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마크라메 - 쉼이 되고 돈이 되는 슬기로운 매듭 생활
김고은 지음 / 지와수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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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라메'가 뭔가 싶어 찾아봤는데 프랑스어로 '끈 따위의 재료로 매듭을 지어 무늬를 만드는데 책상보, 손가방 등을 만들거난 장식하는데 쓴다'라고 되어 있다. 단순히 이해를 해 보자면 '매듭을 만들어 장식하는 것'이 아닐까. 

마이크로 마크라메라는 말은 일반적인 용어가 된 것인지 별다른 설명없이 '쉼이 되고 돈이 되는 슬기로운 매듭 생활'이라는 부제로 설명을 대신하고 있는데, 저자는 취미로 시작한 일을 직업으로 하게 된 덕업일치를 이룬 상태이며 자신의 노하우를 책에 담아냈다. 


사실 오래전에 매듭법 책을 구입하고 십자수 실로 매듭끈을 만들어본적이 있어서 마크라메라는 용어는 낯설지만 매듭법 자체는 좀 익숙하다. 십자수를 하다가 멈췄을 때 매듭법 책을 발견하고 십자수 실로 매듭을 만들어봤었는데 그때 만들었던 매듭이 이 책에도 소개되어있어서 반갑기도 하고. 

그런데 저자는 자신의 매듭법을 공개했더니 그걸 모방해 작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이들이 생기기 시작해 좀 속상했다는 말이 의아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그게 무슨 말인지 좀 이해가 됐다. 내가 생각한 매듭법만 실려있는 것이 아니라 비즈공예처럼 원석 보석을 이용한 매듭 장식은 저자 고유의 작품이라 할 수 있는 것이어서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 마크라메를 하고 있는 저자에게는 맘편한 이야기는 아닐 것 같기도 하다. 


마이크로 마크라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할 수 있고 재료와 도구를 구입하는 팁도 담겨있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직업이 되었을 때 처음 느끼는 괴리감에 대한 이야기는 '취미생활이 돈이 되는' 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곁들여져있기도 하다. 글 중간에 담겨있는 작품 사진도 마크라메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보석이나 악세사리 장식에 큰 관심이 없어서 뒷부분에 담겨있는 매듭법에 더 관심이 간다. 사진으로 자세한 설명이 되어있는데 큐알코드까지 담겨있어 실제 재료를 구하고 만들어보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어있다. 

마크라메 실은 재질별로 크레 폴리사, 나일론사, 햄프사 세 종류가 있다고 하는데 본격적으로 해보기 전에 집에 있는 십자수 실을 꺼내어 매듭을 만들어볼까...생각중이다. 매듭을 만들다보면 잡념이 사라지고 집중하게 되니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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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비싼가, 싶었지만 돌고래 홀더가 탐나서 - 아니 필요해서 내게 주는 선물로 굿즈펀딩. 어제 집에 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커다란 박스를 받아오고 마침 오늘은 병원때문에 휴무인지라 점심 먹고 집에 와서 바로 커피 한 잔.

괜히 홀더가 있어서 그런지 커피가 더 잘 내려진 느낌적느낌. 

오랫만에 주말이 아닌 평일에 일없이 빈둥거려보니 너어~~~무 좋다.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시간정도 산책도 하고. 



무심한듯 쌓여있는 돌담이 있어 더 정겨운 유채밭.

날이 흐려 바다는 그냥 회색빛이라 패쓰! 다음번 산책을 기다려봐야겠다.

바람이 많이 불어 벚꽃비를 기대하며 가봤는데 그냥 썰렁한 벚나무들만 있었는데 그래도 화사한 튤립을 봐서 기분은 좋더라는. 
















4월의 책은 일단 이 세 권으로. 

함께 읽기로 시작하려 한 책인데 생각했던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따라가보려고 하는 중.

언제나 읽고 싶은 책이 넘쳐나고 읽지 못한 책이 많지만 그래도 열심히 읽다보면 읽은 책들도 쌓여나가겠지... 라고 생각해보지만 여전히 읽어야 하는 책들도 늘어나니 끝이 없을 예정이다. ㅎ















요건 관심있는 책들. 소장하고 있는 책, 배송되고 있는 책도 섞여있는데 신간을 제대로 둘러보지는 않아서 대충 꺼내어보고 있다. 세문은 이제 소장용으로만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 서둘러 읽어야겠는데 좀 충격적인 고백을 하자면 가모저택 사건은 무려 가모우저택사건 1,2로 나뉘 구판이 그대로 있다는 것.

그리고 75주년 4.3은 국가적 기념일이 되었지만 여전히 폭동 운운하는 현수막을 걸어놓거나 추모식에 난입하려는 몰지각한 이들의 사건사고(!)로 지나갔는데 이런 책이 출간된 건 또 이제야 알았네.


틀낭에 진실꽃 피엄수다.


옛날 이야기 하는 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대학생이 되어 처음 4.3에 대한 이야기를 알았을 때 집에 와 부모님께 여쭤봤는데 그 시절에조차 '속솜행이시라'라는 말을 들었었다.

4.3이 되면 시위에 나갔었고 학년이 올라가 선배가 되면서부터는 후배들에게 교육을 하기 위해 더 많은 공부를 하곤 했었는데 오히려 자료가 넘쳐나는 이제는 4.3에 대해 더 모르고 있으니. 

근데 우리 사무실 막내와 이야기하다가 - 막내 조카와 나이가 같은 사무실 막내는 우연찮게 나온 옛날 데모얘기에 그런 시절이 잇었냐고. 왠지 갬성(!) 돋는 이야기처럼 되어버려서 뭔가 좀 이상했는데 자칫 더 이야기를 하다가는 무용담이 되어버릴 것 같아 급히 화제를 돌렸더랬다. 

옛 이야기는... 추억이라 할 수 있는게 맞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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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미래를 지키려면 숲을 보존하는 것과 동시에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는 방법 또한 강구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았다.
우리는 아마존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었던가? 아마존을누구도 접근하지 못하는 일종의 보호구역으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마존은 물론 지구상의 모든 인류에게 위협이 되는 삼림 벌목을 막는 일 역시 중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숲을 보존할 뿐만 아니라 경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까지 계획에 넣어야 했다. 채굴보존 지역이라는 개념은 바로 이런 고민에서 나온 것이다.
채굴 보존 지역이란 무슨 개념일까? 이것은 토지의 소유권은 공공에 있을지라도 그 땅에 사는 고무 채취 노동자와 다른 노동자들은 그곳에서 계속 살고 일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의미이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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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테러리스트 - 소년은 왜 테러리스트가 되었나?
마츠무라 료야 지음, 김난주 옮김 / 할배책방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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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왜 테러리스트가 되었나?'라는 부제가 이 소설의 핵심이다. 미스터리 소설로 호기심을 갖고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사건의 진상이 밝혀질수록 사회파소설로 읽게 된다. 책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 이 소설은 최근 우리 사회에도 이슈가 되고 있는 '촉법소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해법을 위한 폭넓고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신주쿠 역에 폭탄을 설치하고 다 날려버리겠다는 폭파예고 선언이 담긴 동영상이 공유사이트에 올라왔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어린 소년의 장난인 줄 알았지만 실제 신주쿠 역에서 폭탄 사고가 일어나고 영상을 본 기자 안도는 그 소년이 누구인지 알아보고 소년의 행동에 의문을 품게 되는데...

 

테러를 예고한 소년은 와타나베 아쓰토, 소년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그는 소년범죄의 피해자로 자신의 생일날 할머니와 여동생을 잃었다. 소년범죄의 피해자인 그가 왜 이런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아쓰토의 행방을 찾는 기자 안도 역시 소년범죄의 피해자이다. 그의 여자친구가 소년범죄자의 손에 살해 당하고 난 후 자신은 고통속에 살아가는데 가해자는 소년법의 보호를 받으며 짧은 형을 살고 나와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견딜 수 없어 기자의 신분을 이용해 평범한 삶을 이어나가고 있는 가해자가 과거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임을 폭로해버린다. 그리고 그 사건은 또 다른 사건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또 다른 진실이 드러나게 되는 이야기는 이야기가 진행되어 가면서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다시 가해자가 되는 순환이 게속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촉법소년에 대한 법 제정을 단순히 연령을 낮추는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소설이기도 하며 죄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죄없는 자가 누구인지 - 우리 모두를 되돌아보게 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물론 끝 마무리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배후가 등장한다기보다는 중반부터 이미 예상이 되는 배후가 드러나기 시작하지만 그 결론을 확인하기 전까지 강조되는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더해야할 것이다. 


가해자 가족과 피해자 가족을 떠올릴 때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불행해져야 한다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잘못을 그 가족이 그대로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촉법소년임을 악용하여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소년범을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린마음에 어리석게도 범죄에 빠졌다가 진심으로 뉘우쳐 범죄와 관계없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려는 청소년에게 낙인을 찍는 것이 맞는것인가, 라는 것 역시 되새겨봐야 할 문제다. 

우리나라 역시 촉법소년을 악용하는 범죄가 늘어나며 그에 대한 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무엇이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많은이들이 수긍할만한 법 제도가 만들어지기를 바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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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판매원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2
호시 신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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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 신이치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처음 들어보지만 1926년생이고 50년대 작품활동을 시작한 것 같아 관심이 줄어들었는데 상업지에 데뷔하게 된 것이 그의 작품 섹스트라가 에도가와 란포의 눈에 띄어서라는 것에 또 이 작가의 작품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사실 SF 장르 단편을 읽을 때 그 작품을 이해하게 되면 너무 흥미롭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도대체 내가 뭘 읽은 거지?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단편소설을 읽는 것은 좀 망설여지게 되는데 호시 신이치는 단편보다 더 짧은 쇼트-쇼트(short-short)라는 장르를 개척했다고 하니 괜한 호기심에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일본소설이고 50년도 더 이전에 쓰여진 작품이라 솔직히 별 기대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소설의 내용들이 풍자코미디에서 많이 봤던 것 같은 웃음을 담고 있으면서도 현 사회를 적나라하게 통찰하고 있는 것 같아 한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수가 없다. 


에도가와 란포를 사로잡은 '섹스트라'는 처음 생각할 때 정말 일본스러운 발상의 시작이라는 생각을 했다. 성적 쾌감을 실제처럼 느낄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하면서 청소년들의 폭력성이 줄어들고 관심사가 철학적이고 학문적인 분야로 옮겨가기 시작하게되며 점차 기계가 정밀하게 발전하면서 세상이 평화로워진다는 것 까지는 그저 어디선가 한번은 들어봤던 이야기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바로 아무렇지도 않게 부부 역시 육체적 관계에 관심이 없어지게 되지만 섹스트라에 대한 일부 긍정적인 평가는 '인공수정으로 우수한 자손만 계획 출산'할 수 있다는 문장에서는 멈칫 하게 된다. 이것이 진정 좋은 것인가? 이런 의문은 섹스트라로 인해 세계의 평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 또한 웃기는 소리네,하고 넘겨버리기에는 인류의 역사에서 성폭력의 범죄를 가벼이 여길 수 없다는 것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이없는 발상에 웃다가 마지막에 피식하고 웃어넘기기에는 왠지 이 짧은 소설들 안에 담겨있는 잔혹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그 잔혹함이 인간성과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면 또 섬뜩하다. 지구를 떠나 정착할 수 있는 먼 우주의 행성을 찾아나서는데 화면에 비친 열악한 환경을 보고 그 행성으로의 이주를 포기하면 행성에서는 지구에서 다시 찾아오기까지 시간을 벌었다며 연기하던 모습을 버리고 본 모습을 찾을 때는 유머처럼 느낄 수 있지만 그와 반대로 지구보다 더 훌륭한 지상낙원같은 행성을 발견하지만 이 소식을 지구로 전하면 그 행성은 일부의 휴양지로 사용되어버릴 수 있다며 지구로의 귀환을 거부하고 생활하는 이들이 있음을 할게 되고 많은 이들이 그 행성에 머무르기를 원하는데... 그 전의 단편과는 달리 이들은 오히려 외계인들에 의해 꾸며진 지상낙원의 행성의 덫에 걸려 동물원의 동물같은 처지가 되어버린다. 


이처럼 뒤바뀌는 운명과 거짓속에서 드러나는 반전의 재미와 인간성에 대한 통찰은 짧고 짧은 소설 읽기의 재미를 더해주고 풍자와 해학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준다. 피식거리는 웃음을 자아내는 짧은 소설이지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 읽어도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도 호시 신이치의 글을 다시 찾아 읽어보게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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