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들어가도 될까요? 똑똑그림책 3
녠왕판 지음, 쑨신위 그림, 강현욱 옮김 / 지구의아침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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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못해 쓸쓸한 친구들에게 전하는 늑대의 응원 메시지"라고 설명되어 있는 그림동화책이예요. 

똑똑똑! 하고 문을 두드려 보지만 넌 들어올 수 없어, 라는 말을 듣게 되면 얼마나 슬플까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어렸을 때 친구집에는 이쁜 그림 동화책이 많아서 늘 그 친구집에 놀러가는 것이 좋았었는데 어느 날 친구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어요. 내게는 이제 더이상 책을 빌려주기 싫다고 하면서요. 정말 어렸을때의 기억이라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확신할 수가 없지만 굳게 닫힌 대문과 그 이후로 더이상 이쁘고 화려하 그림 동화책은 볼 수 없었지요. 그때 우리집엔 글자만 가득한 책들뿐이었고 진짜 화려한 공주옷을 입은 공주님 그림이 가득한 책은 오직 그 친구의 집에만 있었어서 그 기억은 잊을수가 없어요. 

내가 좋아하는 걸 갖고 있는 친구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친구였지만 그 친구에게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이 책을 펼치면 조명을 받고 서 있는 늑대 한마리가 보여요. 그 다음장에는 엄마 양이 동그란 울타리 안에 있는 아기양들에게 "늑대를 들여보내선 안돼!"라고 말하고 있어요. 아기양들은 늑대를 조심해야지요. 하지만 하얀 늑대가 쓸쓸한 표정으로 뒤돌아서는 것을 보면 정말 무섭고 위험한 늑대로 보이지는 않아요. 

못생긴 아기 오리도 느릿느릿한 거북이도 목이 긴 기린도 다 자기들과 모습이 다르거나 능력이 다르거나 하는 이유로 동글동글 모아진 동그라미 안에 안들여보내주는 친구들도 있어요. 

근데 갑자기 똑똑똑! 들여보내달라고 말을 건네는 친구들을 안들여보내주는 그 동그라미만 빼놓으면 다른 모든 친구들이 다 하나가 되는 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네요.


똑같은 내용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림을 잘 들여다보고 있으면 다 내 입장에서만 말을 하고 있는 것이 보여요. 내가 맞는 것이고 나와 다른 너는 내 친구가 될 수 없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좀 이상해보이기도 하네요. 눈에 보이는 다른 모습들과는 상관없이 모두가 어울려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귀여운 동물들이 슬퍼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뭔가 빨리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당연히 책장을 넘기면 아주 멋진 해결 방법이 나와요. 이 멋진 이야기를 꼭 들려주고 싶어지네요.


자기들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많은 이들이 자기와 다른 사람들을 노!라고 거부하고 있는데, 어쩌면 자기들 스스로 가둬놓고 있는 것을 자기들만 모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돼요. 이 책을 읽고도 여전히 자기들의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 흥칫뿡 하는 마음으로 그냥 그 동그라미를 뺀 나머지 모오든 세상에서 다 같이 친구가 되어 지내보면 어떨까요? 그러면 차츰 쬐끄만 동그라미들이 사라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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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리움
이아람 지음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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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리움,은 유리같은 투명한 용기 안에 흙을 넣고 그것의 영양분과 외부에서의 빛으로 식물을 재배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알고 있다. 그러니까 테라리움은 투명한 그릇안에 담겨있는 작은 식물의 세계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 이 소설의 제목을 듣고 지구와는 다른 미래 세계, 식물이 지배하는 그런 미래를 떠올리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소설의 시작은 지구 멸망 -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에 의해 생명체가 사라져버린 지구에서 살아남은 소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단단하게 건설된 벙커안에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소년은 점차 그 좁은 공간안에서의 생활을 못견뎌하고 벙커 밖의 세상을 궁금해하기 시작한다. 소년이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어머니가 유일하며 그녀는 아들에게 생존에 필요한 수많은 주의사항을 알려준다. 


벙커 밖의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가득한 소년에게 테라리움을 건네주며 테라리움 안의 생명체가 순환을 통해 스스로 생명을 유지해나가는 모습을 설명해주고 있는데, 이 이야기가 전체적인 이야기의 핵심 주제일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미리 앞서가는 이야기를 설명해보자면 - 이 소설에서 암시하고 있는 내용들, 뭔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에서 테라리움을 통해 말하려고하는 세계관을 찾아보는 것이 이 소설의 묘미일까 싶었는데 이야기는 또 다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사실 그래서 소설 '테라리움'을 읽었지만 미래 세계에 대한 희망은 무엇일까, 난감해지기 시작해버렸다.


벙커안의 안전한 세상에서 살아가다가 열병에 걸린 이후 사라져버린 어머니를 찾아 벙커 밖의 세상으로 나가는 것이 시작인데, 생존과 존재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일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게 된다. "새로운 세상에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 소년은 세상이 변화를 겪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주저앉아 있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11)

그렇게 어머니를 찾아, 또 한편으로는 생존의 의미를 찾아 떠나는데 그곳에서 찾은 죽음과 세상의 죽음을 초래한 어머니의 존재와 맞닥뜨리게 되는데......

새로운 세상의 존재와 삶은 어떻게 이어지게 될지 궁금함에 계속 책장을 넘기게 되기는 하지만 그리 쉽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헨리에타는 오히려 익숙하다고 할 수 있지만, 개와 고양이, 죽음은 선뜻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기에 더욱 그랬다. 모든 것이 끝난 미래 세상의 끝 숲에 어린 생명은 또 어떤 이야기를 이어갈지 궁금하다. 그것이 '희망'과 같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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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나 해킹툴을 이용하는 이들 앞에선 암호를 무작위로 정하든 정하지 않든 큰 차이가 없어. 하지만 너라는 사람을 통해암호를 알아내려 하는 사람들은 이야기가 다르지. 물론 보안을생각하면 그들을 막는 게 낫겠다만, 우리는 힘든 시대를 살고있잖니. 이런 때에 너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네 마음속에 있는단어가 뭔지 알아내려고 하는 이들이라면・・・・・・ 그냥 열어주렴."
그래서 소년은 그렇게 했다. 소년이 암호로 정한 것은 좋아하는 책의 제목, 자신의 생일 그리고 어머니의 이름이었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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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지음, 김도근 사진 / 시공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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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를 위한 인문학'이라고 되어 있지만 인문학보다는 여행서의 느낌으로 가볍게 읽어 볼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쳤다. 시칠리아라는 섬에 대해서는 이탈리아의 구두코에 있는 섬이며 마피아의 근원지이고 이탈리아의 전통음식인 아란치니의 본고장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시칠리아의 지정학적 위치에 대한 이야기나 마피아의 어원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기는 하지만 아란치니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이렇게 이야기를 꺼내면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가 싶어지지만 무어인의 머리(!) 옆에는 꼭 시칠리아 여인의 머리 장식 화분이 한쌍으로 같이 등장하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너무 급하게 이야기를 꺼내느라 떠오르는대로 시칠리아에 대한 언급을 했는데 이 책에서는 시칠리아의 원주민에 대해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저자도 제주도와 비교하듯 말하공 있지만 시칠리아는 제주도의 14배나 되는 큰 섬이고 에트나 화산은 한라산과는 달리 활화산이다. 제주의 설문대할망이나 삼성혈의 고양부 성씨에 대한 기원 같은 설화가 있는 것처럼 시칠리아 역시 기원신화가 존재한다. 물론 그리스 로마의 영향을 받아 비슷한 내용이 많기는 하지만.


이탈리아가 로마를 중심으로 도시국가로 번성한 국가라는 걸 생각해보면 시칠리아 역시 그들만의 국가를 이루고 군주정치가 있었으리라 예상해볼수도 있었을텐데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런 생각을 전혀 해보지 못했다는 것에 스스로 놀랍기도 했지만 책을 읽는 동안 시칠리아의 역사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침략과 수탈의 역사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더 놀라울뿐이었다. 로마의 역사이야기를 읽을 때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가 아프리카 원정을 떠나 승리하 것에만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시칠리아의 역사 이야기를 읽다보니 교두보같으 위치에서 시칠리아의 역할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었다. 유레카로 유명한 수학자 아르키메데스가 시칠리아의 시라쿠사 출신이라는 것 역시.


시칠리아의 역사를 시기별로 구분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들 중에 한가지만 더 언급해본다면 노르만의 정복(!)시기 로저2세의 통치하에 그가 남긴 문화적 공허 중 하나가 유럽 역사상 최초로 종이를 사용해 문서 기록을 남겼다고 하는데- 아랍의 파피루스가 시칠리아에서 페이퍼가 되었다고 한다 - 아랍의 지리학자 아드리시가 1154년 제작한 '로저의 책'에 신라가 표기되어 있는 지도가 있다는 것이다. 경주의 옛 이름인 계림의 아랍식 표현인 카이와라는 도시에 대해, "그곳을 방문한 여행자는 누구나 정착하여 다시 나오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곳이 매우 풍족하고 살기 좋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도 괜히 마음에 든다. 


직접 여행을 가보지는 못하지만 지중해의 멋진 섬에 대하 풍경을 기대해보며 가볍게 읽어보려다가 뜻밖에 시칠리아의 역사 이야기를 읽게 되어 깊이있게 읽기보다는 조금은 훑어가듯이 읽어 본 이야기였지만 시칠리아라는 섬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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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아홀로틀 이야기 재잘재잘 세계 그림책
린다 분데스탐 지음, 이유진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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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아홀로틀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아홀로틀이 내가 알지 못하는 그 누군가의 이름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멕시코에 사는 도룡뇽의 이름이래요. 동화책의 표지에 떠억하니 조명을 받고있는 아홀로틀은 작가 '린다 분데스탐'이 저 먼 우주 어딘가에서 살고 있을지도 모를 아홀로틀을 그린 것인 줄 알았는데 지금 이 시대의 지구에 살고 있는 아홀로틀의 초상화를 그려넣은 듯한 사실감 넘치는 그림이었어요. 그러니까 지구에 이렇게 귀여운 생명체가 같이 살아가고 있단 말이지요.


"옛날 옛적에 지구가 태어났어요. 뒤이어 바다와 땅이 생기고 작은 생명체들이 와글와글 재잘재잘거렸어요"

이렇게 '보송보송하고 까끌까끌하고 맨들맨들하고 따끔따끔한 덩어리'가 생겨나고 지구가 나이들어가면서 새로운 동물들이 생겨났는데 바보 같은 동물들만 점점 많아졌지요. 어느 날, 저 멀리 햄버거탑 뒤쪽 멋진 호수에서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희귀하고 아름답고 작은' 아홀로틀이 태어난 것이지요. 


987개의 알에서 유일하게 태어나 물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홀로틀은 세상 한구석에서 잘 지냈지요. 가끔 물 위로 올라가 우스운 바보들도 구경하면서요. 그 바보들이 호수에 흥미로운 보물을 던졌다고 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아홀로틀에게 정말 많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나는 아닐꺼라고 생각했지만 아홀로틀이 구경하는 그 우스운 바보, 아무 생각없이 아홀로틀의 생활터전인 바다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는게 바로 나와같은 인간종이니까요. 

아홀로틀은 호랑이도롱뇽들과 친구가 되었지만 어느날 갑자기 물밖 세상으로 떠나버리고 다시 혼자가 되어 하루하루가 지루해져버렸어요. 호랑이도롱뇽으 찾아 다녔지만 만날 수 없었던 어느 날, 물이 이상하게 따뜻해지고 ......


물은 왜 따뜻하게 된 것일까요? 그리고 이 세상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리의 아홀로틀은 또 어떻게 되었을까요?


신기한 생명체 아홀로틀의 세상살이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이야기속에는 생명체가 살아가는 이야기와 여러 생명체들 중에서 바보같은 인간이 아름다운 지구를 어떻게 망쳐가고 있는지, 그리고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가 어떻게 될 것인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어요. 잔뜩 화가 난 괴물 파도가 아홀로틀을 세상 밖으로 내 던지고......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그림과 글 모두가 좋았던 아홀로틀 이야기,를 꼭 읽어보면 좋겠어요. 괴물 파도의 등장으로 세상이 무서워지는걸까, 싶겠지만 아직까지는 여전히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걸 생각하게 되는 것이 참 좋았어요. 


"지구상의 생명체가 얼마나 끈질기게 살아남는지 모른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곳에 살면서 이 행성 전체를 뒤덮고 있다. 생명은 언제나 길을 찾는다." - 미항공우주국 우주비행사 에드 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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