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는 어딘가 짜증나는 면이 있어요. 내면에서부터 사람을 망가뜨립니다. 참전하기 전에는 아무도 그런 경고를 해주지 않았죠. 죽음을 직접 보면 어떻게 되는지, 죽음을 대면하고 나면 어떻게 되는지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았어요. 죽음이 날 조종하고 내 일부가 된다는 걸요.

그걸 알았다면 참전 안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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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쓸모 - 불확실한 미래에서 보통 사람들도 답을 얻는 방법 쓸모 시리즈 1
닉 폴슨.제임스 스콧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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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쓸모는 불확실한 미래에서 보통 사람들도 답을 얻는 방법, 이라고 했다. 그래서 수학을 잘 모르지만 얼마전 이상한 수학책도 다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기에 용감하게 이 책에도 도전을 해봤다. 그런데 역시 대충 이해하며 읽고 넘기기에는 마냥 쉽고 재미있는 책이라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이것이 나의 한계인가보다.

그래도 간단히 통계화 확률, 데이터를 놓고 봤을 때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는 알 것 같기도 하지만 이것이 수학의 개념에서 나왔다기보다는 경험의 축적으로 이해를 하고 있는 것 같아 딱히 책을 읽고 이해했다고 말하기도 어색하다.

수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상 내게는 말로 설명되는 인문학적인 접근방식이 더 쉽다. 그래서 중간에 나오는 수학공식들은 은근슬쩍 지나쳐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너무 어려워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출격했다 살아돌아온 전투기의 보강이라거나 넷플릭스의 영화 선호에 대한 데이터 분석의 경우 기계적인 단순 분석은 그 결과에 대해 엄청난 실수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책의 뒤에 나오는 동전이야기에서 양쪽이 앞면인 동전을 가진 사람과 양쪽이 뒷면인 동전 백개를 던졌을 때, 뒷면이 열번 나왔다고 한다면 동전던지기에서 뒷면이 나올 확률은 10퍼센트일까? 물론 양쪽이 앞면인 동전을 쥐고 던졌을 때 뒷면이 나올 확률은 당연히 0이다. 이런 데이터에 대해서는 당연히 금세 일아채지만 사실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이런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다시 앞의 이야기로 돌아가 살아돌아온 전투기의 총탄자국만 분석한다면 엔진을 맞고 추락한 전투기와 비교했을 때 전투기의 약점을 보완하는 건 어떤 부분이어야 하는지 확실해진다.

 

가장 인상적인 내용에 대해 떠올려보면 똑똑한 인공지능이 복잡한 수식 계산을 다 해주는 시대가 되더라도 우리에게는 수학이 필요하다, 라는 것인데 수학적 명제가 늘 명확한거라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그 결과에 있어 '가정'이 틀리면 결과값도 틀릴수밖에 없다는 내용은 한번 더 깊이 생각해볼 내용이라 강조하고 싶어진다.

책에서는 임상실험의 데이터를 갖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수학적 수치의 결과는 둘 다 거짓이라고 할 수 없지만, 처음부터 약 복용의 효과에 대한 데이터인지 1퍼센트의 확률을 갖고 있는 암환자의 복용약 부작용에 대한 데이터인지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동일한 문제를 연구하는 두 팀이 서로 다른 데이터 집합을 연구하고 다른 답을 내놓는 경우는 흔하다. 특히 연구 주제가 인간의 건강처럼 복잡한 것일 때는 더욱 그렇다. ... 지구상에는 두 가정 중 어느 것이 옳은지 판단하는 기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말해 스스로 가정을 제안하고 검사하곶증명할 수 있는 알고리즘은 아직 발명되지 않았다. 오늘날의 알고리즘은 지시받은 내용만 수행할 뿐이다. ... 실제로는 똑똑한 기계들이 우리에게 더 의존한다는 사실이다."(262-267)

 

수학의 쓸모는 당연히 우리의 일상에서 그 영향력을 발휘한다. 불확실한 미래에서 예측 가능한 답을 얻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은 알겠다. - 물론 보통사람인 내가 그 예측 가능한 답을 쉽게 얻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편향되고 정보가 불충분한 의사결정 알고리즘은 작은 두뇌 속에 있다고 해서 작은 실리콘칩에서 작동하는 것보다 결코 덜 해롭지 않다.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AI로부터 다른 조언을 듣게 된다면 세상이 더 나아지지 않을까? AI알고리즘의 추론과 편향은 고칠 수도 있으니까."(306)

어쩌면 수학의 쓸모는 어려운 공식을 이해하려고 애를 쓰는 것보다 이 말을 이해하는 것이 더 쉽게 와 닿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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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어 굿즈를 사기 위해 장바구니를 채웠는데 때를 놓쳤다. 그래서 옆동네 굿즈는 이미 품절이 되어버렸고 - 얼마전 마트에갔는데 아이 손을 잡고 카트를 끌고 있었는데 까만색이라 다시 한번 되돌아볼수밖에 없었다. 혹시 재입고 되려나 들여다보지만 그러지는 않을 것 같고. 알라딘 굿즈에 기대를 걸어본다. 지금 슬슬 햇살이 강해지고 있어서 양산 생각도 나고.

 

 

 

 

 

 

 

 

 

 

 

 

전 시리즈 8권 중 2권이 없다. 사실 압도적인 인상의 책은 아무래도 향수. 그리고 가장 많이 언급되었던 책은 좀머씨 이야기,가 아닐까. 오래전에 읽어서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다시 읽어보고 싶기는 하다. 그런데 이 시리즈, 실물을 보면 더 좋기는한걸까?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파릇한 초록이 아니라 조금은 시든것 같은 잔디색인 듯.

 

 

 

 

 

 

 

 

 

 

 프루스트의 글을 다 읽어내는 분들이 계시다니! 그저 놀라울뿐이다. 그 재밌다는 삼국지도 전집으로 선뜻 들이기에는 망설여지는데. 아니, 그러고보니 삼국지는 그렇지만 언젠가 룬의 아이들은 한꺼번에 구매를 해 볼까,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도 일단 지금 내 관심사는 꽃만들기. 패브릭으로 꽃만들기가 된다니. 잘 만들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손으로 꼼지락 거리는 걸 좋아하니 한번 해보고 싶다.

 

백성귀족,은 재밌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어서 언젠가 한번 읽어볼까 생각은 하고 있는데 갑자기 피규어 한정판매가 훅 들어와서 사실 마음이 혹,하고 있다. 한정판,이라는 말에 마음이 조급해지는 건 나만의 일은 아니지 않겠는가. 책값을 제하면 피규어가 만원정도인데 어느정도의 퀄리티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런데 정작 책을 읽어보지 않았는데 피규어에 혹하고 있는 나는 과연 책을 뭐라 생각하고 있는걸까 스스로에게 궁금해지고 있다.

 

 

 

 

 

 

 

 

 

 

 

 

 

 

 

 

 

 

 

책이 뒤섞이고 있다. 이미 갖고 있는 책, 이제 읽으려고 하는 책, 갖고 있지만 읽지 않아서 갖고 있는지 까먹은 책, 읽었으나 내용을 까먹은데다 갖고 있는지 친구에게 줬는지조차 기억에 없는 책....

가장 큰 문제는 읽지 않고 쌓아두고 책의 생명을 갉아먹어가고 있는 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겠지.

 

 

 

 

 

 

 

 

 

 

 

 

 

 

 

 

 

베를린, 베를린이 겹치는 추천신간. 아. 19년 12월이니 신간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런가? 아무튼 이런 책들이 출판되었다는데 낯익은 책이 한권도 없다. 역시 나는 소설읽기에 집중을... 그런데 출판되고 바로 구매했던 김중혁 작가의 메이드인공장,의 리뷰를 보니 정말 마음이 더 급해진다. 도대체 몇년동안 책을 쌓아두고만 있는건가. 아무리 산 책 중에서 책을 읽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러고보니 어제 투개표 방송에 김중혁 작가가 나오니 반갑기는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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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세운 ‘가정‘의 힘

AI시대에 사람들이 세우는 가정은 어떤 형태일까?
왜 가정이 그토록 중요할까?
그리고 가정이 틀릴때 어떤 문제가 생길까?


동일한 문제를 연구하는 두 팀이 서로 다른 데이터 집합을 연구하고 다른 답을 내놓는 경우는 흔하다. 특히 연구 주제가 인간의 건강처럼 복잡한 것일 때는 더욱 그렇다. 과학은 종종 그런 식으로 작동한다. 어떤 근거는 한쪽 방향을 가리키고 다른 근거는 다른쪽 방향을 가리킨다. 오직 시간이 흘러야만 어떤 방향에 근거가 더 많이 축적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지구상에는 두 가정 중 어느 것이 옳은지 판단하는 기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말해 스스로 가정을 제안하고 검사하곶증명할 수 있는 알고리즘은 아직 발명되지 않았다. 오늘날의 알고리즘은 지시받은 내용만 수행할 뿐이다.

실제로는 똑똑한 기계들이 우리에게 더 의존한다는 사실이다.

262-267



편향되고 정보가 불충분한 의사결정 알고리즘은 작은 두뇌 속에 있다고 해서 작은 실리콘칩에서 작동하는 것보다 결코 덜 해롭지 않다.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AI로부터 다른 조언을 듣게 된다면 세상이 더 나아지지 않을까? AI알고리즘의 추론과 편향은 고칠 수도 있으니까. 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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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주인
로버트 휴 벤슨 지음, 유혜인 옮김 / 메이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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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 소설, 이라는 걸 알았으면서도 이 암울한 소설의 마지막을 대하는 것은 마음이 편치 않다. 아니, 사실 이런 결말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는데 도무지 정리가 되지 않는다. 3부의 '승리'는 정말 가톨릭의 승리, 세상의 주인인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암시하며 영광스러운 가톨릭의 지배가 세상의 평화를 가져오는 그런 세상을 떠올렸는데 소설은 당연하게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물론 그 끝이 세속에서 말하는 그 끝과는 다르다는 걸 생각하고는 있지만 말이다.

 

소설의 시작은 저자 스스로 장황한 프롤로그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현재의 시점에서 백여년전에 그려진 미래의 모습은 그리 충격적이지도 않고 놀랍지도 않다는 것이 조금은 기대치를 낮추게 된다. 하지만 한세기 전에 이미 이런 미래를 정확히 예견하고 있다는 것에 이 소설의 의미가 담겨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읽은 조지 오웰의 1984는 사회주의, 전체주의를 비판하는 단순한 반공도서였지만 몇년 전 그 책을 다시 읽으며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었던 것처럼 세상의 주인은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프롤로그를 통해 세상의 구조적 상황을 설명하고는 있지만 펠센버그라는 인물에 대해 뚜렷한 사상에 대한 설명도 없고, 그가 세상의 평화를 위해 행동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런데 그의 등장만으로 모두가 빠져들어가는 인물 펠센버그는 연설 하나로 전쟁의 위기에 놓인 동서방의 세계를 평화로 이끌어낸다. 그 후 펠센버그는 유럽을 넘어 세계의 대통령이 되고 신이 아닌 인간인 그를 신격화하고 의례를 만들어낸다.

펠센버그와 외모가 닮았지만 가톨릭 사제인 퍼시는 무너져가는 가톨릭을 세우기 위해서 새로운 교회공동체를 설립해야 할 것을 역설하는데 그런 그를 교황은 로마로 불러들인다. 퍼시 신부의 제안대로 가톨릭교회는 쇄신을 꿈꾸지만 종교적인 탄압은 거세어지고 그 와중에 과격한 가톨릭교도들의 폭탄테러 계획을 빌미로 오히려 로마가 폭격을 당해 결국 가톨릭 교회는 무너지고 그 속에서 살아남은 퍼시 신부는 가톨릭의 교계를 잇는 교황이 되어...

결말을 이야기하기에는 이 책의 내용을 너무 단순화시켜버리는 것 같아 더 이상 언급하기가 어렵다. 양분화된 두 세계의 모습과 그 세계를 이어주듯 정치가인 브랜드 부부가 나오는데 무신론자이면서 그리스도 신앙을 무시할 수 없는 메이블의 죽음에 대한 선택은 그 자체가 옳은 것인가에 대한 물음보다 왜 그녀가 그런 선택을 해야했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한 대답을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소소한 부분일지 모르겠지만 메이블과의 만남 후 깊은 생각에 빠지는 배교자 프랜시스의 모습에서도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잠시 생각해보게 되는 것은 내가 가톨릭 신자이기 때문일까.

 

세상의 끝,에서 새로운 세상의 시작을 본다. 어느 한 명의 인간에 의해 모두가 개성을 잃고, 하나된 세계를 말하지만 그것은 더이상 공동체가 아닌 일원화된 집단일뿐임을 깨닫게 되는 것 역시 새로운 시작일 것이다.

세계가 파괴되어가고 있지만 거룩한 미사성제가 거행되고 성경의 은유와 교회를 파괴하기 위한 폭격의 모습이 환상처럼 펼쳐지며 세상의 끝을 이야기하고 있는 그 의미에 대해서도, 왜 프란치스코 교종이 이 책을 추천했는가에 대해서도... 자꾸만 많아지는 생각들을 더 깊이있게 담아야겠다. 이것 역시 끝의 시작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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