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테판 츠바이크의 메리 스튜어트]의 서평을 써주세요.
슈테판 츠바이크의 메리 스튜어트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이마고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 생긴 대로 살기 마련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직전에 서평단으로 받은 두 권의 책을 떠올립니다. <그림 속으로 들어간 소녀>와 같이 서평단이 아니면 읽었을 것 같지 않은 책입니다. 그리고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추정인지 모르게 글이 써져 있습니다. 이 두 가지 구분이 중요하지 않지 않습니다. <난세에 답하다>처럼 별점도 고민했습니다. 문학으로는 별 5개가 부족하고 이 책이 역사서(세계 인물사?)에 해당하는지도 애매한데, 일단 문학으로 치부하면 제가 근래 보기 드물게 재미있게 읽은 책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역사서로의 재미가 보다 문학으로서의 재미가 더 합당한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두 가지 이야기가 큰 줄거리를 이룹니다. 하나는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를 포함하는 정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두 여자(이자 여왕인) 메리 스튜어트와 엘리자베스의 이야기입니다.

 정치 이야기야 워낙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하지요. ‘장희빈’에 관한 것이 TV에 몇 번이나 드라마로 만드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에게 책을 읽는 내내 흥미를 끄는 것은 두 사람의 대비되는 성격이었습니다. 한편 서평단 추천도서로는 무엇을 추천해야 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떠 올렸는데, 책 제목은 보다는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입니다. 저는 책으로 읽지 않고 영화로 보았습니다.

 저는 제가 이성적이고 미래 지향적이기도 하지만 제 주위에도 저와 같은 사람이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어렸을 때는 감정에 충실한 사람을 경멸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경멸하지 않고 이해는 하지만 불편한 감정은 여전히 남아있었습니다. 지금의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예전의 페이퍼 ‘내가 좋아하는 여인 - Melanie (http://blog.aladin.co.kr/maripkahn/10862)’에서 밝혔듯이 스칼렛보다 멜라니가, 메리 스튜어트보다는 엘리자베스가 저의 스타일입니다.

 p132 그렇지만 그들은 이 싸움에서 각자 자신의 의미를 완성했다. 현실주의자인 엘리자베스는 역사에서 승리했고, 낭만주의자인 메일 스튜어트는 문학과 전설로 승리했다.

 책에서 언급했듯이 메리 스튜어트는 불꽃같은 인생을 살며 자신을 불살랐고 전설로 남았습니다. 그녀는 타고난 그의 성정性情대로 살았을 뿐이라고.

 엘리자베스의 성공은 무엇이 이끌었을까?

 p425 결론적으로 보면 엘리자베스와 메리 스튜어트 사이의 승부를 결정한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엘리자베스에게는 언제나 행운이 따랐고 메리 스튜어트에게는 언제나 불운이 따랐다.
 <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 말콤글래드웰 저/김영사 출판
 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 (맹자)


 저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신념(정열)이 모든 것을 이루는 것은 아니지만 신념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

(서평단 도서입니다.)

* 서평 도서의 좋은 (추천할 만한) 점/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재미가 있다. 여름휴가 때 휴가지에서 한가하게, 아니면 추운 겨울날 방구석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읽으면 좋을 소설 같은 책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 핏줄 도서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마음 속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서평에 포함. 그 외

 p 131 그녀는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였다. 당시는 독제체제에서 입헌체제로 넘어간던 시기였다. 그녀는 계급의 변화와 지리상의 발견을 통한 세계 공간의 확대에서 발전해 나온 새로운 힘을 자발적으로 인정했다. 그녀는 모든 새로운 것을 보호했다. 길드, 상인, 금융 종사자, 심지어는 해적까지 보호했다. 해적들이 자신의 잉글랜드를 위해서 바다를 지배하기 위한 길을 닦고 있었기 때문이다.

  p148 분석할 수 없는 비합리적인 상태가 바로 정열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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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천시
    from 내가 사귀는 이들, 翰林山房에서 2009-02-03 18:23 
    * 천시天時  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 ; <슈테판 츠바이크의 메리 스튜어트>의 서평을 쓰면서 맹자에 있는 글을 남겼는데, 약간의 하고 싶은 설명이 있어서요.  ‘하늘의 운은 땅의 이로움만 같지 못하고 땅의 이로움은 사람들의 화합된 마음과 같지 못하다.’ 이것은 인화人和를 강조한 것입니다. 그리고 전쟁의 상황을 전제로 쓴 글입니다.  천시라는 것이 하늘의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계절이나 전쟁 당
 
 
마립간 2009-02-03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고 나서 다시 읽어 보니 후천적 영향보다 선천적 영향을 중요시 하는 저의 보수적 측면이 또 드러난 것 같다.
건조기후님의 밑줄긋기 ; 운명은 외적인 사건들이나 우연에 따라서 의미와 형식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언제나 자기가 타고난 가장 근본적인 천성이 자신의 삶을 형성하고 또 파괴하는 것이다.(p.205)
 
슈테판 츠바이크의 메리 스튜어트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이마고 / 2008년 12월
절판


그러나 여왕으로 되고 여왕으로 남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완전한 정직이 허용되지 않는다. 정치에 몸을 바친 인간은 더 이상 자기 자신이 아니다. 자기 천성의 법칙이 아닌 다른 법칙에 복종하여야 하는 것이다.-48쪽

정치적으로 가장 불행한 길, 즉 이도저도 아닌 길을 선택했던 것이다. (중략) 그러니까 권리를 요구했을 뿐 권리를 수호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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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군주는모든 것을 용서하고 참을 수 있지만 단 한가지, 자신의 권력을 의심하는 자만은 용서하지 못한다.-52,53쪽

운명이 그토록 기만적인 방식으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메리 스튜어트에게 지상의 모든 권력을 마련해 준 것은 그녀의 생애를 비극으로 몰아간 가장 큰 요인이다.-55쪽

그녀는 곧 권력이란 단순히 혈통에 따라 상속받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싸우고 자신을 낮춤으로써 새롭게 쟁취해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었다.-99쪽

두 사람은 제각기 강했지만 다른 의미에서는 약했다. 메리 스튜어트가 영웅적이고 어리석은 대담성으로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었다면 엘리자베스는 망설이고 미루는 성격으로 결국 이득을 얻었다. 정치에서는 언제나 장기간에 걸친 끈질긴 인내가 통제되지 않은 힘을 이기는 법이다. 오랫동안 준비한 계획이 즉흥적인 변덕을 이기고 현실주의가 낭만주의를 이기는 것이다.

결단을 내리는 경우 언제나 메리 스튜어트와 엘리자베스의 성격 차이가 아주 뚜렷하게 드러나곤 한다. 메리 스튜어트는 서둘렀고 참을성이 없었으며 호흡도 매우 빨랐다. 그러나 엘리자베스는 주저하고 머뭇거리는 성격으로 모든 일을 뒤로 미루곤 했다.-125,157쪽

그녀는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였다. 당시는 독제체제에서 입헌체제로 넘어간던 시기였다. 그녀는 계급의 변화와 지리상의 발견을 통한 세계 공간의 확대에서 발전해 나온 새로운 힘을 자발적으로 인정했다. 그녀는 모든 새로운 것을 보호했다. 길드, 상인, 금융 종사자, 심지어는 해적까지 보호했다. 해적들이 자신의 잉글랜드를 위해서 바다를 지배하기 위한 길을 닦고 있었기 때문이다.-131쪽

그렇지만 그들은 이 싸움에서 각자 자신의 의미를 완성했다. 현실주의자인 엘리자베스는 역사에서 승리했고, 낭만주의자인 메리 스튜어트는 문학과 전설로 승리했다.-132쪽

메리 스튜어트는 이 젊은이를 보자마자 성급하게 호감에 사로잡혀, 단리의 아름다운 겉모습 아래는 깊이가 별로 없고, 강한 근육 아래 진짜 가인함은 없으며, 세련된 궁정식 매너 속에 참된 교양이 없음을 보지 못했다.

이런 예술적인 취향은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다.

분석할 수 없는 비합리적인 상태가 바로 정열의 본질이다.-146,148쪽

언제나 영리한 사람들이 가장 미련하게 행동한다. 겸손하게 자신의 권력을 감추는 대신에 리치오는 그것을 - 모든 벼락 출세자의 영원한 잘못이지만 - 허풍스럽게 보여주었다.-174쪽

강철 같은 단호함, 빠르고 놀라운 통찰력, 거칠고 영웅과도 같은 용기, 이런 극단적인 힘들이 일어나려면 그녀의 가장 민감한 본질이 강하게 자극받아야만 했다.

그러면서도 불 속에서 잘 연단된 금속의 유연성까지도 지니게 되었다.-187쪽

영리하고 사려 깊은 남자라면 그렇게 빠른 변화를 의심했을 것이다.-191쪽

그녀가 지금 열렬히 메리 스튜어트의 편을 든다면 - 이 구별을 특히 강조해야 한다. - 그년 절대로 메리 스튜어트를 편든 것도, 한 개인을 편든 것도, 어둡고 수상쩍은 범죄행동을 편든 것도 아니다. 그녀는 여왕으로서 여왕 편을 든 것이다. 지배권에는 절대로 손댈 수 없다는 보이지 않는 이념의 편을 든 것이며, 그럼으로써 자기 자신의 권리를 수호한 것이다.-344쪽

결론적으로 보면 엘리자베스와 메리 스튜어트 사이의 승부를 결정한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엘리자베스에게는 언제나 행운이 따랐고 메리 스튜어트에게는 언제나 불운이 따랐다.-425쪽

그렇지만 - 이 말을 거듭 반복하게 된다 - 엘리자베스가 분명하게 행동했다면 그것은 엘리자베스가 아닐 것이다.-4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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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에 답하다]의 서평을 써주세요.
난세에 답하다 - 사마천의 인간 탐구
김영수 지음 / 알마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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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배우는 것이 이것 밖에 안 될까?

 일단 이 책은 재미가 있습니다. <사기>의 내용을 쉽게, 주제별로 정리되어 편하게 읽다 보면 어느새 얇지 않은 책 한 권을 읽었습니다. 밑줄을 그을 만한 내용도 많습니다.

 이 책에 쓰여진 내용들 즉 중국 역사에 관한 것은 <열국지>나 ‘전국책’을 다시 쓴 <난세지략>에서 읽었던 내용입니다. 내용에는 새로운 것이 없는데, 나이가 들어 사회 현상을 떠 오리며 읽게 되니 읽을 때 마다 감동이 새롭습니다. 플라톤이 쓴 <국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고전古典이라는 것이 천년이 넘어도 읽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별점을 4개를 줄까 5개를 줄까 고민하면서 4개 반이 있으면 딱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쉬운 점 몇 가지만 지적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밑줄을 그을 만한 내용은 <사기>에 있는 내용이지 저자인 김영수씨의 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꼭 이 책을 읽지 않아도 중국고사와 관련된 사건을 읽을 수 있는 책은 많으며 예를 들면 정비석씨가 쓴 <손자병법>이나 앞에서 언급한 전국책을 다시 쓴 <난세지략>이라는 책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같은 내용이라도 독자로 하여금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 역시 저자의 능력이겠지요.

 둘째는 책 제목에서 ‘사마천의 인간 탐구’라는 부제가 달려있어, 제가 사마천에 관한 내용이 보다 많이 포함되었기를 기대했었습니다. 앞부분에 일정부분 남자의 성기를 자르고 저작에 몰두했던 모습이 나오지만 상당부분은 <사기> 자체에 대한 내용입니다.

 책을 다 읽고 덮고 나서 느낀 점은 왜 사람들은 과거를 통해, 역사를 통해, 책을 통해 배우는 것이 이것 밖에 안 될까 하는 것입니다. 남녀의 연애관계에 문제가 있습니까? 책에 문제의 원인 및 해결책이 있습니다. 자녀 교육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까? 역시 책에 해답이 있습니다.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정치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십니까? 국민이 나의 마음을 몰라준다고 생각하십니까? 책을 읽으십시오. <사기>라고 읽으십시오. ‘가장 못난 정치가는 백성과 다투는 자다’라는 인용구는 일간지의 만평에도 실렸습니다.

 솔직히 저는 왜 우리나라 정치가 이 모양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부모들이 자녀 교육에서 잘못된 것을 반복하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우리나라의 자녀 교육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정치인들은 저보다 똑똑하고 공부도 잘 했을 것입니다. 책도 많이 읽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책에서는 어떤 정치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가도 보여줍니다. 그런데 나이지는 것이 없어 보입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하나요? (머지않아 저도 자녀교육에 관하여 결판이 나겠지요. 그러면 정치의 발전이 더딘 것도 이해가 되려나?)

* 서평 도서의 좋은 (추천할 만한) 점 ; 고전 <사기>를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재미가 있다. 요즘 정치 상황을 떠 올리면 더 재미가 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 핏줄 도서 ; <삼국지>, <대망>, <손자병법>, <난세지략>, <정관정요> 등 (그리고 동양 고전이나 서양 고전이나 고전이라 불리는 것들에 대한 투자는 시간이 아깝지 않습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고전으로 불리는 것들은 대학교 졸업 이전에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되나) 요즘 사회 상황을 봐서는 정치인들
* 마음 속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요즘 정치와 관련하여 인상적인 구절이 많기도 하지만) p35 ‘사람의 죽음 가운데는 아홉 마리 소에서 털 하나를 뽑는 것같이 가벼운 죽음이 있는가 하면 태산보다 훨씬 무거운 죽음도 있다네.’ ‘구우일모九牛一毛’

(서평단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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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으로 들어간 소녀]의 서평을 써주세요
그림 속으로 들어간 소녀 - 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대필 작가의 독백
배홍진 지음 / 멘토프레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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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1월 10일 받고 쉬엄쉬엄 읽었지만 분량에 비해 읽는 데도 한참, 서평 쓰는데도 한참. 아마도 서평단에 뽑히지 않았다면 이 책을 구입하지도 읽지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유는 이 책은 나쁜 책이기 때문이 아니고 주제가 마음을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1970대 교과서에는 우리나라 자긍심을 높기 위해 다음과 같은 글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 교과서에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1천 번이 넘는 외침外侵에도 이를 극복하였으며 한 번도 타국을 침략한 적이 없는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다.’ 다른 나라를 침략하지 않은 것이 자랑일 수 있겠으나 수數도 없이 침략 받은 것이 자랑인가? 임진왜란을 겪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일합방이 된 우리나라의 역사는 과연 어떤 역사관으로 받아들이면 좋을까?

 강덕경 위안부 할머니를 주제로 이 책을 썼지만 이 상처는 우리 민족의 상처입니다. 강덕경 할머니 이외의 많은 위안부 여성들, 징용 및 징병으로 끌려간 많은 젊은이, 일제 수탈에 고향을 떠난 많은 이들, 헐벗고 굶주려 때로는 죽어간 많은 이들. 그리고 한일합방의 후유증으로 발생한 한국동란에서 희생된 사람들.

 위안부 할머니를 주제로 생각하면 ‘화냥년’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이 단어의 어원은 환향鄕여자입니다. 고려 시대 몽고 침입 시 몽고로 젊은 처자들이 잡혀갔습니다. 일부는 첩으로, 일부는 몸종으로. 일부는 매춘녀로 잡혀 가겠지요. 나이가 들어 쓸모가 없어지니 몽고에서 나이든 여자를 고려로 돌려보냈습니다. 이때의 고향 고려의 대접은, 회향년은 화냥년으로 즉 서방질하는 계집으로 낙인을 찍었습니다. 국가의 잘못을 외침을 극복하지 못한 잘못을 개인의 잘못으로 돌렸는데, 일제 위안부에 관해서 같은 느낌을 갖게 됩니다.

 위안부 할머니의 상처는 제가 2004년도에 페이퍼로 올렸던 ‘못자국’ (http://blog.aladin.co.kr/maripkahn/431284)을 떠 올리게 합니다. 어떤 상처들은 한 생애를 통해 결코 치유되지 않기도 합니다. 특히 여성의 성性에 관한 폭력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기도 하지만 남녀를 포함한 그 집단에 대한 폭력이기도 합니다.

 
p15 어쩌면 그녀는 자신이 강압적인 폭력을 이기지 못하고 매춘을 한 대가로 일생을 혼자 떠돌며 살아야 하는 벌을 받은 것이라고 자괴했을지도 모른다. (중략)... 야산으로 끌려가던 밤에 혀를 깨물고 자결을 했어야 했다고, 그러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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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퍼 이펙트> p37 폴린은 후투족 군인들에게 "여자들을 죽이기 전에 강간하라"고 지시했다.


 한 달 후면 삼일절이 다가옵니다. 예전에는 삼일절이나 광복절이 되면 TV 방송에서 일제 치하와 관련된 영화나 다큐멘터리 등이 많이 방영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프로그램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은 저와 같은 생각을 하나 봅니다. ‘불편했던 과거는 잊고 살자, 무시하고 외면하자.’ 조금은 걱정됩니다. 혹시 역사가 반복되지나 않을지.

cf ; 이 책의 시작은 다큐멘터리처럼 시작해서, 중간에 ‘동아시아 지도 속으로’에 접어들면서 서술 형식이 바뀝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추론된 허구인지가 불분명해지며 묘한 느낌을 갖게 했습니다.

* 서평도서의 좋은 점 ; 일제 식민지에 관하여 잊고 싶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음을 할 게 한다. 글도 좋지만 강덕경 할머니가 그린 그림 한점 한점이 인상에 남는다.
* 서평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 (삼일절과 광복절이 흐릿하게 지워지는 사람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서평글에 포함됨.

(서평단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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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9-01-29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의 서평 ; 위안부가 소모품인 것처럼 사용되 듯, 과거에 군인 즉 병사는 보급품인지 소모품인지로 분류되었다가 요즘에는 군인으로 분류된다지요.
 
난세에 답하다 - 사마천의 인간 탐구
김영수 지음 / 알마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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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죽음 가운데는 아홉 마리 소에서 털 하나를 뽑는 것같이 가벼운 죽음이 있는가 하면 태산보다 훨씬 무거운 죽음도 있다네."
'구우일모九牛一毛'-35쪽

차가운 겨울이 온 되라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르름을 알 수 있다. 歲寒然後知松栢之後彫-91쪽

장부는 본래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고 하지 않던가.-135쪽

자산의 어록을 보면 정치에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는데 '너그러움과 엄격함'이라고 했다.-3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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