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은, 광대무변한 우주에서 보자면 아주 작은점일 뿐이다. 호들갑 떨지 말자. 마음속으로 그렇게 외치며 커튼을 닫고, 외등을 켜고, 고양이와 나를 위한 식사 준비를 시작한다. 67


짧지만 강한 에피소드들.
일기처럼 쓰인 작가의 에세이는 금세 읽히지만 여운이 길다. 천천히 읽어야 할 책을 달리며 읽는다는 것이 아쉬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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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1-13 1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우주를 비행하는 우주선
에서 찍은 먼지 같아 보이는 지
구별의 사진을 본 기억이 나네요.

독서 슬럼프에 빠졌을 때 만나면
좋을 듯 싶은 책이네요.

chika 2023-01-13 17:02   좋아요 0 | URL
아, 네. 그 비스무레한 사진들이 많았었지요. 맨인블랙 에필로그가 생각나는... ㅎ

짧게 읽을 수 있는 글들인데 저는 좋더라고요 ^^
 
달 드링크 서점
서동원 지음 / 문학수첩 / 202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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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이 책 한 권과 같다면... 마침표가 있는 것을 상상할 것인가 아니면 백지일 것이라 상상할 것인가.

사실 깊이 들어간다면 이것은 세계관과 관련이 있는 철학적 사유가 될수도 있겠지만 요즘의 내 상태로는 그런 심오한 사유보다는 그냥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한 권의 책 읽기가 더 좋다. 그래서 그냥 이 판타지 소설은 이게 말이 되는거야? 라는 생각없이 그냥 그렇게 어느 날 달토끼가 내 눈앞에 나타나는 것이 당연한 일인양 그렇게 이야기속으로 빠져들어가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되었다. 씁쓸한 맛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달달한 끝맛이 있다면 쌉싸름한 맛은 그 자체로 음미하기에 좋은 맛이라 생각해서인지 차가 아닌 주류인 것도 별 거부감이 없다. 내가 마실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달 드링크 서점의 무지개색 드링크 한 잔을 마실 생각을 하는 것처럼.


우연이 운명이 되는 곳, 달 드링크 서점은 바로 그런 곳이다. 달에서 왔다는 달토끼가 우연히 찾아 들어간 곳에서 일을 하기 시작하고 그곳에서는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어울리는 칵테일을 만들어 판매를 하고 있다. 보통의 음료가 아니라 '이야기'가 담겨있는 음료는 그것을 마신 사람에게 미래를 보여주기도 하고 잊고 있었던 과거를 보기도 하고 또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기도 한다. 옴니버스 형식처럼 달 드링크에 오는 손님들의 이야기가 에피소드처럼 이어지고 있는데 그 이야기들을 엮어내는 줄기는 바텐더 문, 그와 함께 일하는 달토끼의 이야기가 되기도 하다. 

인생에서의 성공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타인과의 관계에서 배려하는 마음이라는 것은 나 자신의 욕구를 누르며 무조건 따르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깨닫게 되고 죽음으로 인한 이별의 슬픔을 견디는 것은 힘들지만 마음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해 준다. 


이 소설속의 이야기들은 그저 우연처럼 만나는 이야기들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에피소드들의 줄거리를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를 따라가는 것이 좋겠다는 마음이다. 우연이 운명이 된다,는 뜻을 떠올려본다면 딱 맞는 말이지 않겠는가. 

한가지 스포일러를 꺼내보자면 프롤로그처럼 우연히 들어간 곳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달토끼의 이야기는 시작이 아니라 결과인 것이며 바텐더 문의 운명을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판타지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들의 만남이 우연이 아닌 운명인 것인데 527번 도서관 관리자인 문 앞에 힘센 달 토끼는 어떻게 나타나게 된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그냥 그것이 운명인 것으로 받아들이련다.

달을 떠난 달 토끼와 527번 도서관 관리직을 떠난 문의 새로운 음료, 아니 새로운 이야기는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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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늙는다. 물론 청년도 늙는다. 그리고 그보다 먼저, 사랑이 늙을지도 모른다. 여하튼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시간이 많지 않다는사실이다. 이것이 진부한 메시지라고 생각하는 순진한 청년도 내안에는 있다. 그러나 내가 나에게서 황폐한 성가대석과 저무는 해와 하얀 잿더미들을 보게 될 날이 그리 천천히 오지는 않을 것임을 알아차린 시인도 내 안에 있다. 나는 내 안의 청년에게 이 시를 읽어주면서 삶을 더 사랑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그 청년은 고집이 세고 기억력도 나쁘다. 셰익스피어가 옳다. 그가 언제 틀린 적이 있었던가.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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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지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서평신청했다가 똑 떨어지고 이 두껍고 그만큼 비싸고 그렇지만 소장하고 싶은 책 두 권은 언제쯤이면 내 손에 들어오게 되려나..하고 있다. 붉은 지붕은 아무래도 볼로냐가 먼저 떠오르지만 피렌체 역시 뭐. 

피렌체에 가면 내 기필코 우피치에 들어가보리라, 했었지만 드넓은 미술관을 좋아라 할 사람은 나 뿐이고 걷기 힘든 어머니를 모시고 간다는 것은 더더구나 비추라면서 대산 산마르코수도원에 갔었다. 그때 전시된 필사책들도 봤는데 그냥 크기만 큰 것이 아니라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하나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피렌체에 바로 못가지만 이렇게라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탈리아 골목길 드로잉 산책,은 저 책탑아래 어딘가에 있는데 그 '어딘가'가 어딘지 확신할 수 없어서 바로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일뿐.


이제 조금씩 위드코로나가 되어가면서 해외여행을 갈 계획을 세워보고 있다. 물론 첫번째로는 어머니 모시고 가 볼만한 료칸 온천 여행. 가족여행으로 컨설팅을 넣으려면 일단 돈을 좀 많이 모아야겠는데.


아무튼 일본이든 이탈리아든 - 얄밉게도 서로 친한 두 나라인데 왜 이 둘이... 뭐 어느곳인들 떠날수만 있다면 가보겠다마는 일본은 비자없이 가까워서 직항으로 쉽게 가볼수있는 곳이고, 이탈리아는 언제든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니 어쩔 수 없다. 더구나 아씨시의 성프란치스코 성당의 프레스코화를 못봤다는 핑계는, 내 세례명이 프란치스카라는 것 때문에 재속회원이 아니더라도 아씨시는 꼭 가봐야 할 곳이라는 것이 명제처럼 되어버렸으니.

지금 어디론가 떠날 수는 없고. 책으로라도 떠나봐야겠다. 이렇게라도 가고 싶은것일까 싶지만.





그리고 하나 더. 

반지 전쟁 특별판 북펀딩 소식에 이건 무조건! 하며 달려갔다가... 책값이 무려 이십삼만원.

물론 북펀딩에 굿즈도 포함된 것이라 하지만, 내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이건 안할란다. 

톨킨선생의 친필사인본이라면 사실 펀딩할만하다 생각하지만 이건 책이 아니라 사치품같다는 생각이...

하긴 요즘 그냥 책값도 왠만하면 사오만원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책값이 너무 싸다...라고 했었지만 그건 양장본의 이야기이고 페이퍼백도 덩달아 비싸지고 있으니 책을 마구 사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책사재기가 주춤해진 이유는 더이상 책을 쌓아놓을 공간이 없어서,가 가장 크다. 책을 사모은지 삼십여년이 되어가고 있으니 정리를 하지 않았다면 집이 무너졌을지도.


내가 죽으면 이 모든 것이 다 쓰레기가 되어버릴뿐인데...라고 생각하면 책 욕심이 사라지지만  읽고 싶은 책 실컷 읽기 위해 일하는 것이기도 한데...라는 생각을 하면 또 맘이 흔들리고.


그래도 나름의 위안인 건. 올해 급여 인상이 좀 많았고, 지난 달 이미 기부단체를 한곳 더 늘렸다는 것. 성당 다니면서 십일조를 지키는 것은 아니지만, 누가 들으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뭐라 하겠지만, 굳이 성당에 십일조를 지키고 싶지는 않다. 급여인상에 주일금을 늘리는 대신 인권단체나 청소년센터에 조금 더 기부를 하는 것이 내게는 더 보람있는 일.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 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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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에르 2023-01-11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랑 같이 응모했다가 같이 똑 떨어지신거 아니세요? ㅎㅎ 재미있을 것 같은데 안되면 안되는갑다 하고 가야죠. 세상은 넓고 책은 무한정인데..^^

chika 2023-01-11 17:57   좋아요 0 | URL
ㅎㅎ 세상은 넓고 책은 무한정...인 것과 같이 책욕심도 무한정 뻗어나가서 말이지요. ㅎ
서점이야기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여유있을 때 도서관찬스를 쓸까도 생각중입니다. 신청도서로 받아주시려나 싶지만;;;;

살리에르 2023-01-11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피렌체 관련 두 책은 저도 욕심이 나서 열심히 응모했는데 다 떨어져버렸어요...ㅎㅎ
책욕심은 인정! 그런데 책보다는 굿즈 욕심이 더 크더라고 누가 카던데요....ㅎㅎ

chika 2023-01-11 22:24   좋아요 0 | URL
설마요... 그렇게 탐내던 어린왕자 에스프레소 잔, 회중시계도 제꼈고 대용량머그도 포기했습니다만?
미니멀과 맥시멈이 오락가락해서 일관성이 없을뿐이지요. ㅋㅋ
 

도서관은 저마다 크기와 형상이 달랐다. 심지어 서가에서 풍기는 냄새까지도 전부 달랐다. 오래된 도서관에선 묵은 책냄새가 났다. 시간의 흐름에 서서히 마모되어 가는 종이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였다. 백 년 이상된 고서에서 풍기는 냄새를 우디woody향이라고 했다. 실제 종이는 썩어가는 과정에서 바닐린, 벤즈알데하이드, 푸르푸랄 같은 화학물질이 만들어졌다. 우리가 헌책에서 바닐라, 아몬드, 단맛과 달콤한 빵 냄새를 맡게 되는 건 바로 이 때문이었다.
49, 도서관의 유령들,라이프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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