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이나 활을 쓰는 법, 말을 타고 낙타를 모는 방법을 문자로 기록해놓으면, 어리석은 자들이 곳간에 고기가 쟁여 있는줄 알고 더 이상 익히려 하지 않아서, 몸은 나른해지고 마음은 헛것에 들떠, 건더기가 빠져나간 세상은 휑하니 비게 되고 그 위에 말의 껍데기가 쌓여 가랑잎처럼 불려가니, 인간의 총기는 시들고 세상은 다리 힘이 빠져서 주저앉는 것이라고 목왕은 말했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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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고통을 구하러 가요, 함께 십자가를 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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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신의 섭리를 알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당신은 어째서 물어선 안되는 걸 물어보세요? 왜 그런 쓸데없는 질문을 하시는 거예요? 그런 일이 어떻게 제 결정에 달려 있을 수 있지요? 게다가 누가 살고 누가 살면 안 되고 하는 일에 누가 절 재판관으로 세운단 말이에요?" 
‘신의 섭리가 개입하는 순간,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없는 법이지." 라스콜니코프는 음울하게 중얼거렸다.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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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사악한 조건 또는 부도덕한 관행을 고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 있다고 믿지 말라. 그리고 법을 지나치게 믿거나 의존하려고 하지 말라. 처방 차언에서 탄생한 제도는 적의 손아귀에 들어가기 쉬우며, 오히려 탄압의 도구로 사용되기 쉽다.

- 루이스 브랜다이스가 로버트 W 브루어에게 쓴 편지의 일부로 1922년 [컬럼비아 로 리뷰]에 실린 글. 라구람 라잔. [폴트 라인](에코리브르, 2011)에서 재인용, 161

 

이름앞에 늘 진보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니는 로버트 브랜다이스(1856-1941)미 연방대법관이 무려 100년전에 남긴 경고...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흐음... 그렇지. 성급하게 만들면 안되는 것들이 많다.

기본적으로 정치하는 것들의 잔머리는 나쁜쪽으로 더 많이 발달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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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무리하지 말라고, 다 그런 거야. 인간이란, 사회란, 그런 거야. 하지만 잘 기억해둬. 살인과 약을 비교하면 살인을 더 무서운 눈으로 보지만 그런 건 정도 문제야. 약으로 집행유예 기간이라고 해도 들키면 엄청나게 색안경 끼고 볼 거야."
창가에 놓인 재떨이에 담뱃재를 털었다.
오늘 이 거리는 별나게 조용하다.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고 끝까지 무사히 살아갈 수 있으면 그보다 나은 건 없지. 우리는 말이야, 이 나라에서 시합을 하는 선수같은 거야. 다카오 군은 약, 나는 살인..... 룰을 깨고 반칙을 한 거지. 다카오군은 옐로카드, 난 완전히 레드카드. 경우에 따라서 한 방에 퇴장.....사형이란 것도 있지. 인제 시합에는 나갈 수 없어. 아니, 영구추방인가. 두 번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갈 수 없지. - P174

그렇지만 말이야 반칙이란 언제 누가 할지 모르는 거고, 별 악의가 없어도 순간적으로 아차 해서 할 때도 있잖아. 단방에 퇴장당하면 반성이고 뭐고 없지만 그래도 우리처럼 재출장이 허락되면 한 번더 해보자. 하는 그런..… 뭐랄까...한번 시합에서 아웃당해본 인간만 아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한번 사회의 틀 밖으로 벗어나서밖에서 바라보았기 때문에 객관적일 수 있다고 할까. 아아, 사회란이런 거구나, 법이란 이런 거구나.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됐구나 하는 식으로 말이야. 그건 절대 나쁜 면만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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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함께 사는 것은 정말 대단한 호사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충격적이고 놀라운 즐거움을 맛보고, 고양이의 존재를 느끼는 삶, 손바닥에 느껴지는 매끄럽고 부드러운 털, 추운 밤에 자다가 깼을 때 느껴지는 온기, 아주 평범하기 그지없는 고양이조차 갖고 있는 우아함과 매력, 고양이가 혼자 방을 가로질러 걸어갈 때, 우리는 그고독한 걸음에서 표범을 본다. 심지어 퓨마를 연상할 때도 있다. 녀석이 고개를 돌려 사람을 볼 때 노랗게 이글거리는 그 눈은 녀석이 얼마나 이국적인 손님인지를 알려준다. 우리가 쓰다듬어주거나 턱을 만져주거나 머리를 살살 긁어주면 기분 좋게 목을 울리며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고양이 친구. 264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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