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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또 가게 비우고 여행 가세요? - 열 달 일하고 두 달 떠나는 N잡러가 살아가는 법
권진실 지음 / 에이블북 / 2024년 10월
평점 :
열 달 일하고 두 달 떠나는 N잡러가 살아가는 법,이라니. 여행을 좋아하지만 그 좋아하는 여행을 떠나기 위해 직장생활을 해야만 하는 내게 두 달 동안의 여행과 다른 사람의 일상을 살아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매혹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저자 권진실은 까페를 운영하며 일년에 두 달은 바르셀로나의 민박집 사장님으로 생활을 하고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었는데 본인의 민박집이 아니라 한국이 그리운 바르셀로나 민박집 사장님과 바르셀로나에서의 일상을 살아보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통하여 서로의 생활을 바꿔보게 된 것이었다.
나와는 너무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같은 느낌에 별 감흥없이 이 사람은 어떻게 모든 일이 다 뜻하는대로 풀려나가는걸까, 싶었는데 성공한 삶처럼 보이는 현재의 모습 이전에 수많은 노력의 과정이 있었다는 것을 조금씩 보게 되면서 그저 평탄하게 성공의 길을 걸은 것은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여전히 나와는 다른 별천지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수는 없지만 그 모든 것이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그녀 나름의 치열한 노력이 있었고 나 또한 다른 방식과 삶의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지만 결국 각자의 삶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는 것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경제적인 여유는 모르겠지만 까페 운영을 하며 사업적인 고민을 하고, 축제 현장에서 팔리지 않는 아이템으로 망했다는 생각에 낙담하고 있었는데 그런 순간에도 잘 팔리는 가게를 살펴보다가 축제 참가자들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알아채고 그에 맞춰 물품을 준비하고 결국 대박을 터트리는 에피소드는 별것아닌것처럼 읽히지만 그 상황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면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의 전환을 하며 긍정적인 사고로 좋은 결과물을 얻어낼수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별한 이야기들을 기록한 것이기에 항상 좋은 것들만 챙기게 되는 성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듯 보이지만 민박집에서 진상 손님을 만나 고생하고 맘 상한 이야기는 한문장으로 표현하고 있다면 그날의 망친 기분을 전환시키기 위해 행동한 이야기는 더 많이 표현하고 있어서 결국 멋진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잔상만 남게 된다. 어쩌면 이런 긍정적인 삶의 모습때문에 더 행복하고 자신감 넘치고 성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닐까.
한가지 좀 놀라운 것은 십수년을 여행다니며 수많은 외국여행을 하는 동안 위험한 사고가 없었는데 그 이유가 절대적으로 안전한 곳을 찾고 저녁 늦은 시간에는 숙소에서 나오지 않는 여행생활습관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너무 숙소에만 틀어박혀 있어서 오히려 민박집 주인이 관광가이드를 자처해 주기도 했다니 여행의 일상을 즐기는 삶은 역시 각자의 성향을 따라가는 건가 싶었다. 그러고보니 친구의 신혼여행을 따라가는 것은 민폐 아닌가,라는 생각을 바꿔놓고 모두가 만족한 여행에 저자는 가이드로서의 기쁨까지 느꼈다고 하니 틀에 박힌 사고방식이 위험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다.
앞으로 내가 엔잡러가 될 가능성은 없지만 나는 안될꺼야,가 아니라 내가 원한다면 스스로 노력하고 새로운 삶의 모습을 찾을수도 있지 않겠는가 확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