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먹고 싶다 - 유승준의 소설 속 음식남녀 이야기
유승준 지음 / 작가정신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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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책 이야기들이 나온다. 읽었다, 는 기억밖에는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는 책도 있었고 상당히 흥미로게 읽었었는데 이 책에서 다시 흥미를 느끼게 되기도.
그런데 저자의 '음식남녀 이야기'는 그닥 흥미를 끌지 못한다. 내가 그 깊이를 느끼지 못해 그런것일까?
하지만 그 '요리'를 먹고 싶다, 가 아니라 요리 이야기를 쓴 '그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했으니 이 책은 성공한건가? 그러고보니 새삼 책의 제목이 '사랑을 먹고 싶다'군. 이건 무슨 뜻일까...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생각보다 훨씬 더, 한국소설을 읽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오히려 1부에 나온 이야기책은 낯익은데 -호프만의 허기나 아주 특별한 요리 이야기, 같은 - 2부의  작가 인터뷰에 나온 한국작가의 소설은 거즘 읽은 기억이 없다. 그래서 더 흥미롭게 읽힌것일까. 읽어나가면서 '아, 이 책 읽어보고 싶네'라는 생각을 끌어냈으니?

굳이 읽을필요는 없겠지만 내 옆에 놓여있으면 한번쯤 들춰보며 여러작가의 여러책을 두루두루 살펴볼 수 있다는데 의의를 둘 수 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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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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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유난히 책이 읽히지 않는 때가 있다. 
머리속은 온통 무엇으로 가득차 있는지 책읽기에 집중하지도 못하고 책을 펴놓기는 하지만 내 눈은 무의식적으로 글자를 따라갈 뿐이고 내게 말을 건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는 때이다.

이럴 때 겨우 한 단락정도 읽고 밀쳐놔버리는 책을 과감히 옆으로 밀어놓고 집어 든 책이 이 책이다. 평소같으면 이 책 역시 좀 더 강렬하게 읽었겠지만 책읽기의 더딤이 여전하여 나는 이 책도 느릿느릿 훑어가기만 하게 되었다.

그런데 저자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이 단지 '문학'에 대한 고상한 이상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되면서 조금씩 저자의 이야기에 빨려들어가게 되었다. 이미 읽어 알고 있는 작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새삼 감동을 느끼고, 제목으로만 알고 있던 작품에 대한 이야기에는 슬쩍 저자와 책 이름을 메모해 놓기도 하면서 책을 읽었다. 특히 '시'에 대해서는 그저 서정적인 작품,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안에 담겨있는 뜻을 새겨보게 되니 시어 하나하나의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물론 문학작품은 그 원작을 읽어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이겠지만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것들을 일깨워주는 이런 글들을 읽는 것 역시 내 책읽기에 도움이 되는 것이리라.

저자는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의 영혼을 구한 일 - 로버트 브라우닝이 쓴 극시 <피파가 지나간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행복을 원하면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고 산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새삼 생각해보면 행복은 어마어마한 가치나 위대한 성취에 달린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별로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 작은 순간들 - 무심히 건넨 한마디 말, 별 생각없이 내민 손, 은연중에 내비친 작은 미소 속에 보석처럼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아마 이 책에 실려있는 많은 글들을 통해 저자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그런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든다. 사랑에서 비롯되는 자그마한 행복, 수줍은 손 내밈과 미소. 힘들고 마음아프게 하는 일들이 많은 험한 세상이지만 그래도 손 내밀며 미소 지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의 이야기라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각자의 영혼은 그저 하나의 작은 조각에 불과해서 다른 사람들의 영혼과 합쳐져 하나가 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 존 스타인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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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5-12-08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읽고 싶은 책인데 아직 사질 못하고 있네요. 바로 어제도 회사 후배랑 읽고싶다고 얘길 했었는데...

chika 2005-12-08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닥 기대를 하진 않았었는데, 알라딘 서재지기 '세실'님 추천으로 읽었거든요. 근데 좋았어요. 꼭 읽어보세요 ^^
 
위대한 마법사 오즈 - 개정판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 1
L. 프랭크 바움 지음, W.W. 덴슬로우 그림, 최인자 옮김 / 문학세계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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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마법사는 오즈이지만, 정말 위대한 마법은 내 안에 다 있다. 지혜로움도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도, 용기도 모두. 그리고 내가 돌아가고 싶어하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하지만 내 안에 들어있는 그 모든 것을 찾아 여행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 기나긴 여정을 통해 내 안에 담겨있는 보물을 발견하고, 친구를 만나게 되고 내 영원한 안식처를 찾게 되는 것이니.
 
 
Over the Rainbow

Somewhere, over the rainbow, way up high,
저기 어딘가에, 무지개 너머에, 저 높은 곳에

There's a land that I heard of once in a lullaby.
자장가에 가끔 나오는 나라가 있다고 들었어

Somewhere, over the rainbow, skies are blue,
저기 어딘가에, 무지개 너머에, 하늘은 푸르고

And the dreams that you dare to dream really do come true.
당신이 감히 꿈꿔왔던 일들이 정말 현실로 나타나는 나라.

One(some) day I'll wish upon a star
어느날 나는 별에게 소원을 빌었어

And wake up where the clouds are far behind me.
그리고 구름 저 건너에 일어났지

Where troubles melt like lemon drops
걱정은 마치 레몬즙처럼 사라져버리고

Away above the chimney tops
굴뚝 저 높이에

That's where you'll find me.
그곳이 바로 당신이 나를 찾을 곳이야.

Somewhere over the rainbow, blue birds fly,
무지개 저 너머 어딘가에, 파랑새는 날아다니고,

Birds fly over the rainbow,
새들은 무지개 너머로 날아가는데

Why, oh why can't I?
왜.. 왜 나는 날아갈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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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내 인생
주세페 쿨리키아 지음, 이현경 옮김 / 낭기열라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내가 지나온 이십대는 온통 불안정하고 이리저리 부딪치기만 했던 것 같다. 그래도 어쨌든 나는 이미 그런 이십대의 불안한 시간을 지나와버렸기 때문인지 한결 차분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심지어 이 극심한 냉소적인 풍자에 통통 튕겨지며 웃기까지 하고 있다. 옛날 이야기이지만 옛날 이야기가 아닌, 십이년전에 쓰여진 이태리의 이야기가 지금의 우리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자꾸만 놀랍고도 신기하기만 한 도깨비빤스의 노래를 되풀이 되풀이 되풀이 하며 듣고 있는 기분이다. - 그때쯤 우리는 학교에서 도깨비빤스라는 노래를 지겹도록 불러대면서도 재밌다고 자꾸만 불러댔었다.

 

세상은 돌고  또 돈다...

하지만 이제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 책은 '세상은 돌고 또 돈다, 는 문장으로 시작하고 '이제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로 맺고 있다. 그 사이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놓을까. 아니, 풀어놓을 수 있을까? 내 머리속에는 이것도, 저것도, 그것도, 아, 요것도..하며 꽉 들어차 들쑥들쑥거리며 이야기들이 쏟아져나오려고 하는데 어느 한놈도 잡을 수가 없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놓지 못하는 나를 탓할수밖에.

저자는 '실업과 빈부의 격차 등 사회 현실을 가볍고 경쾌하게 풍자하고 싶었다'고 한다. 저자가 '가볍고 경쾌하게' 풍자하지 않고 송곳을 들이대며 말을 했다면, 나는 지금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지금도 머리 긁적이며 뭔가 불편한 맘으로 머리 박고 책을 읽는 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무겁지만 무겁지 않은 '너무 진지해지지 않기'에 몰표를 주고 싶다. 그런데 왜 자꾸 곱씹고 또 곱씹어볼수록 킬킬거리던 이야기들이 진지해지려고 하는걸까? 내가 작가의 의도를 벗어나버리고 있는거쟎아!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학, 취업, 이성문제뿐만이 아니라 이주노동자에 대한 생각까지. 수북하게 쌓여있는 사회문제 속에서 보호받고 있는 청.소.년을 벗어나버린 스무살 청춘은 어디로 어떻게 무엇을 해야할지..
그들은 그렇게 방황하게 되는구나 라는 사실을 수능시험이 끝나고 점점 더 추워져가는 이 계절에 더 차가운 현실로 느껴지는 것이 슬플뿐이다.

'이제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의 끝맺음은 딱 여기까지일 것이다. 지금 우리의 모습이고 그 이후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어가는가에 따라 다음 세대의 스무살 청춘의 삶은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들어가겠지.

아, 끝이 너무 암울하고 무거운 책임감에 휩싸이며 마무리하고 있는 듯 해 맘에 안든다. 잠시 머리도 식힐 겸책에 나온 100대 1의 경쟁을 뚫어야 되는 공무원 시험문제를 풀어보자.

홍합은 무엇인가?
a) 고대 로마의 병사 b) 핵무기 c) 바다의 연체동물
몽블랑 산의 정확한 높이는?
a) 80,000미터 b) 4,810미터 c) 197미터

이런것을 일반교양시험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본문 137-138에서)

역시 문제가 이리 어려운것은 이태리나 우리나 문제의 '정답'이 중요한게 아니라, 문제를 풀어 채용되겠다는 '응시자'가 누군지가 훨씬 더 중요다고 말하는거겠지?

주절주절 말이 길어져버렸다. 짧고 굵게 한마디로 이 책을 말하고 싶지만 그게 어렵네. 그냥 후배들에게 '절룩거리는 스무살 청춘에 바치는 인생 이야기'라는 말을 해 주며 읽어보라고 권하겠다는 말밖에...

 

==== 필요없이 덧붙이는 말. 나는 이 책을 낭기열라 출판사를 통해 받았다. 그래서 별점이 다섯개, 인것은 아니다. 요근래들어 내가 책을 읽고 있구나 라는 느낌없이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면 별 다섯개를 클릭해대기 시작했고 이 책 역시 흥미롭게 쭈욱 읽게 되는 책이기에 별 다섯개. (별점에 신경쓰시는 분들이 있어서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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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5-12-01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요. 별점 이거 내 필이다. 생각되면 별 5개. 내용은 좋은데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4개. ^^

산사춘 2005-12-02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 스무살인 제게 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해요.

chika 2005-12-02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 스무살인 산사춘님 도움이 될 듯하니 꼬옥 읽어보시기를..(^^)

하루님. 그지요? 별점이야 어차피 주관적인거쟎아요. ^^

2005-12-02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12-10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투는 며칠 전에 눌러놓고 망설이고 있시유.^^
 
미술에 대해 알고싶은 모든 것들 -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의 톡톡튀는 교과서 미술 읽기
이명옥 지음 / 다빈치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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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브란트, 놀란 눈의 자화상.

- 내가 좋아하는 자화상이다. ^^;;

고등학교 미술시간에 유화로 자화상을 그려오라는 과제를 받았었다. 나야 대강 그려가고 말았지만, 그때 미술 선생님이 친구의 그림을 모두에게 보여주면서 '거짓말 하나 하지않고 정직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모습을 그린 훌륭한 자화상'이라 했던 칭찬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자화상은... 그래야 하는 것이라는 걸 그때 처음 배웠구나.

램브란트, 마지막 자화상.
램브란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 그린 것.

자화상은 죽음을 앞둔 늙은 화가의 심리상태를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램브란트는 자신을 뽐내지도 미화하지도 않았어요. 내면을 똑바로 응시하면서 한 인간의 벌거벗은 영혼을 정직하게 자화상에 기록했습니다. 흔히 램브란트의 자화상을 가리켜 '자화상의 기적'이라 부르는것도 그가 자신의 외로운 정신세계를 솔직히 드러냈기 때문입니다.(67)

윤두서, 윤두서의 자화상.


자화상을 통해 내가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를 쉴새없이 질문하며 인생의 길을 걸어가지요. 삶의여정을 충실하게 기록한 화가들의 자화상을 보면서 우리도 자신의 길을 찾아갑니다.(75)

이종빈, L씨의 꿈.

이종빈의 인물상은 한국 작가의 자부심을 보여주고 있어요. 인물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인체의 비례가 맞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남자의 신체는 5등신에 불과하지요. 이종빈은 이상적인 신체가 되려면 7등신이나 8등신이 돼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싫었어요. 그런 선입견은 서구의 신체기준에 맞춘 것이지요. 사실 평균적인 한국인이 7등신, 8등신이 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작가는 평범한 한국의 소시민이며 봉급생활자인 남성상을 창안하고 싶었어요. 굳이 나무로 인물상을 만든 것도 맹목적으로 서구의 조형기법을 받아들이는 풍토를 거부하고 싶어서입니다. 흔히 조각은 대리석이나 브론즈로 제작해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러나 작가는 평범한 한국의 직장인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재료는 소박한 나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물화에는 이렇게 다양한 얘기가 새겨져 있어요. 각 시대와 나라에 따라 인물화는 각기 다른 역할을 합니다. 사진의 기능을 대신하며 시대정신을 담은 기록물, 숭배의 도구, 혹은 개인의 감정을 적은 일기를 대신하기도 합니다. 사람의 얼굴은 작은 우주요, 살아있는 역사라는 말이 있어요. 모든 얼굴은 인생의 비밀을 담고 있지요. (279-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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