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지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서평신청했다가 똑 떨어지고 이 두껍고 그만큼 비싸고 그렇지만 소장하고 싶은 책 두 권은 언제쯤이면 내 손에 들어오게 되려나..하고 있다. 붉은 지붕은 아무래도 볼로냐가 먼저 떠오르지만 피렌체 역시 뭐. 

피렌체에 가면 내 기필코 우피치에 들어가보리라, 했었지만 드넓은 미술관을 좋아라 할 사람은 나 뿐이고 걷기 힘든 어머니를 모시고 간다는 것은 더더구나 비추라면서 대산 산마르코수도원에 갔었다. 그때 전시된 필사책들도 봤는데 그냥 크기만 큰 것이 아니라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하나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피렌체에 바로 못가지만 이렇게라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탈리아 골목길 드로잉 산책,은 저 책탑아래 어딘가에 있는데 그 '어딘가'가 어딘지 확신할 수 없어서 바로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일뿐.


이제 조금씩 위드코로나가 되어가면서 해외여행을 갈 계획을 세워보고 있다. 물론 첫번째로는 어머니 모시고 가 볼만한 료칸 온천 여행. 가족여행으로 컨설팅을 넣으려면 일단 돈을 좀 많이 모아야겠는데.


아무튼 일본이든 이탈리아든 - 얄밉게도 서로 친한 두 나라인데 왜 이 둘이... 뭐 어느곳인들 떠날수만 있다면 가보겠다마는 일본은 비자없이 가까워서 직항으로 쉽게 가볼수있는 곳이고, 이탈리아는 언제든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니 어쩔 수 없다. 더구나 아씨시의 성프란치스코 성당의 프레스코화를 못봤다는 핑계는, 내 세례명이 프란치스카라는 것 때문에 재속회원이 아니더라도 아씨시는 꼭 가봐야 할 곳이라는 것이 명제처럼 되어버렸으니.

지금 어디론가 떠날 수는 없고. 책으로라도 떠나봐야겠다. 이렇게라도 가고 싶은것일까 싶지만.





그리고 하나 더. 

반지 전쟁 특별판 북펀딩 소식에 이건 무조건! 하며 달려갔다가... 책값이 무려 이십삼만원.

물론 북펀딩에 굿즈도 포함된 것이라 하지만, 내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이건 안할란다. 

톨킨선생의 친필사인본이라면 사실 펀딩할만하다 생각하지만 이건 책이 아니라 사치품같다는 생각이...

하긴 요즘 그냥 책값도 왠만하면 사오만원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책값이 너무 싸다...라고 했었지만 그건 양장본의 이야기이고 페이퍼백도 덩달아 비싸지고 있으니 책을 마구 사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책사재기가 주춤해진 이유는 더이상 책을 쌓아놓을 공간이 없어서,가 가장 크다. 책을 사모은지 삼십여년이 되어가고 있으니 정리를 하지 않았다면 집이 무너졌을지도.


내가 죽으면 이 모든 것이 다 쓰레기가 되어버릴뿐인데...라고 생각하면 책 욕심이 사라지지만  읽고 싶은 책 실컷 읽기 위해 일하는 것이기도 한데...라는 생각을 하면 또 맘이 흔들리고.


그래도 나름의 위안인 건. 올해 급여 인상이 좀 많았고, 지난 달 이미 기부단체를 한곳 더 늘렸다는 것. 성당 다니면서 십일조를 지키는 것은 아니지만, 누가 들으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뭐라 하겠지만, 굳이 성당에 십일조를 지키고 싶지는 않다. 급여인상에 주일금을 늘리는 대신 인권단체나 청소년센터에 조금 더 기부를 하는 것이 내게는 더 보람있는 일.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 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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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에르 2023-01-11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랑 같이 응모했다가 같이 똑 떨어지신거 아니세요? ㅎㅎ 재미있을 것 같은데 안되면 안되는갑다 하고 가야죠. 세상은 넓고 책은 무한정인데..^^

chika 2023-01-11 17:57   좋아요 0 | URL
ㅎㅎ 세상은 넓고 책은 무한정...인 것과 같이 책욕심도 무한정 뻗어나가서 말이지요. ㅎ
서점이야기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여유있을 때 도서관찬스를 쓸까도 생각중입니다. 신청도서로 받아주시려나 싶지만;;;;

살리에르 2023-01-11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피렌체 관련 두 책은 저도 욕심이 나서 열심히 응모했는데 다 떨어져버렸어요...ㅎㅎ
책욕심은 인정! 그런데 책보다는 굿즈 욕심이 더 크더라고 누가 카던데요....ㅎㅎ

chika 2023-01-11 22:24   좋아요 0 | URL
설마요... 그렇게 탐내던 어린왕자 에스프레소 잔, 회중시계도 제꼈고 대용량머그도 포기했습니다만?
미니멀과 맥시멈이 오락가락해서 일관성이 없을뿐이지요. ㅋㅋ
 

도서관은 저마다 크기와 형상이 달랐다. 심지어 서가에서 풍기는 냄새까지도 전부 달랐다. 오래된 도서관에선 묵은 책냄새가 났다. 시간의 흐름에 서서히 마모되어 가는 종이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였다. 백 년 이상된 고서에서 풍기는 냄새를 우디woody향이라고 했다. 실제 종이는 썩어가는 과정에서 바닐린, 벤즈알데하이드, 푸르푸랄 같은 화학물질이 만들어졌다. 우리가 헌책에서 바닐라, 아몬드, 단맛과 달콤한 빵 냄새를 맡게 되는 건 바로 이 때문이었다.
49, 도서관의 유령들,라이프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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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주문한 책은 이 한권, 남겨진 이름들.


이벤트 적립금을 주는대로 받아챙겨놓고 장바구니 책을 한 권씩 야금야금 꺼내어 집으로 들이고 있었는데 오늘은 뭔 생각인지 오랫만에 굿즈를 주문하려고 책을 골라넣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티비를 너무 봐서 이런 말투는 이제 너무 자연스럽구나;;;)

굿즈에 맞추려고 책을 끼워넣는 고생을 좀 했는데 결제를 하려고보니 내가 사려고 한 굿즈가 안보인다. 이래도 되는건가, 싶지만.

1월 첫 굿즈라는데 일주일만에 안보여도 된단말인가.

아니, 생각해보니 칠기문양 토깽이컵은 품절,이라 떴지만 아직 작은아씨들 머그는 품절이라 뜨지 않았는데 왜 주문화면에 안뜨는 것인가. 

굿즈 주문하느라 어설프게 끝나는 환혼의 마지막회는 제대로 못봤는데 그래서인지 너무 어이없게 느껴진다는. 











읽을 책이 이렇게나 많이 있건만, 오늘의 원픽은 당연히 이 녀석이었다... 

라고 썼지만 거짓말이다. 이녀석은 아마도 일주일도 전부터 원픽이었을 것이다. 올 해 첫 구매책이 아니라 지난 해 마지막 구매책에 속했던 녀석이었을테니말이다. 책을 받고 바로 원픽이었으나 읽던 책을 마무리 하고 싶어서 미뤄두고 그 다음은 감기앓이로 책에 제대로 집중을 못했고 또 그다음은 마음이 급해져서. 그리고 오늘은.

피곤해서 충분히 잠을 자려고 자다깨다 했더니오전이 그대로 지나가고, 배추속 다듬다 보니 오후가 훅 지나가고 티비보다보니 이시간이 되도록 펼쳐들지 못했다. 에헤라디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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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1-09 0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칠보 토끼컵은 진짜 눈에 확 띄더니 일치감치 품절이군요. 안타깝네요. 저는 눈 딱 감고 참았습니다. ㅎㅎ

chika 2023-01-09 00:21   좋아요 0 | URL
작은아씨들 머그가 오백오십밀리여서 맘에든데다가 전자렌지 사용가능이어서 저녁에 오트밀이라도 데워먹으려했드만 없네요. 아쉬운대로 데미안을 살까 하다가 뭐하러? 하는 생각에 적립금만 썼다지요. ㅎ
컵은 넘치게 많은데다 제가 물건을 또 오래써서리... 참게되긴하네요.
 
넌 누구니? 비룡소 창작그림책 76
노혜진 지음, 노혜영 그림 / 비룡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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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 태어난 우리네 어머니, 할머니들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하고 책을 펼쳤는데 이 짧은 그림동화에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태어났을 때 오동나무를 심고는 시집갈 때 멋진 장농을 만들어주겠다던 아버지의 약속은... 옆집 언니가 순사에게 끌려간 다음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바로 시집을 가면서 지켜지지 못했단다.

이후 피붙이 전쟁이 일어나고....


그녀의 사돈 역시 낯선 여자가 제집처럼 찾아와도 별일 아닌듯이, 남편이 중병에 걸려 없는 살림에도 약을 지었으나 끝내 비싼 약을 다 먹어보지도 못하고 떠나보냈다는 짧은 글에서도 그녀의 지난한 삶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이야기 끝에는 꿈과 희망이 있으니. 

한참을 그림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제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린 이 땅의 딸이었고,

여자였고, 아내였고,

엄마였고, 할머니였다고.


그리고 모든 뭇별의 시작이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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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철학자와 함께한 산책길 -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살아가는 노학자 6인의 인생 수업
정구학 지음 / 헤이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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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제대로 떠올려보지 못하고 있다. 그저 생각나는 것은 '산책'뿐.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살아가는 노학자 6인의 인생수업이라는 부제가 오히려 더 어울리는 느낌이기도 하지만 책의 내용을 읽다보니 역시 핵심 키워드는 '산책'같다. 특히 뇌과학자인 조장희 선생님은 머리가 좋아지기 위해서는 운동을 해야한다는 것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어서 더 마음에 남는다. 머리를 좋게하는 음식도 있을 수 없다며 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오로지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늘 피곤하다고 틈만 나면 드러누워 있으려는 나보다 오히려 연로하신 어머니가 더 체력이 좋다고 느꼈었는데 정말 어머니는 쉼없이 몸을 움직이시는 분이시라는 걸 깨닫는다. 요즘은 가끔 덧셈이 틀리기도 하지만 한달 생활비 지출을 기록해놓고 암산으로 덧셈을 하시는 걸 보면 대단하다 싶었는데 비밀은 몸을 움직이는 것이었는가보다. 이것이 이 인생 수업의 핵심 주제는 아니지만 아무튼.


문학평론가 이어령 선생님을 빼면, 아니 최근들어 한번쯤 들어본 것 같은 천문학자 이시우 선생님도 빼면 다른 분들의 이름은 좀 낯설다. 천문학 역시 그리 낯설지는 않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이 책에서 인터뷰를 한 선생님들은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거의 처음 길을 개척하며 인생을 살아오신 분들임을 알 수 있고 그것은 전문성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생애안에서 배움과 삶이 일치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칸트철학자 백종현 선생님의 이야기이다. 늘 한결같다,는 느낌보다는 너무 시곗바늘같은 규칙에 나와는 정반대야 라는 생각뿐이었던 칸트에 대해 한결같음의 의미가 더 커졌다. 이성적인 시대가 가고 니체 이후로 감섬시대가 되었다,라는 말만 들으면 오히려 더 나은 시대가 된 것이려나 싶었었는데 - 철학을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늘 그렇다 - 자신의 주관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갖고 인간에 대해서는 아름다움과 숭고함을 지녔다는 칸트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으려니 정말 칸트가 궁금해진다. 


늘 같은 시간에 같은 길을 산책한 칸트로 인해 칸트의 철학길이 생겼다고 하는데 그 철학길을 걸어보고 싶은 것은 그냥 여행에 대한 호기심일 뿐이고 이 책에서 인터뷰한 천문학자, 뇌과학자, 의철학자, 칸트철학자, 경영과학자, 문학평론가 선생님들과의 산책길이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온다. 물리적으로 동행하는 산책도 있지만 6분의 선생님들이 자신의 인생산책길을 꿋꿋이 걸어오신 그 길을 살펴본 것이 지금의 나를 돌아보고 세상을 더 넓혀보게 된다. 사실 경영과학자,라는 말은 쉽게 와닿지 않았는데 내가 백,만큼의 일만 하고 백을 받으려고 할 것인지 백 이상의 일을 하고 신뢰를 받으면 그에 대한 백 이상의 보상이 올 것이라는 것은 최근 내가 그러한 보상을 받아서 그런지 부정할수가 없어서 더 이야기에 빠져든다. 

이제는 나 역시 내가 걸어 온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이 '한결같음'으로 올곧게 나아갈 수 있기를. 비교하거나 비교되어지는 삶이 아니라 나 그 자체로 인정하고 존엄을 가질 수 있으며 타인에게도 또 그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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