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요, 이상한 것을 이상하게 바라보면서도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용기가 있는 사람이랄까. 94

"나는 이 국경 없는 장소가 마음에 듭니다. 힘으로 제압하기 위해 기세 좋게 주먹을 휘두르다 자신이 오히려 뒤로 나자빠지는 중력에 의한 힘의 세기를 완전히 무력화시켜 버리는 그런 곳 말입니다. 그야 혼자라서 지루하기도 하고 가끔외로움과 불안감에 짓눌려 미쳐버릴 것 같을 때도 있지만 그건 지구에 있는 사람에게도 있을 수 있는 일이겠죠."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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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해 잘 안다고 할수는 없지만.

간도특설대 자체가 일본놈들이 독립군 잡으려고 만든거라는 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것이다. 

그런데 그곳에서 복무한 이력이 있는 백선엽이 왜 여전히 우리에게 장군인 것일까.

홍범도 장군이 소련공산당 당원이었다는 것이 조선독립군으로서의 명성을 깎아내릴 수 있는 이유라고 주장하는 것들은 여전히 우리가 일제식민국가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한미일군사동맹이 득이라고 주장하는 국힘도의원의 플래카드를 볼때마다 저걸 찢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미국놈들 역시 동해가 아니라 일본해라고 공식 발표하고 있다는데 그들이 우리와 동맹이라면 미제놈들 역시 일제놈들과 똑같고 우리는 식민지시대를 살아가고 있는건가.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 미친 세상, 그 이상이다.

문득 인스타그램에서 본 모출판사의모사장님글이 생각난다.

대통령을 대통령이라 부르지 못하고. 개새끼를 개새끼라 부르지 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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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란공 2023-09-03 14: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국민의 힘‘ 당도 분열시키는 재주가 있더군요. 간도 대학살이 100년 전에 정말 일어났던 사건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chika 2023-09-04 08:15   좋아요 0 | URL
백년밖에 안된 일을 없었던 일처럼 거짓말하는 것도 믿기지않는 일이죠.

NamGiKim 2023-09-06 2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서도 독립운동가 김일성의 존재는 필수적으로 언급되죠.

chika 2023-09-07 09:05   좋아요 1 | URL
요즘 뉴스를 보고 있자니... 우리의 친일청산은 언제나 제대로 될지, 언제까지 식민주의사관,반공사관의 역사를 들어야할지....

NamGiKim 2023-09-07 09:09   좋아요 1 | URL
기본적으로 숭미적 사고에 친일적사고가 깔린 정치인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극우반공주의가 무섭고요.
 
그림자 인간 - 오야부 하루히코 문학상 수상작
츠지도 유메 지음, 장하나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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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인간'은 사귀고 있던 남녀가 이별을 통보하며 벌어진, 요즘 많이 발생하고 있는 연인간의 범죄이야기로 시작하고 있다. 별 생각없이 그 사건이 이야기의 중심이려니 하고 있었는데 사건의 피의자가 무호적자라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별을 고한 남자친구를 칼로 찔렀다고 순순히 자백한 하나는 막상 경찰서에 가서는 그 자백을 부인하며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해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다. 그녀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하나의 뒤를 쫓던 경찰 리호코는 노숙자로 알고 있던 하나가 창고이기는 하지만 공장 안쪽의 독립된 공간에서 여러명의 사람들과 공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들은 모두 무호적자이며 무호적3세인 아이 미라이까지 열여섯명의 사람들이 수십년을 그곳 폐쇄된 곳에서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하나와 그의 오빠 료가 공장부지에 버려진 시기 즈음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새남매 - 친모로부터 유기되어 새들과 함께 자라 새장속의 새와 같은 행동을 보였던 남매는 구조가 되어 복지시설에서 잘 지내는 듯 했으나 어느 날 갑자기 유괴되어 세상에서 사라져버린 사건이 있었는데 그 사라진 새남매가 하나와 료 남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과거의 유괴사건과 현재의 무호적자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이 소설의 핵심인가 싶었는데 이야기는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사회파미스터리일까 싶은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다가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것이 떠오를만큼 미스터리 요소가 사라진다. 그러다가 또 이야기는 어느새 미스터리를 떠올리게 하는 반전의 반전으로 흘러가고 이 이야기의 끝이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전 지금까지 경찰로서 일반 사회에서 여러 가지 규칙을 따르며 살아왔어요. 규칙을 지키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법이나 조례에 근거해 범죄자를 잡는 게 제 일이자 사명이었죠. 하지만 이번 일로 뼈저리게 느낀게 있어요. 제가 믿었던 일반 사회는 전혀 완벽하지 않았구나, 나는 수많은 법률과 규칙을 만들어낸 사회 자체를 의심했어야 했다고요."(410)


책을 다 읽은 지금, 이 문장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법 제도 안에서 보호를 받고 당연한 권리를 행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것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사실 최근 제주4.3사건 이후 무호적자인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무호적자들이 그렇게 많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었다는 것도 이번 기회에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영아 유기 살해, 매매 같은 흉흉한 사건들이 밝혀지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그나마 병원에서 출생해 그 존재를 찾아볼 수 있는 것이지만 이 역시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으면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은 경우 이후의 대안이 없는 것이다. 


법제도의 헛점과 자신들의 처지 개선을 위해 노력을 해보고 싶어도 자신들을 위한 법제도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들도 너무 공감이 되는 이야기들이었다. 결국은 끝이 좋으면 다 좋다,라는 말을 생각나게 하는 지극히 소설적인, 아니 이 소설이 픽션이 아닌 논픽션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무호적자들에 대해 한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의미를 떠올려보게 되기도 했다. 내가 스스로 찾아보면 되기는 하지만 일본의 제도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무호적자들에 대한 지원은 어떤지 역자의 말이나 편집자주가 있었다면 더욱 좋았겠다는 생각도 잠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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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8월의 문동챌린지 # 밑줄긋기

그나마 가장 쉬운 챌린지라는 생각을 하고 느긋하게 있었는데.
그동안 필사하던 노트를 못찾았다. 알서점의 노트를 보며 저거 끄집어내면 되는거야, 했는데 막상 꺼내어 펼쳐보니 다른 필사노트.

그래도 구석에 박혀있던 불안들 필사노트를 찾기는했는데. 너무 오래전이라 그냥 덮었다. 기억나지도 않는 문장들이 되어버려서.

대신 최근에 올렸던 시 필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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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네버랜드
최난영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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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보다 편하고 백화점보다 더 꿈같은 국민 힐링소설"

심혈을 기울여 만든 소설 홍보 문구겠지만 왠지 이 홍보문구를 먼저 봤다면 소설의 내용이 그리 궁금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카페 네버랜드가 그런 꿈 속의 공간일 것 같다는 생각은 지극히 사실적인 T형의 성향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요즘의 내게는 와닿지 않는 곳이라 치부해버리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극사실주의에 입각한 현실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꿈의 네버랜드로 풀어보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다. 


찔피노 - 찔러도 피한방울 안나올, 이라는 별칭을 달고 있는 한연주는 대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공무원 시헙에 합격하고 바로 학교를 자퇴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어린나이지만 연차가 높은 7급공무원이다. 오직 월급과 호봉을 생각하며 승진을 위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그녀가 계획안을 세운 노인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형태인 카페네버랜드의 실제 운영이 결정된다. 

승진의 발판이 될 카페네버랜드의 성공을 위해 연주는 여러가지로 애를 쓰는데...

카페에서 일하기 위해 이력서를 낸 사람도 딱 네명뿐인데 커피를 만들기는 커녕 암기외에는 융통성도 없는데다가 귀까지 잘 들리지 않는 기복, 흥신소를 하다가 공공근로로 연명하던 만영, 아내와 가족이 있지만 손주를 봐주기 위해 딸에게 간 아내가 몇년째 돌아오지 않아 홀로 생활하는 준섭, 뇌물을 받아 교장에서 평교사로 강등된 후 불명예퇴직을 한 석재 등 각자 사연많고 하자(!) 많은 할아버지가 카페 네버랜드를 운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철밥그릇이라 하지만 옷차림새에 대한 불만 민원까지 받아야하는 담당공무원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나 싶다가도 힘든 일은 모두 계약직 공무원에게 떠넘기고 어떻게하면 민원과 맞닥뜨리지않고 무사히 업무시간을 넘기려하거나 직급이 올라갈수록 실무의 고단함에서 벗어나 무위도식하는것처럼 그려지는 상급공무원의 모습이 나오기도 하고 역시나 공무원들이 하는 일은 입신양명(!)을 위한 발판이 될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다가도 어느새 스며들어가 의외의 행동을 하는 연주와 네 할아버지들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뭔가 감동을 주는 포인트들이 다 예상이 되는 전개로 이어지는건가 싶지만 행복한 네버랜드로의 직행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큰 의미가 있는 카페 네버랜드의 이야기라는 생각을 한다. 완전무결하지는 않더라도 모든것을 잘 해내는 유능한 사람들이 모여 네버랜드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 아니 우리 모두에게는 약점을 뒤집을 강점이 있으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 같지만 누군가에게는 분명 힘이 되어주는 사람일 수 있으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초반에 등장하고 해고된 계약직 루리에게 열살 된 아이가 있다는 것이 선입견을 깨는 놀라움이 아니라 그녀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열심히 터득한 기술들이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서 세상살이의 정의실현에 대한 쾌감을 느껴보는 것이 더 큰 놀라움이다. 그리고 그녀의 성이 '이'씨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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