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학교 자료를 받았다. pdf자료다. 물론 자료를 다운받고 열어보고, 인쇄해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문서는 어떻게 수정을 하지? 갈수록 도태되는 나를 본다.
봄에, 우울증이 날로 심해지고, 자신감 없어지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 스스로의 존재감에 대한 마음이 바닥을 찾아 기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런것조차 나를 비참하게 한다. 진짜 굴욕을 느낀다면 내가 바뀌게 되겠지. 하지만 난 그저 어리광을 부리고 있을뿐인지도 몰라. 아침부터 뭔꼴이냐.
난 정말, 어리광부리는 철없는 바보일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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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4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07-03-24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네 자료를 수정하지 못하게 한 건지도. 별로 좋은 자료도 아니면서 공유하는 걸 꺼리고 교회- 아니, 이럼 오해할지도 모르니까. 성당 다닌다는 것들이 더 치사해. 그 신부님, 정작 본인은 여기저기 다른 자료들 짜집기밖에 안한거면서 자기네 자료 받아보려면 교육을 받아야만 한다고 하고, 플래너 팔아먹고, 홈페이지 개편하면서 자료도 주일학교 바로 전날에야 올리는 만행을 부리고. 진짜 뭐라 한마디 날리고 싶었지만, 요즘 내 심정으로는 마구 내뱉어질 것 같아 참았다.
- 지금 내 댓글 보면 좀 느껴지지 않냐? 마구 내뱉는... ㅡㅡ^
암튼, 엑셀은... 한달정도만 학원 다니면 될 것 같은데. 사실 무궁무진하게 활용가능한 것이고, 또 그렇게 사용하려면 기본이상을 배우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어.

2007-03-24 1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07-03-24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어제 어쨌냐면....
수업전에 강사가 학생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 무척 쉬운 말로 이런저런 걸 물어보고 난 맘 편하게 있었는데 갑자기 질문이 내게 떨어지는 거야. 그래서 그 수준으로 떠듬떠듬 대답하고는 이제 안심이다, 하고 방심했지. 그리고 바로 이어진 질문을 잘 못들었는데, 그냥 얼핏 언니를 가끔 만나냐,라는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그래서 가만히 있으려니 질문을 반복해주는거야. 근데 그 순간 내 머리속에서는 '어, 내가 못들은 단어가 있는거 아냐? - 언니를 만난다는 물음으로 생각한 순간 '만나다'라는 단어자체가 떠올라 버려서 강사의 문장에는 그 단순단어표현은 없으니까 순간 당황하기 시작하는거지. 그래서 또 가만히 있었지. 그랬더니 아...주 천천히 다시 물어봐. 그때 난 이미 포기상태지. 몰라! 해버린다는.
정말 바보같지 않냐? 겨우 그런 물음에, 겨우 열명도 안되는 사람들 앞에서 얼어버리는 내가, 너무 한심스러워서 ... 별것도 아닌거에 얼굴빨개지는 것도 싫고, 말도 못하는 내가 싫고, 못한다는 생각에 입도 못떼는 건 더 싫고... 거기다가 급하면 다 하게 되어있어,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있는 얼빠진 생각도 싫고.

요즘처럼 그렇게 한심하게 느껴지던 때가 또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아주 많았구나.
한심할뿐만아니라, 어이없는 짓도 많이 했네. 다들 내가 성격이 강한거 알면 말도 잘하고, 사람들앞에서 선동도 잘 할 것처럼 생각하지만 이외로 당황해서 떨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머릿속도 텅 비어버리면서 얼어버린다는 걸 몰라. 자기가 그런 성격이라고 하면서도 막상 사람들 앞에 서면 뻔뻔하게 잘만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가 그럴 수 있는 경우는 정말 내가 제정신이 아닐때 뿐이었을거야.
그래도 나는 그게, 정말 그게 나의 또다른 모습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나는 변화되었고, 앞으로 또 무궁무진하게 밝은 성격으로, 사람들앞에서 낯가림이 좀 덜한 사람으로 잘 지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아닌것같다는 생각이 들어버려.
아니, 사실 그런 사실조차 잊고 이게 내 성격이려니.. 하고 있었던거지. 근데 왜, 왜 요즘 이런 생각에 빠져있는걸까. 왜? 정말로, 왜?

 


chika 2007-03-24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멘트. 그니까.. 나도 내가 말을 잘 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 ㅜㅡ

2007-03-24 1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07-03-24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를 잘 할 필요가 있어? 라고 생각해야하는데, 내가 왜 이렇게까지 엉망으로 못할까, 라는 생각에 빠져드는게 가장 큰 문제 아닐까.
뜻밖에 아주 사소하고 간단한거,라고 생각하는 걸 대다수가 모른다면 가끔은 '아, 그래도 내가 나은부분도 있구나'라고 생각해야하는데, 그런건 없이 그저 단순하게 '왜, 난 이렇게 못해?'라는 거.

근데, 깊게 생각해보지 않아도... 너, 잘 못하잖아, 라고 되내이고 마는. 악순환, 악의고리...?

chika 2007-03-24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깐 화장실에 갔다가, 문득 떠오른 '외로움'이라는 거.
난 어렸을 때 전혀 외롭지 않았었는데, 왜 커서는 외로움이라는 걸 느끼고 있는 걸까, 생각해봤는데
한낱 감정이 만들어 낸 사치스런 감상.
근데 그렇게 말하는 건 너무 의식적인거 아냐?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라고 하지만 솔직히 난 그게 뭐 중요하냐,라고 생각해.
그니까 퇴근준비를 서두르면서 내 생각을 재빨리 정리해보자면,
나는 나 스스로 나의 삶을 즐기고 있고, 잘 살 수 있는데 관계안에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해버리지 못하는 체면치레같은 허울때문에 점점 더 가라앉고 있다는 거. 내가 만들어 낸 거지, 어쩔건가.

- 이건 맨 첨 올린 페이퍼 내용과도 코멘트에 대한 코멘트와도 전혀 상관없는 또다른 페이퍼. 헷갈려하지 말라고. 페이퍼를 계속 쓰지않고 그 날 하루에 나오는 나의 이야기들은 앞으로 계속 이렇게 코멘트로만 이어서 쓸꺼야. 설명도 귀찮지만, 코멘트를 계속 남기는 댁이 헷갈려할까봐. ㅡㅡ;;;


2007-03-24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07-03-24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ㅓ ㄱ - 는 내가 좀 싫어라~ 하는거 같은디... ㅜㅡ

예전에 동호회 모임 갔는데, 한 녀석이 갑자기 술 먹고 우는거야. 저쪽은 다들 신나서 웃고 떠들고 난린데, 이녀석만 내 옆 한구석에서 울고 있으니 어쩔꺼야....
여자애였어도 안아주고 다독여줄 생각을 못했을꺼라고 믿어.(ㅡ"ㅡ) 근데 남자애가 그렇게 훌쩍거리면서 우니까 어찌해야할지...쩝.
그래도 이젠 만일 또 누가 그런다면 토닥토닥거려줄 수 있다고 봐.

영화보고 싶었는데... 비도 오고 맘도 칙칙한데, 향수,를 보고 오기는 기분이 좀 그래서 그냥 집에 왔네. - 아, 근데 살짝 후회되네. 영화 볼 걸 그랬나? ㅜㅡ

chika 2007-03-24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번째. 삶을 건 존재의 투신....?

누군가 그랬다. 자기는 결혼하게 되면 아들, 오로지 아들을 원한다고. 아들이라야만 공주고받기 놀이도 하고 함께 즐거울 것 아니냐고. 딸과는 공주놀이 못한다나? 게다가 딸이 자라서 수많은 남자 친구를 만나게 되고, 저녁에 조금만 늦어도 걱정되고... 그래서 아들을 원한댄다.

왜, 공 주고받기 놀이는 아버지와 아들만 해야할까.
내가 어렸을 적, 내가 가장 많이 놀았던 친구는 아마 바로 위 오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무로 만든 총, 칼을 가지고 전쟁놀이도 같이 했고 구슬치기나 딱지치기도 했었고.
물론 연습 상대가 없어서이기도 했겠지만, 태권도 발차기 연습 대상자(ㅜㅡ)가 되기도 했었고, 장기, 바둑 심지어 그림맞추기 고도리에 카드놀이까지 배웠다. 아, 물론 쌈치기가 가장 쉬웠다. (이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해주는 것이. ㅡㅡ;;;)

난 형제가 없는 아이는 가엾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만일 아이를 갖게 된다면 될수 있는 한 많이 가지라고 하는데. 그리고 아이와 놀아주는 놀이에 남자와 여자의 구별이 필요하겠는가. 애가 재밌어하고 좋아하는거라면 충분히 같이 해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공부, 하는 것도 그렇다. 나같으면 죽어라고 공부하라는 얘기만 하지 않고 같이 디카프리오 목소리 들으면서 환경 공부도 하고, 그림도 보고, 영어 공부도 하고... 재밌을텐데.
가끔 수녀님하고 얘기를 하면서, 내가 부모라면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 줄 것인가, 라는 말이 툭 튀어나오는데 그러면 수녀님은 꼭 그런 말을 한다. 정말 아이들에게 관심 갖고 있는 사람은 정작 결혼도 안해서 말야~ 애도 없고.... ;;;;;;;;;;;;(그래서 주일학교 교리교사 하는 거, 아니겠슴까? ㅡㅜ)

나의 모든 것을 걸고 내 삶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 라는 각오의 회피일 것이다.

내 회피 능력의 최고의 성과..... 도망치려고 하니, 벌써 하품이 나온다.
잠 자고 나면 모든 게 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저그런 하루가 지나가고, 또 하루가 다가오게 될까?.....

 


chika 2007-03-24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 기록의 이유.
머리속에 담고 뒤죽박죽인 상태로 놔두면 감정은 극대화되고,  나의 생각은 전혀 발전적이지 않기때문. 물론 컴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생각이 튀어나오는대로 적어버리느라 역시 생각이 발전적이지 않게 되는 건 마찬가지일지 모르겠지만. 아, 그런의미에서 특히 요즘은 버벅대며 쓰는 일기장을 많이 써보려고 하는데. 자판을 두들기던 손버릇이 길들여지지 않아서 펜을 잡고 쓰려면 멍하니 앉아있거나 여전히 쓸데없는 글만 디립다 써대다가 관둬버리고 있다. 내친김에 오늘 진중하게 또 써봐야하나? 어쨌든.

주일학교 교리준비를 해야겠는데, 도무지 가닥이 안잡힌다. 아니, 아이들에게 할 교리는 지난 주에 한번 했었고, 자료복사를 다 했으니까 상관없는데 문제는 다음 주에 할 교안발표를 내가 하기로 했는데, 당연히 묵상자료를 올릴 줄 알았는데 이넘의 페스연구소에서 성서자료를 하나 달랑 올리고 끝이다. 도무지 진중하게 할 수 없는 교사들과 무슨 성서 묵상 나눔을 한단 말인가. 아, 점점 더 교사회가 싫어질텐데. 이젠 두렵기까지한다.

가만 보니 나의 모든 생활이 맞물려 돌아가버리고 있다. 한번 무너지기 시작한 존재감은 회복하기 힘들고 그래서 내가 하는 모든것에서 한걸음씩 물러서고 있다. 사람들이 무서워. 이건 내가 아니야. 빚청산은 안됐지만 그냥 관두고 싶어..하다가도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뭔가,를 떠올리면 더 무서워진다. 사람보다 더 무서운 건 불확실한 나의 미래였나보다. 나이가 문제였을까, 라는 생각을 해 봤는데 아닌 것 같아. 확실히 나의 문제는 내가 꿈꾸는 세계를 향해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꿈을 슬며시 놓아버렸고, 이제는 내가 어느곳으로 발걸음을 옮겨야하는지조차 모르게 되어버렸다는 거. 진짜 문제네. 그래서 하루하루가 똑같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보다 안도감이 더 커져버린. 그냥 이대로 흘러가서는 안될텐데 말이다.

 

 

인간의 얼굴을 가진 혁명가, 진정한 언론인의 표상

이 책은 격동의 20세기 초, 정치와 예술이 가장 화려하게 꽃피었던 시대를 마음껏 향유했던 한 자유로운 영혼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존 리드는 세계 언론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뛰어난 기자였고, 러시아 혁명의 진실을 서방세계에 알린 운동가였다. 그러나 그는 그 무엇이기 이전에 누구보다 솔직하고 순수한 삶을 살았던 한 인간이었다. 그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산주의에 투신했으나 무익한 권력투쟁과 원칙이 훼손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회의했고, 돈과 여자, 명성 때문에 울고 웃었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마르크스나 레닌, 체 게바라 같은 불멸의 혁명가도 아니고, 최고 발행부수를 기록하며 저널리즘과 자본주의를 완벽하게 결합시킨 퓰리처처럼 확연한 성과를 남기지도 못했다. 대신 이 책에슨 기사가 잘 써지지 않는다고 사창가를 전전하고, 돈 때문에 가끄은 쓰기 싫은 기사를 써야 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아내와 극작가 유진 오닐과의 삼각관계 때문에 괴로워하고, 자신이 과연 혁명의 대의에 헌신할 수 있을지 고민했던 인간의 얼굴이 존재한다. 그 평범한 인간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새 세상을 꿈꾸었으며, 기자로서 최고의 글을 쓰기 위해 언제나 조바심을 냈다. 존 리드는 진실로 인간적인 혁명을 원했던 진짜 사회주의자였으며, 자신의 온몸을 바쳐 진실을 외친 진짜 기자였던 것이다.



 

 

 

 

사실.... 좀 전까지 열나 페이퍼 쓰고 등록하기,를 클릭했다. 그 순간... 모든 것이 사라져버렸다.
(사무실 인터넷이 제대로 안되는데, 그넘의 전산담당, 벌써 일주일이 넘게 방관이다. 젠장.젠장.젠장)

아무생각도 안난다.
책 뒷배경은 이 책을 펴낸 아고라 출판사 블로그이고 - 난 얼결에 그곳에 들어갔다가 방문자 힛트이벤트에 당첨되었고 책을 선물해준다길래 덥석 이 책을 물었었다. 그리고 받은 책.
책 앞에 놓인 로사리오는 '펜을 든 혁명가, 존 리드!'라는 글에 자극받아서 같이 찍은 거다. 얼마 전 돌아가신 프랑스의 피에르 신부님이 생각나서. - 아, 물론 난 존 리드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피에르 신부님은 존경할만한 분이라는 걸 안다. (아, 좀 전엔 주구장창 마구 썼었는데. ㅜㅡ)

아, 이 책에 대해서 어쩌구저쩌구 마구마구 써댔었는데.
- 인터넷 연결이 안되어 글 날린 것이 오로지 저, 욕해주고픈 직원때문이라는 생각에 온통 정신이 빼앗겨 글이 안된다. 으아악! ㅜㅡ

 

어쨌거나 남은 건 오로지 제목뿐이다.
낚시성 제목이라고 생각하면서 쓰고, 댓글 쓸 준비를 하며 '등록하기'를 클릭하는 순간 모든게 사라졌으니....

내가 궁금해했던 건,

존 리드,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레즈 READS'를 본 사람은 또 얼마나 되는가 궁금하다.
그래서 혹시 아시는 분, 손 번쩍, 들어주세요...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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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7-03-23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즈 봤지요~ 15년전인가 비디오로. 그 때 대학 서양사료강독 시간에 [세계를 흔든 열흘간]의 일부를 원서로 읽었거든요,

chika 2007-03-23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대단하네요. - 전 첨 알았습니다. 영화를 함 볼 기회가 생겼음 좋겠는데 말예요.

바람돌이 2007-03-23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를 뒤흔든 10일>과 영화 <레즈> 아주 오래전에 봤습니다. 주연을 맡았던 워렌 비티가 그 역에 참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하지만 영화속에서 그보다는 스쳐가는 기록필름들 속의 러시아 혁명의 장면들과 울려퍼지던 인터내셔널가의 노랫소리가 더 기억에 오래남는 영화엿어요. ^^

chika 2007-03-24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깐독서 /

중국 홍군과 그들의 무모한 장정을 신화로 만든 것은 에드가 스노였다. 스페인내전을 반동 파시스트에 맞선 숭고한 국제연대로 각인 시킨 것은 조지 오웰이었다. 깃발은 내려갔다. 이들이 없었다면 압도적 열광과 최고치의 연대는 기억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 앞에 러시아 10월 혁명의 충실한 기록자 잭 리드가 있다. 스노처럼 기자였으며, 오웰처럼 작가였던.

미국 포틀랜드의 중국인 하인이 딸린 대저택에서 태어난 리드는, 하버드대라는 이름값 아래 성공을 좇는 뻔한 부류였다. 남자다움, 명예, 수탉같은 우쭐거림, 연애, 사랑. 개츠비같은 그의 욕망은, 그러나 미국 노동자 파업과 멕시코 혁명을 보도하며 ‘느리고 고통스럽게’ 급진적이 된다. 현장을 먹고 자란 기자가 겪는 성장통은 뿌리부터 확실히 래디컬했다. 그는 “혁명적 시인의 상상력만이 생각해낼 수 있는 사태”를 직감하고 러시아로 향한다. 1917년, 혁명과 반혁명의 열흘. 새로운 질서로의 이행. 그 혼돈과 열망의 현장을 그는 보았다.

러시아의 10월은 그의 손에서 ‘혁명의 시학’이 된다. 그가 두달만에 완성한 ‘세계를 뒤흔든 열흘’을 두고 레닌은 “모든 언어로 번역되기를 희망”했다. 미국은 그의 급진성을 체포하고 기소한다. 1920년 모스크바 코민테른에 참가한 리드는 발진티푸스에 걸리고, ‘미국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던 특파원’은 33살의 ‘혁명가’로 죽는다.

평전은 리드가 ‘라 마르세예즈’를 들으면 놀던 매음굴까지 찾아 들어가 그의 인간적 바닥까지 솔직히 들춰낸다. 그는 불완전한 혁명가였지만 완벽한 기자였다. 그의 친구가 혁명의 특파원에게 보낸 헌사 앞에 세상 모든 기자는 무릎 꿇어야 한다. “네가 지금 하고 있는 것처럼 모든 역사가 씌어졌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잭 리드와 함께 비로소 보도가 시작되었다고 말하겠어… 너의 기사는 문학이야.” 군중, 연설, 박수, 환호, 전단, 포스터, 붉은기. 평전을 원작 삼아 제작된 영화 ‘레즈’에서 리드(워렌 비티)의 사랑장면에 겹쳐지는 인터내셔널가가 흥얼거려진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Neo-Marx 2007-03-27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레즈 보고 싶은데 어서 구할 수 있는지요....?

chika 2007-03-27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naver.com/agorabook
아마존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긴 했는데요... 저 주소가 아고라 출판사 블로그입니다. 지금 이벤트 중이거든요. 존 리드 평전 읽고 참가할 수 있는 이벤트니까 관심 있으시면 함 방문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

chika 2007-03-27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얼굴을 가진 혁명가, 진정한 언론인의 표상

이 책은 격동의 20세기 초, 정치와 예술이 가장 화려하게 꽃피었던 시대를 마음껏 향유했던 한 자유로운 영혼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존 리드는 세계 언론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뛰어난 기자였고, 러시아 혁명의 진실을 서방세계에 알린 운동가였다. 그러나 그는 그 무엇이기 이전에 누구보다 솔직하고 순수한 삶을 살았던 한 인간이었다. 그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산주의에 투신했으나 무익한 권력 투쟁과 원칙이 훼손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회의했고, 돈과 여자, 명성 때문에 울고 웃었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마르크스나 레닌, 체 게바라 같은 불멸의 혁명가도 아니고, 최고 발행부수를 기록하며 저널리즘과 자본주의를 완벽하게 결합시킨 퓰리처처럼 확연한 성과를 남기지도 못했다. 대신 이 책에는 기사가 잘 써지지 않는다고 사창가를 전전하고, 돈 때문에 가끔은 쓰기 싫은 기사를 써야 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아내와 극작가 유진 오닐과의 삼각관계 때문에 괴로워하고, 자신이 과연 혁명의 대의에 헌신할 수 있을지 고민했던 인간의 얼굴이 존재한다. 그 평범한 인간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새 세상을 꿈꾸었으며, 기자로서 최고의 글을 쓰기 위해 언제나 조바심을 냈다. 존 리드는 진실로 인간적인 혁명을 원했던 진짜 사회주의자였으며, 자신의 온몸을 바쳐 진실을 외친 진짜 기자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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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어나 등반을 시작한 나레이터가
토롱 라 고개에서 곤경에 빠진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 난 지금 내 평생 가본 곳 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다. 먼저 작별을 고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감사해야 한다. 갑작스런 충동에 사로잡힌 나는 돌무지 옆에 무릎을 꿇는다. 좀 바보 같다는 느낌이 들지만, 한 번 더 둘러봐도 나 혼자 있는 게 확실하다. 나는 재빨리 회교도처럼 엉덩이를 공중에 쳐든 채 몸을 앞으로 구부려 머리를 낮추고서 감사기도를 중얼거린다. 눈앞에 티베트 글자가 새겨진 금속판이 보인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장엄하고 영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구절 같아 보여서 몸을 더 낮게 숙여 그 기도판에 입을 맞춘다.
바로 그 순간, 추억 하나가 떠오른다. 어린 시절로 떨어지는 아찔한 구멍. 시간을 관통하는 관 저쪽에서 누군가 조심하라고 소리치지만 이미 일은 벌어진 뒤다.
나는 딱 붙어버렸다.

헉,,,,, 책을 가볍게 들고 읽다가 예상되는 이 현상에 키득거리지도 못하고 다음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다. 아아, 정말 얘는! 어떻게 기도판에서 떨어져나갔을까...(궁금하신 분은 갠적으로 물어보시라. 기꺼이 대답해 줄 수 있다. 아무튼 기도판에서 떨어지기까지가 너무 비참했지만 한편으로 나오는 그 비현실적인 광경에 웃어버린건 내가 너무 못되서일까,도 궁금하다)....

땅에서 일어난다. 내 기도는 끝났다. 혀와 입술이 뻣뻣하게 굳어있고 아프지만 그래도 다시 움직일 수는 있다. 마침내 이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침 오늘 국장님은 외부 감사나가셨다. 오전 내, 급한 일은 없을 터이니 이제 다시 빠져들어야겠다. 롸~큰로올~!! (허나 외침과는 달리 난 지금 아주 조용한 곡을 듣고 있는 중이다. 친구녀석이 환장해미치다 선물까지 해 준 클레이, Clay Aiken 뭐 미국의 아이돌스타- 지금은 나이 먹었지만;;;;;-라고 한다. 무슨 프로그램에서 1등먹은 녀석보다 인기가 더 좋은 녀석이라고 한참 열변을 토했는데...다 까먹었다. 암튼 듣는 중)

아, 근데 난 아침에야 눈치챘다.
로큰롤 보이즈,를 신기하게도 니에미 아줌마가 썼네? 하고 있었다는 거. 뭔가 신기해서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려니 이런,,,, 미카엘 아저씨인듯. ㅜㅡ

 

음.... 그리고 영어공부,는 전혀 안하고 있다. 어제는 건방지게도 출석을 부르는 상황에서 꿋꿋하게 만화책을 꺼내 읽었다. (사실 버스안에서도 열심히 읽었다. 누군가 힐끔거리는 것 같아 살짝 부끄~럽긴 했지만) 내가 고개 처박고 있으려니 강사가 별스럽게 내 영어이름(긍께 세례명)을 안부르고 진짜 내 이름을 부른다. 난 또 같은 이름인가 하고 고갤 휙 들었는데, 허허~ 거리며 웃는다. ㅡ"ㅡ
멀뚱멀뚱 쳐다보니까 '아, 이름 좋아요~'한다. 그래, 내 이름 좋지. 그러나 난 그냥 쳐다보다가 예의상 날리는 멘트, '고맙수'조차 하지 않고 다시 말없이 고개를 처박고는 만화에 빠져들었다. (설마.... 내가 보고 있는 책이 만화책인 걸 눈치채진 않았겠지? ㅡ,.ㅡ)
아아, 어쩔 수 없었다. 엊저녁에야 20세기 소년 22권을 드디어 보고 있는 중이었는데 어찌 멈출 수 있단 말인가. 근데! 정말 23권은 최종장,인게야? (왜 광고문구가... 친구의 또 다른 함정? 어쩌구인게냐고. ㅉㅃ)

으~ 이젠 책 읽어야지. - 수다 줄이겠다며? 근데 이 무슨 짓인게냐! (철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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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7-03-23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춘기는 죽음보다 강했다. 그것은 아스팔트를 뚫고 자라는 새싹이자 셔츠를 터뜨리는 흉곽이었고, 보드카를 능가하는 피의 세찬 질주였다.(263)

 


chika 2007-03-23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유레루를 봤다.
이걸 보기 위해 점심에 '밥'을 포기하고 빵을 사 들고 사무실에 틀어박혀 앉아 우물거리며 빵을 뜯어먹고 있었다. 양손으로 빵을 잡은 상태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툭, 떨어지는 걸 어쩐단 말인가.
그리고 지금까지 유레루 음악을 듣고 있다. 그 전에도 그랬지만, 오늘은 특히 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chika 2007-03-23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분명 낮에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 아니 하루 반나절을 그 음악을 들었는데도 괜찮지 않다. 생각하면 할수록 바보같아 자꾸만 그 일에 매달리게 된다.
나는 왜 이렇게 못났을까, 왜 사람들이 쳐다보면 얼굴이 빨개지는 걸까? 왜 혼자 중얼중얼 거릴때는 말만 잘하면서 누군가 쳐다보고 있으면 갑자기 생각이 멈추고, 머릿속이 하~얘지고, 얼어버리고 마는 걸까?
많이 뻔뻔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에서 겁없이, 건방지게, 어쩌면 생각없이 촐랑대는 듯한 캐릭터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그건 진짜 내가 아니었구나.
아니, 사실, 그러면서 나는 조금씩 바뀌었고 진짜 내가 아닐지라도 일부분은 내 모습일꺼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다. 자꾸 무리하는 내가 보인다. 그럼 안되는거지.
예나지금이나 남한테 말은 잘하면서 정작 자기 자신의 모습은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어. 내 몸과 마음 모두가 바닥을 쳤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바닥은 아니었나보다. 좀 더 밑으로, 더 밑으로 가라앉아야 할 것 같다.
스스로에게 말해줘.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마음이 더 밑으로 밑으로 바닥을 향해 가야해. 그래도 괜찮아. 내 마음의 바닥에는 어둠이 아니라 빛과 희망이 있는거니까.

 


chika 2007-03-23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사는 오래비가 담주에 교육땜에 여기 온다고... 밥이나 같이 먹자고 전화왔다. 통화하면서 자꾸 내 이름이 나오는 것 같아 나가서 얼쩡댔더니, 그 날 학원 빠지고 밥 먹자는 얘기였다. - 아아, 숱한 나날을 밥 먹느라 학원 빠졌다는 거 알면 배신감 땡길까? 지난달에도, 지지난달에도 내가 학원 빠진 이유는 순전히 친구들이랑 밥 먹기 위해서였고, 학원 가기 싫다고 떼써서였는데 말이다.
그래도 나름대로 이번달은 열심히 갔는데... 솔직히 열심히 가기만 하면 뭐하냐. 겨우 강사가 내 생각해서 질문하고 말문을 터 주는데도 정작 당사자인 나는 입 꾹 다물고 겨우 한마디, 대답조차 않고 고개만 끄덕,거릴때도 많다. 에혀~
나도 이런 내가 좋진 않다구.
출석 부를때만이라도 바보같이 '허허~' 할 수 있을텐데. 버릇처럼 손만 번쩍, 들고 만다. 아, 그러고보니 작년의 그 민망함이 생각난다.
미사시간에 주일학교 교리교사 인사시키는데, 그냥 우아~하게는 아니더라도 고개만 꾸벅 숙이면 될 것을 신부님이 내 이름을 부르니까 손 번쩍 들면서 '접니다'라고 했던거. 아, 진짜 바보같다. 아니, 진짜 바보잖아!
에이씨.....
..........

chika 2007-03-24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쒸, 내 서재 카테고리를 클릭했는데 전혀 엉뚱한 사이트가 열린다. 무려 다섯번씩이나! 이 무슨 해괴한 짓이냐.

플래쉬백,에 대해 얘기를 해서인가,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
세계청년대회때 분명히 방송 내보내지 말라고 하고, 내 이름도 말해준적 없는데 단지 내가 하는 작업에 대해 설명만 해주고 만 거를 전국방송으로 내보내버린 그 카메라맨! 우쒸.

그래, 별 싱겁지도 않은 얘기다. 이 밤중에 할 얘기는 아니지.
안그런척 하지만 여전히 마음은 바닥이다. - 아니, 내가 언제 안그런척했냐. 여기저기 징징대지 않았던가. 나는 바닥을 치고 있다고.
나 자신이 너무 못나서 한심하다. 이러고 살면 안되는거 아닌가, 하면서도 바뀌지 않는 건 모두 내 탓이다.
내 고정관념과 나의 캐릭터를 바꿔야겠다. 괜히 자꾸 사람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냐'고 묻는 건, 그들이 말하는 모습이 내 실제 모습이 아닐지라도 일정부분 내게 속하는 부분이라고 믿고 싶고 거기에서 위안을 삼으려는 이유때문이겠지. 그런 위안이 한때는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적으로 내가 변한것이 아니면 아무쓸모없는 짓이 되는게다. 안그런가? 그러니까 이젠. 바/꾸/자.
또 한 층, 바닥으로 몰락하다.
 
촘스키의 아나키즘
노암 촘스키 지음, 이정아 옮김 / 해토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소설책만 읽던 머리로 잘 알지 못하는 이 책을 읽으려니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촘스키가 누구던가. 그의 글 자체가 아나키즘에 대해 알지 못하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쓰여진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나같은 사람을 위한 글인데.
무지 심오하고 어려울 것이라 지레 겁을 먹었지만 역시 행동하는 지성이라는 명칭은 그냥 붙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알듯말듯 하긴 했지만 - 사실 지금도 책을 한번 더 읽어봐야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 한참 책을 읽어나가다가 지식인에 대한 이야기에 괜히 웃음이 나온다.
"누군가에게 데리다의 최근 논문을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설명해달라고 요청해보면 어떨까요? 분명히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설사 있다 해도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설명해 줄 수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나는 데리다의 논문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식인들이 어떤 이유로 아무도 이해할 수 없고 보통 사람들에게 설명해 줄 수도 없는 주제나 문제들을 선호하는지 자문해봐야 합니다. 제 생각에 이런 경향은 지식인들이 일반 대중들을 지배하려는 또 다른 전략 때문이라고 봅니다"(242)
아니, 사실 뭐 웃음이 나올만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괜히 지금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무능함만을 탓했었지, 지식인들이 일반 대중을 지배하려는 전략이라는 관점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아, 그래서 무지몽매한 대중이라고 불리워지는 것일까?

촘스키의 이야기는 혼자 마구 내달리지도 않고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고 살아야한다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물론 그건 그가 뚜렷한 주관없이 그저 흐름에 맡기는 사람이라는 뜻은 아니다.
"제가 무정부주의의 본질이라고 인식해온 것이 바로 다음과 같은 확신입니다. 즉 권력은 그 정당성을 입증해야 하며, 만약 그 정당성을 입증할 수 없다면 분쇄해야 한다는 확신입니다".(164)
권력이 집중되고, 이미 지배의 기능을 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결코 민주적이라 할 수 없으며 사회주의 체제 역시 소수의 지배계급이 존재하게 되면서 정당성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내 짧은 말로 촘스키의 아나키즘을 설명하기는 너무 힘들다. 그렇다고 책을 모두 옮겨올 수도 없고. 줄여서 얘기하다가는 자칫 그의 훌륭한 글들을 전혀 엉뚱하게 재해석하게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가 말한 것 중 가장 짧으면서도 명확하게 다가온 글을 인용하는 것으로 이 책의 설명을 끝내려한다. 그가 말하는 무정부주의 원칙과 부합하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우리 사회를 포함해 어떤 계급 사회에서든, 다른 사람들이 꺼리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 사회에서 가장 적은 보수를 받습니다. 그런 일을 누군가 하면 우리는 대개 그 일을 잊어버립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단지 생산과정의 한 가지 요소인 육체노동밖에 할 게 없어 노동을 팔아야 하는 사람들은 그 일 외에는 다른 할 일이 없기 때문에 그런일만 해야 하고 보수도 아주 적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봅니다. 다음과 같은 세 종류의 사회를 예로 들어봅시다. 첫째,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로 사람들이 꺼리는 일을 임금 노예들에게 할당하는 사회입니다. 둘째, 사람들이 꺼리는 일을 최선의 노력을 다해 의미있는 일로 만든 다음 함께 분담하는 사회입니다. 셋째, 사람들이 꺼리는 일의 보수를 올려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그 일을 하도록 만드는 사회입니다. 제가 볼때 둘째와 셋째 사회 중 하나는 약간 모호하긴 하지만 무정부주의 원칙과 부합하는 사회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셋째보다 둘째 사회가 더 가깝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두 사회 중 어느 쪽도 현재의 사회 조직이나 경향과는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겁니다." (94-95)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방법에 순위를 매길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해야 할 일들만 있을 뿐입니다. 자신의 관심사나 의무감 그리고 능력에 맞게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관심사나 의무감 혹은 능력은 모두 서로 연관된 것들로 상호 보완적인 요소들입니다.(290)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나 역시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지, 나는 나의 능력에 맞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성찰해봐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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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7-03-23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추천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촘스키 할배는 정말 멋진 할배 같아요. ㅋ

마태우스 2007-04-09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촘스키도 데리다를 이해못하는군요 그나저나 리뷰 말입니다 이해하기 좋게 정말 잘 쓰셨네요 이주의 리뷰감이어요 164쪽의 인용문은 아나키즘의 본질을 이해하게 해주구요, 그 아래 3디 업종에 대한 촘스키의 말은 노동에도 위계가 있다고 믿어온 절 부끄럽게 하네요...

chika 2007-04-11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칭찬 고맙습니다! 이주의 리뷰 선정단,에 마태님을 적극 추천함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