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캐릭터 데생 입문 - 360도 어떤 각도도 완벽 마스터
후지이 에이슌 지음, 이유민 옮김 / 잉크잼(잼스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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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캐릭터라고 하면 사실적이라기보다는 조금 비현실적인 비주얼 - 멋진 모습이라거나 혹은 그 반대의 의미라 하더라도 그런 비주얼을 먼저 떠올려보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나 역시 비현실적인 그림이라고 해서 그림의 기본도 없이 그려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독자들을 이야기로 끌어들이는 데에 어느 정도의 사실감도 필요하다"는 말에 동의하듯이 기본적으로 신체의 골격이나 관절, 근육, 주름, 표정 등 기본적인 부분을 그리기 위한 해설이 실려있다.

 

기본적으로 인체를 구성하는 골격부터 시작해서 얼굴, 뼈와 근육, 관절의 움직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고 다시 그 부분을 세분화해서 다양한 각도, 책제목에서 표현하듯 360도의 각도에서 바라보는 모습을 그릴 수 있는 상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실제 인물의 사진과 사진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위한 세부적인 부분의 설명은 그럼에 대해 전혀 문외한인 나같은 사람이어도 꾸준히 연습을 하면 실제 인물의 모습을 그려낼 수 있을 것만 같다.

특히 단편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얼굴표현은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나 나이에 따른 변화에 대한 설명이 있고 또 전신의 표현도 역동적인 모습을 어떻게 담아야 하는지부터 사실적인 그림의 비율을 나눠 스케치를 하는 방법도 알려주고 있다. 몇몇 표현에서는 포인트나 엔지로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부분들이나 도움이 되는 부부을 팁처럼 알려주기도 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만화에서 자주 보게 되는 귀여운 그림들 - 인물의 등신을 작게 표현하는 데포르메, 귀여움이나 캐릭터 느낌을 강조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기법이라고 하는데 사실적인 기본 표현을 익히면 데포르메 기법 역시 만화 캐릭터를 그리는데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인물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옷을 입었을 때 옷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질감과 인물의 움직임에 따라 생기는 주름의 모습에 대해서도 역시 친절히 설명해주고 있다.

만화로 한단계 실력상승 강좌가 짧게 파트가 끝날때마다 나오기는 하지만 역시 지금의 나로서는 한단계 상승은 꿈도 못꾸겠고 그저 상세히 알려주고 있는 세부적인 표현과 몸 전체의 모습과 캐릭터의 특징을 잡아 그림을 그리는 연습이 필요할뿐이다. 직접 그리다보면 전혀 닮은 모습을 찾을 수 없어 금세 실망해버리게 되겠지만 그래도 조금씩 꾸준히 그림 연습을 해보고 싶다. 만화 캐릭터라고 허투로 대할 것은 아닌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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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역사 사이에는 인간이 자리 잡고 있다. 숫자로 표시되는죽음 안에는 한 집안의 가장 혹은 부모의 자식이 존재한다. 처벌되고 수감되었다는 기록 앞에는 억울한 민초들의 삶이 뿌리박혀 있다. 전쟁이라는 소용돌이가 지나간 뒤에는 아무런 이유 없이 지옥으로 끌려 나간 민초들의 주검이 나뒹군다. 국가가 나락으로 떨어질 때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이들은 힘없는 보통사람이지만 그들의 얘기는 역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다. 힘이 없기 때문에 기록을 남기지 못했고, 기록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에 잊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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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 독재부터 촛불까지, 대한민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서가명강 시리즈 8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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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치적 인간인가, 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아니, 그 이전에 '정치적'이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 개념 정의부터 해야할까? 사회성을 가진 정치적인 인간,이라는 말에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겠지만, 나는 정치인을 믿지 않는다 라는 말에는 정치적이라는 말의 부정적인 의미를 은연중에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될 것이다.

좀 전에 뉴스를 보다가 제주 용암수 판매에 대한 업체와 제주도와의 협약과정에서 국내 판매를 허용하네 마네 하는 이야기를 하며 제주삼다수와의 출혈경쟁 불가피...라는 이야기를 듣다가 화가나서 채널을 돌려버렸다. 지하수는 도민 모두의 것인데 도민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도의회에서 업체와 협약을 해버리는 것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아니, 그 이전에 삼다수에서도 지하수 증설을 요청했을 때 거부권을 행사한 도의장이 임기를 끝내자 그에 찬성하는 도의원들의 득세로 결국 지하수는 마구 퍼내게 되어버렸다. 이럴 때 정치하는 것들에 대한 불신은 커져만 가는 것이다. 입에 발린 말로 세수를 걷어 도민을 위해 쓰면 된다고 하지만 과연 그 말을 믿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이라는 제목을 보며 뭔가 새로운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글을 읽다보니 내가 처음부터 그저 한국현대사에 대한 관점으로만 한국정치를 바라본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역사와 정치는 분명 다른데 말이다. 요즘 방송되는 보좌관이라는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정치인들의 모습이 우리의 정치 현실이라는 것을 생각해볼때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정치사를 살펴보는 것이 그 관계를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는 했다. 가장 큰 흐름은 정경유착이겠지만 이 책에서는 말 그대로 한국 정치사에 있어서 한 획을 긋는 부분들을 중심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아직 역사적인 평가를 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역시 이승만 정권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자세하게 설명되고 있고 그로부터 시작된 한국형 대통령제에 대한 이해를 위해 미국의 대통령제와 비교를 하며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 주고 있어서 이해가 쉽게 되었다.

 

"근본적인 정치 개혁을 위해서는 한국정치가 걸어온 길, 정치 제도가 갖는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라고 말하는데 솔직히 그에 대한 이해를 하고 어떠한 방향으로 근본적인 정치개혁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에는 좀 미약하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결론은 각자가 내려야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정치적인 답에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오히려 지금 현재의 현안에 대한 물음과 그 설명이 있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는 이야기다.

 

얼마전에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국회의원의 수를 더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에도 정당정치로 인해 말들이 많았는데, 국회의원의 수를 늘리는 대신 기본 급여를 줄이자는 의견이 있었다는 것에 조금 더 방점을 찍어야한다고 생각했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더 큰 방점은 그런 조건하에 국회의원의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상임위원회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고 국회의 행정부 감시, 감독도 더 철저해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방향에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에 대한 논쟁이 아니라 잘 알지 못하는 국민의 국회의원에 대한 반감정만을 이용해 반대하는 그 정치인의 모습을 떠올리는 역시 정치인이란!! 믿을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많은 부분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또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도 조금 더 명확해지기는 했는데 책을 읽는 것과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과 또 다르게 새로 알게 된 내용을 설명하는 건 못하겠다. 이건 책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는 뜻이기도 해서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만큼 더 정치에 대해 공부를 하고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환경에 대한 관심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 생태환경을 지켜나가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생각해보고 그러한 행동지침이 국가적인 법규제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당정치의 한 형태가 될 것이고 그렇게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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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또르 위고, 끔찍한 해 L‘annee terr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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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성시를 만나던 푸르스름한 저녁
권성우 지음 / 소명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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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성시라는 영화제목은 들어봤지만 본적은 없다. 사실 그 제목의 뜻이 전해주는 느낌때문에, 아니 어쩌면 한때 시대를 누리던 홍콩 느와르라거나 지고지순한 사랑을 말하는 (친구의 표현에 의하면 그렇다는 뜻이다) 천장지구 같은 영화만을 접했었던지라 비정성시도 어쩌면 비극적 로맨스 정도의 영화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막연히 했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대만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 2.28 혁명속에서 한가족이 겪는 비극을 그려낸 것이고 제주의 4.3에 비유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중의 하나가 이것이었다. 비정성시를 인생영화라 말하며 김석범님의 화산도를 평론하고 서경식님의 에세이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가까이는 허수경시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까지.

 

시작은 조금 가볍게 문학가의 일기를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 긴장하며 읽게 되는 비평문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의식의 흐름을 기록한 듯한, 때로는 근래 우리 문학계에 있었던 역사같은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어 어쩌면 하나의 기록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기도 했다. 그리고 재일한인문학인의 글,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언급하고 있는 것 같은 화산도를 쓰신 김석범님에 대한 이야기는 자꾸만 그 대하소설을 읽어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서경식님의 에세이들은 나 역시 너무 좋게 읽은 기억이 있는데 서경식님이나 이 책의 저자인 권성우님처럼 책장속의 낡은 책을 다시 꺼내어 읽어보지는 못했기에 단순히 '좋았었다'라는 느낌말고는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없다. 최근에 서경식님의 여행기행문을 구입해놓고 아직까지 읽어보지 못했는데 괜한 조급함이 생긴다. 세상은 넓고 읽을 책은 넘쳐나지만 그중에서도 반드시 빠른시일내에 읽어야만 하는 책,이라고 새삼 다시 새겨본다.

 

문학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삶과 사람에 대해, 재일조선인들의 아픔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으며 좀처럼 언급하기를 꺼린다는 느낌이 들었었던 신경숙 작가의 표절문제에 대해서도 침묵하지 않고 뼈아픈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이 산문집을 읽는 것은 좋았지만 문학평론가인 저자의 글을 읽고 뭐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는가.

"좋은 책을 읽는다는 건 타자의 인생과 지혜를 연료 삼아 그만큼 더 성숙하고 지혜로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단지 성숙이나 지혜로움 때문만은 아니다. 그 어떤 쾌락도 좋은 책과 만나는 쾌락에 비길 수 없기 때문이다. 책읽기는 무엇보다 쾌락이다"(92)

그러니 나도 다른 모든 것을 다 잊고 지금은 그저 책읽기의 쾌락을 즐겨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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