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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2 : 심장에 남는 사람 명의 2
EBS 명의 제작팀 엮음 / 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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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의란?

- 그 분야에서 권위가 있는 의사분들.

 처음 이 책이 신간 평가단 도서로서 제목을 보았을 때, 떠오르는 것은 ‘명의란 무엇일까?’입니다.

 책을 받고 나서 여러 선생님들의 성함을 보니, 반가운 얼굴도 있습니다. 한 분은 학생시절 강의를 받았던 선생님인데, 당시 세련된 외모에 강의도 재미가 있어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1990년대 초 직장을 옮기시고 과科가 달라 뵙지 못 했는데, 사진을 보니 꽤 시간이 흐름을 느낍니다. 처음에 알아보지 못하고 옛 얼굴을 찾느라고 애를 썼습니다.

 한 분은 직속상관은 아니지만 직장 윗분으로 계시고, 또 한 분은 직업과 관련된 대외 활동 때문에 인사를 나누고 있는 분입니다. 또 다른 한 분은 저의 친한 직장 동료의 선생님이십니다.

 우리나라의 수영 선수하면 누가 떠오르십니까?  (최윤희?) 조오련과 박태환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조오련 선수가 운동을 하던 시절에 수영은 사치스러운 운동이었습니다. 실내 수영장이란 것은 일반인들에게 상상 속에 있었습니다. 국가적 지원이 얼마만큼 있었는지 자료를 갖고 있지 않지만 본인의 재능과 노력으로 해결했을 것입니다.

 반면 박태환 선수 경우는 체격부터 남다릅니다. 박태환 선수의 체격은 국력, 즉 우리나라의 경제력 수순과 무관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과학 기술의 도움을 받습니다. (본적은 없지만,) 근력을 측정하고 폐활량을 측정하고 수영하는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하여 몸동작을 교정하고 수영복의 부력을 높이기 위해 첨단 섬유가 사용되고.

 아마 아프리카(아프리카는 후진국이라는 편견이 있다.)에서는 절대로(?) 당분간 수영 같은 종목에서 1등은 하지 못할 것입니다. 좋은 수영 선수란 좋은 기록을 내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조건에 선수의 자질, 노력과 배경 즉 주위 여건 모두가 필요합니다. (역은 성립하지 않죠. 좋은 지원만 있고 당사자의 노력이 없다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명의란 아마도 질병을 잘 치료하는 것을 말할 것입니다. 그런데, 의사의 지식, 기술, 배려심도 필요하지만 병원의 여건(시설, 장비, 행정력)도 중요합니다.

 오히려 마***님, 가**님, 호*님, H****님 등께 묻고 싶습니다. '명의'는 무엇이냐고?

 소개된 선생님을 볼 때,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선생님이십니다. 그런데, 책에 무슨 내용을 있을까 궁금했는데, 오히려 의사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된 것 아니라 질환과 환자들과 관련된 이야기가 주였습니다.

 질환은 방송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선택되었습니다. (당연하지 않은가? EBS 방송을 편집한 것인데. 일반인들에게는 외과가 드라마틱하지요.) 질환에 관해서 일반인들이 이해가 쉽게 되도록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알라딘 신간 평가단 도서 서평입니다.)

* 밑줄 긋기
겉표지 ; 취재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당신이 생각하는 명의가 무엇이냐고 질문을 했다.

현대의학에 대한 마립간의 의견 ; 현대의학은 돈과의 싸움이다.
장기기증은 생명의 나눔입니다. (http://blog.aladin.co.kr/maripkahn/79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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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10-02-24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원과 오래 할수밖에 없었던 큰 일 때문에 관심이 가게되어 가끔 보는 프로그램 입니다.
아시는 분이 몇분 등장하시나 봐요. 왠지 신기할듯 합니다.^^ 마립간님 의료관계 종사자이신가 봐요? 리뷰 잘 봤습니다.

ps : 마지막 그 의견에는 진심으로 뼈저리게 공감합니다.
맞습니다. 현대의학은 돈과의 싸움입니다. 있으면 왠만하면 살고 없으면 진작 죽게되는...

마립간 2010-02-25 13:07   좋아요 0 | URL
의료 관계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이쪽 분야의 도덕성을 포함한 모든 것이 다른 분야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보수적인데, 이와 같이 되는 이유는 환자 및 보호자가 보수적으로 변해서 오기 때문이지요.
 
<역사의공간>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역사의 공간 - 소수성, 타자성, 외부성의 사건적 사유
이진경 지음 / 휴머니스트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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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철학

 오랫동안 블로그에 글을 올리다 보니 밑천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과거에 썼던 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저의 척박한 식견을 느낍니다.
 <역사의 공간>의 책을 얼마 읽다가 예전에 읽다가만 책을 다시 집어 들었습니다. <역사란 무엇인가> (에드워드 H. 카 지음)

 <역사의 공간> p 50 역사란 역사가와 그의 사실들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과정,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것이다.

 저는 ‘시간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무엇)인가?’ 등에 관심을 가졌지만 이에 대한 해답을 철학이 줄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습니다. 자연과학이 답을 주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철학에 대한 충격적인 사건은 ‘수리 철학’을 알게 된 이후입니다.

 - 우리 애인(수학)은 말이죠. (http://blog.aladin.co.kr/maripkahn/9525)

 절대적인 것으로 알았던 수학이 상대적으로 이해될 줄이야! 그 다음이 ‘아름다움’이란 것에 대한 것입니다. 한 마디로 ‘미학’에 관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둘에 관한 책을 읽다보면 상당히 비슷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후로 편견이 생겼습니다. 철학은 다 똑 같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역사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무엇)인가, 민족이란 무엇인가, 법이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등등.

 이 책의 몇 장章을 읽는 동안 역시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역사란 무엇인가?

 너무 많은 개념을 다루어 하나하나에 저의 가치판단을 이야기할 수 없지만 몇 가지만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 소수자
 어떤 사람을 넓은 운동장에 혼자 10분간 움직이지 말고 서 있으라고 지시합니다. 그가 한 동안 서 있는 것은 가능합니다.
 이 사람에게 있어서 서서 있을 수 있게 한 땅은 양 발바닥 넓이의 땅입니다. 그 외의 땅은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 사람을 절벽 위에 양 발바닥 넓이의 땅위에 서 있으라고 하면 서 있을 수가 없습니다. 즉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던 주위의 땅이 그 사람으로 하여금 10간 서 있을 수 있게 한 것입니다. 무위無爲의 무爲입니다.
 역사에서 소수자는 반역사적 돌발, 대항-기억 또는 “
국민적 동일성의 척도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 ‘소수자’였다고 한다면, 이제 그들은 국민이라는 ‘다수자’의 내부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와 같이 다수자로의 변화가 아니라 그 자체로 의미를 부여합니다. ; 重重無盡, 一卽多, 多卽一
 ‘라주미힌’님에 1월 29일자 페이퍼의 ‘동과 서’ (EBS 다큐프라임)에서 보였던 동양적 사고방식, 슈레딩거의 고양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 진보
 p 127
차이는 변화의 성분을 변환된 것으로서 보존의 벡터 안에 포섭하거나 포획하는가, 반대로 보전의 성분을 벡터 안에서, 변화되면서 지속하게 하는가 하는 것이다.

 ‘진보의 정의’라는 면에서 p130의 아래 내용이 훨씬 마음에 든다. 마치 양자 역학을 설명하는 한 구절 같습니다.

 p 130
그것이 내부 안에 자리 잡고 내부가 된다면, 내부가 된 것에 안주하지 않고 다시 그 외부를 보고 다시 그 외부를 내부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어떤 세계로 하여금 내부에 암주할 수 없도록 그 내부를 끊임없이 동요시키고 변환의 벡터를 작동시키는 것이다. 진보의 이념을 갖는 자들이 쉽사리 전략으로 혁명으로 나아가는 것은, 어떤 주어진 혁명의 '이념'을 구현하려는 생각에서라기보다는, 정확하게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의미의 진보와 보수는 오히려 <빵과 자유를 위한 정치>의 진보와 보수를 이해하는 다양한 방식 4가지가 더 마음에 듭니다.

 낙태와 사형 (http://blog.aladin.co.kr/maripkahn/790073)
 폭력적 설문 (http://blog.aladin.co.kr/maripkahn/913864)

 내용이나 문체가 쉽지 않아 빨리 읽을 수 없었지만 이것저것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2판이 나올 때는 일관성이 있게 글을 정리하고 문체를 통일하여 다시 출판하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

 (알라딘 신간 평가단 도서 서평입니다.)

* 내 마음대로 지은 부제들
2장과 7장 ; ‘역사 철학’
5장 근대적 시간은 어떻게 ‘선험적 시간’이 되었나? ; 시간에 관한 사회심리학, <달력과 권력>
9장 ; 민족이란 무엇인가?

* 밑줄 긋기 및 메모
p 86
소수자/국민적 동일성의 척도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 ‘소수자’였다고 한다면, 이제 그들은 국민이라는 ‘다수자’의 내부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 NGO의 세계화 거대화에 따른 권력화
p 99 더 나은 내일의 기억 ; 더 낫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 새로 정리된 문제들 7번, 궁극의 목적(윤리를 포함하여)은 존재하는가?  (http://blog.aladin.co.kr/maripkahn/3287045)
p 266
민족이란
p 365
제국주의 역설/피지배 민족에 대해서는 제국 신민으로의 동일화를 요구해야 하지만, 동시에 자신들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그들과의 차별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p 447~455 생식활동의 의료화, 섹슈얼리티를 교육화, 가족 형태를 경제화, 가족 건강을 보건화, 가족생활의 행정화 ;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
p 522 바로 그들이 통계적 법칙을 무시하면서까지 노무현을 열광적으로 지지한 사람들이고, 바로 그들이 노무현 정부에게 등을 돌린 사람들이다.
p 527
정치는 경제와 같은 논리, 더구나 기업을 운영하는 것과 같은 논리로 작동되지 않는다. ; 외부효과
p 533
통치자가 힘을 갖고 통치하기 위해선 자신의 인민대중에 두 가지 상반되는 감정을 동시에 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나는 공포(두려움)이고 다른 하나는 사랑이다. ; 壯者  智信

* saint236님의 서평 중에서 ;
역사를 통해 소수성, 타자성, 외부성을 사유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 마립간 - 궁극의 목적은 존재하는가?

* hkcsp님의 <빵과 자유를 위한 정치>의 서평 중에서 ;
책의 구성을 내실 있게 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중략) 학술지 기고 글을 모아서 내는 게 아니라면 이런 식으로 '토막글'들을 모아 내는 출판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 덧붙여 이 책은 그간 손호철의 글을 한 번도 접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유용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읽어봤던 사람이라면 책 살 돈으로 영화 한편 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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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자유를위한정치>를 읽고 리뷰를 남겨주세요.
빵과 자유를 위한 정치 - MB를 넘어, 김대중과 노무현을 넘어
손호철 지음 / 해피스토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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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이의 정치적 관점

- 알라디너의 평가가 궁금하다.

 알라딘 신간 평가단에서 <역사의 공간> 596쪽의 책이 두꺼워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는데, 아직 다 못 읽었습니다. 그에 비해 <빵과 자유를 위한 정치> 376쪽의 책은 하루 만에 읽었습니다. 책의 두께보다 내용이 문제겠지요.

 저의 정치적 관점의 수준은 <후불제 민주주의>에서 써진 정도라고 평했는데, 역시 <빵과 자유를 위한 정치>를 읽으면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호평한 <후불제 민주주의>는 알라디너의 몇 분들에게 혹평을 받았는데, <빵과 자유를 위한 정치>는 어떤 평을 받게 될까 궁금합니다.

 플라톤과 뉴턴을 좋아하지만 저에게는 무언인가 부족했습니다. 그것을 설명되지 않는 현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철학 vs 철학>
“이치理는 사물 속에 내재해 있다. 이치理를 얻고 싶다면 사물을 탐구하라” 주희

 이 글의 주제, 논점 등에 반론이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것은 ‘왜 우리나라의 현실은 이 모양에서 발전이 없는 것인가?’하는 것입니다. 그에 대한 대답은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임시로 갖고 있는 답은 ; 궁극의 목적이 존재한다면  ‘문화 유전 공진화’가 충분하지 않았고 설명합니다.

- 새로 정리된 문제들 7번, 궁극의 목적(윤리를 포함하여)은 존재하는가?  (http://blog.aladin.co.kr/maripkahn/3287045)

 이 책을 읽으면서 받은 또 하나의 느낌을 이야기하면,
 경제학자를 비판할 때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해석은 잘하는데, 미래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합니다. 어느 경제부처 고위 공무원은 자신의 일을 하면서 KTX를 역방향으로 타고 가는 것 같았다고 이야기 합니다.

 몇 이야기들은 글을 쓴 당시가 수년전이고 예전에 쓴 글들이 현재를 잘 설명한다는 느낌을 주지만 이것은 편집된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2010년 이후를 바라볼 수 있는 이야기는 많지 않네요.

 (알라딘 신간 평가단 도서 서평입니다.)

* 밑줄 긋기
p 65
진보와 보수를 이해하는 다양한 방식 ; 4가지
p 80
“낡은 것은 죽어가고 있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상태”
p 86
개인적으로 반MB 연대에 무조건 반대하지도 않지만 이를 무조건 지지한지도 않는 입장이다. (중략) 이 둘을 모두 경계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 마립간 의견 - 그렇다면 행동적 선택은?
p 92
천관우의 연탄가스 중독론이 떠오른다. ; 슬픈 예감2 (http://blog.aladin.co.kr/maripkahn/3402849), 무인도 (http://blog.aladin.co.kr/maripkahn/908532)
p 95
“촛불시위보다 투표를 제대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p 117
열린 우리당이 과반수 의석 ; 마립간 의견 - 그 당시 4대 악법 개혁 보다 투표제의 개혁을 시도하는 것이 어떠했을까? 이 책에서 주장하는 독일식 정당 명부 비례 대표제 같은 것.
p 107
‘노가다 정치’ ; 역사는 선형적인가? 순환적인가?
p 187
“만인의 만인에 대한 경쟁”인 신자유주의 ; 게임의 이론
p 236
불행과 고통은 역사의 진보가 가능하도록 역사가 설치해 놓은 역사의 간지 ; 신석기 혁명, 농경사회로 전환 (http://blog.aladin.co.kr/maripkahn/7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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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0-02-17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먼저 읽으셨군요. 전 역사의 공간을 오늘 아침에 다 읽고 서평까지 올렸습니다. 이제부터 읽기 시작하려고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마립간 2010-02-17 15:36   좋아요 0 | URL
저는 <빵과 자유를 위한 정치>를 읽고 나니 <역사의 광장>도 빨리 읽게 되더라구요.
 
한 줄기 빛이 비스듬히 민음사 세계시인선 38
E.디킨슨 지음, 강은교 옮김 / 민음사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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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에 남은 여류 시인

 고등학교 입학시험인 연합고사도 끝났던 중학교 3학년 말로 생각됩니다. 국어책 맨 뒤편에 외국 문학 작품이 소개되었습니다. 국어 선생님 말씀으로는 “이제 너희들도 외국 문학 작품을 읽어야 될 때(?)가 되었고 교과서에 몇 편을 소개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중학생 정도는 ‘좁은 문’, 고등학생 정도는 ‘파우스트’를 읽어야 된다고 하셨던 기억도 나는군요.)

 지금 기억 남는 작품은 ‘큰 바위 얼굴’, ‘가지 않는 길’ 여류 작가 디킨슨의 어떤 시입니다.
 디킨스의 시의 제목도 정확히 생각나지 않지만 이미지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일몰의 저녁 시간에 낮에서 밤으로 넘어가는데, 이 시간을 노신사에 비유해 긍정적으로 표현했던 시입니다.

 대학생이 되어 이것저것 뒤지다가 여류 작가 디킨슨부터 에밀리 디킨슨라는 이름을 찾았고 언제가 중학교 때 보았던 시를 찾아 읽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한 줄기 빛 비스듬히> 시집을 찾아보았는데, 제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그 시의 중요도가 떨어져서 인지 이 시집에 제가 찾던 시는 없네요.

 이 시인을 기억하는 이유는 그녀의 일생 때문입니다.

 문학소녀인 그녀는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헤어지게 됩니다. (헤어진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남자가 사망한 것이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 이후 그녀는 집 밖으로 외출을 하지 않습니다. 가끔 친구가 놀러와 그녀의 (문학) 작품이 좋으니, 그것을 달라고 해서 세상에 발표하게 됩니다. 그 몇 편은 얼마 안 되는 그녀가 살아 있는 동안 발표작이 됩니다.

 어느 문학 심포지움의 광고를 보고 그곳에 참석하고 싶다는 주체 못할 욕구가 생깁니다. 그녀는 참가하기로 결정했고 그곳에 가던 기차 안에서 맞은 편 좌석의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그도 역시 그 심포지움에 참석하는 길이었습니다. 심포지움 동안 문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있게 되고, 돌아오는 길에 그녀는 그 남자를 사랑하게 된 것을 압니다. 하지만 사랑할 수 없는 대상이었지요. 남자는 유부남이었습니다.

 그녀는 그 이후로 다시는 집밖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주위에서 그녀의 사망도 몰랐습니다. 이웃이 그녀의 집을 방문해 보니 그녀는 한참 전에 사망해있었고, 집안에는 문학 작품이 있었습니다.


 이 책의 ‘생애’(p115)에 첫 번째 남자의 이야기는 없고 유부남은 기혼자 목사라고 쓰여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의 인상에는 빛, 낮, 생애, 교제 등이 긍정적이고 어둠, 밤, 죽음, 고독, 허무, 그림자 등은 부정적입니다. 디킨슨은 어둠을 긍정적으로 보았습니다.

 ‘
그것이 올 때면 , 그림자들은 숨을 멈추고 - ’ ‘한 줄기 빛이 비스듬히’ 중에서

 ‘사랑하고 상처받는 것이 사랑하지 않는 것도 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제대로 사랑하지 않았던 사람일 확률이 높다. 사랑의 상처가 얼마나 아픈지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쉽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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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느 여자 분
    from 내가 사귀는 이들, 翰林山房에서 2010-02-03 10:37 
    * 어느 여자 분  Emily Dickson에 관한 글을 쓰고 나니 어떤 여자 분이 생각납니다.  (15년전쯤 이야기) 첫 만남은 그녀가 건물 14층에서 13층으로 내려가려고 하는데, 저에게 부축을 해 달라고 부탁을 받은 것입니다. 부축해 드리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 편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는데, 그녀는 엘리베이터 안에 사람이 많아 타지를 못했고 더 이상 기다리기 싫다고 하였습니다. 
 
 
마립간 2010-02-03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시 제목 아시는 분 계세요?

hryeom 2013-05-31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에밀리 디킨슨
제목 : 귀뚜라미는 울고

마립간 2013-06-01 11:5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나를 일깨우는 글쓰기>를 읽고 리뷰해주세요.
나를 일깨우는 글쓰기
로제마리 마이어 델 올리보 지음, 박여명 옮김 / 시아출판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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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 쓰는 법

 저의 초등학교 시절, 방학 숙제에 항상 있는 것이 일기 쓰는 것입니다. 방학이라고 해서 요즘처럼 무슨 학교, 무슨 교실, 캠프 등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있었다고 해도 참가할 형편이 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매일 집에도 빈둥거리는데, 무슨 일기 쓸 거리가 있다고.

 그러던 중 일기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 것은 대학교 1학년 때입니다. 학교 남자 선배가 일기를 꽤 오랫동안 써 왔는데, 여자가 일기를 쓰는 것은 그런대로 이해가 되는데 (남녀 차별적 생각인가?), 남자가 일기를 쓴다는 것은 낯설었습니다. 즉각 본인의 경험의 살려, 질문을 했습니다. “어떤 하루가 평범해서 쓸 것이 없으면 어떻게 해요?” 선배의 답변은 “잘 생각해 보면 그 날의 특별한 일이 있어. 정말로 그런 것이 없다고 생각할 때, 평소에 좋아했던 시를 적기도 하고, 그 시에 대한 감상을 적기도 하고, 내가 시를 짓기도 하고.”

 저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일기라는 것이 ‘아침에 뭐하고, 점심에 뭐하고.’ 이런 것을 적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생각, 느낌을 적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부터 일기를 적었습니다. 매일 쓰다가, 일주일에 한번 쓰다가, 한 달에 한번 쓰다가, 다시 2-3일 간격으로 쓰다가.

 일기의 내용에 제가 어떤 일을 했다, 이런 것은 없습니다. TV에서 시사 토론이 방영되면 시청 후 토론 주제에 대해 저의 생각을 정리하여 일기에 씁니다. 예로, 이성을 소개 받았는데, 그녀가 “키 작은 사람은 루저looser에요. 결혼할 때 남자는 부모님으로부터 강남 아파트 한 채는 받아야 된다고 생각해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가정할 때, 과연 그녀의 이야기는 옳은 가, 옳지 않다면 어떤 점이 잘못되었는가를 글로 씁니다.

 대학교 1학년 여름 방학 때의 일기는 제주도 기행문이 되었습니다. 제주도 친구 집을 방문했는데, 여행이라고 부를 만 것을 처음 했던 때라 모든 것이 심금을 울렸습니다. 방문 했던 장소, 간단하게 느꼈던 것을 기록했습니다. 나중에 들쳐볼 기회가 있어 그 글을 읽게 되었을 때, 당시의 느낌이 생생하게 재현되었습니다.

 <나를 일깨우는 글쓰기>라는 책을 보았을 때, <치유하는 글쓰기>,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를 떠 올렸습니다. 두 권 모두 재미있게 읽었고 강력한 인상을 남겼던 터라, 그 이상의 책이 있을까 하는 기대 반, 의심 반으로 대입 논술과 관련된 수많은 글쓰기 책 중의 하나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나를 일깨우는 글쓰기>라는 모호한 재목보다 차라리 ‘일기 쓰는 법’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제목을 바꾸라고 주장하지는 않겠다. ‘나를 일깨우는 글쓰기’는 좀 있어 보는데, ‘일기 쓰는 법’은 없어 보여 매력적이지 않다. 하지만 ‘나를 일깨우는 것’과 같은 심오함이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나만의 비밀의 정원을 갖다’라는 것이나 ‘오늘을 기록하기’, ‘일상의 모습을 기록하기’ 등에 너무나 일기에 잘 어울립니다. 시를 짓는 것도 제가 일기 쓸 거리가 없을 때 사용했던 방법입니다.

 사족을 달자면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글을 안 쓰던 사람이 글을 쓸 것 같지는 않습니다. 글들을 짧아 글을 쓰고 싶다는 동기를 부여하기 전에 글이 끝납니다. 그리고 이 정도의 내용은 우리나라 작가 (또는 알라디너)에게 부탁해도 될 만한 내용인데, 번역서네요. 책의 앞부분을 읽는 동안 국내 작가 쓴 글은 줄 알았습니다.

 (알라딘 신간 평가단 도서 서평입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을 도서 ;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 <한국의 이공계는 글쓰기가 두렵다>
* 권장 대상 ; 일기를 쓰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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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10-01-27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기 매일 쓰는 남자입니다.ㅎㅎ
이것도 습관이네요.

마립간 2010-01-28 08:16   좋아요 0 | URL
루제오페로님, 마립간입니다. 대개 남자는 보수주의자고 책과 거리가 있으며, 성공지상주의자입니다. 그 중에 외롭게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누가漏家에 방문해 주시니 반갑습니다.

blanca 2010-01-27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기를 유년시절에 열심히 쓰다가 남들이 너무 봐서--;; 그 담부터는 안쓰다가 온라인으로 비공개로 또 가끔 쓰네요. 예전 끄적인 글들을 읽으면 참 재미나네요. 사소한 일들에 세상이 다 흔들릴 정도로 흥분하던 모습들이^^;;

마립간 2010-01-27 21:56   좋아요 0 | URL
blanca님, 알라딘에 한동안 지내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너무 행복합니다. (제가 숫기가 없습니다.) 많은 조언 부탁 드립니다.

루체오페르 2010-01-28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 안녕하세요^^ 그러고보니 인사를 못드린듯 하네요. 루체오페르 입니다.
사실 마립간님은 진작 알고있었고 글들도 계속 봐왔거든요.ㅎㅎ 즐찾해놓고 자주 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