말’을 보니 조선일보 <문학의 숲>에 실렸던 글이다. ...... 어! 몇 개 스크랩scrap을 한 것이 있었는데, 찾아보니 ‘네루다의 시와 숨결’을 제일 먼저 찾았습니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글과 너무 잘 어울리는 그림이 있습니다.


 한 줄이라도 분석만 하지 말고 감상문을 적어보자. ; p 96 문명은 직선이지만 자연은 곡선이듯이 인생의 길도 곡선이다. 끝이 빤히 보이는 직선이라면 무슨 살아갈 맛이 날까?


 인생이 직선이라면 과연 살맛이 없을까? 제가 좋아하는 노래, 임희숙씨가 불렀던 가요 ‘내 하나의 사랑은 가고’에 다음과 같은 가사가 있습니다.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위로 받고 싶다. 서로를 위로해 주고 곳에 서고 싶다. 시의 끝자락을 붙잡고서라도.


(알라딘 서평단에 뽑혀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립간 2007-01-10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언급된 시를 몇 편이나 읽었나? 부끄....
그래도 문학책을 읽으려고 노력해야지.
그리고 별 5개... 오랫만에 제가 5개 주는 책입니다.
 
아들이 아니라 학교가 문제다 - 현 교육 시스템에서 아들을 성공시킬 학습 전략 8가지
마이클 규리언.캐시 스티븐스 지음, 고정아 옮김 / 큰솔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 나이가 들었다고 하기에는 어른신들이 야단치실 것 같고, 하지만 청년이라고 하기에는 나이가 조금이 있는 저의 나이에서... 스스로에 대해 눈에 보이지 않게 조금씩 생활태도와 사고방식에 변화를 느낍니다. 지금 보다 조금 더 어렸을 때는 ‘왜?’라는 것에 관심을 갖고 살았는데,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로 관심이 이동되었습니다.


 많은 책에서 남녀의 차이, 신체적인 면뿐만 아니라 사고체계 차이에 대해 언급하였고, 이것은 후천적 요인뿐만 아니라 태어날 적부터 차이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육 방법에서 있어서도 남녀(아들과 딸)에 차이를 두고 교육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논리는 차이와 차별의 한계를 명확하게 긋기 어렵다는 점에서 차별적 교육, 불평등 교육으로 변질될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교육제도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고등학교 평균화 정책의 유지든 아니면 평준화 폐지든, 그리고 최근 논란이 된 ‘고교 배정 개정안’도 목적은 학생들을 잘 가르쳐 보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잘 가르치는 것이란 어떤 것일까요? 50 만명 넘는 수험생 하나 하나에 맞추어 50만개에 해당하는 교육제도가 필요할까요? 우선 남녀가 다르니 남학생을 위한 교육제도와 여학생을 위한 교육제도로 둘로 나눈 것이 타당할까요?


 주위의 아이들(또는 학생들)을 보면서 이 아이의 재능은 어떠어떠하니 어떻게 교육을 시켜 어른이 되면 무슨 일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눈에 띄는 아이가 많던가요. 제가 보기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평범합니다. 또한 모든 부모님들 현명하여 자신의 아이들의 장단점을 알고 이에 맡게 키울 능력을 가졌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상황 때문에 제도권 하에 안전한 직업(속된 말로 ‘사’가 들어가는 직업)을 추구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스라엘의 사막에도 석유(에너지)를 사용하면 정원을 만들 수 있습니다. 모든 아이들은 장점과 동시에 단점을 갖고 있는데 적절한 노력(부모님의 돈, 시간, 정성을 포함한)이 더해진다면 모든 아이들은 훌륭한 성인으로 자랄 것입니다. 서구에서 교육을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시청각 교재를 사용하였으나 실패하였다고 합니다. 여러 학생들에게 이런 교육 방법은 (이 책의 ‘학습 전략 5 ; 언어 과목 성적부터 올리자’와 유사) 구체적으로 적용되기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갖고 견해로는 현대 사회는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적합합니다. 아들, 딸의 교육 제도뿐만 아니라. 결론적으로 아들의 교육은 에너지는 더 소모되는데 성공의 확률은 불확실하다. 어찌하겠습니까? 여성만으로 사회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많은 부모가 아들을 자식으로 갖고 있으니... 저는 다른 결론으로 ‘학교가 문제다’가 아니고 ‘좋은 부모가 됩시다.’가 옳은 결론으로 생각합니다.


 이 책은 아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 몇 가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였으니 좋은 부모가 되도록 합시다. 특히 아들에게는 더욱 더 필요한 조건입니다.


 밑줄 긋기 ; p 20 ‘상황을 올바르게 파악하자’ 
                
 p 63 ‘애착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학습도 가능하다.’


(알라딘 서평단에 뽑혀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립간 2006-12-21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미리 읽어 놓고도 게을러서 이제 서평을 올려 책을 보내주신 '큰솔' 출판사에게 죄송합니다.
아들 교육에 관해 관심을 갖고 있을 때, 마침 이에 해당하는 책이 나왔습니다.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기대가 많았는데, 주제의 적합성에 비해 내용이 2% 부족한 듯합니다.
 
질병 판매학
레이 모이니헌.앨런 커셀스 지음, 홍혜걸 옮김 / 알마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에서 언급된 GSK(글락소 스미스 클라인), 로슈Roche, 쉐링푸라우Schering-Plough등의 제약회사 이름이 너무나 친숙하며 과민성 대장 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 고혈압Hypertension의 의학적 용어에 파묻혀 사는 제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의료계 밖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관점으로 의료계를 보나 이 책을 포함한 대중매체를 통해 일반인들이 어떤 느낌을 갖게 될까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제목만 보아도 무슨 내용인지는 짐작이 갑니다. 질병의 홍보가 제약회사의 약 판매와 직간접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너무 빨리 죽어요> (폴 방키몽 저/김미선 역/서해문집 출판)라는 책을 통해 이미 제약회사의 비판을 읽은 바 있는 저는 이 책의 내용이 충격을 주거나 새롭지 않았습니다. 담담하다는 것이 도덕불감증일까요?

 

 이 책의 맹점을 지적하고자 저의 알라딘 블로그 통해 몇 가지 의학적 내용을 올렸고 비판을 기다렸으나 눈에 띄는 댓글은 없었습니다. 의사유발수요의 단편적인 예를 보여 주기 위해 제왕절개에 관한 투표를 실시하였는데, (단 네분이 투표하였지만) 100% 수술을 하겠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책의 구절구절에 대한 반론을 글로 쓴다면 작은 책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틀린 내용(사실)을 써 놓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보고서를 읽은 적은 없지만 이 내용의 진실성에 동감합니다.


 한 방송 토론에서 의사의 감기(상기도 감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을 보고 시민 단체 대표자분이 의사들의 비도덕성을 비난하였습니다. 의료 체계의 개선보다 의사의 도덕성이 더 중요한 것이라면 학교 운영의 투명성 공정성을 위한 법률 보다는 학교 운영자의 도덕성을 강조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지요.


 이 책을 읽고 제가 걱정하는 것은 가치판단입니다. 저도 어렵습니다. 무엇이 옳은지 잘 모르겠는데, 이 저자는 당당하게 비평을 합니다.


 - ‘이류 유권자가 삼류 정치를 만든다.’ ; 저의 주위 사람이 정치를 비판할 때 저는 위와 같은 말을 하였습니다. 저는 ‘이류 환자(?)가 삼류 의료 체계(의료인)를 만든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류 환자가 아닌 일류 환자를 기대하는 것은 마치 완벽한 도덕성을 갖은 의사를 기대한 것과 뭐가 다른가?’ 이야기하면 역시 저도 논리의 모순에 빠집니다. 그래도 이 책을 읽는 다수 독자가 의료인이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 읽게 된다면 다음 몇 가지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의료인은 학문적으로 완벽하지 않으며 의학 역시 학문적으로 완벽하지 않습니다. 물**라는 별명을 갖은 분이 저에게 ‘의사들도 잘 모르데요.’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제가 갖고 있는 교과서를 한 줄로 쌓아 놓으면 저의 키보다 높습니다. 그 많은 내용을 다 이해하고 암기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대부분의 의사는 보통 사람입니다. 성인군자와 같은 의사, 극소수 있습니다. 나쁜 의사, 안타깝지만 역시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사는 ‘환자를 잘 치료하고, 그러다 보면 좋은 의사로 소문이 나고, 많은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돈도 벌고.’라고 생각합니다. 완벽한 진단 - 이것을 원하면 검사가 많이 시행될 수 있고, 완벽한 증상의 호전 - 이것은 과도한 투약을 포함한 치료를 가져오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현대의 질병은 환자의 생활 습관을 바로 잡는 것이 기본입니다. 고혈압은 중풍이나 심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투약이 필요한데, 더 중요한 것은 금연, 적절한 체중 조절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 책의 저자가 비판하는 바가 이것입니다. 전혀 생활적인 면이 조절되지 않는 상태에서 약은 그 치료효과가 매우 미미합니다. 약으로만 치료받으려는 환자, 환자에 동조하는 의사, 환자-의사에게 동조하는 제약회사 그리고 이제는 그 역순.


 노화와 사망에 대한 수긍이 필요합니다. - 이것 또한 매우 어려운 일인데, 아무리 나이가 먹어도 늙는다는 것은 슬프고, 죽는다는 것은 무섭습니다. 그러나 첨단의 현대의학으로도,  어떤 훌륭한 의사도 노화와 사망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의학으로 도움을 받을 수 한계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라딘 서평단에 뽑혀 이 서평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이러니 ; 이 책에서는 제약회사의 후원을 받아 약을 파는 의사들이 묘사되고 있는데, 나는 출판사의 후원을 받아 (이 책을 무료로 받았으므로) 서평을 쓰고 이 서평은 책을 판매의 홍보자료로 쓰일 테니 정말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제약회사 직원들에게 다음 같은 말을 할 것입니다. ; 상대편의 반격이 있었다. 그러나 그 반격은 미미하였다.

cf ; 알리딘 블로그 ; 마립간 마이페이퍼 글 ; 질병판매학 1-6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립간 2006-12-04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가지 투표는 4명 참가, 또 다른 투표는 1명 참가... 인기 없는 서재가 서글프다.

marine 2006-12-07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 옳은 소리는 원래 인기가 없는 법이죠^^
전 의사들이 대중적인 글들을 더 많이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책은 안 읽어 봤지만 일종의 음모론도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이런 서평을 용감하게 쓰신 마립간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마립간 2006-12-08 0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마린님, 격려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저의 견해가 옳은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인기가 없는 것은 사실인 것 같고, 외면한다고 문제가 없어지지 않는 것이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