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따라하기 파리 - 전2권 - 2023-2024 최신개정판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
오유나 지음 / 길벗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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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코로나가 끝났지만 개인적인 상황은 여전히 여행이 쉽지 않다. 그래서 애써 여행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하다가 또 가까운 곳은 여행을 가볼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해보다가 결국 어쩔 수 없는(?) 선택은 여행책을 보면서 여행계획을 세워보는 것으로 대리만족을 실행하는 것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하게 된 무작정 따라하기 파리. 

사실 프랑스 여행은 늘 꿈꿔보지만 현실적으로 몇년사이에 가게 될 기회가 없을 것이라 큰 관심은 없었는데 책을 펼쳐놓고 있으려니 없는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가보고 싶어진다. 


'파리'를 중심으로 테마와 코스, 두 가지로 나눠 분리된 두 권의 책으로 여행을 계획해볼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실질적으로 일정이 잡혀있는 여행이라면 코스 중심으로 먼저 보겠지만 나의 경우는 테마북을 먼저 펼쳐보게 된다. 완전히 분리된 책이지만 테마를 중심으로 읽다보면 필요한 핵심정보 앞에 코스북의 지도페이지가 같이 표시되어 있어서 찾아가보고 싶은 테마를 정하며 코스도 같이 짜볼 수 있게 되어있어 조금 더 구체적인 여행일정을 계획해볼 수 있게 되어 있다. 


파리의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는 물론이지만 걷기 좋은 길, 공원, 동네의 맛집까지 다 섭렵하고 있어서 짧은 시간으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특히 아웃 오브 파리를 펼칠때는 이전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몽생미셸과 오베르쉬르우아즈는 물론 모네의 고향인 지베르니와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코끼리 바위가 있는 에트르타를 보니 역시 여행계획은 테마와 코스가 어우러질 수 밖에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코끼리 바위같은 자연풍경은 영원할 수 없고 실제로 자연재해로 인해 예전의 풍경이 사라져버린 경우도 있으니 부디 더 늦기 전에 직접 볼 수 있는 날을 기원하며 오늘도 열심히 책 속 지도를 펼쳐들고 지하철과 트램을 타는 상상을 하며 여행 일정과 경로를 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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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우로라와 민토의 말을 믿는다면 우마는 나를 사랑하지도 않고 다만 뛰어난 배우일 뿐, 열정을 먹고 사는 포식자일 뿐, 사기꾼일뿐이다. 최근에 내가 우리 가족에 대해 품은 생각의 대부분이 우마의 말을 바탕으로 내린 판단이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발밑에서 땅이 푹 꺼지는 기분이었다. 아우로라와 케쿠, 아우로라와 바스쿠, 아우로라와 라만 필딩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일까? 누나들이 뒤에서 나를 헐뜯는다는 말은 사실일까? 만약 그렇지않다면 우마가-아, 내가 누구보다 사랑하는 여인이 가족과 나사이에 끼어들 속셈으로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들을 혐오하게 만들었다는 뜻이다. 자신의 가치관을 버리고 남의 가치관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다니 - 문자 그대로 제정신이 아닌 상태라고 말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렇다면-아우로라의 대조법을 빌리자면 나야말로 미친놈이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우마는, 나쁜 년이다.
그렇게 악의 존재 가능성을 깨달았을 때, 내 인생에 나타난 순수한 악의를 사랑으로 착각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래서 내 인생에서 내가 원하는 모든 걸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을 직시했을 때나는 기절했다. 그리고 유혈이 낭자한 악몽을 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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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시간 - 100곡으로 듣는 위안과 매혹의 역사
수전 톰스 지음, 장혜인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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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피아노를 배워봤다고 하는데 나는 피아노뿐 아니라 그 어떤 걸 배우기 위해 학원이라는 곳에 가본적이 없다. 학창시절 친구가 피아노를 잘 치고 싶은데 자기는 손이 작아 건반치는 것이 너무 어려워 포기했다는 말을 하며 내 손을 보더니 피아노를 배우기 쉬웠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키작은 그 친구의 손길이에 비하면 내 손은 한마디 정도는 길었으니 그리볼만도 했겠지만 나는 피아노를 배운적이 없을뿐이고 그때부터 피아니스트를 보면 자꾸만 손가락을 먼저 보게 되었다. 

음악을 듣는 귀(!)는 없지만 음악수업시간에 음악감상 시험에 대비해 선생님이 지정해 준 클래식 음악을 들었었는데 그때 음악듣기 시험 성적은 형편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계속 듣고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지금도 피아노곡을 떠올리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을 가장 먼저 떠올리고 그 선율을 부를수는 없지만 들으면 알 수 있는 곡이 되었다. 음악에 대해 무지한데다가 막귀이기도 해서 누군가 추천하면 음반을 사서 들어보곤 했었는데 친구가 또 다른 느낌이지만 내가 들어보면 좋아할 것 같다며 라흐마니노프가 직접 연주한 음반을 선물해 줘서 그때 처음으로 연주자에 따라 음악의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느꼈었다. 

이렇게 구구절절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책 '피아노의 시간'이 어떤 책인지 간단히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피아노의 시간은 저자 수전 톰스가 엄선한 100곡의 피아노곡이 담겨있다. 피아노의 역사를 보여주기에 100곡은 너무 적은 숫자임을 강조하며 첫머리에 나름대로 선곡의 기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에 더해 여성작곡가의 음악이 적을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도 잠깐 설명해주고 있다. 사실 음악뿐 아니라 다른 예술, 전문적인 분야에서 여성이 오로지 자신의 재능만으로 그 천재성을 인정받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시절들이었기에 저자의 설명에 그저 고개를 끄덕일수밖에 없다. 


들어 본 기억이 전혀 없는 음악에 대한 설명은 그냥 설명문일뿐이었는데 많이 들어봤던 음악, 라흐마니노프에 대한 설명은 그 곡의 분위기와 느낌에 대한 설명이 문장속에서 음악의 선율이 흘러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순차적으로 읽어나가기 시작하다가 내게 친숙한 음악부터 찾아 읽고 듣기 시작하니 오히려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좋은 느낌이다. 

책의 내용은 주로 선별된 곡의 해설에 대한 것이지만 그 곡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나 작곡가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여 이야기하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각각의 곡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 음악 감상의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초심자에게는 조금 더 음악을 이해할 수 있는 도움이 되는 글이라고 할수는 있을 것 같다.

피아노의 전신이라 일컬어지는 하프시코드에서부터 시작하여 재즈곡까지 다양하게 선곡되어 있는데 목차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선율을 바로 떠올려보지는 못하지만 - 좀 부끄럽긴 하지만 - 음악을 들으면 익숙한 느낌의 곡들이 많이 있어 보인다. 책을 읽는 동안 틈틈이 큐알코드로 연결하거나 동영상을 검색해서 찾아보며 음악을 듣곤 했는데 - 역시 아는 것만 찾아 듣기는 했지만 오랫만에 들어서 그런지 그저 좋기만 했다. 

오랜 시간 천천히 시간을 들여 책을 뒤적이며 피아노 100곡을 넘어 또 다른 명곡 100, 아니 숫자와는 상관없이 그냥 좋은 음악을 찾아 들어보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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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범죄 대책과 시라타카 아마네
가지나가 마사시 지음, 김은모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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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레이나 유괴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어 있어서 작가의 다른 작품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또 다른 연쇄살인 사건인 줄 알았는데 이 사건은 아마네가 이후의 경찰생활을 하면서 반드시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잡아 더이상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게 해 주는 것이었다. 


그런 아마네가 근무하는 무사시노서 관할의 한 공원에서 대낮에 피에로 복장을 한 사람의 시신이 발견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공원에서 발견된 시신은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복어독에 중독되어 사망했으며 그의 얼굴에는 1/TTX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의심의 여지없이 TTX는 테트로도톡신임을 확인하지만 숫자 1에 대해서는 그 명확한 의미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아마네는 직감적으로 숫자 1의 의미가 연쇄살인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챈다. 

얼마지나지 않아 아마네의 예측대로 2/TTX라는 글자가 새겨진 두번째 시신이 발견되고, 테트로도톡신에 중독된 이들의 특징은 사망직전까지 몸을 움직일수 없는 마비상태가 되며 호흡곤란으로 사망하게 되는데, 의식만큼은 또렷해 자신의 죽음과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인식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잔인한 살해방법이기도 하며, 도대체 범인은 왜 그렇게 잔인한 방법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범인이 피해자들에게 죽기 직전까지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무엇일까.

더구나 몸이 마비된 피해자를 사람들이 오가는 공공장소에 두기 위해 범행이 발각될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이동시킨 이유가 무엇일까.

사건은 범인을 찾기는 커녕 오히려 미궁속으로 빠져들어가는데...


매의 눈,으로 사건의 핵심을 파고들어 해결하는 아마네는 사실과 검증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기 전에 테트로도톡신 독이 사람에 따라 다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에 착안을 해 범인이 피해자들을 실험대상으로 삼았을지 모른다는 추측으로 사건 조사의 방향을 찾아내고 그 결과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이렇게 사건이 해결되는 듯 하다가 범인이 쳐 놓은 덫에 아마네가 걸려들게 되고...


사건은 아마네의 억측에서 풀려나가며 해결이 되는 듯 전개되고 있지만 그 억측이라는 것이 타당성이 있고 사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에서, 나는 아마네의 추론을 억측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부분 사건의 해결은 유기적인 사고방식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어떤 측면에서는 반전이 있다고 할수도 있고 독자로 하여금 전혀 모르겠어,가 아니라 소설 속 경찰과 같이 추론을 해 보며 이야기속에 빠져들어 책장을 넘기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해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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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집이든 문짝 너머를 들여다보면 모두 우리집 못지않게 섬뜩하고 기상천외한 난장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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