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나는 그전의 수사에서 기본적인 것을 소홀히 했었던전과가 있었다. 포르노 동영상이라는 눈에 보이는 자극적인증거에만 몰두해 정작 피해자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지인을 곁에 두었는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눈을 돌리고 있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그동안의 선입견은 모두 버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한때 세상에 존재했던 은애라는 여자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보도록하자.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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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유럽 - 도시와 공간,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여행
조성관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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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자주, 많이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쉽게 갈 수 없다고 생각하니 더욱더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실제로 여행을 가는 것이 안되니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방구석 여행을 다니고 있는데 나 역시 방구석 여행의 한 방편으로 여행서를 찾기 시작했다. 아니, 물론 예전에도 여행 에세이는 많이 읽었지만 '언젠가 유럽'은 말 그대로 나도 언젠가 그들처럼 여행을 갈 수 있으리라는 미래의 희망을 갖고 펜과 노트를 준비하고 책을 펼쳐들었다. 그런데 이 책은 내가 기대했던 그런 책은 아니었다. 유럽의 멋진 풍경이나 건축물같은 문화유산만 생각했었는데 그저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만을 찾아 떠나는 여행서가 아니었다.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은 이제 진리처럼 되어버렸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에는 파리, 빈, 프라하, 런던, 베를린, 라이프치히의 6도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각 도시에서 이야기의 시작은 우리에게 친숙한 영화이야기로 시작하여 그 도시가 갖는 역사적인 의의와 시대, 문화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내가 가보지 못한 곳들이어서 다만 상상으로 유럽의 도시를 걸어본다. 오래 전 예술가들과 지성인들이 거닐었던 거리를 걸어보는 느낌은 어떨까.

특히 베를린에서의 느낌은 다를 것 같다. 책이나 방송을 통해서만 봤던 홀로코스트의 기념물 기둥을 돌아보는 느낌은 베를린 천사의 시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던 천사의 시선과 많이 다를까 싶기도 하고.

언젠가 런던에 가면 베이커 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파리에 가면 예술가들이 드나들었다는 까페에서 차 한잔을 마셔볼 생각은 해봤지만 정작 그들의 사상이나 문화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정말 느리게 여행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오래전에 가족여행을 가면서 신부님을 통해 성지순례를 갔을 때 관광지보다는 성지를 둘러보며 단체여행이었다면 가보지 못했을 곳에서 천천히 순례자와 같은 마음으로 여행을 했었는데 그 기억이 정말 좋았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이 책은 문화예술 여행으로, 나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둘러보며 여행을 하기 위한 도움책으로 좋은 책이다. -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을 실감하는 만큼 여행전에 더 많은 것을 알아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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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여성들의 미술사
김선지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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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여성들의 미술사, 라고 했을 때 먼저 떠올렸던 것은 게릴라걸스였다. 여성이 미술관에 들어가려면 발가벗어야 하는가, 라는 문제제기는 정말 놀라웠었고 그 물음 하나만으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었다. 아니나다를까 이 책의 저자 역시 작가의 말에서 바로 게릴라걸스의 그 이야기를 인용하고 있다.

그런데 게릴라걸스의 물음은 이미 삼십년도 더 전에 시작된 것이었는데 현재 우리에게 그 물음이 똑같은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더 충격적이다. 나 역시 여성미술가들에 대해 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이 책을 읽다보니 모르는 여성미술가들이 너무나 많았다. 여성에 대한 비하로 인해 남자의 이름으로 작품을 판매하고, 아버지나 스승의 이름으로 발표되는 작품들도 많았고 새로운 화풍을 시도하고 당대의 미술계에 혁명적인 그림을 그려낸 여성 화가들의 역할 자체가 인정되지 않았던 일화들도 많았다.

 

사실 책을 읽으며 이들의 이야기가 굳이 '싸우는 여성들'의 세계사,라고 할만한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글을 읽을수록 느낌이 달라졌다. 지금도 '여성'이라고 하면 좀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근현대뿐 아니라 중세까지 거슬러 올라가 당시의 시대 상황을 생각한다면 '싸우는 여성들'에 담겨있는 의미가 무엇인지 더 깊게 다가온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유일하게 알고 있었던 화가는 아르테미아 젠텔리스키 뿐이었고 수잔 발라동의 이름은 그 동료 화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들어보기만 했었다. 프란츠 할스의 그림은 너무 낯이 익은데 그의 그림으로 알려진 많은 작품들이 현재는 유디트 레이스테르의 작품으로 판명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읽을 때는 내가 정말 너무 많은 여성화가들을 전혀 모르고 있었음을 실감했다.

특히 3부에서 언급하고 있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 여성들의 작품 이야기는 놀라움과 감탄 그 자체다. 종이오리기 작품이라는 것이 가장 놀라웠는데 펜화처럼 보이는 작품이 정말 종이로 오렸나? 라는 의심이 들만큼 정교한데 사진이 아니라 실물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정체를 숨겨야 했던 여성들이 미술사에 있어 더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새삼 인식하게 되었는데 더 많은 여성예술가들의 자신의 이름과 작품을 찾을 수 있기를.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관심도 한몫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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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기죽지 않는 쓸만한 영어 : 문제해결 필수 배틀회화 - 27만 구독자가 선택한 100% 현실 영어 미국에서 기죽지 않는 쓸만한 영어 3
Sophie Ban(소피반) 지음 / 시대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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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살 일이 없으니 굳이 미국에서 기죽지 않는 영어를 배울 이유는 없다며 어떤 책인지 관심을 갖지 않았었는데 우연찮게 책의 목차를 살펴보게 되어 급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건 기죽지 않는 수준이 아니라 부당하게 차별받지 않기 위해, 내가 당당하게 찾을 권리를 위해서라도 알아야 하는 표현들이 가득인 것이 아닌가.

 

영어로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한 목적이 이 책으로 영어표현을 배우는 것인데 내게는 영어표현을 배우기 이전에 그 내용들이 더 먼저 다가왔다. 미국에서뿐만이 아니라 여행을 다니면서 비행기를 타고 숙소를 찾아 에어비앤비나 호텔에서 일어날 수 있을만한 에피소드, 식당이나 가게를 이용하면서 받는 부당한 대우에 당당하게 항의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것이다. 오래전에 외국항공을 이용할 때 승무원이 은근히 동양인인 우리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 본인 실수로 내게 물을 엎지른 후 무릎까지 끓으며 내 옷을 닦아주는 태도를 보며 그저 괜찮다며 말없이 있었는데 불친절함에 대한 항의를 해 본다는 생각은 전혀 못했었다. 이 책에는 직원의 불친절함뿐만 아니라 동양인 비하에 대응하는 방법도 나와있다. 물론 그런일을 당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겠지만.

 

이 책의 구조는 단지 영어표현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문화엿보기를 통해 시스템이나 특징, 숙지하고 주의해야할 점들을 먼저 정리해주고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영어 회화가 나온다. 하나의 미션에 6-8개의 실제상황이 예시로 나오고 끝에는 프리뷰와 프래티스로 익힌 영어표현을 정리하여 제대로 알고 있는지 확인 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 책만으로는 아주 좋다, 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는데 이 교재의 MP3를 다운로드 할 수 있고 6월 29일부터 이 책의 저자 소피 반의 유튜브에서 배틀회화 동영상 강의가 시작되어 실용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십여분정도 되는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한 장면씩 표현을 익히면 문제해결에 필요한 필수배틀 영어회화가 가능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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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이나 활을 쓰는 법, 말을 타고 낙타를 모는 방법을 문자로 기록해놓으면, 어리석은 자들이 곳간에 고기가 쟁여 있는줄 알고 더 이상 익히려 하지 않아서, 몸은 나른해지고 마음은 헛것에 들떠, 건더기가 빠져나간 세상은 휑하니 비게 되고 그 위에 말의 껍데기가 쌓여 가랑잎처럼 불려가니, 인간의 총기는 시들고 세상은 다리 힘이 빠져서 주저앉는 것이라고 목왕은 말했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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