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사람들이 살인을 하는 이유에 관해 생각한다네. 탐욕이 그중 하나지. 그리고 탐욕은 상속을 받고 싶어 안달을 내는아들의 마음속에서 싹틀 수 있어. 증오 역시 살인을 하는 이유가되는데, 학대받는 하인은 기회가 생길 경우 기꺼이 그런 감정을품을 수 있지. 하지만 또 다른, 보다 기묘한 이유들도 있네. 단순한 도벽 때문에, 혹은 희생자가 나중에 아무 소리도 지껄이지 못하도록 뒷마무리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 그런 짓을 벌이는 경우말일세. 딱한 일이지. 휴. 정말 딱한 일이야. 인간은 누구나 언젠가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인데 그렇게 때 이르게 다른 이의 죽음을 재촉하다니." - P1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뭔가 한가지 싫은게 생기면 영 마음이 좋아지지 않는다. 역시 난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인가보다.


그 긴 점심시간은 뭐하면서 보내는건지 꼭 세시 넘으면 부시럭대면서 뭔가를 쩝쩝거리시는데 영 듣기가 싫어 미치것다.


좋은 사람이었으면 그냥 배고파서 뭐 먹는가보다 할텐데, 관계가 좋지 않으니 사사건건 다 싫어진다. 


계산기 두드리는 것 하나만 해도 뭐 뿅망치를 들고 패대기치는것마냥 숫자판을 눌러대는데 어찌나 듣기가 싫은지.



원래 내 자리가 이 위치는 아니었는데, 옆자리에 위치하게 되었고 사이가 안좋아지니 - 여기서 문제는 사이가 안좋아진 이유를 명확히 짚어내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냥 철저히 내가 판단한 내 입장에서 말해보자면, 소통없이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지내는 - ㄹ 이라고 지칭해보자 - 그 ㄹ 은 자신이 잘못한 건 하나도 없고 무조건 상대방이 잘못한 것이라고 한다. 백번 양보해서 내가 잘못했다고 치자. 그러면 나는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으니 그걸 얘기해달라고 하면, 본인이 알 것이라고... 이런 미친......


하아. 

아무튼. 처음 시작은 나와의 관계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그 사람이 백퍼 잘못했고 그 잘못을 알고 있는데 사과는 커녕 오히려 화를 내더라, 에서 시작했는데 그 관계를 풀어보려다가 내게도 감정이 쌓였는지 나를 개무시하는 행동을 하더니 급기야 나에게만 소시오패스같은 행동을 해대고 있다. 

본인은 말도없이 한시간동안 자리이탈하면서, 내가 외부업무중인데 뜬금없이 어디갔냐고 하면서, 국장님께 보고하고 갔다고 하니 자리를 비울 때는 옆사람에게 언급을 해 주는 것이 예의라고 얘기를 하더라. 사실 그런거정도는 그냥 나도 개무시하고 마는데 - 오히려 ㄹ 의 행태를 아는 국장님이 따로 전화를 해서 본인이나 잘 할 것이지 왜 저러냐고 핏대를 세웠었는데.


모르겠다. 지금은 그마저도 없고.

나도 개무시당하면서 계속 관계개선을 위해 시도할 가치가 없는 사람에게 다른 액션을 취하고 싶지 않아서 개무시로 가고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이 내게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된다. 그런데 저 ㄹ은 이런 상태가 아무렇지도 않은가보다. 나와의 사이에 있는 파티션 위로 모니터와 문구함들을 쌓아놓고 장벽을 만들더니 이제는 그 속에서 끊임없이 부시럭대며 먹고 사래걸려 기침하고 생난리가 아니다. 문서를 전하기 위해 가까이 갔더니 책상위에 온갖 견과류를 펼쳐놓고 있었고 그 다음에는 볼이 빵빵해지도록 입에 뭔가를 넣고 씹다가 내가 서류를 주러 다가가니 입다물고 고개를 돌리는데 그 옆으로 볼이 미어터지게 튀어나온 것이 보일정도다. 


아, 나는 정말 이런것이 너무 싫다. 싫다고 생각하니 더 싫어지고 있어서 도무지 이성적으로 대하지를 못하겠다. 

처음엔 참고 있다가 한달이 넘도록 계속되니, 아침 출근하는 그 시간부터 냄새나는 걸 꺼내 먹고 싶은지... 사무실 들어오는 순간 냄새가 퍼지고 있으니 신경질적으로 창문을 열어버렸다. 그래도 본인은 못느끼는지.

그리고 이제는 뭔가 부시럭대며 먹을때마다 밖으로 나가버리거나 일부러 전달할 서류가 있으면 전해주곤 했는데 그마저도 무신경한 사람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그런 눈치가 있는 사람이었으면 사회생활하면서 이런 상태로까지 오지는 않았겠지.


인사이동이 언제쯤 이뤄지려나, 기다리고만 있다. 나의 부서이동은, 너무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어서 이뤄질 수 없을 것이고. 저 자의 인사이동만을 기다려야 할텐데. 직장내 괴롭힘으로든, 그들의 공동체에 꼬질러넣든 뭔가 행동을 취하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내가 사무실을 그만두지 않는한 그와 비슷한 또다른 관리자가 등장할텐데 어쩔건가. 그냥 참아야지. 

모두가 다 알고 있지만 모른척하는 사이코패스 같은 자에 대해 아무도 뭔가를 할 수 있는 건 없다. 

그러니 나도 감정을 끊고 진정 개무시를 해야하는데, 이게 또 쉽지 않으니. 나는 아무래도 대문자 T가 아닌가보다. 

그래도 한때는 감정이 아니라 이성적으로만 판단을 해서 '너무 냉정하다'라는 말을 들었었는데 왜 이렇게 감정적으로 변해버렸을까.


스트레스 상황이 계속되니 이성이 마비된 것일까.

다 때려치우고 하고픈것만 하면서, 보기 싫은 것들 안보면서 살 수 있는 날은 언제쯤 오려나.


덧. ㄹ은 같이 생활하는 사람들이 걱정할정도로 집에서는 잘 안먹는다고 하는데, 혼자 고기 2인분을 먹는 사람이고 출근하고 바로 뭔가를 먹는 사람이고 - 집에서 아침을 꼬박꼬박 먹을텐데도 - 늦은 점심을 먹고, 심할때는 퇴근하기 전에도 뭔가를 집어 먹다가 간다. 그러고서는 집에서 못먹는척하는건지, 여기서 처 드시니 집에선 못 먹는 것인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바람돌이 2025-07-01 2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로 옆에 하루종일 같이 있는 사람이 저러면 진짜.... 에휴 어떡하나요? 사실상 대책이란게 없으니 더 큰일이네요. 힘내세요라고 해야 되는데 힘이 안 날거 같아요. ㅠ.ㅠ

2025-07-02 15: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7-02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7-03 15: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장미나무 아래의 죽음 캐드펠 수사 시리즈 13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랫만에 캐드펠 시리즈를 읽는다. 재판본이 출간되면서 - 그때도 무더운 여름이었던 것 같은데 두 권의 책을 가방에 넣고 동네 도서관에 가서 단숨에 다 읽은 기억이 있다. 시리즈 도서의 구체적인 내용보다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도서관 열람실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그 분위기만을 기억하고 있다니.

내가 정말 캐드펠 시리즈를 읽은것이 맞을까? 라는 엉뚱한 생각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는데, 뭔가 한가지는 분명히 떠올릴 수 있다. 내가 기억하는 캐드펠 시리즈의 이야기들은 '살인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지만 기승전 '다정함'이다. 그리고 이 책 '장미나무 아래의 죽음'이 그 다정함을 최대치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망인이 된 주디스는 자신 소유의 집을 수도원에 기부하고, 성 위니프리드 축일에 그 집의 장미나무에서 핀 장미 한송이를 받는 것을 계약조건으로 내건다. 그녀에게 장미 한송이를 전달하는 수사의 고뇌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시기와 질투, 욕망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갈까 싶었는데 역시나 그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뿐만 아니라 상황을 주도해나가는 '주디스'의 활약이 중요한 키 포인트를 주고 있다. 굳이 또 언급을 하지 않아도 캐드펠 시리즈의 이야기에는 어떠한 편견이나 차별이 담겨있지 않다는 것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주디스의 장미나무 아래에서 살해당한 수사의 시신이 발견되고 그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또 사건이 발생한다. 사실 살인사건 이후 이야기의 흐름으로 - 아니, 그냥 감이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 아무튼 이 사건의 경우 범인은 바로 그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의심의 여지없이 생각했던 그 인물이 바로 범인이다. 

캐드펠 시리즈에서 감으로 범인을 찾아내는 것은 첫머리에 언급한 것처럼 이야기안에 담겨있는 다정함 때문인 것이고 - 이건 솔직히 지극히 사적인 감상이라 할 수 있는 - 에피소드를 따라 가면서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을 읽는 재미가 있는 소설이다. 


어떤 측면에서는 너무나 뻔한 소설이라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각 인물들이 보여주는 인간군상과 심리묘사, 우연과 필연의 사건들, 그리고 결국은 옳은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캐드펠시리즈는 추리소설의 고전 명작 시리즈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의란 물론 좋은 거죠. 하지만 정의가 나쁜 짓을 한 자보다 희생자에게 더 큰 해를 끼친다면, 과연 좋다고만 할 수 있을까요? 이제 부인이 곤경에서 빠져나왔으니 숨겨진 것은 숨겨진 채로 묻어두기로 하죠."(2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듄: 익스포저 (포토에세이) 듄 시리즈
그레이그 프레이저.조쉬 브롤린 지음, 채효정 옮김 / 아르누보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듄 익스포져는 일반적인 포토 에세이와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책이다. 출연 배우가 직접 글을 쓰고 촬영감독이 스탭사진을 찍었다니 이건 어떤 느낌을 갖게 될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조금 성급한 결론을 내리자면 영화를 보지 않고 미공개 스냅사진을 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는 걸 떠올릴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솔직히 이 책에 실려있는 사진들을 잘 이해할 수 없었다.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 사진을 보고 글을 읽어본다. 그래도 잘 모르겠다. 어쩌면 이 책 '듄 익스포저'는 영화촬영을 하는 배우, 스탭 모두의 시선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고 또 그들 모두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그들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전하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치기는 하지만.


모래언덕을 타고 내려가는 샌드백이 있지만 이미 다들 모래사막을 걷는데 익숙해져 있어서 샌드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없다,라는 문장 하나에서도 그들의 영화촬영이 어떤지 알 수 있지 않겠는가. 

솔직히 소설 원작을 먼저 읽고난 후 영화를 보려고 미뤄둔 상태에서 아직도 나는 듄 영화를 보지 못했다. 소설은 이제야 첫째권인데 처음부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는 않았다. 나는 이미 오래전에 스타워즈를 열광하며 봤고, 우주와 외계에 관한 화려한 영화들을 봤기 때문에 좀 밋밋한 느낌이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프랭크 허버트의 소설 듄이 그보다 훨씬 더 이전에 쓰여진 소설이 아닌가, 라는 걸 떠올리며 책을 읽기 시작하니 듄이 얼마나 대단한가 싶어진다. 그리고 상상으로만 구상하던 이야기가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형상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진들은, 어쩌면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 더 의미있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날마다 울리는 호텔의 무료 조식 알림이라거나 촬영지 근처의 맛있는 식당을 스탭 가족들과 공유를 하는 글에서는 다정함의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하고 휴식시간을 보내는 배우들의 표정이라거나 널부러지듯 드러누워 있는 모습, 분장 한 이후의 모습을 찍은 사진들은 에너지가 넘치지는 않지만 왠지 모를 열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인가, 정말 책을 더 열심히 읽고 미뤄둔 영화를 빨리 봐야겠다는 결심을 새삼 또 해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의란 물론 좋은 거죠. 하지만 정의가 나쁜 짓을 한 자보다 희생자에게 더 큰 해를끼친다면, 과연 좋다고만 할 수 있을까요? 이제 부인이 곤경에서빠져나왔으니 숨겨진 것은 숨겨진 채로 묻어두기로 하죠. - P2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