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풍경 1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7년 3월
품절


내가 너한테 아무것도 묻지 않는 건 네가 단순히 네 멋대로 살고 있지는 않다고 판단해서야. 내가 그런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내가 살면서 겪은 여러 가지 경험 덕분일 거야. 하지만 나 같은 눈을 가진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아. 그건 확실해. 청춘기 하면 꽤나 멋있게 들리지만, 사실 청춘기란 남에게 이해받지 못한 채 어둡고 긴 굴을 헤쳐 나오는 시기야. 아집에 사로잡힌 채 그 굴을 지나오는 사람과 치열하게 고민하면 헤쳐 나오는 사람의 차이가 그대로 인간성의 차이를 만들지. 뜬금없는 얘기 같지만, 트럼펫 소리가 정말로 생기 있을 때는 아집을 버리고 또 버리고, 그래도 꾸역꾸역 치솟아 오른 아집을 버린 뒤에 생겨나는 눈물겨운 아집을 발견했을 때야. 그게 바로 개성이지. 인간도 그렇게 산다면 매력적인 인간이 될 거다. -39쪽

모름지기 세상은 이런 법'이라는 생각에서 한 발짝 비껴나 세상을 바라봤을 때 의외로 내 자신이 해방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과 좀 다른 눈으로 사물을 보거나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뭐, 발견했다고 할 수도 있고.-2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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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3-28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것에 방황하던 시절이 청춘기였던것 같아요..지금은 그저 느긋하게 바라볼줄 아는 여유로움이 생겼다는게 중년기의..아름다움..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1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7년 1월
품절


나는...... 말을 다들어주었을 뿐이다. 침묵까지 포함해서 모두.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면 문제는 해결된다. 그리고 상대방의 진심을 듣기 위해서는 내 입을 다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그뿐이다. 물론 그게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기술이기는 하지만.-92쪽

의사라는 직업은 구술시험으로 적성을 측정할 수 있을 정도로 깊이가 얕지 않습니다. 지식 따위는 사소한 곁가지입니다. 지식은 일상의 바다에 뛰어들면 싫어도 익히게 됩니다. 그 이전에 더 중요한 자질이 있습니다....
힌트를 한가지만 드리죠. 룰은 깨기위해 있는 겁니다. 다만 보다 나은 미래를 가져올 수 있다는 개인적인 확신이 있을 때만 깰 수 있는 거죠.
-141-1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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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재앙 보고서 - 지구 기후 변화와 온난화의 과거.현재.미래, E Travel 1
엘리자베스 콜버트 지음, 이섬민 옮김 / 여름언덕 / 2007년 2월
절판


오래전부터 생태학은 종들이 왜 지금과 같은 분포를 보이는가, 어떤 종은 왜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저곳에서는 살아남지 못하는가, 어떤 종은 왜 분포 영역이 좁고 또 어떤 종은 넓게 분포하는가따위와 같은 문제에 대한 설명을 시도해 왔지요. 그런데 항상 느끼는 문제는 그러한 분포가 다소 정적이었다는 겁니다. 우리는 분포의 경계선이 바뀌는 과정이라든가, 무엇 때문에 그러한 일이 일어나는가는 실제로 볼 수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하면 우리는 이해할 수 있게 되겠지요. 기후 때문인가, 아니면 다른 종과의 상호작용 같은 요인 때문인가? 물론 최근 몇백만 년의 역사를 생각해 본다면 과거에 어떤 식으로 진행됐을지 짐작할 만한 일이 있긴 있습니다. 너무도 흥미롭습니다. 모든 생물의 분포 영역이 바뀌고, 새로이 뒤섞인 종이 세계 각지에서 출현해 새로운 생물 집단을 형성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순전히 학문적인 관점에서만 생각하면 저 개인으로서는 너무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지구상의 생물가운데 4분의 1이 기후 변화로 멸종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있다면, 우리가 생물계를 그 정도까지 바꾸어 놓은 것이라면, 우리는 자연 생태계가 제공하는 혜택이 과연 계속될 수 있을 것인지 걱정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재배하는 작물은 전부 생물종이고, 병균 매개체들도 생물종이지요. 종들의 분포 영역이 바뀐다는 엄연한 증거가 있다면, 작물과 해충, 질병에 대해서도 같은 결과를 예상해야 할 것입니다. 지구는 하나뿐인데, 근본적으로 결과를 알 수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도 물론 생각해야겠지요.
-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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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소설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절판


굳이 말로 표현할 필요는 없었다. 중요하고 소중한 일은 약하디약한 얼음조각 같은 것이고, 말이란 망치 같은 것이다. 잘 보이려고 자꾸 망치질을 하다 보면, 얼음조각은 여기저기 금이 가면서, 끝내는 부서져버린다. 정말 중요한 일은, 말해서는 안된다. 몸이란 그릇에 얌전히 잠재워 두어야 한다. 그렇다, 마지막 불길에 불살라질 때까지, 그때 비로소 얼음조각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며 몸과 더불어 천천히 녹아흐른다.-58쪽

나는 지금, 분명하게 생각한다.
언젠가, 소중한 사람을 만나게 되리라고. 그리고 그 사람을 살아 있게 하기 위해서, 그 손을 절대 놓지 않으리라고. 그렇다, 설사 사자가 덮친다 해도.
결국은 소중한 사람의 손을 찾아 그 손을 꼭 잡고 있기 위해서, 오직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이 싱겁게 흘러가는 시간을 그럭저럭 살고 있다.
그렇지 않은가?-73쪽

가령 지금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져서, 지금 이 순간에 우리가 그 운석에 맞을 수도 있는 일 아닌가?
.. 확률은 낮겠지만,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지.
... 정확하게 맞으면, 물론 우리는 죽겠지만, 난 죽는 순간에도 아무 후회 없을 것 같네.... 왜냐하면, 나 자신의 의지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거니까 말이야. 누가 명령한 것도 아닌데 난 여기에 있어. 행인지 불행인지, 그런 것은 내 알 바가 아니지. 아무튼, 여기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난 순순히 받아들이겠네.-181-182쪽

정말 슬프고 비참한 기분이었다. 백 살까지 산다 한들, 진정 아끼고 소중히 여길 만한 기억을 얼마나 간직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런 기억을 가질 수 있을까?-1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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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7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우맘 2007-03-08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라, 요즘 가네시로 가즈키 긁어 읽고 계신건가요?
저도 다 읽고 달랑 요것만 남았는데~~~~^^
저는 GO랑 레볼루션이 젤 맘에 들었고, 플라이 대디가 그나마 좀 쳐졌더랬어요.
연애소설은 어쩔랑가 기대만발.^^

chika 2007-03-08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애소설,이 마지막이었어요.
가네시로 가즈키의 다른 작품을 읽고 싶어요!!! ㅜㅡ
 
르네상스의 비밀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 201
리처드 스템프 지음, 정지인.신소희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1월
품절


'비밀'이라고 하면 뭔가 호기심을 자극하게 되어 그런걸까?
이 책은 르네상스 시기 전반의 회화, 조각, 건축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가만 책을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아마도 예술작품을 통해 르네상스 시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책의 제목이 저리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어쨌거나 이 책의 미덕은 커다란 도판이다.
비교를 위한 소형 디카 케이스를 앞에 두고 책의 크기를 비교.

비너스의 탄생, 에서의 비너스이다.
이 책의 미덕은 커다란 도판이라고 했듯이.. 이렇게 크게 확대된 비너스의 얼굴은 첨이다. 솔직히 비너스라고 해서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그림을 본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가까이 확대된 커다란 얼굴을 보니 '비너스'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뭔가.

작은 도판이라고 하지만 이 책에서 작은 도판 역시 보통 책자의 커다란 도판과 비슷한 크기이다.
이 도판만으로도 충분히 '애도'의 느낌이 나오는데...

점토로 만든 이 조각의 생동감 있고, 섬세한 솜씨를 보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미 여러번 봤던 그림이지만 이렇게 크게 보니 (실물을 본다면 더 좋겠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책은 간접경험인 것 아니겠는가) 정말 좋다. 구석에 초라하게 놓인 핸드폰이 사람 하나를 겨우 가릴만하다는 거.


도판만 크게 키운 것이 아니라 그 뒷장에는 세부적인 그림에 대한 설명이 들어간다.
좀 더 쉽게 그림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세부 설명되는 부분만 칼라로 구분을 하였다.
아테네 학당에서 중심이 되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설명이 있고, 각각의 철학자가 상징하고 있는 모습과 실제 모델의 비유에 대한 설명도 있다.

그런데 어째 '르네상스'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이 도판이 크다는 얘기로만 일관하는 듯 하다.
사실 그림에 대한 세부 설명은 다른 책에서도 많이 언급하고 있는 바.... 이 책만의 미덕으로 조금은 내세울만한 것이 '도판'인것은 확실하지 않은가.

더구나 커다란 도판에 너무 치중하다보니 어느 그림책이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책이 접히는 부분의 그림 역시 접혀버린다.
그래도 이 책은 수제방식..이라고 해야하나? 제본형태가 끈으로 묶은 것이어서 가운데 접힌 부분이 답답하지 않게 잘 보인다.

간혹 확대된 그림을 보면 윗부분이 잘려 있는 것이 가장 흠이긴 하지만. (특히 윗부분에 그려진 천사의 얼굴부분이 잘려있는 도판은 옥의 티,라 아니할수가 없다;;;;;)

일단, 포토리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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