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서양미술 인문여행 시리즈 14
샤를 블랑 지음, 정철 옮김, 하진희 감수 / 인문산책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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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감상을 하는데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아는만큼 보인다고, 미술작품에 대해 더 많은 이해를 하고 있다면 평범해 보여 그냥 지나치게 되는 그림도 다시 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행을 가서 루브르 박물관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 사람들이 별로 없는 입구쪽으로 가이드를 따라 들어가는데 그때 처음으로 장 드 봉의 초상화를 봤는데 루브르의 작품 안내 지도를 보면 그 초상화가 무려 1번으로 되어있다.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 뭔가 특별한 것은 모르겠는데 당시 안내해주신 분이 정면 초상화의 입체적인 표현이 회화 역사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을 해주었던 기억이 난다. 미술 감상이라는 것은 나의 느낌대로, 라는 것도 맞는 말이라 생각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처럼 미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알고 보는 것도 또 하나의 감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교양 서양 미술'은 '마침내 발견한 회화의 문법'이라는 부제처럼 나 개인의 감상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회화 작품을 보는 방법에 대한 글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은 회화가 어떻게 독립적인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탄생하고 발전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회화를 감상할 때 고려해서 봐야하는 부분들, 그러니까 그림이 보여주는 의미나 상징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측면의  구상이나 통일성, 원근법 같은 구도에 대한 부분 그리고 빛이나 명암, 색상 등에 대한 색조표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으로 그림을 보는 관점을 설명하고 있다. 지금까지 화가 중심이나 시대의 흐름에 맞는 회화 사조에 대한 책을 주로 읽다가 그림의 기술적인 측면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 회화 작품을 보여주고 있는 책을 읽고 있으려니 뭔가 어색한 느낌이었지만 나름 지금까지의 그림을 색다른 관점에서 보게 되니 흥미롭기는 하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회화에 대한 설명이 그리 재미있지는 않다. 아마도 눈으로 보면서 마음이 즐겁가나 위안이 된다면 그것이 훌륭한 작품이다, 라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잘 그린 그림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감상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잘 표현해 낸 것이 포함된다는 생각이 든다. 


"예술은 자연을 모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모방된 자연을 통해서 인간의 영혼을 표현하기 위해 상상된 것이다"(339)라는 문장이 모든 것을 다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한번쯤 깊게 음미해보게 된다. 

책을 읽고 나니 신화의 이야기로 현실의 정치, 사상, 문화를 담아낸 그림이나 순간의 인상을 담아내려 한 그림이나 추상적인 생각을 화가의 시선으로 담아내려 한 그림이거나 혹은 감자를 먹는 사람들을 그렸던 고흐의 시선... 정말 여러 화가와 그림들이 떠오르는데 나는 어느 정도의 교양을 쌓고 있는 것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몬드리안의 비율도 모르고 색의 조화도 잘 모르기는 하지만 눈의 즐거움을 깨닫게 된다면 마음의 즐거움이 따라가게 되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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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0-10-09 0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미술 작품일 수도 있지만, 아름다움을 보는 눈은 모든 사람에게 이미 주어져있다고 생각해서,제 생각에도 나름대로 나름의 아름을 즐기면 될 것 같다고 생각해요 ^^
 
말의 선물
와카마쓰 에이스케 지음, 송태욱 옮김 / 교유서가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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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은 다른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분명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데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만 생각해보니 어쩌면 말과 글이라는 것이 내 안에서 그냥 던져지는 것이 아니라 형상화되지 않은 생각들을 타인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니 다른 듯 같고 같은 듯 다른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에세이, 라는 생각이 드는 글을 읽을 때 느끼는 것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전하고자하는 의미를 깔끔하게 정리해 그 주제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말의 선물, 역시 그랬다. 다만 내 느낌을 적어내려가는 것이 우왕좌왕 쓸데없는 말이 길어지고 있어 부담일 뿐이다.


저자에 대해 아는 것 없이 그저 글을 쓰는 작가라고만 생각하며 글을 읽기 시작하다가 저자 자신의 이야기에 잠시 멈칫,했다. 오랜시간 직장생활을 한 저자의 체험은 누군가는 같은 경험을 공유할 수도 있을 것이고 나 또한 똑같지는 않지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그것을 짧은 글로 깊이를 보여주고 있어서 더 마음에 남는다. 나 역시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미움을 받더라도 타인에게 진솔한 이야기를 건넬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언젠가부터 내가 굳이 미움을 받으며 상대를 위한 조언을 해 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직장 내에서 그런 행위는 나를 고립시키고 모두를 적으로 돌리게 될 수 있음을 인식한 이후 더욱 그랬다. 그런데 저자는 오랜 시간이 흐른 후 타인의 진심을 깨닫고 그 관계를 더욱더 오랜 시간 갖게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생각해보니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원만한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진심을 알아주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떠올리게 된다.그러니 더욱 글 속에 빠져들게 된다. 말의 선물은 그냥 글을 읽는 것만이 아니라 글을 통해 전해지는 말 속에 나의 사유가 더해지며 그 의미를 되새겨보게 해 주고 있다. 그래서 짧게 쓰여진 글이지만 길게 읽는다.


"며칠 만에 읽을 수 있는 책을 1년에 걸쳐 읽거나, 하나의 말 앞에 멈춰 서도 좋다. 독서는 정신의 여행이기 때문이다. 읽기가 여행이라는 것을 안다면, 올바른 여행이란 존재하지 않듯이 '올바른 독서'라는 것도 없음을 금세 깨달을 것이다. 같은 곳을 가도 같은 여행이 없는 것처럼, 같은 책을 읽어도 같은 독서 경험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손에 들어야 하는 건 세상에 널리 알려진 책이 아니다. '나'만 읽어낼 수 있는 세계에 단 한 권뿐인 책이다."(124)


내가 제대로 글을 읽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지만 '나만 읽어낼 수 있는 세계에 단 한권뿐인 책'이라는 말에 조금은 위안을 가져본다. 저자의 아버지는 평소 책읽기를 좋아하셨는데 실명에 가까운 처지에서 책을 읽을 수 없는데도 책을 구입하셨다고 한다. 생활비가 넉넉한것도 아닌데 읽지 못하는 책을 구입하는 아버지를 어떻게 설득해야하는가에 대한 저자의 고민에 동료가 '읽을 수 없는 책은 읽을 수 있는 책보다 소중한지도 모르겠는걸'(60)하고 툭 내뱉었다고 한다.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은 읽을 수 없는 책을 살 때가 더 크지 않겠냐는 것,에 대한 깨달음은 세상 사물과의 관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고 한다. 

그 마음을 다 이해할수는 없지만 왠지 알 것 같기도 하다. 그 마음의 표현에 대해 나의 짧은 말로는 설명할수가 없다. 언젠가 지금 읽은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을 두고 다시 읽어보게 된다면 나의 또 다른 체험으로 좀 더 가까이 이해할 수 있게 될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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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수 없는 책은 읽을 수 있는 책보다 소중한지도 모르겠는걸

- P60

잃어버린 경험은 어떤 고통을 동반한다. 육체에도 그런 것처럼 고통은 거기에 치유되어야 하는 뭔가가 있음을 가르쳐준다.
고통은 적은 편이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고통을느끼는 일이 없으면 우리는 상처를 처치하려 하지 않는다.
눈앞에 있는 소중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인식할수 없게 되는 일도 있다.
평생 몇 번쯤은 경험해야 하는 삶의 고통은 우리에게 공포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인생의 길잡이일지도 모른다.
아플때 우리는 전례없이 진지하게 뭔가를 향해 기도하기 시작한다. 그럴 때, 어떻게 사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지는가를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 아닐까.


- P71

사람은 손에 든 것을 떨어뜨릴 때가 있다. 그러나 가슴에 있는것은, 설사 쓰러진다해도 우리 곁을 떠나는 일이 없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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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단칠 때는 칭찬할 때보다 훨씬 더한 열정과 애정이 필요하다는 게, 뭔가 감춰진 진실이 드러나듯 이해되었던 것이다.
진심으로 야단치려면 상대를 자세히 봐야 한다. 그 사람의 행동을 그 사람 자신보다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사람은 싫어하는 걸 계속 보지는 않는다. 거기에 시간을 할애하지도 않는다.
일을 할 때의 애정은 우선 그 사람과의 대화에 시간을 함애하는 데서 시작된다. 가장 냉담한 것은, 그 사람에게 큰 문제가 다가오는 걸 알면서도 말해주지 않는 일일 것이다. 그러면 그 사람은 잠시 후 크고 깊은 구덩이로 떨어진다.
그런 소박한 사실을 깨닫고 보니, 상사가 내게 쏟은 것은분노가 아니라 아주 깊은 관심이었음을 금방 알 수 있었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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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이제 귤이 익어가는 중.
지난주에 밭에 풀베러 간다고해서 따라갔다. 물론 나는 일하지않고 동네 한바퀴 돌면서 운동하러.

귤이 작년보다 많이 열렸나 싶기도한데 옆밭을 보니 우리꺼는 많이 열렸다고 하기엔..
아무튼 언니님께서 제초제를 안쓰고 농사지으려니 봄에도, 여름 땡볕에도, 선선한 가을이 되어도 주구장창 풀베기를 하고 있다.
약을 안치니 귤이 작고 못생겼지만 맛은 좋으니!

코로나로 알바도 짤리고 수입이 제로인 언니님께서 그나마 올해 귤이 잘되어 귤값 수입이라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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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7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20-09-29 09:02   좋아요 0 | URL
네. 모양은 못나보여도 맛은 엄청 좋아요 ^^
귤피도 쓸수있어 좋고요 ㅎ

바람돌이 2020-09-27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귤~~~
예전에 치카님네 귤 진짜 맛있게 잘 먹었었는데 올해도 판매하시죠. ㅎㅎ

chika 2020-09-29 09:05   좋아요 0 | URL
맛보신분들이 또 주문해주실만큼 맛있...ㅋ
언니님이 정성을 들이는거라 잘 여물어서 맛있는귤이 좋은가격에 판매되면 좋겠어요 ㅎ

jib0332 2020-10-12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귤수확할 아줌마 구하시나요?

jib0332 2020-10-12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는 인천사람인데 혹 손이 필요하면 일해보고싶어요

jib0332 2020-10-12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는 49세여자입니다

jib0332 2020-10-12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ib0332@naver.com 로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