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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 생각하는 그림들
이주헌 지음 / 예담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한동안 나는 아침마다 성경의 말씀을 읽으며 묵상에 잠겼던적이 있었다.
그리 거창하게 '묵상'이라고 말하기 좀 쑥스럽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예수의 행적을 따라가면서 그것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내게 어떠한 의미가 되는지, 오늘 하루를 생활하기 위해 어떠한 마음을 갖고 하루의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해 주었었다.
이 책을 읽으니, 새삼 그때의 시간이 떠오르면서 또 다른 묵상을 해보게 된다.
나는 사실 예술, 이라고 하면 우선 뭔가 고상하고 특별한 사람들이 공유하는 '특별함'같은 느낌이 들었었더랬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아마 '미술관 밖에서 만나는 미술 이야기'였던가 하는 책을 재미있게 읽은 후 관심이 동하여 사 읽어본 이주헌님의 책들을 통해서였다고 확신하는데, 그렇게 예술은 내 일상과 그리 구별되지 않게 다가왔다.
항상 쉽고 자상하게 설명해주는 이주헌님의 글에서 난 이웃집 친구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또 자연스럽게 그림을 통한 묵상을 떠올리는것이다. 자분자분 설명해주는 글이 없다면 그런 느낌을 갖기란 힘들지만 그것에 대한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그러니까 가끔 성경을 읽으면서 상식적이지 않은 듯한 예수의 언행을 쉽게 이해할 수 없을 때, 성경에 대한 권위자나 다른 사람들의 해설이나 참고자료를 보면서 조금씩 알아나가는 것처럼 그림에 대한 느낌 역시 그렇다.
그러니까 내게 있어 이 책은 '그림으로 하는 묵상'의 '길잡이' 같은 책이 되는것이겠지. 물론 저자와는 완연히 다른 느낌을 갖게 된다면 그것은 또 그것대로 나 자신의 강한 느낌이 살아있는 것이기때문에 내 삶과 밀접하게 관련한 묵상의 내용을 담게 될 것이겠고.
이 책의 제목 '생각하는 그림들 - 오늘'을 다시 한번 새겨보게 된다. 이보다 더 간결하게 이 책의 내용을 설명하는 말은 없으리라.
조금은 성급히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시간이 좀 더 지나고 하나씩 하나씩 다시 꺼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같은 내용의 성경을 읽으면서 내 삶의 변화에 따라 어제의 묵상과 1년전의 묵상, 또 오늘의 묵상내용이 달라지는 것처럼 이 책에 실려있는 작품들에 대한 느낌이 또 달라질테니.
깊은 맛이 스며있으면서 친숙하게 다가오는 책을 맛들이게 되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