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3년 6월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는 법'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헛소리'가 무엇인지 감을 잡는 것이 쉽지가 않다. 책의 뒷부분에 크레타 툰베리의 허튼소리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그녀의 이야기를 정말 제고의 가치가 없는 허튼소리라고 믿고 있는 것인지 그 의도를 명확히 알수가 없다. 내가 문해력이 없어 그런것인지 모르겠지만 철부지의 철학없는 환경운동이라 치부해버리는 것 같은 느낌은 이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비슷하다. 

아보카도 재배를 위해 관개시설을 확충하면서 숲이 사라지고 있다는 이유로 환경파괴의 주범이 되어가고 있는 아보카도를 식단에서 빼자는 주장은 익숙하지만 힘들게 계단을 오르며 배출하는 탄산이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보다 훨씬 더 많다는 이야기에는 뭘 말하는걸까 싶어지고 있어서 저자의 농담을 못알아듣는건가 싶어지기도 한다. 

환경운동과 관련한 일반적인 이야기들, 육식을 줄이고 필요없는 낭비를 하지 않으며 친환경제품을 이용한다거나 쓰레기 분리수거를 해야한다는 것 등의 이야기도 있지만 때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조금은 결이 다른 이야기도 하고 있다. 환경을 위해 텀블러 사용을 강조하지만 텀블러의 남용이 오히려 더 많은 환경쓰레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떠올리게 하는 책의 제목과 비슷하게 친환경 유행을 따라 에코백을 사는것보다 그냥 소비를 줄이는 것이 낫다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환경을 지키면서 내 삶을 망가뜨리지는 말자는 것이기도 하고 내 삶을 유지하면서 기왕이면 환경을 지키기 위해 조금만 신경을 더 쓰자는 의미라는 것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지구환경을 비행기를 타지 않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지만 현대사회에 비행기를 절대 이용하지 않겠다,라는 삶을 살아가기는 힘들 것이다. 다만 여행이라는 것이 반드시 비행기를 타야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아니라는 것과 개인 전세기를 이용하는 몇몇이들이 과감히 전세기를 타지 않는 것도 환경을 위한 훌륭한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탄소배출을 줄이고 환경을 위한다는 것이 책임을 갖는 일이기도 하지만 억지로 해야하는 의무감이 아니라 내 삶의 질을 유지하며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환경운동의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관계는 실전다

이쁘게 관계 맺는 당신이 좋다
임영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6월

이쁘게 관계 맺는다는 것, 뭘까... 싶다가 '관계는 실전입니다'라는 글을 보는 순간 관계성에 대한 글을 읽어본다고 손해볼일은 없겠다 싶어 책을 펼쳐들게 된다. 한동안 왜 나는 사무실에서 따돌림당하고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것인지, 내 성격과 사회성에 문제가 있는건가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가만히 관계를 살펴보다가 사무실에서 자꾸만 누군가를 따돌리고 잘 모르는 외부사람들에게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들을 싸잡아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단적인 예로 외부업무를 하느라 자리를 비운다고 말하고 간 직원을 상사가 찾을 때 늘 자리를 비워 어디갔는지 모르겠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약점 - 지각하는 것에서부터 온갖 업무실수까지 다 알고 있는 우리 몇몇을 거짓말까지 해가며 따돌림당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난 후 이것이 과연 나의 잘못인가 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시각을 조금만 바꿔도 더 좋은 관게를 맺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여러 예시를 들며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딱 내 이야기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이야기가 많다. 특히 식당에서 마주친 부부의 대화를 언급하며 서로를 이해한다면 퉁명스러운 말투가 아니라 그 말속에 담겨있는 의미를 느낀다면 그 말속에 담겨있는 사랑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밑도끝도 없이 상냥하게 말하라는 걸 끔찍하게 싫어하는 내가 잘못된것만은 아니라는 안도감이 느껴진달까, 아무튼 나를 다독여주는 것처럼 느껴져 좋았다. 상냥한 말투로 말을 하면 더 좋을지 모르겠지만 말투가 강하다고 해서 위압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실제로 내 주위에는 친구가 많이 복작거리지는 않지만 속깊은 관계를 맺는 친구들이 많아 친구의 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란 생각이다. 삼시세끼라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차승원이 까탈스럽게 굴어 친구가 없겠다는 말에 '내게 친구는 하나 있지, 유해진이라고'대답을 했다는데, 정말 저자의 표현대로 왠지 그 한명의 친구라는 말이 수많은 친구가 있다는 말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요즘 많이 느끼는 것은 대화를 한다고 하지만 각자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는 것이다. 같은 표현을 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의미로 말을 하고 잇기도 하고 다른 말 같지만 결국은 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것을 서로가 모를때도 많다. 특히 비유적으로 이야기할 때 그 말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트집을 잡는다거나 내가 말하는 의미를 다른 모두는 알아듣는데 유독 삐딱하게 바아들이는 상사와의 대화는 늘 면박을 주고 싸움을 하듯이 대화가 이어진다. 마음의 상처도 많이 받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자기 연민이 심하거나 자격지심에 사로잡히면 상대가 ㅈ지도 않은 상처를 받았다며 스스로 아파하고 상처낸다. 그렇게 듣는 것이 습관이 되어 그렇다"(252)라는 글을 읽는 순간 대화는 역시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또 무엇보다 왜 저렇게 비뚤어진 반응을 보이지,라기 보다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상대방을 이해해보려 한다면 조금 더 나은 대화를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것도 생각하게 된다. 

심플라이프

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는 심플 라이프
제시카 로즈 윌리엄스 지음, 윤효원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6월

미니멀 라이프의 삶이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여전히 미니멀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미니멀을 추구하기 시작하고 있어서 그런지 심플 라이프,라는 말 자체가 주는 신선함(?)은 없었다. 그런데 왠지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많은 것들에 대해 너그러워지고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하나씩 차근차근 내 생활의 복잡함이 정리될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이 책은 크게 심플하우스, 심플스토리, 심플마인드의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첫번째 심플하우스는 집안에 넘쳐나는, 내게 필요하지 않은 실질적인 물건들의 정리 - 흔히 말하는 미니멀라이프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것들인 생활용품, 옷, 책 등의 정리를 말하고 있는데 대부분 갖고 있는 것들을 줄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더하여 쇼핑의 습관을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사실 대청소를 할때마다 내게는 소중한 추억이 담긴 편지, 일기장 같은 것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다시 담아놓곤 하는데 이제는 그것을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좋은 추억을 떠올리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수도 있지만 그 행복이 '물건'에서 시작되는 것인지를 생각해본다면 정말 내게 필요한 것드란 남기게 될 것 같다. 

옷이나 가구를 정리할 때 '물건을 버린다'는 죄책감을 느낄 수 있지만 지구 환경을 위해 재활용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아니라 정말 내게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정리한다는 생각을 하면 되지 않을까.

뭔가 잘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라 선물받은 물건 포장지가 이쁘면 그것도 잘 풀어서 보관하는데, 몇년이 지나도록 쓸일이 없어도 습관처럼 모아두는 것들이 많다. 이런 잡동사니를 정리하는 것이 집안의 공간을 여유롭게 하고 더 쾌적한 분위기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내 방을 호텔이나 에어비앤비처럼은 아니더라도 넓은 서재를 갖춘 방처럼 꾸미고 살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미니멀리즘의 필요성에 대한 강조라기보다는 심플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중요하고 내 삶과 생각, 마음의 정리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게 해 준다. 내 자존감을 지키고 내 삶을 인정하며 만족한다면 물질적인 풍요가 필수라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된다. 

책의 각 챕터마다 내용을 정리하며 마무리는 '노트'로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데 다시 한번 정리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심플 라이프'를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는 동기부여를 재확인해주는 것 같아서 좋았는데 일단 이번 주말에 쌓아두고 있던 물건들중에서 다시 보지 않을 것 같은 책과 입지 않는 옷부터 정리를 시작해볼까 싶다. 

전 세계적으로 보아 애초에 비행기 여행이 선택지로 주...

전 세계적으로 보아 애초에 비행기 여행이 선택지로 주어진다는 것은 특권을 누리는 소수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세계 인구 중 일 년에 한 차례 이상 비행기를 타는 경우는 3퍼센트에 불과하다.
내가 뮌헨에서 뉴욕까지 비행기로 날아갈 때 평균적인 아프리카인이 일 년간 소비하고 생활하면서 내보내는 것보다 2배나더 많은 탄소가 배출된다. 독일에서는 매일 6만 5,000명의 승객이 비행기로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고, 2019년에는 4,710만 명이상이 국내 여행에서 항공편을 선택했다. 그 대다수는 쓰레기분리수거에 열심이고 그레타 툰베리에게 호감을 품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국내선 비행기를 단 한 차례 이용했을 뿐인데 - 베를린과 뮌헨 간 비행에서 약 122킬로그램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다회용컵 사용, 자전거 타기, 지역 제품 구매 및 LED 전구 사용 등으로 달성한 탄소 감소가 일시에 물거품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생태 비용과 견주면 비행기를 탐으로써 얻은 시간 절약은 비교가 안 될 만큼 미미하다. 뮌헨이나 함부르크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가는 비행기를 타는 승객은 공항에 도착하고 출발하는과정, 줄서기, 기타 수고로움 등을 고려하더라도 - 최대 60분을 절약한다. 대신 13배나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유황 및 검댕 입자 같은 물질은 빼놓고 말이다). - P93

우리 시대에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면서 여행하는 방법을 찾던 나는 ‘후회 없는 여행‘이라는 특집을 다룬 <디자이트 Diezeit)의 타이틀 기사를 접했다. 이 책에서 인용한 여러 자료와 사실들도 그 기사의 도움을 받은 바가 크다. 그런데 그 훌륭한 기사보다 더 유익했던 것은 일주일 뒤 실린 독자들의 편지였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혜안을 보여준 것은 빈프리트 크레치머라는 한 남성의 글이었다. 그 글에는 그림 형제의 친구였던 본 출신 시인 카를 짐로크 Karl Simrock의 다음과 같은 시 구절이 들어 있었다.

로마와 아테네, 라플란드에서
우리는 구석구석 살펴보기 바쁘다네
허나 정작 우리 조국에서는
눈뜬장님처럼 더듬거리며 돌아다니는구나

나는 다음 여행은 독일 라인란트 지역으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기차를 타고서. - P99

하나 덧붙이자면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종이책이면 더 좋다. 독서야말로 적극적인 환경보호 실천방법이다.
책을 읽는 동안은 어떤 전자기기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독서등은 예외지만 이 정도는 봐주자.

그렇게 스타보이가 되었다

그렇게 스타보이가 되었다 ㅣ 올리 청소년 1
마시케이트 코널리.댄 해링 지음, 김영욱 옮김 / 올리 / 2023년 6월

이야기책을 애니멩이션으로 만들 것이라고 오해를 하고 책을 읽으며 이건 처음부터 영화로 만들기 위한 시놉시스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다시 확인을 하니 단편애니메이션으로 상영된 것을 판타지 소설로 재탄생시킨 이야기라고 하니, 그 단편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애니가 좀 더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고.

'스타보이'라고 하니 왠지 라이징스타,처럼 연예인 이야기일 것 같지만 스타보이는 우리말 표현으로 해 보자면 별지킴이 정도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주인공 '키로'의 아빠는 하늘에서 별이 떨어지면 바로 수선을 해서 하늘로 되돌려놓는 일을 하는 스타셰퍼드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스타셰퍼드로 살아가면서 마을과 동떨어진 외딴집에서 떠어지는 별을 되살려내는 일에만 신경을 쓰는 아빠와 단둘이 살아가는 키로는 외톨이처럼 지낸다. 떨어진 별을 하늘로 돌려보내는 일을 한다는 것이 모두에게 존경을 받는 일일법하지만 드렌 마을 사람들은 스타셰퍼드에게 반감을 갖고 있다. 장로들의 희생으로 사람의 심장이 하늘의 별이 되어 세상을 어둠의 세력으로부터 구했다는 신화는 옛이야기가 되어버렸고 마을 사람들에게 별은 애물단지처럼 도움이 안되고 오히려 마을에 피해를 주는 존재가 되며 스타셰퍼드인 키로의 아빠 티린 역시 좋지 않은 감정으로 대한다. 

어느 날 하늘에서 갑자기 무더기의 별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뭔가 좋지 않은 예감을 한 티린은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떠나게 되는데......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마냥 기다리기만 하지 않고 별을 구하기 위한 노력을 하며 결국 아빠를 찾아나서리고 한다. 그 여정의 모험을 통해 수많은 일을 겪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믿고 따를 수 있는 어른을 만나는 것, 자신의 일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신념, 친구와의 우정 등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게 된다. 초반부 주도적으로 나아가던 키로가 잠시 머뭇거리게 될 때 마을에서 유일하게 키로를 믿어 준 친구 안드라가 키로를 이끌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주는 것 역시 관심을 갖고 볼만한 내용이다. 

과거의 신화와 전설을 찾아가는 것 같지만 미래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불사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고 로봇과 공존하는 삶을 그려볼수도 있다. 사실 영화 제5원소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아주 새로운 판타지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느낌이지만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용기를 갖고 행동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는 박수를 쳐 주고 싶은 소설이다. 어둠의 세력을 물리치고 세상을 구하기 위한 희생과 그 마음을 지켜내기 위한 용기를 지닌 마음을 밤하늘의 별을 보며 떠올리게 된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