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지옥이라면지나요. 내가 같이 갈게요. 그들은 우리가 두려워하고 순종적이고, 우리를 학대할 때조차 그들을 존경하도록 키웠어요. 떠나요. 내가 같이 갈게요. 우리 둘다. 이름도 없는 곳 한가운데에 있어요. 어느 곳이 이보다 더 나쁠 수 있겠어요? 어디를 가든 탄탄한 삼나무들과 끊임없는 수풀들, 과일나무들과 예기치않게 화사한 꽃들이 있는, 담으로 둘러싸인 정원은 없을 거예요. 우리가 낮에맡을 수 있는 오렌지나무 수액의 쌉싸름한 향과 밤에 우리를 깊이 포옹해주는 재스민향도 없을 거예요. 석류 씨나 가장자리에 난 향긋한 풀들의 향내도없을 거예요. 웅덩이와 수로에서 나는 물소리도 없을 거고요. 지독히 더운 한낮에 대추나무 숲에서 느끼는 만족감도 없을 거예요. 우리의 감각을 마비시키는 음악도 없을 거예요. 추방이나 마찬가지겠죠. 그러나 어떻게 이보다 더 나뿔수 있겠어요? 그러면 그녀는 미소 지으며 한 손으로 그의 볼을 만져발그레하게 물들일지 몰랐다. 당신은 몽상가라고 말하면서, 이보다 더완전한 그들만의 정원을 만들겠다고 약속할지도 몰랐다.
그는 부모에 대한 가책을 느끼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지 않을것이었다. 자신들의 자유를 위해 수년 전에 그를 버린 사람들이었다.
이제는 그가 그들을 버릴 차례였다. 그가 붙잡혀 있는 것으로부터 그들이 느꼈던 안도감은 이제 끝났다. 그는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살고자했다. 자유롭게 평원을 돌아다니면서 언젠가 그들한테 들러 그런 삶을시작하도록 어려운 교훈을 가르쳐준 것에 고맙다고 할지도 몰랐다.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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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프는 회피하는 것으로 보이는 대답에 속아넘어가는 것을 거부하고 늙은 정원사를 향해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당신은 그분의 노예였잖아요...... 지금도 그분의 노예고요. 당신은 그렇게 되고싶은 건가요? 자유를 준다고 할 때 왜 받아들이지 않았던 거죠?˝
음지 함다니가 한숨을 쉬었다. ˝너는 아무것도 모르냐?˝ 그가 날카롭게 물었다. 그러고는 더이상 아무 얘기도 하지 않을 것처럼 말을 멈췄다. 그런데 잠시 후 그가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내게 자유를 선물로 주었어. 그녀가 줬지. 그녀가 그걸 줄 수 있다고 누가 말해줬을까? 나는 네가 얘기하는 자유가 뭔지 알아. 내가 태어난 순간 가지고 있던 자유지. 이 사람들이 넌 내 것이다. 나는 너를 소유한다고 할때, 그것은 비가 지나가는 것이나 하루의 끝에 해가 지는 것과 같은 거야. 그들이 좋아하든 말든 다음날 아침해는 다시 뜬다고. 자유도 마찬가지야. 그들은 너를 가두고 쇠사슬로 묶고 네가 가진 하찮은 것까지모두 남용하지만, 자유는 그들이 가져갈 수 있는 게 아니야. 네가 쓸모없어질 때도 여전히 너를 소유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네가 태어난날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내 말 알아듣겠니? 이것은 나한테 하라고 주어진 일이야. 저 안에 있는 사람이 이것보다 더 자유로운 것을 나한테줄 수 있겠니?˝
유수프는 그것이 노인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거기에 지혜가 담겨있는 건 틀림없었지만 그것은 인내와 무력감의 지혜였다. 그 자체로 찬탄할 만한 것일지 모르지만, 약자를 못살게 구는 자들이 여전히 사람을 깔고 앉아 더러운 방귀를 뀌어대는 한 그렇지 않았다. 유수프는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전에는 자신에게 그렇게 많은 말을 한 적이 없으며 지금쯤 아마 그랬던 것을 후회할지도 모르는 노인을 자신이 슬프게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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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스터의 홈가드닝 이야기 - 초보 식물 집사를 위한 안내서
글로스터(박상태) 지음, 아피스토(신주현) 그림 / 미디어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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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말이 있다. 어머니가 마당에 심기위해 온갖 채소모종을 사고 모종을 키우고 세우는데 필요한 버팀대부터 시작해 흙과 영양제 등등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는데 들이는 돈이면 1년동안 채소를 사다 먹고도 남겠다고 하면 어머니는 곧바로 죽여먹을 식물화분은 뭐하러 날마다 갖고 오냐,하신다. 그나마 어머니는 다년간의 노하우로 채소도 잘 키우시고 식물도 잘 살리시는데 나는 여전히 반쯤은 죽이고 식물의 강인한 생명력으로 살아남은 반은 계절의 변화에 둔감한 내 손에 또다시 반정도가 사라져버린다. 작년 겨울에도 잘 자라던 다육이들을 아무생각없이 방치했다가 이틀동안 쌓인 눈에 모조리 죽어버리기도 했으니...

그럼에도 나는 식물키우기를 포기할 수 없다. 이파리 하나를 겨우 살려 십수개의 잎이 자라기까지 몇년동안 꽃 한번 안피던 아프리칸 바이올렛이 올 여름에 끝없이 꽃을 피우기도 하고 완전히 죽어버린듯한 다육이의 가지에서 잎이 하나씩 올라오더니 집에 갖고올때보다 더 튼튼한 모습으로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동안 죽여버린 식물들의 모습은 사라지고 만다. 

그러니 이렇게 홈가드닝 이야기만 나오면 꼭 펼쳐보게 된다. 내가 뭘 잘못해서 식물들이 죽어가는지, 어떻게 하면 잘 살릴 수 있는지 배워야겠기에.


글로스터의 홈가드닝 이야기는 '식물키우기의 기초부터 번식 꿀팁까지 총망라한 식물 실용서'라는 말 한마디로 끝낼 수 있는 책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식물관련 책들은 보편적으로 초보자가 키우기 쉬운 식물에 대한 이야기이거나 플랜테리어와 관련된 것이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은 내게 지금까지 안일하게 일주일에 한번 물을 주고 있는 내 생활습관에 대해서부터 반성하게 하고 있다. 사실 여름이 되면서 물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식물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 파피루스 같은 경우 습지대에서 살아가는 식물이라 늘 화분을 물 속에 담궈둬야하는데 여름에는 일주일이 되기 전에 물이 말라버린다. 그런데도 잘 살아주고 있으니 다행인건가. 물을 좋아한다는 화이트스타는 잘 크더니 일주일사이에 잎이 다 말라버렸다. 

환경에 따라 특히 4계절의 변화가 큰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더 세심하게 계절별 식물관리를 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가 더 마음에 남고 있다. 


뒷부분으로 넘어가면서 실내가드닝으로 많이 키우는 식물의 번식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나같은 초보에게는 그리 쉽지만은 않다,라고 생각하며 다시 보니 책의 앞부분은 초보자를 위한 기초레시피, 뒷부분은 식물고수의 비밀레시피라 되어있어 왠만큼 식물을 키워본 사람들에게 식물의 번식법을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칼라디움 같은 경우 동면을 해 준다고 하는데 이 책을 통해 식물의 동면을 처음 알게 되었고 - 내가 살고 있는 곳은 겨울이 그리 춥지는 않으니 실내에서 키우고 있다면 굳이 동면을 해야할까 싶기도 하지만, 눈이 내려 기온이 뚝 떨어지는 날은 현관에 있는 녀석들을 조금 안쪽으로 옮기거나 찬바람을 막아줘야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상세한 설명과 세밀화를 보고 각 항목마다 큐앤에이와 포인트잇으로 실제 식물키우기에 대한 질문사례를 통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내용을 정리하며 식물키우기 노하우를 배워볼 수 있어 더 좋았다. 지금은 책읽기정도로 한번 훑어봤는데 집에가서 안스리움을 잘 크고 있는지, 작년에 분갈이할 때 무지몽매해서 뿌리를 손으로 뚝 잘랐다가 - 뿌리는 칼로 단면을 좁게 자르는 것이, 특히 균이 발생하지 않게 되도록 1회용 면도칼이 좋다,는 건 이 책을 보고 알았다 - 죽어가던 스노우화이트가 드디어 지난 주에 새 잎을 하나 틔웠는데 이제 잘 보살펴봐야겠다. 내가 유일하게 잘 하는 것은 죽은 것 같은 식물도 포기하지 않고 물주기 하나만큼은 일정하게 해 주는 것이다. 이제는 그것도 일정하게가 아니라 계절별로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으니 이제 조금 더 살아남는 녀석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식물집사를 위한 안내서로 추천할 수 있는 책,을 만나 한걸음 더 성장한 식물집사로 거듭날 것 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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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7-06 0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식물집사하고 있는데 매일 아침 건조하진 않나 살펴보는게 다예요. 아우 쟤들은 뭘 좀 더 먹여야하나싶다가 먹일게ㅠ없구나 뭐 이렇게 중얼거리기도 하구요. 식물을 키우는건 그 나름의 즐거움이 있네요. ㅎㅎ

chika 2022-07-06 09:56   좋아요 0 | URL
저는 물 좀 먹여야하는데... 생각하다가 잊어버리고 정신차리고보면 이미 ...ㅠㅠ
그렇게 보낸 녀석들도 많고요. 그래도 식물 키우는 건 좋아요. 식물은 인간이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우린 식물없이는 생존이 안되니 꾸준히 잘 키워야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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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에서 유수프는 쿠란에 대한 지식을 과시하는 것을 거부할 수 없었다. 그는 나중에 칼릴에게 그가 알게 된 것과 창피스러웠던 일에 대해 얘기했다. ˝쿠란을 알면 늘 도움이 될 거다.˝ 칼릴이 말했다. ˝네가 아주 깊은 동굴이나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어도 말이야.
그 말들을 이해 못하더라도˝ 유수프는 칼릴에게 칼라싱가가 와스와힐리인들에게 그들이 얼마나 잔인한 신을 섬기고 있는지 볼 수 있도록쿠란을 번역하려고 한다는 얘기를 해줬다. 칼릴은 유수프에게 화를 내며 무신론자에게 그런 신성모독적인 말을 듣고도 어떻게 가만히 앉아있을 수 있었느냐고 말했다. 내가 뭘 했어야 하죠? 돌로 쳐서 죽였어야 하나요? 유수프가 물었다.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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