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어스 라이프
맥스 루가비어 지음, 정지현 옮김, 정가영 감수 / 니들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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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집과 사무실일로 바쁘게 뛰어다니고 그 와중에 감기도 걸려서 힘든 한주간을 지냈다. 몇시간만 버티면 주말이다, 생각하며 참으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되겠어서 조퇴를 했다. 점심을 먹고 두세시간 지난 후인데도 뭔가 허전한 기분에 몸이 안좋다며 조퇴를 해놓고는 빵집에 들려 기름지고 크림이 잔뜩 들어간 빵을 사들고 왔다. 딱히 배가 고픈것도 아닌데 빵을 다 먹고 저녁시간도 안되어 잠이 들고 늦은 저녁에 다시 일어나 또 먹고... 그렇게 앉아있다가 지니어스 라이프를 펼쳤다. 이런! 이 책을 일주일전에, 아니 목요일 저녁에라도 펼쳤다면 책을 읽으며 내 수명을 단축시켰구나 라는 자책은 하지 않았을텐데. 아니다. 사실 이 책을 읽고난 후에 과자 한봉을 뜯어 먹었고 얼큰한 면을 먹고 싶다는 어머니 모시고 가서 짬뽕과 짜장면을 먹었고 계산을 한 후 영수증까지 받았다. 이럴꺼면 책은 왜 읽었을까?


지니어스 라이프,는 "뇌를 깨우고 면역력을 키우는 똑똑한 건강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건강에 좋다,라는 이야기를 과학적인 근거에 의해 일상생활에서의 실천방법을 구체적으로 하고 있는데, 유기농이 좋다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큐앤에이를 통해 비용의 문제에 대한 물음에 반드시 모든 음식을 비싼 유기농으로 먹을 수 없다면 차선책으로 껍질까지 다 섭취해야하는 과일과 채소는 되도록 유기농으로 권장한다는 이야기는 이 책을 좀 더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버린다. 


정리되는 이야기없이 중구난방으로 떠들어대고 있는데, 형편없는 한주간을 지내고난 후 이 책을 펼쳐들고 보니 건강에 최고로 안좋은 스트레스가 쌓여있고,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탄수화물이 땡긴것이었으며 그렇게 당과 열량이 높은 음식을 먹으니 더 많은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이었다. 피곤하다고 이른 시간에 잠들었다가 잠을 자야하는 밤에 깨어있으니 신체기능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아 아픈 것이다. 

건강한 생활을 위한 것은 먹거리뿐만 아니라 일상의 좋은 습관들도 필요하며 적당한 근력을 키우는 운동도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주위에서 흔히 접하지만 무심코 넘겨버리는 것들, 환경호르몬의 영향을 피하는 방법도 담겨있다. 그리고 마음의 평정을 위한 명상까지. 책을 다 읽고나면 왜 '지니어스 라이프'라고 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들도 많지만 조금 더 세세하게 그 원인과 결과에 따르는 논리적인 이야기는 조금 더 깊이있는 관심을 갖게 되고 건강을 지키는 것이 뭔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나 자신의 외면과 내면적인 건강함을 위해 노력을 하면 충분히 건강함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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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미는 사람들이 그녀의 직업(청소부)으로 그녀를 바라볼 뿐 그녀라는 사람(교육받은 여자)으로 보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이바단 대학교 수학과 졸업생임을 알리는 양피지 학위 증명서가 돌돌 말려 그녀 품에 들어 있는 걸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그녀가 리본에 묶인 두루마리 졸업장을 받으려고 수백 명 앞에놓인 졸업식 연단으로 성큼 올라가 대학 총장과 악수할 때, 제삼세계 국가의 최우수 학위가 새로운 나라에서는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걸 알지 못했듯이
특히 그녀 이름과 국적이 적힌 학위는 전혀 의미 없었다.
채용 거절 통지서가 하도 자주 날아오는 바람에 무슨 의식이도 치르듯 주방 싱크대에서 태운 통지서가 재가 되어 배수구 구멍으로 씻겨 내려가는 걸 지켜보았다.
이 때문에 딸이 태어났을 때 나이지리아 이름을 미들네임으로 넣지 않고 캐럴이라고 이름 지었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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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덥고 숨 막히는 어둠 속에서 가이드가 생생하게 설명했다. 이백 명 남짓 들어갈 공간에 사람을 천 명이나 밀어 넣고는 아무 설비도 위생 시설도 없이 음식과 물도 거의 주지 않은 채 석 달이나 가둬놓았다고 했다. 그 순간 사백 년 노예 제도의 모든 고통스러운 역사가 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방식으로 내 몸속에 들어왔고 난 그만 주저앉아 흐느껴 울었어, 도미니크, 백인은 책임질 일이 많다고 울면서 더욱더 깨달았지
도미니크는 아프리카 남자도 아프리카인을 노예로 팔았다고, 그러니 아주 복잡한 문제라고 말하려다가 참았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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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 미술관 - 그림으로 읽는 의학과 인문학
박광혁 지음 / 어바웃어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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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의학과 인문학'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은 저자가 의사라는 것 때문에 의학자의 시선으로 본 그림이라는 편견같은 것이 있었다. 그림의 예술적인 감상보다는 의학적 분석이 그려진다고나 할까 뭐 그런 것 말이다. 솔직히 이 책은 그런 호기심에서 읽고 싶었었는데 의학적 분석이 아닌 인문학적 사색이 담겨있는 책이어서 더 좋았다. 

미술 관련 서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명한 그림을 저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뿐만 아니라 그림에 담겨있는 역사와 문화의 이야기도 너무 좋았다. 물론 그보다 훨씬 많은 작품들을 이 책에서 처음 보기도 했고 예전에 미처 알지 못했던 그림을 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 특히 오래전에 한번 보고 잊고 있었던 미하일 브루벨의 그림을 다시 보게 된 것이 좋았는데 브루벨의 삶과 관련하여 그의 병으로 인해 그림도 변화되었다는 것, 행복과 불행의 극을 달리는 삶의 변화를 읽으며 더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브루벨의 데몬 시리즈는 독특한데 악마의 눈물,에 대한 저자의 감상이 마음에 남는다. "악마도 울 때가 있습니다. 그만큼 삶이란 눈물겹도록 힘겨운 것이니까요"(132)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각자의 성향에 따라서도 달라지겠지만 이 책은 한번 읽고난 후 생각날 때마다, 내 마음이 동하는 주제를 찾아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번 읽고난 후라면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할 때 적절한 내용을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인상적인 그림들이 많았지만 정리되지 않은 내 방의 모습과 비슷해보여 더 기억에 남는 그림이 있는데 '팔걸이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돈키호테'가 그것이다. 기사복장을 하고 로시난테를 탄 돈키호테의 모습이 더 익숙한데 이 책에서는 라만차의 기사 돈키호테를 모험가로 만든 것이 바로 책이다,라고 말해주는 그림이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돈키호테의 렘수면 행동장애,도 흥미로웠지만 저자가 돈키호테 책을 끼고 다니며 병원 동료들에게 돈키호테라 불렸다는 것도 재미있었다. 의사가 문학과 예술에 빠져 지낸다는 것이 의학계에서 돈키호테처럼 보였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저자의 글을 읽을 수 있는 내게는 용감무쌍한 돈키호테가 좋아진다. 그리고 덤으로 저자의 동문서답에 대한 글도 좋다. "살다보면 정답 대신 동문서답이 큰 위안이 될 때가 있습니다. 삶에 정답이란 없음을 깨달은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란 동문서답을 세상에 내놓은 이유입니다"(156)


그림을 보는 즐거움에 더해 작가의 삶과 그림이 연결되고 역사와 문화 이야기가 맞물리면서 이야기가 흥미로움과 재미를 더해주고 있어서 책이 금세 읽힌다. 책을 한번 읽으면 당분간은 잠시 덮어두고 잊고 지내는데 이 책은 잘 보이는 책장에 두고 생각날때마다 한꼭지씩 읽어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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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 집사는 처음이라서 - 씨앗부터 시작하는 가드닝 안내서
셀린느 지음, 김자연 옮김 / 이덴슬리벨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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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에 관심이 많지만 제대로 해본적은 없다. 사실 엊그제도 기분전환 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것이라며 다육이를 몇개 사가지고 왔지만 날마다 상태를 보면서 햇빛과 물을 조절해야하는 것에는 게으르다. 가드닝의 기본은 부지런함과 세심함인데 이런 내가 새싹부터 키우는 것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앞서 가드닝은 무작정 하고 싶어지니 정말 마음만 앞서는 것 같다. 

'새싹 집사는 처음이라서'는 이미 크고 있는 식물을 키우는 것과는 달리 씨앗에서 발아를 시키는 것부터 시작을 하는 것인데 책을 읽기 전에는 도저히 키울 자신이 없었는데 별 하나의 난이도는 어쩌면 내가 키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랄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몇년전에 비파를 먹다가 혹시나 싶어 비파씨를 마당에 묻어뒀는데 거기에서 싹이 올라왔고 그걸 무심코 그냥 뒀더니 지금은 내 키를 훌쩍 넘어 자라서 3년쯤 전부터 비파를 따 먹고 있는중이다. 사실 씨를 흙에 묻어두고 열매 수확을 한 것중에 단호박도 있고 깻잎은 오래된 들깨를 흙에 버리다시피한건데 그 다음해에 마당에 깻잎이 올라와 신기해하기도 했었다. 코딱지만한 마당에 그렇게 열매를 맺기도 했고 그런것에 재미들인 나는 수박씨도 묻어뒀었는데 덩굴줄기가 조금 뻗어가며 꽃을 피우기까지는 했지만 수박 열매는 보지 못했다. 

아무튼 내가 키웠다기보다는 스스로 자라난 과일, 채소 모두 씨앗에서 발아한 것이니 이제 본격적으로 이 책을 참고하면서 싹을 틔워보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겠다, 싶은 자신감도 생겨난다. 


의외로 아보카도도 난이도가 별 하나여서 시도해보고 싶어진다. 그러려면 신선한 아보카도를 구해야하는데 어쩌면 싹을 틔우는것보다 신선한 씨를 구하는 것이 더 높은 난이도가 될지도 모르겠다. 

책에는 난이도를 세 단계로 나눠 각각의 씨에서 발아하는 과정을 사진과 함께 세세한 설명이 담겨있어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씨앗부터 발아를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다. 

"자연에는 정해진 답이 없으며 중요한 것은 기본 원칙을 잘 지키며 즐기는 것, 경험을 해 보면서 어떤 과일이 가장 빨리 새싹을 틔우는지 살펴보며 식물을 잘 돌봐 주는 것"(141)을 잊지 않는다면 가드너로서 훌륭한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책에 실려있는 제철 과일 달력을 보니 요즘 집에서 먹고 있는 사과와 키위 씨를 발아시켜보고 싶어졌는데 둘 다 쉬운 단계는 아니어서 좀 더 쉬운 것으로 시작을 해볼까 싶다. 책을 보면 너무 쉬워보이는데 실제로는 어떨지, 은근히 기대되면서도 걱정이 되는데 자연에는 정해진 답이 없으니,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으로 즐기면서 하다보면 킬러썸도 언젠가는 그린썸이 되지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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