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의 마음챙김 - 출근 불안증, 무력감, 좌절감을 씻는 사무실 명상법
리 와이스 지음, 김영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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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출근불안증, 무력감, 좌절감을 씻는 사무실 명상법'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이 책은 일을 하고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터에서의 마음챙김'이라는 제목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데 어떤 일을 하고 있든 최종적으로 모든 것은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라 생각을 하며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컸다. 사실 내가 하는 일에 대한 것보다는 관계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더 커서 스트레스와 무력감, 좌절감을 바꿀 수 있는 마음변화와 행동변화가 조금은 절실하게 필요했기 때문에 책을 받고 바로 펼쳐봤는데 내가 예상했던 내용이 아니라 당황스러웠다. 이런 당혹감에 잠시 책을 덮어두었다가 다시 펼쳐봤는데 문득 이 책을 십년쯤 전에 읽어봤다면 지금 나의 직장생활은 달라졌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얻으려고 했던 마음챙김이 아니라 책의 내용을 진지하게 읽게 되지는 않았지만 일을 하는 나의 마음,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목적의식 혹은 자긍심과 책임감 그리고 일을 통해 나 자신을 성장시키고 있는지 돌이켜보게 되기는 했다. 

오랜 직장생활을 하며 늘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해마다 바뀌는 규정들에 의해 구체적인 업무는 늘 바뀌었고 그에 대한 교육이 필요했기에 어느 정도의 긴장감과 새로운 내용을 숙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부분도 많고 직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처리해야하는 데이터량도 해마다 증가해 결코 쉽게 일을 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내가 가장 힘든 부분은 과중된 업무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 내게 가장 크게 다가오는 부분은 직장에서의 '관계'와 '동료의 무책임으로 인한 업무과중'인데 사람은 바뀌지 않을 것이고 이 상태로 일을 한다는 것은 당연히 스트레스 상황일뿐이라 그런 상황에서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한 마음챙김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그 어떤 책도 그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 역시 이 책을 읽은 효과일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때때로 우리는 지나치게 두려움에 익숙해진 채로 성장한다. 따라서 그것이 얼마나 우리를 뒤로 잡아끌고 있는지 깨닫지 못한다"(302)라고 말하며 두려움이 목록 시도하기를 요청하는데 '힘들어서 피하고 싶은 동료'를 떠올리게 되었다. 솔직히 내가 떠올리는 그 동료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동료들이 같이 일하기를 꺼리고 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힘들어하는 것은 '관계'보다 그 동료의 무능함과 무책임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들 그것때문에 그 동료와 프로젝트 진행을 꺼리는데 나는 어쩔 수 없이 관련된 일이 많아 한숨만 나온다. 그 동료와의 커피 한 잔이 문제가 아니라 그 동료의 업무능력향상과 책임감이 생기기 전에는 해결되지 않을 문제같아서이다.


그래도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내가 강렬히 느끼는 감정적인 부분들은 그저 관계로 인한 부정적인 감정인것뿐만이 아니라 '일'과 관련된 것이니 지금까지와는 다른 해결법을 찾고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은 그냥 그대로 인정을 해버리는 것이 지금 내 직장에서의 마음챙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감정을 감정적으로 폭발시키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나오게 하는 것, 어쩌면 이것이 내게 필요한 마음챙김 훈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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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디즈니 애니메이션 70주년 특별 에디션 고급 벨벳 양장본)
루이스 캐럴 지음, 디즈니 그림, 공민희 옮김, 양윤정 해설 / 아르누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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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에 내가 어렸을 때 읽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재미있는 책이 아니었다. 토끼가 시계를 보며 늦었다고 말을 하며 뛰어가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상한 나라는 뭔가 정리되지 않는 혼돈과 제멋대로의 모습이어서 전혀 재미있지 않았다. 주위 환경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것을 못견뎌하는 성향때문이었는지 말이 되지 않는 등장인물들의 막무가내는 도무지 이해할수가 없을뿐이고 그런 내용을 읽는 것은 정말 재미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성인이 되어 읽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어떨까 궁금했다. -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성인이 된 후 한번 읽어보기도 했었지만 그리 재미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그때도 역시 그냥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말도 안되는 억지모습만 봐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읽은 이 이야기책은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어버린 것이다.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탄생은 백오십여년이 되었고, 이 책은 그 기념이 아니라 디즈니 애니메이션 탄생 70주년 기념 특별에디션으로 기획되었다. 사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책 사이에 삽입되어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보는 것이기도 했는데 늘 까만 체셔고양이만을 떠올리던 내게 이렇게 화사한 줄무늬를 한 체셔고양이는 낯설다가도 금세 귀여워서 다시 보게 되는 매력이 있어 좋았다. 

그리고 본문의 주석이 어렵지 않고 간단하게 필요한 부분만 꼬집어 설명해주는 것도 좋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슬픈 이야기,는 tale과 tail의 발음이 같은 것을 이용한 언어유희 같은 내용이 예전에는 그냥 스쳤던 것들이지만 지금 새삼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예전과는 다르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엉망진창, 제멋대로인 이상한 나라의 캐릭터들이 이해되지 않았었지만 이제는 내가 왜 그렇게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재미없게 느껴졌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어린 시절에는 그저 이상한 나라의 판타지를 즐기고, 어른이 되어서는 부조리한 세상, 틀에 박힌 세상을 깰 수 있는 단단함을 갖고 이 책을 읽으면 훨씬 더 즐기며 앨리스의 모험을 따라다닐 수 있지 않을까.


"아, 세상에! 오늘은 도대체 무슨 날이람! 어제까지는 모든 것이 다 평범했는데, 하룻밤 사이에 내가 변한 걸까? 가만있자.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그대로였나? 살짝 달라진 것 같은 기분을 느낀것 같기도 한데, 하지만 내가 전과 같지 않다면 궁금해지네. 그럼 난 누구지? 아, 이건 정말 큰 수수께끼야!"(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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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세상에! 오늘은 도대체 무슨 날이람! 어제까지는 모든 것이 다 평범했는데, 하룻밤 사이에 내가 변한 걸까? 가만있자.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그대로였나? 살짝 달라진 것 같은 기분을 느낀것 같기도 한데, 하지만 내가 전과 같지 않다면 궁금해지네. 그럼 난 누구지? 아, 이건 정말 큰 수수께끼야!"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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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토마토의 과육은 만져보면 질감부터 다르다. 일반 토마토가 멥쌀로 만든 떡이라면, 이 토마토는 찹쌀떡 같은 느낌이다. 데쳐놓은 과육의 농밀함이 밤 양갱처럼 치밀해서, 맛도 질감도 특별했다. 이토마토를 조리하면서 나는 ‘이탈리아 요리는 이탈리아 밖에서는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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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6-12 1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동네 토마토 파스타들이 맛이 다른건 진짜 토마토 자체가 다른 것 같더라구요. 저도 이 책 보고싶어서 지금 찜해놨습니다. ^^

chika 2021-06-12 14:47   좋아요 0 | URL
지금 반정도 읽었어요. 볼로냐에 가고 싶네요. ㅎ
 
지속가능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 여행을 좋아하지만 더 이상 지구를 망치기 싫어서
홀리 터펜 지음, 배지혜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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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 이 책은 지구환경을 생각하고 지역의 경제를 살리는 공정여행을 떠올리게 하는데 조금 더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여행이야기를 하고 있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탄소발자국 줄이기에는 비행기를 타지 않는 것인데 3면이 바다로 - 실상 육로로 연결된 북한이 막혀있으니 우리는 비행기나 배를 타지 않고 먼거리로 여행을 떠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니 여행을 떠나지 말자, 라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해 여행가방을 싸는 것, 여행지에서 숙소를 구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걸어다니며 한곳을 느긋하게 여행하는 것,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을 피하고 성수기가 아닌 비수기에 관광지를 찾아가보는 것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여행을 떠나기 전 자세히 알아봐야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언급을 해준다. 비수기에 찾아갔다가 모든 편의시설이 문을 닫아버렸다면 여행 자체가 안될테니.


과잉관광이 되면서 유명관광지가 선주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많은 시설이 관광객들을 위한 기념품가게, 편이시설로 바뀌어버리고 호텔과 숙박시설로 이용되며 주민들의 집임대료가 비싸게 된다. 나 역시 베네치아에서 하루 관광을 했었는데 숙박료가 비싸 가까운 곳에서 1박을 하고 아침 일찍 베네치아로 들어가 저녁에 나왔었는데 마르코성당 광장에서 차 한 잔 마시고 밥값보다 더 많은 돈을 냈다는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런 여행이 아니라 베네치아의 골목을 누비며 섬의 아름다움과 주민들의 일상이 어떤지, 주위의 크고 작은 섬을 다니며 여러 체험을 해 보는 것이 진짜 여행인데,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주거비용이 너무 비싸 베네치아에는 지역주민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하고, 마추픽추의 과잉관광에 부응하기 위해 제2의 공항을 세우려던 페루는 전 세계의 반대로 공항건설을 포기했다고 하는데 제주의 제2공항 건설 문제가 생각나기도 하고 교통이 막히지도 않는데 보호종이 많고 수십년이 지나야 조성될 수 있는 비자림숲을 아스팔트로 바꿔버린다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생각하게 된다. 

자, 우리의 여행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저자는 '잠시 멈춰 생각해보자'라는 짧은 글로 지속가능한 여행에 대한 생각해볼문제를 언급하고 있기도 하고 여러가지 다양한 실천방법을 제시해주기도 하는데 특히 마지막장에서는 직접 발품을 팔아 지속가능한 숙소, 활동, 여행 방법을 찾아 대륙별로 '가치있는 여행'을 안내해주고 있다. 이 부분은 내게는 좀 비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했지만 "각 대륙과 국가, 여행지마다 필요한 것들이 다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여행하고 싶다면 이에 따라 여행방식도 달라져야 한다"(246)는 말에 공감하며 여행계획을 세워보는 미래를 꿈꿔본다. 

진정한 여행은 '공동체를 개발하고, 소외된 계층의 역량을 강화하고,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서 여행의 의미를 찾으며' 나의 만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탄소발자국을 줄이며 지속가능한 여행에 한걸음 다가서는 것, 그것이 아닐까.

코로나가 끝나면, 아니 벌써부터 해외여행이 시작되고 있다고 한다. 관광수입이 자연생태 보존을 위한 자금이 될수도 있는 긍정의 방향도 있지만 무분별한 남극여행이 빙하를 녹게 하고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할수도 있는 것을 떠올리며 여행계획을 세울 때 '지속가능한 여행'을 먼저 떠올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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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6-11 13: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개개인이 이런 노력을 할 수 있어야 할텐데 계속 누군가가 멋진 여행을 할 수 있겠죠? 저도 열심히 고민하고 공부해보겠습니다. ^^

chika 2021-06-11 14:21   좋아요 1 | URL
네. 코로나 전에 공정여행을 알아보곤 했었는데 단체패키지도 공정여행을 계획하면 좋겠더라고요. 비용이 조금 더 들긴하던데 그만큼 저축을 더 하면 뭐. ^^;;;

붕붕툐툐 2021-06-11 17: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앙~ 여행가고 싶어요~ 공정여행을요! ㅎㅎ
성수기를 피해서 가지 못하는게 아쉽지만 다른 것은 실천해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북한 열차 뚫려서 서울역에서 유럽가는 날이 얼른 왔음 좋겠어요~

chika 2021-06-11 20:06   좋아요 1 | URL
저도요! 북한 너머 시베리아 열차 타고 실크로드를 지나고 저기 유럽까지 가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