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나도 산티아고를 걸을 수 있을지는.




순례 이유를 물어보기에 `종교적 동기`라고 대답했다. 처음 걸을땐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걷고 난 지금은 아주 조금이나마 신앙의 의미를 알게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기독교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현실적인 종교였다. 지금 여기에서 생활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엄밀히 공부한다면 감상이 달라질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내가 이 길에서 접한 건 대지에 묵직하게 뿌리를 내리고 잎을 피우는 나무처럼 커다랗고 따뜻하고 가까운 것이었다.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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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라는 단어가 오래전 처음 쓰였을 때, 그것은 생리학적 순결 상태가 아니라 어떤 남자에게도 속하지 않은, 자기 자신에게 속한 심리적 상태를 의미했다. 처녀라는 것은 범해지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자연과 본능에 충실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처녀림이 수정되지 않았거나 불모의 땅이 아니라, 인간에 의해 개척되지 않은 숲을 의미하는 것처럼 말이다.
혼인 관계에서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을 한때는 ˝처녀에게서 태어났다˝라고 칭했다. 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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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게 그저 세상을 거덜내는 욕구의 덩어리 같다. 그러니 전쟁 이 존재하는 것도, 땅과 물과 공기가 오영되는것도 당연하다.

때로는 우리 욕망들을 다 정지 시킬 수 있다면, 물과 집과 이 모든 음식에 대한 욕구를 벗어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 고민해야하나? 그게 무슨 소용이 있길래? 그래봤자 조금 더 숨 쉬며 살 뿐인데.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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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

 

친구와 부딪쳐서 그대로 나자빠진 나츠.

 

선생님 : 괜찮아? 안 아파?

 

나츠 : ... 뭐가요? 하늘이 예뻐서 보는 것 뿐인데....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듯 떨리는 목소리였습니다.

 

 

 

 

[친구생각]

 

선생님 : 도넛이 두 개 있습니다. 한 개는 나츠가 먹었습니다. 몇개가 남았을까요?

나츠 : 0개

선생님 : 아깝다! 한 개야!

나츠 : 왜요! ** 한테도 도넛 주고 싶은데!

 

...... 원래는 잘못 계산했다고 알려줘야 하는데.... 그러나 이번에는 애정이 듬뿍 담긴 계산법을 부정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츠는 친구를 생각할 줄 아는 따뜻한 아이예요. 정답입니다!

 

 

======== 아이들의 예상치 못한 대답에는 그저 감탄을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감탄 뒤에 이어지는 스스로에 대한 반성. 이 책을 들여다보게 된 것은 [남자 아이가 종이 상자를 잘라서 검을 만들더니 "선생님, 이것봐요!"하면서 내게 자랑했다. "우와, 멋지다! 누굴 무찌를거야?" "누굴 무찌르는게 아니에요! 누굴 지킬 거냐고 해야죠!" 왠지 부끄러워졌다. 그 마음을 소중히 지켜갔으면] 이라는 짧은 글 때문이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가볍지만 울림이 있는 글이 많다. 이 모든 이야기가 6살짜리 꼬맹이들이 한 이야기라니. 놀라울뿐이다.

 

 

 

 

 

 

 

 

 

 

책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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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가 내게 묻다 - 당신의 삶에 명화가 건네는 23가지 물음표
최혜진 지음 / 북라이프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 여름방학 숙제로 자화상 그리기를 한 적이 있었다. 거울도 잘 안보는 내가 자화상을 꼼꼼히 그렸을리는 없고, 개학 한 후 숙제 검사를 하면서 선생님이 한명씩 그림을 갖고 나와 감상과 평의 시간을 가졌을 때 대부분 다 고만고만한 그림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런데 내 눈에는 고만고만한 그림들 중에서 유독 한 친구의 그림을 오랫동안 들여다보시더니 우리를 향해 '정말 잘 그린 그림이다'라고 칭찬을 하셨었다. 우리가 모두 동의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던지 선생님은 그림을 다시 보고 친구의 얼굴을 보라고 하면서 '이쁜 얼굴은 아니지만 자기 자신의 모습을 그린다는 자화상에 딱 맞게 자기 자신의 얼굴을 솔직하게 표현했다'라고 설명하셨다고 기억한다. 선생님이 말씀하신 자화상이란 자신의 얼굴과 똑같은 사진같은 그림을 그리라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명화가 내게 묻다]를 읽으며 나는 다시 한번 그림은 사진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게 그림은 그런것이다.

 

[명화가 내게 묻다]에는 수많은 그림이 실려있다. 그림을 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한데 그 그림을 보는 시각을 달리 할 수 있는 물음이 달려있다. 그에 대한 저자의 답이 있지만 그것은 하나의 답일뿐 유일한 정답은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은 더욱 흥미롭다. 솔직히 처음 글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저자의 이야기가 그저 그랬다. 자신의 이야기와 자신의 느낌으로 바라 본 그림 해설인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더 강했다. 그런데 글을 읽다보니 그녀의 글은 나를 대신해 쓴 것이기도 하고, 내 친구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림의 겉모습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림의 표정과 마음을 같이 보는 것이다.

 

이 책은 나에 대한 물음, 일, 관계, 마음에 대한 물음으로 크게 네 파트로 구분하여 글을 전개하고 있다. 하나의 그림을 선택하여 그 그림을 통해 하나의 물음을 던져놓는다. 내가 예상치 못한 물음을 던질때는 그림을 다시 한번 더 유심히 보게 되기도 한다. 그림을 보며 빈칸을 채워보라고 하기도 하는데 대답이 일치할때는 역시 사람들의 마음은 다 비슷한가보다, 라는 생각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트렁크를 열어 웨딩드레스를 바라보고 있는 여인의 그림을 보면서 저자는 저자의 위치에 맞는 상상을 펼쳐보이고 나는 또 다른 나 자신의 상상을 펼쳐보이면서 사람마다 삶의 모습이 다르듯 그림을 보는 것도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끼기도 했다.

 

이 책에 실려있는 그림은 내가 흔히 봐왔던 그림들은 아니다. 몇몇의 그림은 익숙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처음 본 그림이 많다. 평소같으면 내 취향이 아니라며 그냥 지나쳤을 그림들인데 저자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왠지 다시 한번 더 그림을 바라보게 된다. 때로는 그녀가 언급하지 않은 저 구석의 자그마한 꼬마 모습이나 풍경의 쓸쓸함도 바라보게 된다.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 공감 너머 또 다른 나의 마음을 느끼기도 한다. 아, 그래서 '명화가 내게 묻다'라는 책의 제목이 더 와닿게 되는 것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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