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 이따금 생각할 때가 있어."
나는 무심코 이야기를 꺼냈다.
"근데 말을 하는 건 인간뿐이잖아. 개도, 교복도, 책상도, 꽃병도 말은 안 해."
고지마는 내 얼굴을 보며 말했다.
"그렇지. 모든 존재 가운데 우리는 압도적으로 소수야" 하고 나는 말했다.
"이러쿵저러쿵 말로 떠들고 그걸로 이런저런 문제를 잔뜩 만들어서 별별 짓을 다 하는 게 이 세상에서 인간뿐이라니, 생각해보면 좀 바보 같아."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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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이미 지나갔건만, 모든 것이 폭발해 산산조각나버렸건만, 이제 와서 어떻게 잘잘못을 따질 수 있으랴? 이미 폐허가 되어버린 인생에서 무슨 의미를 찾을 수 있으랴? - 한 가지는 확실했다. 나는 운명과 부모의 손에 놀아난 바보였다-돌바닥이 차디차다. 어서 이 돌바닥에서 일어나야 한다. 저쪽에는뚱뚱한 사내가 여전히 우뚝 서 있고, 그는 권총으로 내 심장을 겨누고있다. - P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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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노암 촘스키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1996년 1월
평점 :
절판


역시 과거의 역사는 되풀이 되는걸까?

태양이 언젠가 소멸되고 지구도 우주의 역사속으로 사라진다는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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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의 지평선, 이라니.
블랙홀 가장자리라는 설명을 보니.
잊그제 들었던 사건의 지평선이 그것이겠구나 싶어 찾아봤다.

유퀴즈에서 들을줄몰랐던 단어가 이렇게 바로 읽고있는 책에 나오다니.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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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새해 첫날, 나는 서른다섯 살 나이에 일흔 살이 되었다. 성경에 기록된 수명을 넘어서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불길한 사건이겠지만평균수명이 구약성서에서 약속한 나이에 훨씬 못 미치는 나라에서는더욱더 불길할 수밖에 없거늘, 하물며육개월마다 꼬박꼬박 일년치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불초소생에게는 얼마나 더 아찔하고 암담한 순간이었으랴. 그러나 인간의 정신은 비정상을 얼마나 쉽게 ‘정상화‘하는가! 정말 터무니없는 일마저 금방 있을 법한 일‘로 여기거나 더 나아가평범한 일, 굳이 생각할 가치도 없는 일처럼 당연시하지 않던가!-그래서 내 ‘상황‘의 경우에도 한때는 ‘불치‘라느니, ‘불가피‘라느니, 그 밖에도 지금은 기억조차 안 나는 온갖 ‘불 - 무엇무엇‘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어느새 따분한 일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나 자신조차 별로 신경을안 쓰게 되었다. 내 인생이 반토막이 나버렸다는 이 악몽도 그저 주어진 ‘현실‘에 불과했다. ‘현실‘이 그렇다는데, 내 ‘현실‘은 이러저러하다는 이야기 말고 더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랴-아니, ‘현실‘과 협상을 해볼 수도 있을까요? 말도 안 되지! ‘현실‘을 늘이거나 줄이거나 비난하거나 좀 봐달라고 부탁해볼 수 있을까요? 안 된다니까, 그런 시도조차 지극히 어리석은 짓이지-그렇다면 이토록 비타협적인, 이토록 절대적인 ‘존재‘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요?-이보시오, ‘현실‘은당신이 다가오건 내버려두건 아랑곳하지 않고, 그러니 그냥 받아들이며 사는게 상책이지 - ‘현실‘은 절대로 변하지 않나요? 가령 램프처럼,
신발이나 선박처럼, 그렇게 고마운 온갖 물건처럼 낡은 ‘현실‘을 새로운 ‘현실‘로 바꿔볼 수는 없을까요? 그렇소. 만약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결론은 하나뿐인데, 처음부터 ‘현실‘이 아니라 ‘겉모습‘ ‘겉치레‘ ‘속임수‘였다는 뜻이겠지. 진정한 ‘현실‘은 당신이 말하는 그 불타는 ‘촛불‘
처럼 맥없이 녹아내려 촛농으로 굳어지는 것이 아니오. 그렇다고 연약한 필라멘트가 달린 ‘전구‘ 같은 것도 아니고, 그 불빛을 찾아 날아들어명을 재촉하는 ‘불나방‘ 같은 것도 아니지. 흔해빠진 가죽 구두도 아니니까 물이 새는 일도 없고, ‘현실‘이라면 번쩍번쩍 빛나야지! 잘 걸어다녀야지! 물에 떠야지! 맞습니다! - 영구불변 - P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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