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할 결심.


이라기 보다는 성지순례팀에 끼어보기로 했다.


몇년 전부터 스페인을 외쳐댔는데 스페인 여행이라기보다는 성지순례라서 


다음에 또 기회가 생긴다면 스페인에 갈꺼야의 마음으로.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지만.


어머니 건강 생각하고 돈없어서 여행가지 못하는 언니님 생각하고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지면 앞으로 여행은 꿈도 못 꿀 것 같아서.


그러고보니 주위 사람들 모두.


돈 있다고 시간 있다고 성지순례를 갈 수 있는 기회가 항상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과 함께 적극적으로 지지를 해 주고 있으니.


비록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은 아니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허슬러 월터 테비스 시리즈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 어느날갑자기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다 읽은 후 다시 첫문장부터 시작해야 했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누구였었더라? 하게 되었기때문이다. 몇 날 며칠을 읽은 것도 아니고 겨우 이틀새에 첫 시작이 생각나지 않다니. 

허슬러,가 사람이름이라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의미를 깨닫게 된다. 사기꾼 혹은 도박꾼.


소설 '허슬러'의 이야기는 패스트 에디라 불리는 허슬러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에디는 찰리와 함께 당구장을 돌아다니며 속임수 당구를 치며 생활하고 있다. 속임수를 쓴다는 의미는 에디가 당구실력을 숨기고 게임을 시작하다가 금액을 높여 본격적인 내기 당구 게임이 시작되면 에디는 본인의 실력대로 게임을 이기며 내기돈을 쓸어간다. 그렇게 게임에 져 본 적이 없는 에디와 찰리가 시카고에 도착한 후 미네소타 뚱보와의 게임에서 완패를 당하고 스승 찰리와도 헤어지게 된다. 

찰리와도 헤어지고 돈도 잃은 에디는 새라라는 인물을 만나게 된다. 어딘가 불안정한 두 사람의 만남은 짧은 인연으로 끝날 것 같았지만 새라의 집에서 동거생활이 시작되고, 허슬러의 생활을 계속하려는 에디와 그런 에디의 삶이 바뀌기를 바라는 새라는 결국 이기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에디와의 생활을 끝내게 된다. 

그리고 에디는 혼자 내기 당구를 하게 되는데 상대방의 모습에서 미네소타의 뚱보와 게임을 할 때의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때의 자신이 얼마나 형편없었는가를 떠올려보게 된다. 그리고 그때의 뚱보처럼 완벽한 승리를 하지만 당구장에 있던 사람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손가락이 부러지는데......


책의 마지막에 이르러서 진짜 허슬러는 누구였지? 하는 물음을 던지게 된다. 찰리와 헤어진 후 혼자 게임을 하다가 폭행을 당하고 이후 버트에게 매이는 신세가 되는데 그 얽매임의 굴레를 에디 스스로 끝낼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당구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지만 소설 속 묘사를 통해 처음 시작할 때 모여진 공을 흐트러뜨리는 것을 브레이크라고 하는데 브레이크를 하는 한번의 터치만으로도 게임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바둑을 둘 때는 하수가 바둑돌을 더 놓거나 먼저 바둑돌을 놓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당구게임은 승자가 그 다음 게임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브레이크를 한다는 것 같아서 진정 허슬러의 게임인가 라는 생각도 하게되고.


에디의 미래가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보다 이야기 속에서 에디의 현재가 종속의 삶으로 끌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잠시 생각이 멈추는 듯 했는데... 

처음 책을 다 읽었을 때는 젊은 치기로 자만에 빠져들었다가 다시 승기를 잡은 에디가 버트와의 만남으로 그의 삶이 다시 어긋나는 것이 아닌가,까지였지만 지금은 문득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혹시 훗날 에드가 찰리와 같은 사람이 될지 버트와 같은 사람이 될지 아니면 전혀 다른 그냥 에디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 라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럽의 다정한 책장들 - 24개 나라를 여행하며 관찰한 책과 사람들
모모 파밀리아 지음 / 효형출판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 독일을 여행하고 있을 때였다. 일행을 기다리느라 잠깐의 시간이 있을 때 마침 바로 앞쪽에 서점이 보여서 친구에게 잠깐 서점에 들어갈까? 했더니 독일어도 모르는데 서점에 가서 뭐하냐 라는 핀잔을 듣고 일없이 약속시간까지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다 되어갈 때 만나기로 한 일행중 몇몇이 서점에서 나오고 있었다. 뭐 했냐고 물었더니 그냥 책구경 했다고. 그리고 그 중 한명은 양장본 책을 꺼내면서 독일어는 모르지만 그림은 볼 수 있는거니까, 하면서 고전명화 도판이 담겨있는 미술책을 보여주면서 반액할인이라 커다란 컬러 도판이 있는 양장본을 만원정도의 금액으로 구입했다고 자랑했다. 그 순간 머쓱해하는 친구와 눈이 마주쳤고 말 그대로 '책 구경'이라도 하겠다는 주장을 하지 못한 내 탓이지 하고 말았다. 


사실 이제는 외국 여행을 할 때 그 나라의 언어를 알아야만 도서관에 가거나 서점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말이 필요없는 그림책은 당연히 이해하며 볼 수 있는 것이고, 우리말로 번역된 책이 그 나라에서는 어떤 표지 디자인으로 출판되었는지, 그 나라 말로 번역된 우리 작가의 책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그래서 유럽 여행을 한 것도 부러운데 특별한 목적, 그러니까 각 나라의 도서관과 서점을 찾아다니는 여행이란 얼마나 부러워할 일인가, 생각했다. 


이 책은 휴직계를 낸 아빠와 작가인 엄마와 두명의 아들, 가족 네명이 함께 유럽의 도서관 순례 여정을 담은 책이다. 긴 글로 설명할 필요없이 각각의 도서관과 서점의 분위기는 여러장의 사진을 통해 직접 보여주고 있는데 사실 그 부분에 가장 먼저 눈길이 가기는 했다. 사진 속 번역된 최신간의 표지와 똑같은 표지 모습을 보면서 새삼 번역 기간의 시차를 느끼기도 했지만 왠지 읽지는 않았지만 너무 친근한 느낌에 반가움이 느껴졌다. 우리나라 서점에서도 - 작년에 동네 작은 도서관을 찾아갔더니 그곳에서도 하나의 이벤트로 진행을 하고 있었는데 - 했었던 블라인드 판매를 마케팅으로 하는 서점이 있다는 것도 반가웠다. 몇개의 문장, 키워드, 느낌으로 선택한 책이 내 맘에 드는 순간 그 선택의 기쁨은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친필로 쓴 추천서 같은 것도 이미 우리나라 독립서점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이라 놀랍지는 않지만 그래도 왠지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읽기 힘든 필기체여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너무 유명해 입장하는 것도 기다림의 인내를 가져야하는 서점도 있지만 그곳보다 동네 도서관을 찾아가는 재미도 남다를 것 같았다. 도서관의 책을 둘러보고 나오려고 하는데 할머니 사서가 어딘가로 전화를 해 다그치듯 하더니 영어로 도서관 안내를 해 줄 수 있는 젊은 사서가 나타나 더 자세히 설명을 해 줘 국빈대접을 받은 것 같다는 그 기분은 어떤 것일까 생각하니 정말 남다른 경험을 한 이 가족의 여행이 너무 부러워진다.


책을 읽는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지만 그러지 못한 모습을 보기도 하고 더 많은 좋은 것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활용하지 못하는 우리의 책문화에 대한 안타까움을 말하기도 하고 세계적인 책 문화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와 서점의 마케팅, 도서관 사서나 서점 주인의 책에 대한 애정 등등 많은 이야기들과 사진이 어우러져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그리고 눈으로 볼 수도 있는 다정한 책장은 말 그대로 유럽의 수많은 책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좋아진다. 더구나 나로서는 쉽게 가 볼 수 없는 곳들이 많아서 내가 여행을 가게 된다면 어떤 곳을 가볼 수 있을까 상상으로나마 계획을 세워보는 것 역시 즐거운 마음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디의 내면 어딘가 깊은 곳에서 압박이 걷히고 있었다. 그리고 더 깊은 곳에서, 저 멀리서 아주 작은 목소리가, 비통에찬 가느다란 울부짖음이 한숨을 내쉬며 그에게 말했다. 꼭 이겨야 할 필요는 없어. 그 말이, 깊이 있고 진실한 그 계시가 몇시간 동안 그를 짓누르고 있던, 그를 부수려 했던 압박을 물리치고 있었다. 책임감이라는 압박을. 그리고 두려움이라는작은 칼자루를. 에디가 거대한 뚱보를 되돌아보았다. "내가 최고입니다."
그가 말했다. "누가 이기든간에."
"어디 한번 봅시다." 뚱보는 말을 내뱉고 브레이크샷을 쳤다. - P6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5
엘리스 피터스 지음, 이창남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에 결혼을 앞둔 상속녀 이베타가 보호자인 삼촌 부부와 함게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녀는 예비 신랑인 돔빌이 아닌 조슬린을 사랑하고 있으며 조슬린은 수도원에서의 신성한 결혼식에서 이베타가 혼인을 거부하고 자신에게 오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그녀와 함께 도주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결혼식에 나타나지 않은 돔빌은 시신으로 발견되고 이베타의 숙부에 의해 조슬린이 가장 유력한 범인으로 지목된다. 감옥에 잡혀 들어가기 전에 도망 친 조슬린은 나환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세인트자일스의 병원에서 숨어 지내게 되는데......


세인트자일스 병원으로 찾아 들어오게 된 라자루스의 정체, 결혼식 전날 숙소로 돌아 온 흔적 없이 숲길에서 살해당한 시신으로 발견된 돔빌의 마지막 행적과 그를 살해한 범인의 정체 그리고 이베타의 삼촌 피카르 역시 죽임을 당하는데 그를 죽인 범인의 정체 등 여러 의문의 사건이 발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캐드펠 수사 역시 자신의 지식을 총동원해 시신을 살펴보는데.....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이 흥미롭게 읽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추론으로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보다 더 많은 서사를 갖고 있는 등장 인물들의 모습이 더 흥미로웠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라자루스 - 부활한 성인의 이름으로 등장하는 것도 의미심장하지만 그가 행한 합법적인 정의로움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역시나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의 수사 마크의 성실함과 책임감은 살인자 누명을 쓴 조슬린의 무죄를 입증하는 증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그의 존재감을 더 잘 드러내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편에서 가장 큰 조재감을 드러낸 것은 오스윈 수사가 아닐까 싶다. 

캐드펠 수사가 애지중지 만들어 낸 약병을 엎어버려서 캐드펠이 사건에 개입하게 되는 우연을 만들어내지만 그 자신이 어떤 의미로 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깨닫지 못하지만 캐드펠 수사에게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중요한 말을 하게 된다. 셜록 홈즈가 논리적 추론에 생각이 막혔을 때 왓슨이 별 의미없이 툭 내뱉은 말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게 하는 상황처럼 보이는 그 장면이 이 소설의 또 다른 정점이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사실 이제 시리즈의 다섯권쯤 읽고 있으려니 논리적인 사고, 이해력, 주론 다 상관없이 어떤 인물이 배신자이며 범인인지 눈에 빤히 보이고 있어서 범인 찾기는 그리 크게 중요하지 않게 된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라는 말을 입중하고 싶은 것인지 캐드펠 수사의 사건 해결은 모두 해피엔딩으로 기분이 좋아지는데 이 책의 편집에 있어서는 조금 아쉽다. 일정이 촉박한 탓이었는지 오타가 좀 많이 보였고 이전 책에서는 주석번호만 보이고 실제 주는 달리지 않은 것도 확인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너그러이 넘겨버릴 수 있다. 그 이상으로 캐드펠 수도사 시리즈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벌써부터 다음 권이 기다려질만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