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필요한 색다른 하루 - 베푸는 마젠타, 책임감의 블루, 호기심의 옐로우
김규리.이진미 지음 / 서사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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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의 하루는 어떤 색일까.

아침 출근길에 티비에 나오는 누군가가 지난 번 상담이후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오늘 파란색 의상을 입고 나왔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나면 저 사람에게는 어떤 이유로 파란색을 권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은 컬러테라피를 통해 많은 이들을 상담하고 치유해준 사연과 경험을 정리해 10가지의 색으로 분류하여 사례와 함께 치유 가이드를 해 주고 있는 책이다. 순서 상관없이 일단 마음이 가는 색을 펼쳐 읽다가 일단 한번은 전체적으로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기 시작했는데 저자 역시 이 책을 그렇게 한번 읽고난 후 필요할 때, 마음이 갈 때 필요한 색을 펼쳐 읽어보는 것을 권하고 있다. 

특히 책의 뒷부분에 부록처럼 담겨있는 '색다른 치유 카드'는 색과 관련해 나 자신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힘을 내게 하고 하루를 더 잘 지낼 수 있게 할 것 같은 문구들이 담겨있어서 나 혼자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에게도 선물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느낌이 좋았다. 좀 더 강한 하드보드지 카드였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책을 읽으며 내가 좋아하는 색과 내게 맞는 색이 똑같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제 신발을 사러 가다가 같이 간 친구가 오렌지색 계열의 옷을 보면서 내게 어울리는 색이라고 말하는데 나는 내가 오렌지색과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나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는 분위기는 오렌지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는데 내 안의 또 다른 나의 모습은 오렌지일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뭔가 또 새롭다. 색깔을 칭하는 표현에서 유일하게 과일로 표현되는 색이라는 것도 흥미롭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로열블루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가 좋아하는 색 계열이기도 해 제일 먼저 관심을 가진 색이지만 나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에 대해 거의 일치하게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격에 대한 것도 딱 그 직원에 대해 말하는 것 같았는데 본인이 좋아하기도 하고 잘 어울리는 색 역시 블루계열이라고 해서 역시 사람마다 각자의 컬러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나의 상징 색이 있을수도 있고 어울리는 색이 있기도 하겠지만 단순히 그 색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나의 성향과 성격을 내려놓고 다른 기분과 감정을 느끼고 싶을 때,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희망을 갖고 싶을 때 선호하고 찾아 볼 수 있는 색에 대한 조언도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컬러테라피인 것이고 그 사례들이 담겨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심리상태와 감정, 태도, 관계 등 많은 것을 색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색으로 치유하기도 하고 안정을 찾게 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성격유형검사나 심리테스트처럼 읽지 않고 세상의 많은 색에서 나 자신의 모습을 찾고 관계를 잘 맺는 것으로 이해를 하며 이 책을 본다면 언제나 좋은 '색다른 하루'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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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은 블루다 - 느릿느릿, 걸음마다 블루가 일렁일렁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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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에세이를 읽었는데 스페인이 아닌 포르투갈에서 시작하는 순례길 정보가 담겨있는 책이었다. 성모발현지로 알려져 가톨릭신자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파티마 역시 포르투갈의 한 지역이라는 인식도 새삼스러웠는데 그리스의 청량미(!) 넘치는 산토리니의 블루가 아니라 포르투갈의 블루라니. 이에 더해 조용준 작가의 포르투갈 여행에세이라면 두말없이 책을 펼쳐야하지 않는가, 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펼치는데 처음에는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포르투갈은 블루다,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온통 푸른색의 포르투갈의 사진이 한가득 담겨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의 수도는 마드리드이지만 이름에서부터 예상이 되듯 포르투갈의 기원은 포르투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포르투의 뜻이 항구,라고 하니 포르투갈의 역사와 맞물리며 많은 부분이 이해되는 느낌이었다. 이 이야기의 여정도 포르투에서 시작되고 있는데 우리에게 유명한 관광지의 점을 찍는 것이 아니라 포르투갈의 전반적인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 여행가이드북 어디를 봐도 찾아보기 힘든 도시의 모습까지 담겨있어서 포르투갈에 대한 인문학적인 정보가 필요하다면 이 책을 권할 수 있을 것 같다. 


"10여 년 동안 포르투갈 여행을 다녀본 경험으로 볼 때, 포르투갈은 다섯 가지 오브제로 정리된다. 파두, 정어리, 포트와인, 블루 아줄레주 그리고아프리카 식민지와 흑인다. 이 다섯 오브제가 포트투갈을 대표하는 상징이다. 이 다섯 가지를 알면 포르투갈을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다섯 가지 요소는 그냥 상징이 아니고, 포르투갈의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따라서 이들을 알면 포르투갈 역사를 저절로 알게 된다. 특히 아줄레주는 포르투갈 국가의 탄생부터 현대에 이르는 그 지난한 역사를 모두 담고 있는 아주 특이한 존재다. 아줄레주를 보다 보면 저절로 이 나라의 역사가 이해된다."(549)


성급한 인용이기는 하지만 포르투갈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하려면 이 내용을 기억하고 있으면 될 것이다. 포르투갈에 다섯 가지 오브제를 언급하고 있기는 하지만 블루 아줄레주와 포트와인, 파두에 대한 이야기를 더 중점적으로 하고 있기는 하다. 어느 곳에 가든 블루 아줄레주를 볼 수 있으며 아줄레주에 담겨있는 그림을 통해 포르투갈의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아, 물론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서 역사를 알게 되는 것이고 포르투갈의 구석구석을 찾아가며 사진을 찍어 책에 담았기 때문에 간접체험으로는 훌륭한 여행에세이가 된다. 책이 무거워 조금 힘들지만 반면 사진이 크고 '블루 포르투갈'을 제대로 볼 수 있어서 그닥 마이너스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이유 중 하나였다. 


와인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포트와인이 성장하게 된 역사적인 배경의 이야기는 흥미로웠고 발상의 전환이라는 것은 여러모로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다양하게 변화를 주는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와이너리에는 큰 흥미가 없으나 박물관에는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고 입장료를 내야한다는 서점은 입장료에서 멈칫하다가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이야기에 또 혹하게 된다. 파디스타들이 입는 망토에 착안해 해리포터의 마법학교 학생들도 망토를 입게 되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들을 보게 되면 파두 연주를 들어보고 싶기도 하고 그들과 기념사진을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아주 오래전에 들어 본 파두는 모두 여자가수뿐이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여러가지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 특히 책벌레를 없애는 자연친화적인 방법으로 박쥐를 키우는 도서관이 있다는 것은 놀라우면서도 가보고 싶은 도서관의 목록을 늘려나가게 되며, 가톨릭의 전교와 식민주의에 대한 종교, 정치적인 이야기는 또 관점에 따라 논란거리가 있겠지만 이 모든 이야기는 잠시 덮어두고 떠올려보는 포르투갈은 로마와는 또 다른 느낌의 성당들과 블루 아줄레주, 높은 전망대에 올라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다. 그러고보니 정말 포르투갈은 '느릿느릿, 걸음마다 블루가 일렁일렁'이 맞겠다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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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0여 년 동안 포르투갈 여행을 다녀본 경험으로 볼 때, 포르투갈은 다섯 가지 오브제로 정리된다. 파두, 정어리, 포트와인, 블루 아줄레주 그리고아프리카 식민지와 흑인다. 이 다섯 오브제가 포트투갈을 대표하는 상징이다. 이 다섯 가지를 알면 포르투갈을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다섯 가지 요소는 그냥 상징이 아니고, 포르투갈의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따라서 이들을 알면 포르투갈 역사를 저절로 알게 된다. 특히 아줄레주는 포르투갈 국가의 탄생부터 현대에 이르는 그 지난한 역사를 모두 담고 있는 아주 특이한 존재다. 아줄레주를 보다 보면 저절로 이 나라의 역사가 이해된다. 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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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프라 도서관과 코임브라 도서관은 매우 독특한 공통점도 있다. 두 도서관모두 박쥐를 키운다. 박쥐를 일부러 사육하는 것은 아니지만 박쥐가 도서관에서 번식하고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방치한다.
박쥐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낮에는 서가나 벽 틈의 좁은 공간에서 잠을 자다가 밤이 되면 넓은 공간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닌다. 수백 년도 더 된 낡은 도서관의 박쥐들. 왠지 좀 으스스하다.
그러나 이들 도서관에서 박쥐를 없애지 않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박쥐가 책을 갉아먹는 책벌레를 잡아먹기 때문이다. 낡은 고서나 고문서의 가장 치명적인 적은 습기도 먼지도 아닌 책벌레다. 한번 갉아먹은 책은 복원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박쥐들은 밤중에 서가 사이를 부지런히 날아다니며 책벌레를 잡아먹는다. 인간과 박쥐의 참 기묘한 동거요, 협력관계다.
물론 약품 처리로 현대식 방제를 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약품 성분이 책을 훼손할 수도 있다. 그러니 책 보존 역시 천적 관계를 활용한 자연 그대로가 가장 좋은 방법인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장미의 이름을 쓴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도 이곳을 다녀간뒤 고서가 많은 자신의 서재에 박쥐를 키우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물론 귀찮은 점도 있다. 바로 박쥐의 배설물이다. 이 때문에 코임브라 주아니나도서관의 진귀한 목재로 만든 탁자들은 밤이면 천으로 꼭 덮어놓는다.
배설물이 탁자를 버리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매일 이를 반복해야 하니 이것도 예삿일은 아니다. 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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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의 목격자
E. V. 애덤슨 지음, 신혜연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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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관광지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자살한 남자, 그리고 현장을 목격한 5명의 이방인"

이 문구만으로도 충분히 이 책이 궁금한 내용이었는데 이에 더하여 그 현장 목격자 중 한명에게 과연 그 사건의 진범이 자살한 남자인가,라는 메시지가 날아든다. 사건의 진범, 5인의 목격자... 남자의 자살로 사건 종료가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다시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야하는 것이다. 


소설의 화자는 5인의 목격자 중 한명인 젠과 그녀의 친구 벡스의 관점이 교차되며 등장하고 직접 목격자인 젠의 이야기로 사건을 보게 되고 벡스의 이야기로 사건을 객관화시켜보게 된다. 이후 독백처럼 이어지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두 사람의 과거와 현재가 드러나는데...


가장 흥미로운 시작은 여자친구의 배신으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자살을 한 남자를 목격한 이들이 있고 남자의 위협에서 여자를 구하려고 뛰어들고 응급처치를 하기도 한든 이, 위험을 무릅쓰고 두 사람을 살리려고 응급처치를 한 의사의 목격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자를 살해한 진범이 따로 있음을 암시하는 메시지가 그 현장에 있던 또 다른 목격자인 젠에게 전해지면서부터이다. 

사실 전개되어가는 과정에서 이미 그 범인이 누구인지는 너무 쉽게 드러내고 있어서 순간적으로 책읽기의 흥미는 떨어졌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난 후 이 책에 대한 정리를 하려고 보니 가스라이팅에 대해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가스라이팅과 스토킹 같은 범죄는 내가 범죄자다, 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는 걸 생각해본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엄청난 위험을 안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마지막에 뭔가 좀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은 죄의 댓가가 죽음이라는 것 이전에 사적복수의 느낌이 들어서인데 엄청난 기대를 한 것과는 조금 다른 전개와 예상외의 결말이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아서 이런 사건이 일어나는 것에 대한 사회적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것에 이 소설의 재미와 의의를 두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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