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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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소설을 읽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타임슬립에 대한 이야기는 책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만화의 소재로도 등장했으며 미래, 과거로의 시간여행뿐만 아니라 행성을 오가는 시공간의 타임슬립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낯설지 않다.

그런데 은 그런 낯설지 않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첫느낌부터 낯설었다. 어느 날 갑자기 과거로 빨려들어간 곳에서 내가 자유인이 아니라면 어떻게 될 것인가.

아니, 좀 더 솔직히 내 느낌을 이야기해보자. 언제나 백인의 관점에서 과거로 간다면 미래를 점지할 수 있는 능력자가 되거나 미래로 간다면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들에 대한 온갖 상상력에 감탄을 하게 되는 것, 이런것이 타임슬립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킨은 한세기 이전의 과거로 타임슬립을 했는데 그 시대에는 노예제도가 있었고 그곳으로 타임슬립하게 된 사람이 백인이 아닌 흑인이라면...

이야기의 시작부터 허를 찔리는 느낌이었지만 그 전개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노예제도의 인권유린과 차별은 그 어떤 논픽션보다도 더 강한 인상을 주고 있다.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여행에서 팔 하나를 잃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킨은 갑자기 과거로 불려가는 다나의 타임슬립 이야기이다. 첫문장을 읽으면서 나는 그 흔한 영웅 이야기를 떠올렸을 것이다.

누군가는 이 첫 문장에서부터 강렬함을 느끼고 멋진 시작을 하고 있다고 얘기하는데, 나는 솔직히 책을 끝까지 다 읽은 후 첫문장이 이렇게 시작되었다는 것을 전혀 기억하지 못할만큼 영웅에 대해 떠올렸던 이미지는 사라져버렸다. 과거의 존재가 사라지지 않아야 현재의 내가 있게 된다는 것에 집중을 하다가 다나가 타임슬립해 간 과거의 시대에서 행해지고 있는 노예 학대와 다나가 흑인이라는 것에 허를 찔린 느낌이 한동안 나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했다. 어쩌면 나 역시 은연중에 흑백의 차별이라는 것을 무의식중에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반성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그저 한마디 말로 인종차별과 노예제도, 성차별의 내용을 담고 있다, 라고 한다면 그것은 이 담고있는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차별이 비인간적이고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악행이라는 것은 타임슬립을 한 다나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현시대에 백인과 흑인의 결혼은 그리 이상할 것이 없지만 노예제도가 있던 시대에 가면 상상도 못 할 일이 된다. 과거로 타임슬립해 간 흑인인 다나는 백인인 케빈의 노예가 되어버리고, 글을 읽고 쓸 줄 안다는 것은 목숨을 위협하는 무서운 일이 되어버린다. 자유노예가 되었다 하더라도 백인들이 붙잡아 자유증서를 찢어버리면 그는 바로 노예가 되어버리고 노예무역상에게 팔려가기도 한다. 아무런 잘못이 없지만 아이들이 친부모에게서 떨어져 팔려가버리고 주인에게 성폭행을 당해도 어쩔수 없다. 저항을 하다가 목숨을 잃어도 바뀌는 것은 전혀 없다. 이중삼중으로 고통당하는 여성흑인노예의 삶은 처절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소설이지만 당시에는 - 어쩌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 현실이라는 것을, 자유롭게 살아가던 현대의 다나가 타임슬립해 간 곳이 철저한 계급사회이고 흑인 노예가 사람으로 취급되지도 않던 시대라는 것이 더욱 대조적으로 강렬함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흑백 인종차별로 인한 사건이 다시 심각해지고 있다. 노예제도가 폐지되고 흑인이 대통령이 되는 시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곳곳에서는 잠재하고 있는 흑인에 대한 차별이 - 물론 흑인뿐만 아니라 동양인에 대한 차별도 심하겠지만 백인 경찰이 유색 인종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으며 저항하지도 않는 이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있으며, 지금은 그에 대한 반격으로 백인 경찰들이 습격을 받고 사망하는 사건이 생겨나기도 했다.

왜 이런 인종 차별은 사라지지 않는 것인지.

 

"어쩌다 보니 케빈이 모은 2차 세계대전 관련 책 한 권에 빠져들기도 했다. 정치범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회고를 발췌하여 묶은 책이었다. 구타, 굶주림, 오물, 질병, 고문, 그밖에 가능한 모든 인간성 훼손의 예가 들어 있었다. 마치 미국인이 이백 년 가까이 하려고 했던 일을 독일인은 몇 년 만에 이루려고 했던 것 같았다.

책 때문에 우울해지고 겁먹은 나는 케빈의 수면제를 가방에 넣었다. 나치 못지않게 전쟁 전 남부의 백인도 고문에 대해서 꽤 잘 알고 있었다. 적어도 내가 알고 싶지 않을 만큼은."(221)

 

뭔가 해결은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모든 인간성 훼손의 시대가 있었고 어쩌면 지금도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그러한 일들에 대해 이성과 지각이 있는 인간이라면 두 번 다시 그 시대가 도래하지 않기를, 우리의 후손들은 그러한 시대를 살아가지 않기를 바라며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옥타비아 버틀러의 은 강렬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지만, 그 이전에 SF 소설로서도 놀랍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있는 대단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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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3 18: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7월이 되었고, 습관처럼 다시 알라딘에서 책주문을 했다. 솔직히 다른 서점에 쌓여있는 마일리지를 합하면 기십만원이 넘는 금액인데도 이놈의 굿즈가 뭔지 자꾸 알서점만 드나들게 되어버린다.

그래도 이젠 욕심을 내려놓고.... 라는 마음이었지만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굿즈를 위해 주문을 했다. 그런데 말이다.

하아.

에코백, 정말 뭣이 중헌디!!!

환경을 살리자는 에코백을 환경과는 무관하게 집에 쓰지도 못하고 쌓여있는 에코백이 몇갠디 또 이렇게 책 주문을 하면서 - 이천원이라고는 하지만 비용지불까지 해가면서 들인 에코백이.... 내가 원한 책 디자인이 아닌 엉뚱한 것이 와부렀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책 문양이 들어간 에코백이 탐나서 - 사실 내게 염색이 안된 에코백도 많지만 지금 들고다니는 것도 까만것이어서 좀 색다르게 빨간색을 해볼까, 하다가 그저 무난하게 네이비로 선택을 했건만. 초록도 이뻐서 탐났지만 두 개를 다 선택할 수는 없어서 네이비로 선택을 했건만. 도착한 것을 보니 까만거다. 포장 오류이기를 바라면서 주문서를 봤지만 여전히 내가 검정을 선택했다고 나온다. 책 주문하면서 잠시 내 손가락이 내 머릿속 명령을 오류클릭해부렀나보다. 아니, 그래도. 정말 여러번 들여다보다가 결정한건데 어째 이런일이. ㅠㅠㅠㅠ

허탈감에 차마 래핑을 뜯어내지도 못하고 있....;;;

정말 에코백, 뭣이 중헌디! 라고 외쳐보지만 역시 마음을 지배하는 건... 지구환경이 아니었음을.

 

 

 

 

 

 

 

 

 

 

 

 

 

 

 

 

 

 

 

 

 

 

 

 

 

 

 

ㅇ아안안ㄱ

안그래도 써니 4를 핑계로 장바구니를 또 채우고 있었는데.

아니, 책 좀 가만

 

 

 

 

 

받았거나 받게 될 책. 소장하며 놔둘 책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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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품격 - 조선의 문장가에게 배우는 치밀하고 섬세하게 일상을 쓰는 법
안대회 지음 / 휴머니스트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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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문장의 '품격'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는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른 글쓰기는 다른 삶을 만든다'라는 광고문구도 그냥 그랬다. 그런데 문득 '조선의 문장가에게 배우는 치밀하고 섬세하게 일상을 쓰는 법'에서 마음이 떠나지를 않는다.

사실 나는 날마다 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꽤 오랫동안 '일기장'이라는 걸 갖고 글을 써 왔다. 아니, '글'이라고 하기에도 좀 민망하지만 어쨌거나 일기를 써 왔다는 말이다. 더구나 올해는 같은 노트가 두 권이나 생겨 이걸 어쩌나.. 하다가 아침 저녁으로 기록을 좀 제대로 해 볼까 싶어 가장 꺼내기 좋은 곳에 다이어리를 꽂아뒀다. 요즘 저녁에는 한달정도 꺼내보지 않았고 그나마 아침에는 늦잠을 자거나 맘 편히 일어나고 싶은 주말 같은 때를 빼면 조금은 빼곡하다. 날마다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뭐 별다를 기록이 있겠냐 싶어 한동안 글은 서너줄인데 그림만 한가득 그려넣을때도 있다. 날마다 일러스트 연습이라도 해볼까, 싶어서.

그러니 내가 어찌 '치밀하고 섬세하게 일상을 쓰는 법'이라는 말에서 마음을 뺄 수 있겠는가.

 

이 책은 조선의 문장가 일곱명의 글을 편집한 책이다. 저자는 그들을 요즘으로 따지자면 파워블로거라고 지칭할 수 있다고 했는데 파워블로거라기보다는 한국문학을 이끌어갈 젊은 작가 7인이라고 할만한 것이 아닐까?

허균,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 지극히 개인적인 주관에 의한 구분이기는 하지만 사실 이 책에서 이용휴와 이옥의 글을 처음 읽어봤다. 특히 이옥의 글은 하나의 단편 소설을 읽는 듯하기도 하고 짧은 에세이를 읽는 듯 하기도 해서 꽤 흥미로웠다.

첫 시작은 허균의 글이었는데 익히 알고 있는 홍길동전을 떠올리듯이 어떤 혁명적인 시각을 느낄 수도 있어서 그 역시 꽤 좋았다. 언급하지 않은 다른 이들의 글이 별로였던 것이 아니라 그들의 글이 그저 일상적인 서간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나의 예상을 깨고 꽤나 흥미로운 글들을 적었다는 뜻이다.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제문도 그렇고, 박제가의 농담이 담겨있는 듯 하지만 애정이 넘쳐나는 장인에 대한 제문도 참 좋았다.

각 본문의 끝에는 저자인 안대회의 해설이 담겨있어서 본문의 문장과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해설을 읽지 않더라도 상관은 없지만 문장에 대한 이해가 짧은 내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문장의 품격'이라는 제목이 여전히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치밀하고 섬세하게 일상을 쓴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것 같기도 하다. 일상의 소소한 것을 기록한다고 하더라도 그 일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과 관점이 담겨있을 것이고, 자신의 사상과 주장이 담겨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글로 적어내기는 쉽지가 않은 것이다.

나도 이제는 다른 삶을 꿈꿔보며 글쓰기로 세상을 바꿔보는 시도를 해 볼까... 최소한 세상이 안바뀐다해도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바뀌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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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차일드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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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내게 왜 그토록 SF에 집착하느냐고 묻는다. 난 집착하지 않았다. 그저 상상력이 나를 이끄는 곳으로 달려왔을 뿐.

SF 속에서, 당신 또한 상상 가능한 곳으로 얼마든지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옥타비아 버틀러의 이 글을 읽을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저 상상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SF는 현실의 모습에 독특한 상상을 더하여 미래를 보여주는 것임은 익히 알고 있지만 그 상상의 모습이 어떠한지 전혀 예측이 안되는 이야기에는 열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옥타비아 버틀러의 단편들은 그 예측되지 않는 흥미진진함과는 뭔가 조금 다른 독특함이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 책에는 일곱편의 소설과 두편의 에세이가 실려있는데 옥타비아 버틀러는 단편의 이야기를 늘이고 싶지는 않지만 각각의 단편에 대해 뭔가 말하고 싶어 단편마다 짧은 후기를 덧붙였다고 말하고 있다. 후기라면 독자들의 재미를 망칠 염려 없이 소설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기때문이라고 하는데, 일부의 이야기에는 굳이 후기를 읽지 않아도 그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후기를 읽다보면 작품을 읽으며 생각해보지 못한 이야기들이 튀어나와 다시 그 작품을 되새기며 읽어보게 된다.

그러니까 옥타비아 버틀러의 단편들은 아무런 정보 없이, 선입견도 없이 무심히 한번 읽어보고난 후 저자 후기를 읽어보고 다시 되돌아가 그 단편을 다시 읽어보면 새로운 단편을 읽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의 표제작인 블러드 차일드를 예로 들자면, 블러드 차일드의 이야기 역시 숙주에 기생하며 생명을 탄생시키는 비정함에 대해서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 끔찍함을 떠올리며 비정한 세계만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작가의 후기를 읽으며 노예 이야기라거나 남성 임신이라거나 다른 두 존재간의 사랑이야기라는 관점으로 읽힐수도 있다는 것이 더 놀라웠다.

물론 가장 놀라웠던 것은 저자가 블러드 차일드에서 시도한 또 한가지가 집세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했다는 것이기는 하지만. ‘집세라고 하니 뭔가 좀 이상하지만 그 의미가 숙주에게 모종의 숙박료를 내야할 것 같다는 것이지만 원래 우리 것이 아닌 행성의 주인들이 인류가 가진 무엇을 거주 가능한 공간과 맞바꾸자고 할지모른다는 것이다. 우리가 지불해야하는 것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는 것일수도 있다는 것에 블러드 차일드는 조금 더 무한상상을 하게 하기도 한다.

 

옥타비아 버틀러의 작품들을 좀 더 깊이있게 들어가 볼수도 있지만 굳이 성차별, 인종차별에 대한 언급이 없어도 그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독특한 분위기와 놀라움을 담아내고 있는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미 작품의 후기에 작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담아내고 있으니 이 놀라운 작품들을 읽었을뿐인 보잘 것 없는 독자는 그저 옥타비아 버틀러의 작품을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할뿐 별로 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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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06 18: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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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서 온 아이
에오윈 아이비 지음, 이원경 옮김 / 비채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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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처럼 하얀 피부를 갖고 피처럼 붉은 혈색을 갖고 새까만 흑단같은 머릿결을 가진 아이... 내가 기억하는 백설공주는 그렇게 강렬한 색을 가진 아이였다. 그런데 그 백설공주는 너무 선명한 색을 담고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내게는 너무 차갑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되는.

 

눈에서 온 아이,는 그런 환상과 동화의 연장선 같은 느낌으로 시작된다. 현실 세계의 알래스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지만 내게는 알래스카 역시 조금은 환상의 세계와 비슷한 느낌이니까.

메이블과 잭은 고향을 떠나 겨울이 지배하는 도시 알래스카로 이주를 한다. 그곳에는 황량함이 감돌고 차가운 눈의 감촉만 느껴진다. 이웃과의 왕래도 없고 집안일 외에 아무런 일이 없는 메이블은 은연중에 그 쓸쓸함을 견뎌내지 못하고 죽음을 재촉하는 길을 떠나려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이를 갖지 못하고 도망치듯 알래스카에 정착해 살게 된 메이블과 잭은 힘든 겨울을 준비하며 버티고 있는데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첫 눈이 내리는 날 두 사람은 서로를 보듬으며 좋았던 추억을 새기다가 눈사람을 만들게 된다. 눈사람과 같은 아이가 있다면... 하는 마음은 아이가 좋아할 듯한 모자와 목도리, 장갑까지 갖춰 눈사람에게 입혀주는데, 그 다음 날 기적이 일어난 듯 눈사람이 아닌 소녀가 둘이 만든 눈사람과 똑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 소녀의 정체는 무엇일까.

정말 동화속의 이야기처럼 눈사람이 소녀가 되어 나타난 것일까? 메이블과 잭의 일상은 소녀의 등장으로 새로운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는데....

 

러시아의 설화와 다른 동화 이야기가 섞이면서 알래스카에서의 이야기는 무엇일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들의 이야기를 계속 읽어가다보니 그 모호한 경계선에서 각자의 삶이 보이고 동화의 슬픈 결말이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라면 눈에서 온 아이는 새로운 탄생으로 끝을 맺고 있어서 아름답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메이블의 간절한 소망이 현실로 나타나지만 그것은 또 다른 불행의 시작을 알리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 모든 것을 단순히 행복과 불행으로만 나누어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의 삶이 슬프고 고통스럽지만 아름답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눈에서 온 아이]의 이야기는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구나.. 싶어진다.

기적이 일어나는 동화같은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삶에서도 기적은 일어나는 것이고 슬픔속에서도 행복을 느끼며 어쨌거나 삶은 이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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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06 18: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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