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서 배운 교훈은 우리 삶의 다른 영역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다. 다음 장에서 보겠지만, 신문 헤드라인에서 눈길을 끄는 수치나 광고가 그럴듯하게 내세우는 주장이나 친구와 동료를 통해 전해시는 이야기는 일단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는 게 좋다. 사실, 수치 조작에 누군가의 기득권이 달려 있는 분야(수치들이 등장하는 분야라면 거의 다)에서는 일방적인 주장에 맞닥뜨릴 때 일단 의심을 품어야 하며 더 상세한 설명을 요구해야 한다. 수치의 진실성을 자신하는 사람이라면 기꺼이 그것을 제공하려 할 것이다. 수학과 통계학은 이해하기 어려운데, 심지어 잘 훈련받은 수학자도 다를 바가 없다. 이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푸앵카레 같은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라. 유능한 수학자라면 누구나 기꺼이 도움을 주려고 할 것이다. 더 중요하게는, 누가 우리 앞에서 수학적 연막을 피우기 전에 그 상황에서 과연 수학이 적절한 도구인지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계량화가 가능한 형태의 증거가 점점 늘어나는 현실에서 수학적 논증이 현대 사법 제도의 일부 영역에서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나쁜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수학이 사법제도를 방해하는 도구가 되어 무고한 사람의 생계와 극단적인 경우에는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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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가 다한 요리 - 셰프만 알고 있는 토마토 비밀 레시피 33
김봉경 지음 / 이덴슬리벨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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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가 좋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토마토가 빨갛게 익을수록 의사의 얼굴은 파랗게 질린다,라는 말에서 여실히 느껴지지만 사실 그냥 건강식으로 좋다는 것 이상은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뜻밖에 이 책을 보니 토마토가 폐에 좋다고 한다. 폐수술을 하기도 했지만 체질상 폐가 제일 약하다고 하는데 의외의 사실을 알게 되어 좋다. 그뿐인가. 토마토는 열량이 낮아 과체중인 내가 살을 빼는데도 도움이 되고 토마토에 들어있는 구연산은 청량효과가 있어 우울함을 날려주고 기분전환에 좋다고 한다. 갈증해소와 식욕을 돋우기도 하며, 비타민도 풍부하고 철분, 무기질도 함유하고 있다. 이건 정말 종합 영양제가 아닌가. 무엇보다 항암에 좋다고 한다. 칼륨이 많아 나트륨 배출에도 좋아 저염식을 해야하는 사람에게는 필수일 듯 하다. 그러고보니 신장이 하나뿐이라 저염식을 해야하고 고혈압을 조심해야하며 폐건강을 위해 운동하고 암에 걸리지 않게 조심해야하는 내게 최고의 식품이 바로 토마토였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집에 있으면 가끔 먹기는 했지만 토마토보다는 다른 과일을 더 좋아했었는데 3년전 수술한 이후에 식단 조절을 위해 컬러토마토를 먹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토마토가 좋아지기 시작한것이 다행이었구나.


아무튼 이렇게 좋은 토마토를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요리를 해서 먹는다면 더 다양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지않을까. '토마토가 다한 요리'는 그래서 무척 기대되는 책이다. 전체적인 내용을 보기 전에 펼쳐 본 목차에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토마토 고추장, 구운가지와 선드라이 토마토, 영양부추 한입 토마토 김치였다. 토마토 고추장은 메줏가루를 넣는것이라 당장 만들어볼수는 없지만 선드라이 토마토는 만들어서 구운가지와 같이 먹어보고 싶다. 가지가 제철인 여름에는 밥대신 가지를 구워먹기도 하고 가지를 푹 익혀서 비빔밥에 넣어 먹기도 하는데 가지의 단맛이 밥을 더 맛있게 해 준다. 여기에 토마토를 더하면 별다른 재료 없이도 입맛없는 여름철을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토마토가 제철인 여름에는 항상 토마토가 놓여있어서 카레를 만들거나 찌개를 만들때 맛없거나 껍질이 두꺼워 그냥 먹기 좋지않은 토마토를 썰어서 그냥 툭툭 넣어봤었는데 그리 나쁘지 않아서 지금은 일부러 토마토를 많이 넣는다. 이 책을 보니 글루타민산이 감칠맛을 내는데 잘 익은 토마토 100g에 글루타민산이 300mg이 들어있어 토마토 하나만으로도 화학조미료 같은 풍부한 맛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영양이 많은 녀석이 맛까지 좋게 한다니.   


그저 막연하게 토마토가 좋은 채소다,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영양학적으로 좋은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있어서 좋은데다 다양한 요리로 토마토를 먹을 수 있는 레시피가 담겨있어서 계속 이 책을 애용하게 될 것 같다.

토마토가 한창 제철이었을 때 이 책을 봤다면 날마다 토마토 요리를 시도해봤을지도 모르겠다. 토마토의 영양은 그냥 먹어도 좋지만 열을 가하면 흡수율이 더 좋아진다고 하니 이젠 토마토소스를 만들어 먹어봐야겠다. 토마토만으로 소스를 만들어 볼 생각은 못하고 시제품을 사와서 거기에 토마토를 더 넣어 짠맛을 줄여 먹는 방법밖에는 몰랐었는데 말이다. 토마토를 좋아한다면 당연하고, 혹시 토마토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또 토마토가 다한 요리를 이용해 몸에 좋은 토마토를 먹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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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더 나은 반쪽 - 여성의 유전학적 우월성에 대하여
샤론 모알렘 지음, 이규원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여성과 남성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하는데 이 책에서의 접근 방식은 좀 다르게 느껴졌다. 오랜 관습에 의해 남성의 우월함과 여성의 비하가 당연시되어오다가 조금씩 그런 인식이 바뀌어가고는 있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부분에서 여전히 차별적인 부분들이 만연하다. 이 책에 있는 내용 하나를 단적으로 꺼내어보자면 임상연구에서 성별이 고려되기 시작한 것도 1990년대, 수면제인 엠비엔(졸피뎀)을 처방할때도 성별이 고려되지 않았었지만 여성이 남성보다 그 효과에 민감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고 2013년에야 미국식품의약국은 성별에 따라 졸피뎀의 투여량이 달라야 한다고 인정했다고 한다. 새삼스럽게 21세기에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 여자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여성의 유전학적 우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조금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학창시절에 염색체를 헷갈려했는데 여성의 유전학적 우월성의 시작점이 같은 염색체인 XX 라는 걸 떠올리면 이제 다시는 헷갈리지 않을 것 같다. 좀 무식한 비유같긴 하지만 신장이 하나인 것보다 두개 있어서 한쪽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하나가 내 몸을 살리는 것처럼 X염색체가 두개 있어서 여분의 X염색체가 부상에서의 회복력도 더 빠르게 한다. 

면역력도 여성이 더 우월할뿐만 아니라 유전적 변이에 대해서도 X염색체가 더 취약하기때문에 X염색체가 하나뿐인 남성이 색맹, 자폐나 지적장애가 될 위험이 더 크다. X염색체가 더 취약하면 두개인 여성이 더 위험한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잠깐 했는데 그에 대한 답은 바로 책에 적혀있다. "XY 남성은 유전학적 선택지와 세포 간 협력 모두가 결여되어 있어, 굉장히 많은 유형의 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여성은 이러한 질환을 남성만큼 흔하게 경험하지 않는다. 강건한 유전학적 자질을 갖춘 덕분에 더 나은 유전학적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105)


연구결과를 찾아보지 않아도 실생활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확실히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생존하고 기후변화같은 환경의 변화에도 더 오래 견디며 살아갈 수 있다. 이런 여성은 오히려 건강함으로 인해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많다. 얼마전 이슈가 되었던 건강한 고등학생이 급성폐렴으로 사망한 사건이 자가면역에 대한 이해를 더 높일 수 있었다. 자가면역질환의 위험이 남성보다 크다고 해서 여성이 모두 면역에 취약하지는 않다. 처음에 언급했듯이 기본적으로 여성의 면역력이 남성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유전학적인 설명과 의학적인 용어 등등, 이 책의 내용이 어렵지 않을까 했지만 내용의 서술 자체가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사례들을 통해 쉽게 설명하듯이 되어 있어서 생각보다는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저자의 주장은 단순히 유전학적으로 여성의 우월성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 모든 사실에도 불구하고 유전학적 남성은 함부로 버릴만한 성별이 아니다. 우리가 번식하고 번창하기 위해 양성이 모두 필요하다는 것은 명백하다. 하지만 유전학적으로 말해서 더 나은 반쪽으로 진화한 것은 여성이다. 이러한 사실을 더 빨리 받아들이고 연구와 의료의 방식을 더 신속하게 조정할수록 우리 모두는 더 나아질 것이다."(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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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 숨긴 목사부부, 이후 그들이 다녀간 곳에서 확진자 발생.
그 탄산온천은 어머니 모시고 주말이면 가던 곳이다. 관광객도 많지만 일부러 그곳을 찾는 어르신들이 많은 곳인데.

지역감염자가 확산이 없다고 그나마 안심하고 다녔는데 이젠 병원에 가는것도 걱정된다.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감기처럼 지나가는 거, 아니냐는 코로나에 대한 가벼운 인식들. 그래서 난 괜찮을거야라는 인식이 더 강해서 그런지 요즘 너무 심한 규제가 있는거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코로나에 걸리고 완치 후 심각한 후유증에 대한 데이타는 본적이 없는지. 그리고 본인은 괜찮다고해도 그로인해 2차,3차 감염이 퍼지면 치명적일수있는 기저질환자는 죽을수있는데, 그걸 신경쓰지 않는다는건 강한자만 살아남을수밖에 없지않냐는 이기주의의 발로같은 느낌이다. 자신은 죽어도 좋다며 대면예배를 강행하는 개신교회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이다.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해야하는 교회가 인간들이 세운 종교예식에 목매고있는게 이해가되지않는다. 전공의들이 밥그릇지키기 파업을 한다고 인식하는것처럼 주일헌금을 걷기위한 예배강행이라는 인식뿐이다. 주일예배 빠졌다고 배교자라하지는 않을텐데? ㅡ굳이 이렇게 비교하는 이유는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가장 큰 줄기는 그거아니겠냐는것이다.

나는 두달전에 폐수술을 했다. 코로나에 취약하다는 폐 기저질환자인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그냥 활보하고 다닐때 나 스스로 알아서 더 조심할수밖에 없다. 하지만 폐수술전에도 방역마스크를 하면 숨쉬기가 쉽지않았는데 지금은 천마스크를 하고도 편하지는 않다. 관광객이 있을것같은 곳에는 절대 가지않...으면 좋겠지만 그건 집에 갇혀 살라는 이야기다. 공항버스를 타야 출근하고, 걸어가는 길에도 관광지, 맛집이 산재해있다.
난 괜찮으니까, 라는 생각으로 활보하는 이들을 피해 기저질환자는 숨어있어야하는 약자가 되는것이 당연한 것인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시대에도 약자들에 대한 차별은 여전하지만 그걸 인식하지못하고 있다는 건...

방역을 철저히하고 개인위생을 잘 지키면 괜찮을꺼라고 한다. 겨울에 독감이 유행할때 나는 되도록 푹 쉬고 손 잘씻고 필요없이 다니지 않아서 감기를 잘 피해간다. 그런데도 가끔은 감기에 걸린다. 그렇다고 어쩔수없어,가 아니라 최선의 노력은 계속한다.
전염성이 더 강한 코로나에 대처하는 방법중 하나는 대면접촉을 줄이는 것이다. 잠잠해져가던 코로나가 급확산세로 돌아버린 이유, 이정도는 괜찮겠지. 나는 괜찮으니까... 뭐 그런것때문이 아닌가.
정말 모두의 바람대로 일상으로의 복귀,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라면 깜깜이 확산을 막기위해 노력해야하는거 아닌지.

답답하다. 월급쟁이인 나는 생계걱정이 없지만 주위를 보면 정말 답답해진다. 많은 도민들이 관광객이 안왔으면 하지만 그들의 지출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의 마음은 어떨까. 그저 안타까울뿐이다.
부디 제발. 국가방역지침을 좀 지켜서 코로나 확산을 줄이고 모두가 힘을 내보는 계절을 맞이하기를.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수는 없겠지만 팬데믹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가는 슬기로운 인류가 될수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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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31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01 0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최근 출판된 보이지않는 여자들,에 담긴 내용과 맞물릴 수 있을것같다.
이건 흥미 이전에 명백히 의식해야할 차이와 차별.


비교적 최근에 들어서야 임상연구에서 성별이 고려되기 시작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도 신약허가신청(신약승인에의 길고 고된여정의 첫 번째 단계)을 위한 연구에서 여성이 임상시험에 포함되기는 했지만 대체로 적은 인원밖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1993년에 미국 국립보건원은 자금 지원을 받는 임상연구에 여성을 포함시킬 것을 의무화했다. 임상시험의 여성 포함 문제를 다룬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약 18만5,000명의 임상시험 참가자를 검토한 결과 여성의 과소 참여는 그리 눈에 띄지 않았다. 좋은 소식이다. 이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한 걸음이다. 그러나 앞서 이루어진 의학 연구 대부분이 성별에 따른 차이를 근본적으로 무시했기 때문에 개선해야 할 점이 여전히 많다. - P193

임상시험에 여성이 포함되었을지라도 모든 연구에서 성별과 젠더에 따른 약물 및 치료 경과의 차이가 충분히 다루어지고 있지는않다. 예를 들어 미국 식품의약국의 신약허가신청 내역을 살펴보면성별에 따른 권장 투여량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약물이 남녀에 따라 서로 다르게 대사되고 배출되는데도 그렇다.
알코올을 예로 들어보자. 에탄올은 세계적으로 매우 많이 소비되는 기분전환용 약물 중 하나다. 그리고 평균적으로 여성의 알코올 대사속도는 남성보다 느리다. 이는 여성은 술을 마실 때마다 남성에 비해 알코올 섭취의 부작용을 더 많이 겪으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성별에 따라 약물대사가 다르게 이루어지는 예는 그 외에도 많이 있다. 나는 의사 수련을 받을 때 수면제인 앰비엔 Ambien(졸피뎀)을 여성과 남성에게 동일한 용량으로 처방하라고 배웠다. 하지만 왜 성별에 따라 복용량을 달리해야 했는가?
이 경우 복용량을 구별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여러 해 동안 수많은 처방전이 발급되고 나서야 여성은 남성보다 졸피뎀의 졸리게 하는 효과에 더 민감하다는 보고가 나오기시작했다. 결국 졸피뎀의 안전성 검토가 이루어졌다. 아무도 그러한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2013년 4월에 미국 식품의약국은 졸피뎀의 투여량이 성별에 따라 달라야 한다고 인정했다.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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