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집을 점령하기 시작한지 몇년 된 듯 합니다. 책장 속 문학동네 책 찾기는 정말 식은 죽 먹기입니다만 이쁘게 혹은 멋지게 아니, 폼나게 사진을 찍고 싶지만 점령당한 책장은 절대 그럴수가 없는 상태일뿐.


문동세문을 가지런히 꽂아놓고 싶었지만 안보이는 공간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고 색색의 미스테리아와 시인선 역시 그나마 한번쯤 정리를 해 요만큼 모아뒀어요. 





사실 7단의 이중책장의 극히 일부만 - 요런 책장이 두세개쯤 더...? ㅠㅠ - 보여드리는 것이지만 그 어느 곳을 찍어봐도 곳곳에 문학동네의 책이 담겨있군요. 


굳이 이곳저곳을 뒤적거리지 않아도 최근에 받은 이 한 권의 책만으로도 책장 속 문학동네 책 자랑은 끝일 것 같은 사진 한 장 투척하고 이만 자러갑니다;;;





'사랑의 꿈' 글자가 무지개빛으로 빛나게 사진 찍은거, 눈치 채주시길.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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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거시제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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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훈 작가의 신간소식에 무조건 읽겠다고 해 놓고보니 정작 이 소설이 장편인지 단편 소설집인지도 모른채 책을 선택했고,과거미래시제가 책 제목이라 생각했는데 미래과거시제라는 것도 이제야 다시 확인하고있다. 사실 배명훈 작가의 SF라면 곽재식, 김초엽, 이다혜, 정세랑 등등등 대단하신 작가님들의 추천이 아니더라도 책 먼저 펼쳐 읽기 시작할만큼 기본 이상의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데 이 책은 그 이상이다. 무려 7년만의 신작 소설집이라는데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으면서도 고작 역사 따위를 연구하러 온 야심없는 미래인'(122)처럼 가볍게 차곡차곡 쌓아놓은 소설들을 툭 던져 놓고 있는 느낌인데 이 모든 소설들이 놀랍다. - 아니, 사실 매 단편마다 담겨있는 '작가노트'가 없었다면 이 놀라운 소설들이 담고 있는 내용과 의미를 알지 못한 채 그저 글읽기만 하고 있었을테지만.


표제작인 미래과거시제는 언어를 통한 시간과 세계의 인식을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지만 솔직히 그런 내용은 잘 모르겠고 작가가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결국 사랑이야기로 읽히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SF가 마래세계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 역시 '결국 현실의 반영'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될 때 가장 적나라하게 그것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수요곡선의 수호자'는 작가의 발상의 전환이 흥미로웠는데 이 역시 작가의 노트를 읽으며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은 과학기술의 현살에 앞서는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 인공지능을 가진 챗봇의 기능은 점점 더 인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데, 우리에게는 이제 너무 익숙한 인간을 대신하는 인공지능로봇의 이야기를 지나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마음을 가진 마사로 - 물건처럼 유희의 옆구리에 끼이게 된 마사로가 '아, 내 존엄'(28)이라 외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놀랍지 않은가 - 에게 "다시 가서 세상을 구해"(55)라고 말하고 있는 단계로까지 나아가버리고 있다. 어쩌면 배명훈 작가가 미래에서 온 미래인일지 모르겠다. 


판소리SF라고 하는 임시조종사나 차카타파의 열망으로, 미래과거시제 등의 작품은 '언어'에 대한 이야기로도 읽히는데 언어에 대한 새로운 느낌이 재미이기도 했다. 물론 차카타파의 열망으로,를 읽기 시작했을 때 '오타'라고 생각하는 글이 예상보다 많이 나와 이게 오타가 아니었나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동시에 제대로 된(!) 문장으로 다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었다. 한가지 덧붙이지면 파찰음을 내며 튀는 침방울의 묘사에서 자연스럽게 코로나를 떠올리게 된다는 것이 좀 씁쓸하지만. 


소설집에 실려있는 소설들의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다 하지는 못하겠지만 아무튼 내게 있어 배명훈 작가의 7년만의 신작 소설집 미래과거시제,는 흥미롭고 새롭게 읽히는 추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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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비
청예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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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비,는 무분별한 핵실험으로 인해 발상한 이상기후 현상으로 내리는 오색찬란한 우박을 일컫는다. 아름답고 달콤한 느낌을 갖게 하는 사탕비는 그 이름과는 달리 방사능 물질이라 사탕비를 맞는 즉시 사람은 죽게 되어버린다. 

세상은 점점 멸망해가고 있고, 유일하게 사탕비가 내리지 않는 서해의 한 지역에 소수의 살아남은 사람들은 청백성을 세우고 그곳에서 사탕비를 정제해 먹으며 생존해가고 있다. 방사능을 정제해 먹고 몸 안에 축적되는 방사능을 제거하기 위한 알약을 또 섭취하고. 사탕비로 죽음을 맞게 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사탕비를 수거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사탕비를 수거하기 위해 사람을 대신할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기 시작하고...


이런 배경속에서 사탕수거의 임무와 죽음이라는 갈등 상황에서 인간적인 감정이입으로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게 되는데 청백성에서는 인간들 사이에 숨어든 캔디 인간을 찾아 내기 위한 주민투표를 시행하고 있다. 나, 시안은 사탕비로 부모를 잃고 정신을 잃은지 1년만에 깨어나 투표에 참가하고 있는데 첫 투표는 기권을 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판단 기준도 없이 인간과 캔디인간을 구분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첫번째 투표가 끝난 후 시안은 캔디 인간을 찾기 위해 나름의 증거와 자료를 수집하고 논리적으로 접근하려하는데....


소설 사탕비는 사실 전체적인 이야기의 시작과 흐름은 좋았지만 촘촘한 짜임새가 느껴지지는 않아 놀라움과 반전을 기대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결국 밝혀지는 캔디 인간에 대한 궁금증은 이미 예상되어지는 결말이어서 이야기의 흥미로움보다는 그 이야기가 담고 있는 의미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하는 소설이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순간 이어지는 마지막 결말은 또 다른 생각에 빠져들게 한다. 

휴머노이드라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선택에 수긍하려 하지만 또한 인간적인 마음으로 그 결과에 불복하게 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할까...


"자신의 세계는 직접 결정하는 거예요. 아무리 힘이 들고 괴로워도요"(228)


이 문장 자체로도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겠지만, 소설을 다 읽고난 후 - 에필로그까지 다 읽고나면, 내게는 왠지 살아남은 이들에 대한 위로의 말과 희망을 건네주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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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구경 다니기 딱 좋은 날,인데 사랑들에 치여 그대로 스킵하고 결국은 스타벅스.
그래도 요맘때쯤만 마실 수 있는 슈크림 라떼가 있어 목적지가 원래 스벅인 느낌이랄까.

운동한다고 집에서 걸어나와서 수많은 인파를 지나 결국 사무실에 들려 택배 찾고 중앙로 중심에 있는 까페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ㅡ 아, 내가 양치만 하고 세수는 안했다고 밝혔던가? 암튼 이런 꼴로도 활보할 수 있는건 마스크가 있어서. 라기보다는 사실. 세수를 하나 안하나 그 모냥이 그 모냥이서긴하지만.

그냥 지나치면 아쉬우니 그래도 사진을 찍어보기는했다. 차량통제된 곳은 사람에 꽃이 묻힐 지경이었고 그나마 길의 끄트머리에서.

하귤과 동백과 벚꽃의 조화는 사무실 앞마당 풍경.
사무실 근처 사진전도 보고.
사려니 같은 숲길을 걷는 할망의 모습이 내겐 일상처럼보이는데 그 뒷모습을 찍은 풍경은 너무 초록이다. 나도 먹고살기편해졌나보다. 그저 초록이 아름답기만하다.

그리고 화단의 저 화사한 꽃들. 꽃이 이뻐서 찍은 것도 있지만 그걸 보며 먼저 떠오른 생각은. 가난한 우리동네 화단에는 도로공사할때 심은 나무와 꽃외에 새로운 것이 등장하는 일이 없지만 그 길을 지나쳐 오분만 내려가면 철마다 꽃들이 화려함을 뽐낸다. 그뿐인가. 보도블럭마저 다르다. 움푹 패인 도로에 물벼락을 맞고 동사무소에 전화도 걸어봤지만 몇년째 그 도로는 국가 사업이라며 그상태 그대로다.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제주도는 일년내내 도로공사중인데 우리동네는 왜?

커다란 고무대야를 찍은 사진 속 주인공은 고양이. 점심 먹고 평소보다 빨리 집을 나섰더니 녀석이 예상못하고 현관옆을 기웃거리다 놀라 도망가고는 내 눈치를 보느라 틈새사이로 엿보는 중.

일상의 이야기들을 풀어놓기 시작하면 많은 말 속에 현실이 보이고 역사가 보일텐데. 잊고 살았다. 하긴 일상을 끄적일 여유도 없고.
사실 오늘도 집에 있었다면 어머니 수발에, 세탁기돌리고 티비 보고 앉아있다보면 바로 저녁밥 할 시간이었을텐데 운동을 핑계로 점심먹고 바로 나왔으니 여유롭게 이 시간을 즐기는것이겠지.

심심하니 사진 한장 더.
새로생긴 가게라해서 갔더니 우리동네. 오징어와 게 한마리가 통으로 들어갔는데, 왜 국물맛을 못내니...쩌업.

그러고보니 오는 길에 신호등 앞에 서 있었는데 어리게봐도 이십대후반으로 보이는 콧수염을 기른 양복입은 남자가 편의점봉투를 옆에끼고 진지한 표정으로 손에든것을 보고있었어. 무심코 보다가 웃음터질빤.
손에 든 소시지를 뜯느라 그 끝을 찾으며 심각히 보고있었...
괜히 묻고싶어지긴하더라. 소시지에 진심이신가요?


가만히 앉아있으려니 슬슬 찬바람이 느껴진다. 에어컨을 벌써 틀어놨어?
이제 슬슬 마무리하고 나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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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 우리가 꼭 캔디 인간을 색출해서 살인 투표장의 주인공이 되자.˝
˝주인공이 어떤 존재를 말하는지 알아?˝
˝제일 똑똑한 사람.˝
˝아닐걸 적어도 내가 본 영화 속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어딘가 찌그러진 사다리꼴 같았어. 반듯한 마름모가 아니고, 예쁜 정사각형도 아닌 녀석들 말이야. 여기저기 부딪히고, 수없이 파이면서 끝내 용기를 터득한 후에는……….‘
˝완벽한 사각형이 되는 거지?˝
˝원이 되지. 마침내 부드러운 원.˝
˝뭐야. 밋밋한데.˝
˝부모님이 해주신 말이야. 어디서든 공처럼 둥글게 살라고그러시더라. 난 그 말대로 살아보고 싶어.˝
˝주인공‘도 공이야!˝

"시온, 우리가 꼭 캔디 인간을 색출해서 살인 투표장의 주인공이 되자."
"주인공이 어떤 존재를 말하는지 알아?"
"제일 똑똑한 사람."
"아닐걸 적어도 내가 본 영화 속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어딘가 찌그러진 사다리꼴 같았어. 반듯한 마름모가 아니고, 예쁜 정사각형도 아닌 녀석들 말이야. 여기저기 부딪히고, 수없이 파이면서 끝내 용기를 터득한 후에는……….‘
"완벽한 사각형이 되는 거지?"
"원이 되지. 마침내 부드러운 원."
"뭐야. 밋밋한데."
"부모님이 해주신 말이야. 어디서든 공처럼 둥글게 살라고그러시더라. 난 그 말대로 살아보고 싶어."
"주인공‘도 공이야!"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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