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권력의 병리학 밑줄긋기
권력의 병리학 - 왜 질병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먼저 찾아오는가
폴 파머 지음, 김주연.리병도 옮김 / 후마니타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 자본주의에 올라탄 의료 제도의 모순 ; 해결책을 의사에게서 찾으려는 듯

부제 - 해결책의 초점을 잘못 맞춘 듯. 의사보다는 제도로.

 <권력의 병리학>은 어느 알라디너가 번역한 책이고 개인적으로 힐러리 클린턴이 해결하려 했던 의료 구조적 모순의 해결책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한편으로 기대가 넘쳤습니다. 물론 좋은 책이지만 책을 선물하신 분이 칭찬 일변도의 서평을 원하지 않은 것을 알기에 단점에 대한 비평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책 제목이 마음에 안 듭니다. ‘병리’라는 용어는 의학 용어이지만 ‘사회 병리’등 이미 병리는 일반적인 통용되는 보통명사입니다. ‘권력의 병리학’이란 책 제목에서 ‘의료 제도의 구조적 모순’보다는 마치 ‘정경 유착’과 같은 권력의 부패를 보여 주는 책이라는 인상이 깊습니다. 따라서 원 제목인 ‘Pathologies of Power’에 얽매이지 말고 새로운 제목을 만들었어야 했습니다. 영화 <Waterloo Bridge>는 ‘애수’라는 더 아름다운 한글 제목을 갖고 있습니다.

 두 번째 불만스러운 점은 저자가 의도하는 책을 읽었으면 하는 대상이 의사라는 것입니다. 책의 많은 내용이 의사의 도덕성, 도덕적 행위 당위성을 주장합니다. 그러나 의사의 도덕성은 히포크라테스 이후 줄 곧 의사 사회에 내부에서, 또는 사회에서 강조되어 왔던 이야기입니다. 비도덕적인 연구인 Tuskegee syphilis study는 학생 시절부터 알고 있던 이야기입니다. 의사들의 도덕성의 강조가 더 환자들에게 나은 의료 환경을 가져오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현재 의료 제도의 구조적 모순은 사회 제도 정비 및 법률 제도 정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인들이 이 책을 읽고 ‘의사들은 불쌍한 사람을 잘 치료해야 돼.’라고 생각하고 주위 의사에게 한 마디 정도 던질 수 있겠죠. 그러나 그것이 사회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까요?

 p249 “새로운 의료 환경에서는 더 이상 비영리 보험이 설 자리가 없다.”

 약학업계 있는 어느 분이 제약, 약국 등 약학에 관련된 주체들이 자본의 논리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하면서 “병원은 자본에서 자유롭나요? 혹시 돈을 벌기 위해 잘못된 치료를 대형 병원(대학병원이나 3차 병원)에서 하지 않나요?”라고 저에게 물어 왔습니다.
 저의 답변은 “대형병원에서 환자에게 필요 없는 수술 같은 것은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본, 이익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대개의 최신 기술은 더 정확한 진단, 최소의 부작용, 더 나은 치료 효과를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신기술 의료는 이익도 많이 남습니다.” 즉 고부가치의 진료는 고수익을 창출합니다. ‘
잊지 말자! 병원도 이익집단이다.

 언젠가부터 환자를 고객으로 부르며 병원도 마케팅을 시작했습니다. 그 병원 암센타를 지은 후 1년 동안 위암 수술을 1800례 하는 등 전국적으로 환자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환자를 고객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 국민은 환자를 고객으로 부르는 이 병원에 몰릴까요? 알리디너에게 설문조사라도 하고 싶습니다.

p306 우리는 어떤 치료가 그 효과에 비해서 지나치게 고통스럽고, 비싸고, 오래 끄는 치료인자를 가려내야 한다.

 누가 가려내는 것이 타당한가? 국회의원? 법관? 시민단체? (만약 대부분의 국민이 시민단체가 가려내야 한다면 법률로 정하면 됩니다. 시민단체가 의료의 한계를 정한다고.) 우리나라의 의사는 임상적 기준, 국민 건강 보험 공단 및 심평원의 기준, 의료 소송에 대비한 법률적 기준에서 줄타기 하고 있습니다.

<녹색 성장의 유혹>
p47 죽음을 앞두고 있거나 치료 불가능한 질병을 앓는 환자를 '어떤 방법으로 치료할 것인지에 골몰하거나 그들에게 완치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기 보다 고품질의 보살핌으로 평안함을 선사하자.

 과연 죽음 앞에 초연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자녀 교육 앞에 진보는 없고 보수만 있다는 어느 분의 말처럼 의료 역시 진보적 가치관을 갖은 사람을 만난 기억이 없습니다. 진보적 결정은 있습니다. 돈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

 세 번째 곤란한 점은 이 책을 선물할 의사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점심시간에 이 책을 읽고 있으니, 직장 동료가 ‘어! 마립간님 한가하신가 봐요. 소설책을 읽고 계시고.’ 저는 속으로 ‘소설책 아닌데.’ 주위의 반응은 이렇습니다. ‘의료 환경도 무한 경쟁,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이 시기에 한가롭게 이런 책이나 읽느냐. 시간 있으면 자기발전을 위해 의학책, 의학논문을 읽고 논문을 써서 업적도 내고 대중 매체에 유명세나 탈 궁리를 해라. 그도 아니면 영어 공부나 해라. 전국의 환자가 S 의료원으로 몰리고 있다. 너는 굶어 죽기 딱 알맞다.’

 이 책에서 확실한 해결책을 얻으려 했던 것은 아닙니다. 제가 수차례 저의 페이퍼에서 이야기했지만 ‘현대 의료는 돈과의 싸움이다.’라는 명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쉽지 않습니다. 저는 제도적 보완을 통해 그 가능성을 보았는데, 이 책은 의사의 역할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하루 빨리, 의대 입시에 전 국민이 동의하는 (일반적으로 의사를 욕하더라도 자신의 자녀는 의사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학부모가 많으므로) 도덕성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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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병리학 - 왜 질병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먼저 찾아오는가
폴 파머 지음, 김주연.리병도 옮김 / 후마니타스 / 2009년 3월
절판


신자유주의는 일반적으로 경쟁에 기반을 둔 시장 모델의 우위를 지지하는 사조를 가리킨다. 이 이론은 사회 속에 개인들을-개인들이 실제로 고려되기라도 한다면-자율적이고 합리적인 생산자와 소비자로서, 무엇보다도 경제적 혹은 물질적 관점에서 판단하는 존재로 가정한다. 그러나 이 사조는 현실 세계에서 경제를 왜곡시키고 있는 사회-경제적 불편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못한다.-35쪽

의사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부상이나 고통의 정도가 통증을 호소하는 정도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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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 그래서 통찰력이 필요하다.-60쪽

해방신학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끝임없이 던진다. 이것은 가난한 자들의 고통과 어떤 관계가 있으며, 그 고통을 경감시키는데 어떤 영향을 주는가? 따라서 다른 대부분의 사회 분석들과는 달리, 해방신학의 주된 관심은 가난한 자들에 대한 섬김이라는 주제로 연결된다.-213쪽

관찰하고, 판단하고, 실행하라-218쪽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보면서, 무엇인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의료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220,220쪽

즉, 양 집단 사이에서 나타나는 결과의 차이는 병에 대한 환자들의 생각보다는 제공되는 치료의 질과 관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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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 제공되는 치료의 질은 돈과 상관관계가 있다.

... 그리고 특히 사망률 등, 모든 면에서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적 요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231쪽

코넬 웨스트Cornel West는 "진리는 고통받는 자들이 말하도록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즉 사회에 의해서 고통받는 자들과 보조를 맞추는 것이 진실을 드러내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뜻이다."라고 주장한다.

자선, 개발, 그리고 사회정의-234쪽

치료 받은 어린이들이 다시 돌아가야만 하는 환경 - 즉, 어린이의 반수가 만 5세가 되기 전에 죽게 되는 환경-236쪽

이것은 사회정의의 시각에서 볼 때에는 당연한 것이지만, 국제 보건 의료계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장이다.

그렇다.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241,242쪽

"새로운 의료 환경에서는 더 이상 비영리 보험이 설 자리가 없다." (Hasan)-249쪽

둘째, 지시를 가장 안 따르는 사람들은 대개 지시를 가장 못 따를 만한 사정이 있는 사람들이다.-251쪽

그래도 부유한 국가에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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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위와 같은 문장은 결국 성장 주의를 지지하는 근거가 된다.-253쪽

간단히 몇 마디의 말을 하려면-예를 들어서 그것은 잘못되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서로를 이렇게 대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렇게 살아서는 안된다. 등-죽음의 위험을 무릅써야 합니다.-266쪽

이 사업은 '자립 가능'하거나 '비용 효율적'이어야 합니다. 가난을 없애고 싶다구요? 차라리 태산을 옮기지.

비용 효율성은 ... 전체적인 보건상태를 호전시키는 데에는 적절하지만, 보건상의 두 번째 목표인 불평등을 줄이는 데 있어서는 반드시 그렇지 않다.-267,268쪽

"처벌로서 교도소에 가는 것이지, 처벌을 받기 위해 교도서에 가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포기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든 사람을 위한 보편적인 결핵 치료가 '이상주의적'이든 아니든, 이 방법 이외에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갈수록 명백해지고 있다.-290,291쪽

Tuskegee syphilis study

감염이 되어 버린 환자들에게 '예방 전략'이 결코 '과제'가 될 수 없다.-297,299쪽

우리는 어떤 치료가 그 효과에 비해서 지나치게 고통스럽고, 비싸고, 오래 끄는 치료인자를 가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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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 누가 그것을 결정할 것인가? 위 문장이 이 책이 줄 곧 비판해 오던 비용-효과 대비 가치관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306쪽

아이티에서는 도움을 간청하는 사람들에게 HIV 치료는 '비용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설명하도록 압박을 하지만, 보스톤에서는 에이즈 환자들에게 - 그중에는 아이티에서 이민 온 사람들도 있다. - 바로 그 치료를 받도록 설득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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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 위 내용은 모순적이지 않을 수 있다. '맥락'으로 이해된다.-306-307쪽

도덕적 가치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그런 가치에 따라 자신의 행동 방향을 결정하는 윤리는 인간만이 가지는 독특한 특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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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 모든 사람이 처칠의 기대만큼 진화하지 못했다.-308쪽

이 두개의 원칙은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룬다.-309쪽

강하게 비난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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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 비난받을 만한 것은 받겠다. 그러나 그 다음은?-312쪽

의료인들에게 특별한 책임 있는가? 간단히 답해서,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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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 이 책을 읽히고 있다는 것은 우리 직장에서 매우 희귀한 경우다. 다시 말해서 '비난을 받겠다. 그러나 그 다음은?'-315쪽

인권침해를 그저 연구만 하는 것이 가능한가?

무엇을 할 것인가? 이것이 가장 오래 된 질문이다.-334,342쪽

과거에 자신의 권익을 제대로 주장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이제 오히려 불평등을 더욱 조장하면서 권력과 부에 접근하고자 맹렬하게 도전하는 것을 사회정의를 이루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까?

이 저울의 반대쪽 끝에 있는 도덕적 상대주의 역시 유해하다.-344쪽

"법은 종이로 만들어졌고, 무기는 쇠로 만들어졌다."-349쪽

이처럼 건강과 생명은 생물학적 요인이나 의료제도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정치, 경제, 사회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3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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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본주의에 올라탄 의료 제도의 모순
    from 내가 사귀는 이들, 翰林山房에서 2009-03-19 19:17 
    * 자본주의에 올라탄 의료 제도의 모순 ; 해결책을 의사에게서 찾으려는 듯 부제 - 해결책의 초점을 잘못 맞춘 듯. 의사보다는 제도로.  <권력의 병리학>은 어느 알라디너가 번역한 책이고 개인적으로 힐러리 클린턴이 해결하려 했던 의료 구조적 모순의 해결책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한편으로 기대가 넘쳤습니다. 물론 좋은 책이지만 책을 선물하신 분이 칭찬 일변도의 서평을 원하지 않은 것을 알기에 단점에 대한 비평부터 시작하
 
 
 
<녹색성장의 유혹>을 리뷰해주세요.
녹색성장의 유혹 - 글로벌 식품의약기업의 두 얼굴
스탠 콕스 지음, 추선영 옮김 / 난장이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 의료 문제로 시작해서 환경 보호에서 방황

* 한줄 서평 ; 주제는 좋으나 plot이 엉성하다. 게다가 다양한 주제를 건드려 정신이 없다.

 이 책을 읽고 좋은 주제이기는 한데... 좋은 책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한... 책의 제목에 ‘글로벌 식품의약기업’이란 어구를 보고 의료 (체계)에 대한 비판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4장에 들어가면서 환경 파괴내지 지구 파괴에 대한 내용으로 바뀌고 조금 더 내용이 진행하니 에너지 소모에 대한 이야기로 그리고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기반으로 한 경제 구조로 결말을 맺습니다. 다 읽고 나서의 저의 감상 ‘이게 뭐야.’ 마치 Computer graphic으로 멋진 화면을 만들었지만 정작 줄거리는 느슨해서 긴장감은 전혀 없는 영화 한편을 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액션과 로맨스와 코미디가 섞여 있어 장르가 불분명한 영화와 같은.

 서평단 설문부터 답하겠습니다.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 핏줄 도서’ ; 1장부터 3장에 이르기 까지 의료 문제에 관한 책으로는 <아이들이 빨리 죽어요>, <질병 판매학>을 권합니다. 환경 파괴에 대한 책으로는 <육식의 종말>, <생명의 미래>를 권합니다. 에너지 흐름과 화석 연료의 사용에 관하여는 <엔트로피>를 권합니다. 이 책 p291-298에 관련된 책의 소개도 있고 본문에 여러 책의 소개가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서평별점을 고민했습니다. 좋은 주제이기는 한데, 마치 위에 언급한 책들을 읽다가 말고 다음 책으로 넘어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감동은 없습니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책의 내용의 앞부분 의료와 마지막 부분 에너지 소모에 대해만 언급하겠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한 친구는 ‘여자(불특정)를 보면 사랑스러워 공주같은 이미지를 떠올린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공주이기 때문에 이슬을 먹고 살며 배변 같은 것은 하지 않고 산다고 생각한다고.’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저는 어이없어 피식 웃었습니다. 여러분은 이 친구를 ‘로맨틱 가이’라고 여기며 동감하십니까 아니면 저처럼 어이없어 하십니까.

 ‘식품의약기업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을 보고 대학교 친구를 떠 올렸습니다. 제약기업도, 병원도, 의사도 두 얼굴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제약기업, 병원은 처음부터 이윤을 추구하였고 이를 숨기지도 않았습니다. 따라서 두 얼굴이 아닙니다. 환자가, 국민이, 사회에서 의료에 관련된 주체들이 의료기관에 대해 예수님같은 헌신적 희생을 바랬을 뿐입니다. 그 바램이 지나쳐 환상의 한 얼굴을 만들어 냈을 뿐입니다. 플라시보님의 <대한민국 병원 사용 설명서>의 서평 제목이 ‘잊지 말자 병원도 이익집단이다.’입니다. 저는 <아이들이 빨리 죽어요>의 서평의 제목으로 답합니다. 의료 기관이 이익집단이란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어떤 이는 무조건 의료계를 (비판이 아니고) 비난을 합니다. 비난을 피할 생각은 없습니다. 일정 부분이 사실입니다. 단지 그 분이 따우님이 언급하신 (여기서는 의료의) ‘맥락context’이나 바람구두님이 언급하신 ‘
나름의 답을 구하기 위해선 (가설을 설정하기 위해선) 당연히 주변 상황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나 ‘질문 자체가 성립되고, 답을 하기 위해선 전후 맥락을 유추할 수 있는 좀 더 충분한 데이터’를 모르신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에너지 흐름에 관한 것인데, 현재의 에너지를 소비를 유지하기 위해 지구가 1.39개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지구인구의 3/4이 세 끼니를 채우지 못하고 지붕이 없는 집에서 사는 상황을 포함한 것을 말합니다. 바람구두님이 알라디너를 평하시기를 ‘쁘띠 부르주와’라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여유를 생각해 보십시오.) 아마 조사는 해 보지 않았지만 알리디너의 평균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구 1.39개 이상이 필요하다고 단언합니다.

 
다음 물음에 대하여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p47 죽음을 앞두고 있거나 치료 불가능한 질병을 앓는 환자를 '어떤 방법으로 치료할 것인지에 골몰하거나 그들에게 완치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기 보다 고품질의 보살핌으로 평안함을 선사하자. ; 나는 나와 내 가족(부모 자녀)가 치료 불가능한 질병을 앓고 있을 때 최선의 치료를 고집하지 않겠다. (치료 가능한 질병의 정의를 묻지 마십시오. 이 책의 저자도 정의하지 않았습니다.)

 p195 해당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춘 아이로 자라게 하려면 (물질적인 재화와 교육을 포함하는) 에너지 투자가 필요하다 ... 30톤짜리 고릴라. ; 나는 자녀 교육에 투자가 지구 에너지 여유reservior를 초과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비유에 따르면 1/600 이하로 줄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치적 불가능성의 해결에 희망을 걸겠다’는 허먼 댈리의 말을 인용합니다. 저는 ‘풍요’라는 페이퍼에서 세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지구 같은 행성 5개 발견 이후 이주, 유전 문화 공진화에 의한 전 지구인의 진보 성향의 체득, 예수님의 재림. 그렇지 않다면 아마 파국catastrophe있을 것입니다.

* 플라시보님의 <대한민국 병원 사용 설명서> 서평 ‘잊지 말자 병원도 이익집단이다.’
(http://blog.aladin.co.kr/niflheim/2512709)
* 마립간의 <아이들이 빨리 죽어요>의 서평 ‘당연하지 않은가’
(http://blog.aladin.co.kr/maripkahn/523196)
* 마립간의 페이퍼 ‘풍요’ (http://blog.aladin.co.kr/maripkahn/790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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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도서입니다.)

* 서평단 설문 ; 별점 ★★★ plot이 엉성해서

* 서평 도서의 좋은 (추천할 만한 점) ; 재미는 없을지 모르겠지만 내용은 모든 사람이 알아야할 것들이다. 좋은 책reference이 많이 언급되어 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 핏줄 도서’ ; 서평 본문에 언급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환경에 있어 공짜 점심이 있다고 생각하신 분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한 구절 ; p207 누군가 다른 사람의 주머니에서 나와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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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녹색성자의 유혹 서평의 추기
    from 내가 사귀는 이들, 翰林山房에서 2009-03-06 16:04 
    * <녹색성장의 유혹> 서평의 추기 * <대한민국 병원 사용 설명서>의 저자는 맥락이란 것이 무시하고 용산 재개발 화재 사망 사고 희생자 분들에게 ‘그래도 불법이다.’라고 하실까 ; p61 ‘그런데 그건 불법이거든요.’ * 파국이 되면 진중권 교수님이 싫어하는 사회적 통념상 ‘보수 꼴통’라고 불리는 이들이 살아남을 것으로 추정된다. * 드팀전님의 이야기 하신 쿠바 농업 생산성이 궁금합니다. 공짜 점심은 없어도 적당한
 
 
 
녹색성장의 유혹 - 글로벌 식품의약기업의 두 얼굴
스탠 콕스 지음, 추선영 옮김 / 난장이 / 2009년 1월
품절


미국에서 이루어지는 과도한 의료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울 희생양을 찾는다면 대상은 널려 있다. 의사가 '방어적 진료'를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의료사고 전문 변호사, 펼요 없는 치료에도 보험금을 지급하는 민간보험회사, 노인들에게 필요 없는 추가 진료를 받게 만든 메디케어, 누군가 돈을 지불하는 한 어떤 진료든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는 환자, 사기성 검진기관을 운영하는 일부 '불량의료기관' 등 비난할 대상은 무궁무진하다.-31쪽

지구 전체로 볼 때 인류는 자신의 생태적 한계를 39% 초과하고 있다. 이말은 현재의 소비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고 미래 세대에게 최소한 지금과 같은 생활수준을 보장하려면 지구가 1.39개 필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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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 선진국 소비 수준을 고려하면 지구가 5개 정도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음. (우리나라 소비 수준은?)-37쪽

하지만 병원이 진행하고 있는 녹색 혁신은 거품이 낀 성장이라는 주요 문제에 비한다면 주변 문제에 불과하다.

이 책에서 두 저자는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그리고 생태에 충격을 덜 미치는 방식으로 더 나은 의학적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가정하는 '친환경 의료센타'란, 가설일 뿐 실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45,46쪽

죽음을 앞두고 있거나 치료불가능한 질병을 앓는 환자를 '어떤 방법으로 치료할 것인지에 골몰하거나 그들에게 완치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기 보다 고품질의 보살핌으로 평안함을 선사하자.-47쪽

몬비오는 마티와 내가 던진 실용적인, 혹은 칸트식의 철학적인 의문, 즉 '모두가 그렇게 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에 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는지 잘 드러내주는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107쪽

스스로 살찌는 산업

유전자 조작 농산물 ; 특히 가장 위험한 것은 그것이 우리의 혀gastronomic를 노린다기 보다 우리의 경제economic를 노린다는 점이다.-120,135쪽

... 착취가 시장의 가시적인 영역(구체적으로 슈퍼마켓)에서 일어나지 않고, 소수를 제외하고는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작업장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이다.-140쪽

이 지역 주민의 80%는 소규모 자영농이다. 배불뚝이 대농장지주나 무토지 소작농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처럼 비교적 조화로운 농촌 경제구조는 유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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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 '경제구조도' 라고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다.-183쪽

해당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춘 아이로 자라게 하려면 (물질적인 재화와 교육을 포함하는) 에너지 투자가 필요하다 ... 30톤짜리 고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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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 여러분의 자녀에 대한 투자는?-195쪽

쿠바의 인구증가율이 낮은 이유로는 보통 경제적 평등이 꼽힌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에너지 소비와 출산율 저하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리고 생물종의 이러한 특성은 생물종을 구성하는 일원으로서의 인간이 한계에 부딪힐 때까지 소비할 수 밖에 없음을 암시한다.-198쪽

먹을거리가 이동해온 경로를 주방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보면 슈퍼마켓, 식품가공없제, 농장과 방목장 순으로 추적할 수 있는데, 위로 올라갈수록 소비자의 통제권은 약해지는 반면 자연에 대한 착취는 더 커진다.

홀푸드나 월마트 및 여타 다른 회사가 조금이라도 생태적으로 더 건전한 먹을거리를 대중적인 시장에 내놓으면서도 이윤을 유지하거나 혹은 증가시킴과 동시에 더 저렴하게 판매하려면, 그만한 돈이 어딘가 다른 곳에서, 아니면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처리하고 저장하며 판매하는 노동자 같은, 누군가 다른 사람의 주머니에서 나와야만 할 것이다.-202,207쪽

허점

딜레마-223,225쪽

지난 반세기 동안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도록 만드는 데 한몫했다고 미국농무부가 인정한 여러 가지 주방 기술 중에는 코팅된 냄비와 팬도 들어 있다.

그러나 테플론을 포함해 과열된 불소폴리머에서 나오는 연기를 마시고 난 뒤 애완용 새가 죽고, 사람이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나타냈다는 보고가 산발적으로 발표되자-234쪽

위대한 세 권의 책 ; <자본>, <엔트로피 법칙과 경제과정>, <석탄문제>-262,263쪽

유럽연합은 미국과는 달리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내용의 교토의정서를 준수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유럽연합이 오늘날까지 펼쳐온 온실가스 배출감축 노력은 시장친화적인 성격을 띠었고, 결국 온실가스 배출감축에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다.

덕분에 거대 기업은 마음 놓고 온실가스를 펑펑 배출함과 동시에 미사용배출권을 판매해 막대한 금전적 이득을 보았다.-282쪽

허먼 댈리 ; 지속가능한 경제를 구축하려는 기획은 불가능하다고 선언하고픈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경제가 아닌, 계속 성장하는 경제는 생물,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나에게 정치적 불가능성과 생물, 물리적 불가능성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생물, 물리적 불가능성이 정치적 불가능성보다 더 확실한 불가능성을 본다. 그리고 정치적 불가능성을 해결하는데 희망을 걸겠다.-286쪽

... 녹색 자본주의 약속은 동네 선술집에 걸린 '내일은 맥주 공짜'라는 네온사인만큼이나 믿을 수 없는 말이다.-2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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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이매진>을 리뷰해주세요.
진중권의 이매진 - 영화와 테크놀로지에 대한 인문학적 상상
진중권 지음 / 씨네21북스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 장님 코끼리 만지는 영화 감상문

 진중권 교수님의 이름에 비해 가볍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물론 물리학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때마침 <미학 오디세이> 3권과 <진중권의 현대미학 강의>을 읽고 서평단 책으로 <진중권의 이매진>을 받아들였을 때 기대가 매우 컸습니다. 미학이라는 철학적 개념이 영화에 적용되었을 때,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것을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철학이라고 하면 기존의 지식으로 설명되지 못한 현상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부여함으로써 통찰력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세잔느의 그림은 객관적인 사물(사실주의)보다 화가의 인상을 중요시 여긴 그림(표현주의)이다.’라는 글을 읽으면 ‘아하 그렇구나.’라고 독자에게 이해를 주고 감동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의 몇 영화들은 제가 보지 못해 영화평이 실감되지 않았습니다. 첫 영화 <영국식 정원 살인 사건>부터 당황하였고 p25에 언급된 <전함 포템킨> 영화제목을 보면서 ‘이런 영화는 어떻게 봐야하는 거야?’라는 생각부터 떠 올랐습니다.

 이 책에 처음으로 본 영화평은 <슈렉>입니다.
p 46 하지만 <슈렉>의 가장 큰 매력은 그래픽의 사실성에 있다.
p 50 어차피 <슈렉>의 매력은 차가움과 뜨거움의 이 모순적 결합에 있는지 모르겠다.


 저는 ‘과연 그런가?’ 저는 이 영화의 매력은 풍자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고 ‘아하 내가 놓친 것이 있구나, 하이퍼리얼리티를 생각했어야하는구나.’라고 생각이 떠오르는가? 대답은 ‘아니요’입니다.

 두 번째 영화 <베어울프> 평에서도

p63 영화는 여전히 아날로그 배우들의 아우라에 의존한다.

 <슈렉 Shrek>이나 <다이너소어 Dinosaur>영화에 배우들의 아우라가 의존했나? 그런데 왜 위 문장에 ‘여전히’라는 단어가 들어있지? 영화 <베어울프>가 배우의 아우라를 제거하려는 영화였나? 그림에는 구상화도 있고 추상화도 있지만 대개는 두 가지가 적절히 혼합되어 있습니다.

 알라디너 '드팀전'님과 대화하면서 <소피의 선택 Sophie's Choice>, <Crucible>, <내겐 너무나 이쁜 당신 trop belle pour toi>, <The penalty phase>, <Cape fear> 등의 영화가 철학적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인상 깊었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 외의 영화가 <나비효과>, <매트릭스>, <블레이드 러너>, <마이너리티 리포트>, <메멘토>가 해당합니다. 그런데 제가 알고 있던 인상에 추가된 것이 없었습니다.

 예를 들면 ; 
p90 그때 영화는 더 이상 눈속임(trompe l'oeil)이 아니라 뇌속임(trompe le cerveau)이 될 것이다. 
 이미 눈으로 본다는 것의 의미가 뇌로 생각하는 것과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과학 서적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의 문장은 영화 <매트릭스>를 보고 느낄 것이 아니고  <뇌, 생각의 출현>을 읽고 느낄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평단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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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지 않은 영화평에 대해 영화를 보고 다시 읽게 된다면 서평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목의 장님은 저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 서평단 설문 ; 별점 ★★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 서평 도서의 좋은 (추천할 만한 점) ; 잘 모르겠다. 굳이 언급해야 한다면 봐야 될 영화가 많아 졌다는 것?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 핏줄 도서’ ; 영화에 대한 책으로 재미있게 읽은 책은 <나의 인생은 영화관에 시작되었다>를 추천한다. 미학에 관심이 있다면 <미학 오디세이> 3권을 추천한다. 오히려 진중권 교수님의 통찰력을 보고 싶다면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를 권하고 싶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추후 다른 분의 서평을 보고 표절을 하겠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한 구절 ; 책 뒤표지 ‘이것은 영화비평이 아니다! 새로운 담론의 놀이다.’ - 이 문장을 읽고 책에 대한 기대가 높았으며 책을 읽은 뒤 다시 이 문장을 생각해 봅니다. (사전을 찾아봐도 잘 모르겠다.) 영화비평과 담론의 차이가 뭘까? 제가 ‘담론’이란 용어 기대했던 것은 각각의 영화에서 해석되겠지만 귀납된 영화 자체의 흐름 또는 철학적(미학적) 흐름입니다. 기대에 못 미치네요.

드팀전님께 드리는 답신4 (http://blog.aladin.co.kr/maripkahn/2469758)
나비효과 (http://blog.aladin.co.kr/maripkahn/581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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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중권의 &quot;이매진&quot; 읽다
    from Flogsta's Story 2009-10-15 23:03 
    진중권의 이매진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진중권 (씨네21, 2008년) 상세보기 머릿말에 이 책의 성격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것은 영화비평이 아니다. 담론의 놀이다. 몇년전, 주체할 수 없는 시간을 영화를 보면서--정확히는 비디오를 빌려 보면서--보냈던 적이 있다. 영화를 보다가 떠오르는 생각이 있으면 공책에 끄적거려 놓기도 했다. 그 당시에 뭘 알았겠는가?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하여 영화에 대한 비평가들의 옥음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떄도 아니었고....
 
 
마립간 2009-03-04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표지 ; 디지털과 테크놀로지는 이미 우리 일상을 변화시켰다. 하지만 우린 아직도 이에 맞는 철학을 발명하지 못했다 - 이 책에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