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구판절판


모든 걸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당신이 더 이상한 거지. 나는 좀 특별하면 안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특별한지 아닌지는 살아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잖아. 뛰어난 사람을 보고 자기는 도저히 그 사람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 시점에서 이미 패한 거야. 자신의 가능성을 믿는 인간만이 그 가능성을 현실화시킬 자격이 있지. 나는 살아 있는 한 뭐든지 해볼 생각이야. 내일 죽더라도 오늘 할 일은 해야지. 그러니까 당신도 그렇게 간단히 인생을 포기하지 말라구.-505쪽

꽃이 떨어진 벚나무는 세상 사람들에게 외면을 당하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건 기껏해야 나뭇잎이 파란 5월까지야. 하지만 그 뒤에도 벚나무는 살아 있어. 지금도 짙은 녹색의 나뭇잎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지. 그리고 이제 얼마 후엔 단풍이 들지.-506쪽

꽃을 보고 싶은 녀석은 꽃을 보며 신나게 떠들면 된다. 인생에는 그런 계절도 있다.
꽃을 보고 싶지 않다면 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지금도 벚나무는 살아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물든 벚나무 이파리는 찬바람이 불어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5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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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05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이 책보고 힘을 내야겠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지.

chika 2006-03-05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모두가 소중하고 특별하고...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음... 그러니까 '당연히 속았다'라는 느낌보다는 속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이 책을 이상하게 읽은거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니, 그치만 책을 급히 읽어버리고 씩씩거리다가 지금 차분히 책을 되새김질해보니 역시 '선입견'의 허를 찌르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 역시 그런거였어.

솔직히 이야기의 전개가 아주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겨워지는 고비를 넘기고 - 이 책은 이상하게도 자질구레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에 대한 설명이 많았다. 왜 이렇게 지나치게 친절한 설명이 많은거야? 의 고비도 넘기고 - 중반을 넘어서면서는 이제 슬슬 사람들이 말하던 반전을 기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 더 지나고 도대체 반전은? 반전은? 하고 외치는것도 지칠때쯤 우리의 주인공 나루세 마사토라 탐정께옵서 행동을 개시하기 시작한다. 이제 슬슬 준비하는 건가?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그 행동을 따라가봐도 반전의 기미가 보이진 않았는걸. 내가 너무 둔한거 아냐?,라고 한탄할때 다른 생각을 할 여지 없이 반전의 결말에 끌려들어가버렸다.
작가가 작정을 하고 고른 단어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고, 중간에 뭔가 좀 이상했는데 그런것은 주변의 자질구레한 것이라고 생각해 무심코 넘겨버린 것들도 다시 생각나고... 아, 이런거였어? 생각하니 선입견은 무서운것이구나, 라는 이 책의 주제와는 동떨어져보이는 결론을 내려버리게 된다.
아니, 전혀 동떨어진 결론은 아니다. 우리가 그들에 대해 갖고 있는 많은 선입견들이 그들을 어렵게 하고 있고 죽음으로, 외로움으로 내몰고 있는것인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나는 단지 이 책이 상상을 초월하는 반전이 있는, 제대로 속아 넘어가는 뜻밖의 결말이 있는 추리소설로만 기억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들은 이제 이럴거야, 라는 나의 판단을 버리고 내가 즐거움을 누리며 삶을 살아가고 싶어하는 것 이상으로 그들 역시 자신의 인생을 반짝거리게 하며 살아가기를 원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처럼 모두가 그러했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하나 덧붙이자면 작가는 처음부터 독자를 속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뭐 어떤가. 이건 영화로도 누릴 수 없는 책읽기의 즐거움인 것이다! (설마... 이 덧붙임, 스포일러가 되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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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05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이기가 중점이 아니었다는 거라 생각됨~

chika 2006-03-05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정말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책'으로서의 읽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 주는 책인거 같아요.
정말 중점은 뒤에 다 나오지만 그걸 말하면 책이 재미없어지쟎아요...;;;;
 
당신들의 대한민국 2 - 박노자 교수가 말하는 '주식회사 대한민국'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박노자가 하는 이야기는 항상 뭔가 불편함을 주었다고 기억한다. 분명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을 갖고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뭔가...'하는 느낌이 남아 있었다는 뜻이다.
몇년만에 나온 이 책을 읽으며 그런 느낌을 떠올리게 되었고, 내가 갖고 있었던 불편함은 '박노자'라는 '한국인'이 하는 이야기의 불편함이 아니라 지금까지 내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것들을 끄집어 내야 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깨닫게 되었다.
나는 박노자가 '우리'라는 말을 할 때 순간 멈칫거리곤 했다. 이 사람은 왜 '우리'라고 하지?.....
나의 그런 생각이 바로 내 울타리 안에 들어오려는 모두를 받아들지 않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버렸다. 이것을 느낀 순간 뭔가... 솔직히 말하자면 한대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 먼저였다. 그리고 나 자신이 얼마나 편협한 생각과 배타적인 의식을 갖고 있었는지 새삼 느껴버린 것이다.

예전 박노자의 책을 읽으면서는 '당신들의' 대한민국이라는 말에서 당연히 나의 이야기가 아닌 '당신들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었기에 그렇게 내가 인식할 수 없는 약간의 불편함만을 남기고 말았던것인지도 모르겠다.
[박노자씨, 당신의 말은 구구절절이 다 맞는 말이야.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이런 얘기를 할 수 없는거겠지. '당신'이라고 표현하지만 이미 '우리'라는 울타리안에서 애정어린 비판을 하고 있음을 알고 있기에 나의 많은 부분을 일깨워주었어] 이것이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내가 갖고 있던 착각이었다. 나는 그를 '우리'라고 받아들였다고 믿었지만 나의 내면에서는 진정으로 그러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음을 이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깨달았던 것이다.
물론 처음 그의 책을 읽을때보다 뭔가 강하거나 새로운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 좀 더 구체적이고 세심하게 문제의식을 갖게 하고 있다고 해야할까...
분명 인식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그러한 것들에 대해 나의 인식이 한정되고 현상적인 것에 머물렀었다면 이 책에서 박노자는 나의 의식을 확장시키고 내가 인식한 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깊이있게 들여다보게 한다.

내 불편함의 실체를 어렴풋이나마 눈치챘을 때, 뭔가.. 좀 충격이었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 나는 그렇게 생각해본다. '우리'와 '당신'을 구분하고 있다는것조차 깨닫지 못했을 때는 그런 구분을 당연시여겼었지만 지금 내가 그것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당연한 타자로 여기고 있던 사람들을 '우리'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려 하는 중이라고.
이건 단지 '박노자'라는 개인에 한한것이 아니라 이 땅에 살고 있는 가진것 없고 힘없는 소외된 사람들, 이주 노동자들....역시 함께 살아가는 '우리'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이것 하나로도 내게 이 책은 문제의식과 대안을 제시한다는 거창함보다 더 큰 의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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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똑같은 질문에 대한 기리하라의 대답은, 한낮에 걷고 싶어, 라는 것이었다.
초등학생 같아, 라며 히로에는 기리하라의 대답에 웃었다.
"기리하라 씨, 그렇게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어요?"
"내 인생은 백야(白夜) 속을 걷는 것 같으니까"(둘째권 141쪽)

 "내 위에는 태양 같은 건 없었어. 언제나 밤. 하지만 어둡진 않았어. 태양을 대신하는 것이 있었으니까. 태양만큼 밝지는 않지만 내게는 충분했지. 나는 그 빛으로 인해 밤을 낮이라 생각하고 살 수 있었어. 알겠어? 내게는 처음부터 태양 같은 건 없었어. 그러니까 잃을 공포도 없지"(세째권 251쪽)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은 (이 책까지 세권밖에 읽지 않았쟎아, 라고 하면 할말이 없지만) 머리를 쥐어짜며 도대체 누가 범일일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추리소설을 읽으며 느끼는 예상외의 전혀 엉뚱한 결말이 기대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적어도 내게는.
특히 백야행의 경우 초반이 지나면서부터 인물에 대한 형태가 뚜렷이 잡혀 더이상 추리소설의 공식인 '범인은 누구인가'는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이 책은 정말 재미없는 책이 되는건가?
설마 그럴리가 있겠는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책을 읽어나갈수록 점점 더 이들의 이야기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나는 왜 그랬는지 '무조건 해피엔딩'의 선입견에 빠져있었기에 도대체 어떠한 결말을 듣게 될지 궁금해 미칠지경이었으니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속도감 있게 읽어버렸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더이상 책의 내용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으련다)

다만, 책을 읽어나갈수록 '백야행'이라는 제목에 담긴 슬픔이 너무 짙어져 마음이 아팠다. 덩달아 암울해져버린 내 마음은 꼬박 하루를 넘기고, 이 책을 뒤적거려 보는 지금도 마음밑에 깔려있던 암울함이 올라오는 듯 해 씁쓸해진다.
료지와 유키호는 똑같이 태양이 없는 백야를 걷는 기분이었고, 서로가 서로에게 태양을 대신하는 태양같은 존재였다, 라는 것이 그나마의 위안이 되는 것일까. 왜 그들의 삶이 그래야 했는지가 밝혀졌을 때 짐승만도 못한 것들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밝고 즐거운 것만 보며 살아도 짧은 어린시절을 암흑으로 만들어버리고, 줄곧 하얀 어둠속을 걸어가게 만들어버린 그자들에게 저주라도 내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항상 그렇지만 외면하고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세상의 현실이라는 것이.
암울하다고 가라앉아 있는 것이 끝이 아니라 이것이 시작일것이다. 인식을 하고, 세상을 바꿔나가는 것. 그래서 하얀 어둠속을 걸어가야만 하는 누군가가 생겨나지 않기를...

덧붙여. 나는 형사 사사가키의 등장은 그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고리 역할정도로만 생각했다. 반드시 필요하지도 않지만 토막토막 끊어지는 사건들을 이어줄 매개가 필요하며, 그와 연관된 과거의 일을 상기시켜 줄 필요가 있기에. 그런데 지금은 그런 생각이 든다. 형사 사사가키의 19년이라는 독백은 단지 사건의 해결을 위한 '그때 실마리를 풀었다면'이 아니라, 료지와 유키호의 삶을 바꿔버린 19년이라는.

유괴와 유아성추행으로 상처입은 모든 영혼이 평화를 찾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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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3-02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는! 드라마는 봤어요?! 진짜진짜 재밌는데

chika 2006-03-02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돼욧! 안넘어가요. ㅠ.ㅠ
드라마 완결될때까지 안볼라구요. 기다림이 힘들꺼 같아서...;;;;;
(주인공의 얼굴은 알아요. 왠지 인상적인. ^^;;)

ChinPei 2006-03-02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람.


그래서 이사람(물론 남자. 같은 인물!!)


이것 "電車男(영화)".

chika 2006-03-03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

물만두 2006-03-03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면하지 말고 눈 똑바로 뜨고 봐야 한다는 사실을 각인시킨 작품...

chika 2006-03-04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참 암울했지만... 맞아요. 여러 생각이 들고..
 
오늘 - 생각하는 그림들
이주헌 지음 / 예담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한동안 나는 아침마다 성경의 말씀을 읽으며 묵상에 잠겼던적이 있었다.

그리 거창하게 '묵상'이라고 말하기 좀 쑥스럽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예수의 행적을 따라가면서 그것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내게 어떠한 의미가 되는지, 오늘 하루를 생활하기 위해 어떠한 마음을 갖고 하루의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해 주었었다.


이 책을 읽으니, 새삼 그때의 시간이 떠오르면서 또 다른 묵상을 해보게 된다.

 

나는 사실 예술, 이라고 하면 우선 뭔가 고상하고 특별한 사람들이 공유하는 '특별함'같은 느낌이 들었었더랬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아마 '미술관 밖에서 만나는 미술 이야기'였던가 하는 책을 재미있게 읽은 후 관심이 동하여 사 읽어본 이주헌님의 책들을 통해서였다고 확신하는데, 그렇게 예술은 내 일상과 그리 구별되지 않게 다가왔다.

항상 쉽고 자상하게 설명해주는 이주헌님의 글에서 난 이웃집 친구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또 자연스럽게 그림을 통한 묵상을 떠올리는것이다. 자분자분 설명해주는 글이 없다면 그런 느낌을 갖기란 힘들지만 그것에 대한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그러니까 가끔 성경을 읽으면서 상식적이지 않은 듯한 예수의 언행을 쉽게 이해할 수 없을 때, 성경에 대한 권위자나 다른 사람들의 해설이나 참고자료를 보면서 조금씩 알아나가는 것처럼 그림에 대한 느낌 역시 그렇다.

그러니까 내게 있어 이 책은 '그림으로 하는 묵상'의 '길잡이' 같은 책이 되는것이겠지. 물론 저자와는 완연히 다른 느낌을 갖게 된다면 그것은 또 그것대로 나 자신의 강한 느낌이 살아있는 것이기때문에 내 삶과 밀접하게 관련한 묵상의 내용을 담게 될 것이겠고.


이 책의 제목 '생각하는 그림들 - 오늘'을 다시 한번 새겨보게 된다. 이보다 더 간결하게 이 책의 내용을 설명하는 말은 없으리라.

조금은 성급히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시간이 좀 더 지나고 하나씩 하나씩 다시 꺼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같은 내용의 성경을 읽으면서 내 삶의 변화에 따라 어제의 묵상과 1년전의 묵상, 또 오늘의 묵상내용이 달라지는 것처럼 이 책에 실려있는 작품들에 대한 느낌이 또 달라질테니.


깊은 맛이 스며있으면서 친숙하게 다가오는 책을 맛들이게 되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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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3-02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빵!
그러고보니 이주헌의 이 책을 안 사고 있었네요.
헤- 좋다.

chika 2006-03-02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예술인가 보다, 라는 느낌없이 설명을 해 주니까 참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