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 그리스에 길을 묻다
이윤기 지음 / 해냄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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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리뷰제목. 별 얘기 아니다. 말 그대로 지중해를 바라보고, 올림픽 경기가 열렸다는 올림피아 운동장을 한 번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 뿐.

별다른 감흥없이 이 책을 읽고 있을 때, 누군가 내가 읽는 책을 보더니 '화려한'도판에 눈이 휘둥그레지며 책값을 물었더랬다. 그 이후에 다시 책을 읽으려고 하니 나도 모르게 자꾸 사진에 눈길이 간다. 책을 읽으며 꼬박꼬박 사진을 보기는 했지만 내심 아주 당연한 것으로만 여겼기 때문에 술렁술렁 넘겼는데 말이다.
아니, 어쩌면 중반을 넘어서면서 그리스의 신전 사진이 나오면서 조금 더 눈길이 간 것인지도 모르고.

1부. 신화에 길을 묻다는 대부분이 이미 알고 있을 - 신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두번쯤은 들어봤을 듯한 이야기들이 실려있고, 2부 역사에 길을 묻다에서는 그와 관련된 철학자들의 일화들. 내가 오지랍이 넓어서 그런건지 이 이야기도 많이 들어 본 일화들이다. 3부 현장에서 길을 묻다는 긴 이야기를 끝맺는 정리의 말 정도.

그리 깊이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겐 나름대로 재미있다. 같은 말의 반복과 예전에 펴냈던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했던 것과 비슷한 얘기를 술렁술렁 되풀이하는 것이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보다 더 강하게 '그리스에 가자!'라는 느낌을 갖게 해 주고 있으니 말이다. 더구나 평소에도 저얼대 뛰지 않는다고 소문난 내가 올림피아의 운동장을 바람을 가르며 뛰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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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5-10-27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스인 조르바 마지막에 이윤기씨가 니코스 카잔차키스
무덤에 소주 한잔 드리는 얘기가 나오는데 찡-하더라구요

chika 2005-10-27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그래요? 그 책은 조금 무겁게 읽으려고 아직 안펴봤어요. 좀 더 찬바람이 불면 읽어볼려구요.
 
역사와 문화로 보는 일본 기행 - 세계 인문 기행 4 세계인문기행 4
이경덕 지음 / 예담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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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주로 도시에 대해 다루었다.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본 도시와 그들이 지닌 땀이 흠뻑 밴 역사와 문화를 보고 느낀대로 썼다. 기행을 선적禪的으로 표현하면 그들의 뒷모습을 따라갔다가 그들의 눈동자를 보고 돌아오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 보름 남짓 도시들을 돌면서 예전에 느꼈던 것을 확인하기도 하고 새삼 눈에 들어오는 것들도 있었다. 기행이라는 것이 그렇듯 정보보다는 느낌을 살리는 게 중요한데 찬찬히 살피지 못했던 정경에 대한 아쉬움이 뒷머리를 당긴다
(여행을 시작하며, 저자의 말)

나는 저자의 말속에 이 책에 대한 느낌이 다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와 문화에 대해 좀 더 풍부하게 알게 되었고 여행정보를 얻어 눈으로 보러 가는 관광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기행이라는 느낌에 맞는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내가 일본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있다면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역사와 문화를 조금 더 깊이있게 확장시켜나갈 수 있었겠지만 지금 내 수준으로는 다음에 일본에 여행을 가게 된다면 찬.찬.히 살펴 읽고 눈에 보이는 풍경 안에 숨어있는 더 많은 모습을 봐야지, 라는 결심만 가져보게 될 뿐이다.

처음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가볍게 지나쳐가 버리는 듯한 느낌으로 익숙하지 않은 어휘와 문화를 읽어나갔는데 책의 중반쯤을 읽게 되면서부터는 내 생각이 지나치게 가벼웠음을 깨달았다. 가벼운듯한 역사와 문화속에 내가 좀 더 깊이 있게 들어가서 느끼고 찾아봐야 하는 우리와 일본의 역사가 들어있고 내가 언젠가 찾아가 직접 보며 확연히 느끼게 될 문화와 역사가 있구나, 라고 느낀 순간 이 책의 무게감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데 극찬을 하기에 조금 아쉬운 것은 책에 실려있는 사진들이 온전히 그 느낌을 전해주지 못하기때문이다. 잘 찍지 못한 사진이라도 저자의 이야기를 느낄 수 있는 사진이 실려있었다면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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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 / 마음산책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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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웅이 아니다. 한 아이에 대한 애정이 있었을 뿐이다. 나는 그 아이의 죽음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그 손에 내 집념을 맡겼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 말고는 아무도.(493)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이라는 제목은 한번 들으면 쉽게 잊을 수 없는, 그런 종류의 책으로만 다가왔다. 제목은 끌렸지만 쉽사리 번쩍!하고 끌리지는 않았던 이 책을 선물로 받지 못했다면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을까? 아니, 그래도 언젠가는 내 손에 이 책을 들게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이런 책은 쉽게 사라지는 책이 아닐테니까말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한 아이의 죽음에서 출발하지만 그 죽음을 이해하기 위한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것은 '추리소설'의 공식을 따라 범인이 누구인가, 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그 죽음의 의미안에 담겨있는 각기 다른 느낌들 때문에 도저히 손에서 책을 떼어놓을 수가 없다. 얼음의 결정이 각기 다른 모양을 갖고 있는것처럼, 그래서 한없이 들여다보며 여러 느낌과 생각을 갖게 되는 것처럼 스밀라의 자취를 따라 움직이고 있으면 너무나 많은 생각과 느낌을 갖게 되어버린다.

그린란드, 식민지, 빙하, 고독, 사랑, 가족, 이해, 탐욕, .......... 실타래처럼 나오는 이 느낌을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차가운 바람속에서 눈과 얼음으로 모든 감각이 마비되고 생각이 멈춰버리는 그런 순간이 온다면 나는 이 많은 압축된 단어들을 떠올리며 삶에 대한 느낌으로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될까?

손에서 뗄 수 없었다는 핑계로 급하게 읽어버렸다. 급히 먹는 음식에 체하는 것처럼, 이 책 역시 너무 급히 읽어 제대로 소화를 못시키고 있는 중이다. 문장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은유와 성찰들을 급히 넘겨버리면 안되는 것이었는데.

이 책을 '추리소설'이라는 틀에 매어놓은 것이 어쩌면 이 책의 많은 것을 놓쳐버리게 해버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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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10-24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읽으셨군요. 몇년후쯤 다시 한번 읽어 볼 생각이에요.

물만두 2005-10-24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읽을 책 없으면,..

mong 2005-10-24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러번 다시 읽을만한 책이라고 생각해요~
스밀라 팬으로서 추천 ^^

chika 2005-10-24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다시 읽고 싶은 책이고 다시 읽게 될 책이라고 생각해요. 몇년 후 쯤 다시 읽으면 또다른 느낌이 있을 것 같거든요.
 
살인자의 건강법 - 개정판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민정 옮김 / 문학세계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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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나는 타슈의 책을 한권도 읽지 않고 그를 인터뷰하러 왔다가 쫓겨난 기자처럼 이 책을 읽다가 손에서 놓치고, 다시 읽으려 하다가 또 다른 책에 밀려나버리고.. 그런저런 이유로 책에 쫓겨나버린 듯 했다.
아마 그 이유가 이 책을 읽었다, 라고 말하지 못하게 되는 이유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중반을 넘기면서 이해할 수 없는 내 머리는 이 책을 던져버리라고 말하지만 또 어쩔 수 없는 내 두 손은 끝까지 책을 움켜쥐고 잠시의 쉼도 없이 끝장까지 넘겨버려야 했다.

누군가의 말처럼 피 한방울 묻히지 않고 지나쳐왔지만 뒤돌아보면서 뭔가 계속 찜찜하게 느껴야 하는 지금의 이 기분을 뭐라 표현해야 할까.

이 책은 참 흥미롭다,라 말하고 싶지만 과연 나는 '살인자의 건강법'을 읽은 것일까, 읽지 않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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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0-22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chika 2005-10-22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

물만두 2005-10-22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은 것일까, 읽지 않은 것일까?

chika 2005-10-22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추리력을 동원해 논리적으로 설명해보시구랴~ (메롱!)

stella.K 2005-10-22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저 책 돈이 아까워서 끝까지 꾸역 꾸역 읽었는데...마지막 장을 덮고도 왜 샀을까 후회했어요.

chika 2005-10-22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스텔라님. 그러셨군요. 저도 돈 주고 샀으면 또 느낌이 달랐을지 몰라요.
근데 저는 urblue님께 받은 책을 읽은거거든요. ^^
 
십자군 이야기 2 - 돌아온 악몽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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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펴들고 읽기 시작하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왜 이렇게 얘기가 뜬금없이 느껴지지?.... 왜...?
아, 프롤로그였구나. 혼자 피식피식 웃으며 다시 진지하게 읽기 시작했다. 십자군 이야기 - 돌아온 악몽.
제목은 내게도 그래도 전해진다. 돌아온 악몽.
내가 알고 있었던 많은 역사적 사실들의 이면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나는 또 충격을 받아야했다. 사실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은 언제쯤이면 건너고 건너고 또 건너는 단계없이 바로 전해질 수 있을까.

십자군 전쟁에 담긴 그들의 탐욕에만 집중을 하다보니 나는 또 둘째권에서 마음 불편함을 느낀다. 은근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유럽중심의 역사관에 물들어 있는 내가 나를 불편하게 한다. 그걸 느끼게 해 준 것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훌륭한 것이다. 내게는!
그런데 그것 하나뿐인가. 왜 전쟁을 일으키고 있는지, 그들의 잔혹함이 어느 지경에까지 이르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건 뼈아픈 교훈이다. 그것을 인식하고 그 악몽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뜬금없이 이 책을 읽다 또 세계사 선생님이 떠올랐다. 둥근 지구의 축은 어느곳으로 넣든지 그곳이 중심이 된다고 말씀하셨던, 그러니 우리가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하셨던 그 선생님. 그때 또다른 얘기도 해 주셨었는데 더운 나라 사람들이 후진국을 못벗어나는건 그들이 게으르기 때문이라는 일설을 일거에 묵살해버리셨던 그 말씀을 잊고 지내다가 이제야 다시 떠올린다. 최고의 문명을 꽃피운것이 그들인데 그것을 짓밟은 썩어빠진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헛소리를 하는 거라고 하셨던.

정말 나는 언제쯤이면 진실을 찾아보는 눈을 갖게 될까. 진실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경지는 아니더라도 말이다.

우리 스스로의 세상 보는 눈을 가지기 위해, 우선 우리는 우리 이웃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 그러지 않는 한, 우리는 옛날에 저질렀던 실수를 또다시 답습할 것이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 자는 다시 그 역사를 반복해서 살 수 밖에 없다는 말은, 현실에 안주하려는 이에게는 더 없이 무서운 저주려니와, 역사를 만들어 가야하는 우리에게는 참으로 소중한 경구가 아닐 수 없다.
- 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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