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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세상은 언제나 곁에 있어 - 외톨이 고양이 부부치요의 영수증 그림일기
부부치요 지음, 이은혜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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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앞날이 행복으로 가득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책의 마지막 글을 읽고 있으려니 정말 앞날이 행복으로 가득할 것 같았어요. 책 제목처럼 '따뜻한 세상은 언제나 곁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있으면 무조건 행복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당연하다는 듯 떠오릅니다.


이 책은 '내 인생은 끝났다'며 체념속에 살아가다가 어느 날 까페에 들려 영수증을 받아들고 그 뒤에 자신의 일상을 글과 그림으로 남겨 트윗에 올리기 시작하면서 탄생하게 되었다네요. 별것 아니라 생각하며 글을 썼지만 진심은 통하는 법이니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좀 기운없어 보이는 고양이 그림에 자신감없는 글들인걸까, 싶었지만 한편한편 읽다보면 삶의 체험속에서 지혜로움이 느껴지게 되면서 왜 많은 사람들이 부부치요의 그림일기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일이 없으면 없는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일이 많으면 또 일이 많아서 여유가 없이 스트레스를 받고 남의 눈치를 보면서 지내느라 스트레스를 받고 하고싶지 않은 것들에 대해 쉽게 거절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고... 이런 많은 스트레스들을 꾸역꾸역 참아내고 견디어내고 있는 것이 잘하는 일일까, 라는 마음은 누구나 다 갖고 있을 거예요. 그런데 언제 그런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까요?

부부치요는 오랫동안 차고 있던 시계이 줄이 끊어지니 새로운 시곗줄로 바꿔주면서 이제 그만 견뎌내도 좋다,라고 말을 하고 있어요. 참고 견디는 것만이 좋은 것, 착한 것, 훌륭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행복해지기로 마음먹는다면 실상 많은 것들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것에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깨달음도 얻게 되었어요. 비가 내리는 태풍 날씨에 문을 연 까페가 있어 반가운데 또 까페 주인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 것 같은 날에 찾아 와 준 손님이 반갑듯이 관점과 입장을 바꿔주면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한 존재가 되는 것을 깨닫는 것도 좋았어요. 


"행복은 행동하는 사람의 몫"이라는 건 부부치요가 차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멋진 공간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데, 그렇듯 조금만 움직이면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행복이 별건가요,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돼요.

자신의 소중함과 존재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외톨이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또 다른 부부치요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뭔가 긍정적이고 풍요로움으로 가득차는 느낌이 들어요. 


"가끔, 어쩌면 항상 잊어버리는 사실 : 자전거 타다가 문득, 여기에서 멈출지, 앞으로 계속 나아갈지, 방향을 틀지를 전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108)


"당신의 앞날이 행복으로 가득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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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갱은 셋 세라 명랑한 갱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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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갱, 시리즈를 내가 다 읽었던가? 기억이 없다. 이사카 코타로의 글이라고 했다면 읽었겠지, 라 생각하고 싶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좋아하는 작가의 책은 읽는 것이 아니라 일단 사재기를 하고 집에 있는 책 중에 골라 읽는 것이기에 뚜렷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이 시리즈의 전작이 기억나지 않는다해도 이 책을 읽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이사카 코타로의 글을 읽으려면 한 권의 책 안 담겨있는 단편소설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지만 이 소설은 단편구성이 아니어서 시리즈의 첫번째가 아니라거나 전작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뒤로 밀어둘 필요는 없다. 물론 4인조 은행강도의 뜬금없는 등장이 뭔가 싶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멋지게(?) 은행 강도에 성공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과감하고 신속하게 은행을 털고 온갖 cctv와 추적을 따올리며 도주에 성공한 4인조 은행 털이범들은 나날이 힘들어지는 은행 강도가 본업은 아니다. 하지만 은행강도가 주인공이라는 설정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 이 부분은 저자도 인정하듯이 뭔가 설정을 바꿔보고자 했지만 그냥 뭐 어때, 라는 심정으로그냥 뒀다고 한다. 이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뒤로 하고 이야기로 넘어가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남는다.


은행 털이에 성공을 한 4인조는 유키코의 아들 신이치가 일하고 있는 호텔에 참관수업을 하는 부모의 심정으로 찾아가 차를 마시며 신이치를 눈여겨본다. 그런데 그곳에서 뜻하지 않게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예의없이 무례한 손님을 보고 그의 정체가 궁금해진 구온은 그의 카드지갑을 훔쳐내어 그가 히지리라는 기자임을 알게 되지만 호텔에서의 도난사건이 그곳에서 일하는 신이치에게 안좋은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카드지갑을 돌려주려 한다. 히지리가 묵고 있는 방호수를 알아내고 그를 찾아가는데 뜻하지 않게 그 방에서 뛰쳐나오는 복면사내와 마주치게 되는데...


이야기는 긴급하게 진행되지 않지만 글읽기는 마구 달려가듯이 책장을 넘기게 된다. 이야기가 어디로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기 때문에 궁금증이 단숨에 책을 읽게 만드는 것이다. 약간의 스포일러가 되는 글을 남겨본다면 4인조 은행강도가 휘말리게 되는 일련의 사건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 유명한 소설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는데 그 사건과 4인조와의 연결구조는 교묘하게 맞물리며 나름의 정의로움이 실현된다. 요즘 새롭게 시작하는 드라마 허쉬,에 다양한 인간군상처럼 정말 다양한 기자상이 나오는데 이 소설에서는 개쓰레기같은 기자의 모습이 나온다. 아이러니하게도 은행 강도는 예의와 배려를 하며 정의로움을 실현하고 진실을 전해야하는 기자는 교묘하게 소문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에 맞게 왜곡된 사실을 퍼뜨리며 많은 이들을 고통과 절망에 빠지게 해버린다. 이 소설에서는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하기도 하는데 그중에서 무엇보다 좋은 것은 구온의 동물 사랑이다. 동물에 대한 애정은 정말 사랑스럽지 않은가. 


이사카 코타로의 글은 늘 그렇듯 가벼운 듯 하면서도 그 안에 촌철살인의 핵심이 담겨있으며 쌩뚱맞고 어이없어 보이지만 나름의 논리정연함과 개연성을 담고 있어서 과하지 않은 재미가 있다. 그에 더해 그의 글은 결과가 예측되지 않는 접전의 운동경기를 관람하는 기분이 든다. 그러면서도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결말을 보면 마음이 개운해지고 좋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라고 셰익스피어가 말했다던가. 이사카 코타로의 글은 그래서 다 좋다,라고 할 수 있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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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12-20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부터 재밌어요!!👍

chika 2020-12-20 15:04   좋아요 0 | URL
북플이 제 댓글을 또 날려먹었네요 ㅠㅠ
암튼 이사카 코타로,는 재미보장입니다! ^^
 

좋은 사람이라는 표현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다. 마음이 넓은 사람, 친절한 사람, 선한 사람, 악인이 되지 못하는 사람, 팔방미인이나 체면을 차리는 사람이라는 뜻도 있다. 게다가 완벽하게 선한 사람은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유키코는 이렇게 말했다. "아마 그 아가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을 거야."
- P182

"조언입니까?"
"설마, 인간의 나쁜 부분은 타인에게 조언할 수 있다고믿는다는 점이야."
"재미있는 말을 하는군요. 벌레나 동물은 조언하지 않습니까?"
"페로몬으로 신호는 보내.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간은 말로 주고받으려 하잖아."
"말은 안 됩니까?"
"꼭 안 되는 건 아니지만, 말에는 논리와 감정이 들러붙어 있으니까. 솔직하게 미안하다고 사과할 상황인데 ‘내가왜 고개를 숙여야 하지‘라고 생각하면 말이 바뀌어. 그래서 잘 안풀리는 거야. 말은 머릿속 상사의 결재를 몇단계나 거쳐야 겨우 밖으로 나오는 거니까. 정직해질 수 없지. 페로몬처럼 솔직하게 밖으로 나온다면 알기 쉬울텐데."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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